〈 71화 〉071화 오토넨 (17)
화장실 문을 쾅 닫으니 가슴이 콩닥거렸다. 정말 왜 이러지? 미친 건가? 왜 이졸드 자지를 보고 이렇게 달아오르는 거지?
미친 게 아니라면, 미칠 것 같다.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분홍색 머리카락이 아래로 쏟아졌다. 머리카락이 가슴을 간질였다. 그느낌이 싫어서 나는 고개를 휙휙 내저었다.
눈을 꼭 감고, 가슴 위에서 머리카락이 흩날려 퍼지는 감각을 느끼며, 머리가 어지러워질 때까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나서 눈을 떴다.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대로였다.
분홍빛 머리칼에 가려진 커다란 가슴, 그 가슴에 가려진 초기 임산부처럼 볼록 튀어나온 배. 그 아랫배에는 주먹 자국이 몇 개나 나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반사적으로 내 목을 쓰다듬었다. 이졸드가 낸 손자국이 만져졌다.
나는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아래로 떨어뜨렸다. 시커먼 피멍이 든 채 부풀어오른 배에 가려져서 내 보지……여성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엷은 음모의 모습만이 보일 뿐이었다.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망할. 다행은 뭐가 다행이야?”
나는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아직도이졸드에게 박혔던 성기가 간질거렸다. 아직 그 안에 남아있는 이졸드의 정액의 끈적거리는 느낌이 내 안을 괴롭혔다. 으으. 내가 미쳤지.
나는 우스꽝스러운 자세로 다리를 벌리고 비척비척 샤워 부스 안으로 들어가 물을 틀었다. 그렇게 샤워 부스 안에 들어가는 동안에도 내 다리 사이에서는 정액이 새어나와 허벅지 안쪽을 타고 흘러내렸다.
물을 맞으며 몸을 씻는 와중에 아랫배에 찌르르하는 아픔이 퍼져 왔다. 알이 생겨나고 있다는 신호였다.
개판이다.
완전히 개판이다. 내가 먼저 이졸드한테 꼬리를 쳤다는 게 도저히 믿기질 않는다. 대체 왜 그랬던 거지?
그야 물론 이졸드는 예쁘다. 그것도 보고 있으면 꼴려서 함부로 쳐다보기도 어려울 만큼 압도적으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녀석의 얼굴만 보고 발정이 나서 달려들 정도냐 하면 그건 절대 아니었다.
뭐가 됐든 간에, 사건은 일어나고 말았다. 내가 먼저 이졸드를 유혹하고, 녀석에게 몸을 들이대고, 또…….
머릿속이 복잡했다. 가슴도 답답했다. 나는 머리를 거칠게 긁었다. 물방울이 사방으로 튀었다. 나오는 건 한숨 뿐이었다.
“하아.”
일단은 씻고 방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이졸드의 얼굴을 쳐다볼 엄두가 안 났다.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나는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미치겠네.”
아랫배에서는 또다시 찌르르한 아픔이 느껴졌다. 알이 생겨나며 자궁을 부풀리는 것과는 또 위치가 조금 달랐다.
낳을 때가 됐다. 젠장. 미치겠다, 정말로.
이졸드에게 육탄공세를 했던 일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을 새도 없었다. 진통이 일어나고 곧 자궁 주둥이가 벌어지는 게 느껴졌다. 아니,벌어진다기보다는 뜯어지는 것에 더 가까웠다.
“으흐윽.”
자궁경부가 벌어지며 커다란 알이 삐져나오기 시작했다. 너무 아팠다. 알을 낳다 보니 크기도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지금 내 뱃속에 든 알들은 처음의 게란만한 크기보다 훨씬 더 컸다. 거의 타조알만한 크기였다. 타조알을 본 적은 없었지만.
“하으으읏……!”
내 입에서 달콤한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매저키스트 특수능력 탓이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런 아픔 속에서 쾌감 같은 게 느껴질 리가 없었다.
골반이 비틀리며 아랫도리의 구멍이 확장됐다. 딱딱한 알이 지궁구를 짓눌렀다. 입에서 멋대로 끄응 하는 소리가 나왔다. 알이 내 성기를 커다랗게 벌려 놓았다. 그런데도 구멍 크기는 충분하지가 않았다. 생살이 찢어지는 아픔이 온 몸을 사로잡았다.
다리에 힘이 풀렸다. 이제껏 느껴 왔던 산란통보다 훨씬 아팠다. 나는 물을 맞으며 샤워 부스 안에 쓰러졌다.
자궁의 근육이 뱃속에 있는 알을 밀어냈다. 알이 자궁 입구를 통과하며 찢듯이 벌렸다. 골반이 비틀리고 벌어지는 것 같았다. 그 감각은 전보다 더 심해졌다.
“아, 아악……!”
나는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아랫배에서 느껴지는 격통을 견뎌내려고 배에 힘을 잔뜩 줬다. 뭔가를 붙잡고 싶어졌다. 코미디 드라마에서 임신하는 여자가 남편 머리 잡아뜯는 묘사가 거짓말이 아니었구나.
그래도 힘 능력치가 워낙에 좋은 덕에 그 ‘진통’은 오래 가지는 않았다. 정신줄을 다잡고 뱃속의 알을 힘껏 밀어냈다.
“아흑!”
다리가 쩍 벌어지며 질구가 확장됐다. 격통과는 달리 알은 순식간에 내 배에서 빠져나왔다. 아니, 그 격통 덕일 거다. 엄청난 아픔이 매저키스트 특수능력을 발동시키고, 일부가 쾌감으로 변했다.
눈 앞이 반짝거리는 느낌……. 아픔에도 중독될 것 같았다. 다리 사이, 골반 안쪽이 지끈거렸다. 하지만 그 뒤에서 스멀스멀 쾌감이 피어올랐다.
손이 아래로 슬금슬금 움직였다. 산란으로 만들어진 쾌감을 더 느끼고 싶었다. 보지 살두덩이에 손가락이 닿으니 목덜미가 오싹해졌다.
하지만 그 쾌감을 계속 느끼고 있을 수는 없었다. 곧바로 다음 알의 진통이 시작됐다.
나는 힘겹게 숨을 몰아쉬며 내가 낳은 알을 쳐다봤다. 이제껏 낳았던 어떤 알보다도 컸다. 한 손으로도 다 잡기힘들 정도로 큰 크기였다. 내 손이 작아진 걸 생각해도 그랬다.
그리고 아직 내 뱃속에 들어있는 알도 이것보다 절대 작지 않다는 것도 똑똑히 느껴졌다. 이런 걸 앞으로 두 개나 더 낳아야 한다니. 정신이 아득해진다.
진통은 곧바로 몇 배로 커졌다. 방금 전 느껴졌던 고통이 다시 한 번 내 아랫배를 강타했다.
보지를 만지작거리던 손이 다시 위로 올라왔다. 아랫배를 움켜쥐지 않고서는 도저히 참기 힘든 격통이었다. 젠장. 그런데도 내 보지에서는 물이 축축하게 젖어오는 게 느껴졌다.
그렇게 젖은 덕에 두 번째 알도, 세 번째 알도 첫째알보다는 쉽게 낳을 수 있었다. 어디까지나 처음에 비해서.
세 개의 알이 내 가랑이 사이에서 물을 맞아 데굴데굴 굴러다녔다. 물줄기 쏟아지는 소리에 더해 달그락 달그락 소리가 났다. 힘이 빠진 몸에는 아직도 아픔과 쾌감이 어른거렸다.
“하아, 하아…….”
아랫배에 대고 있던 손을 더 아래로, 방금 전까지 손이 있던 그곳으로 가져갔다. 얼굴에 튀는 물방울이 거슬렸다. 하지만 거기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은 좀처럼 들지 않았다. 다리 사이에서 찌릿한 고통에 섞여서, 분명한 쾌락이 전달됐기 때문이었다.
끈적거리는 액체가 다리 사이에서 새어나오는 게 느껴졌다. 이졸드의 정액이 대부분일 거다. 하지만 내 몸에서 나오는 액체도 충분히 많으리라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보지를 적시며, 나는 클리토리스를 살짝 문질렀다.
“아앙……..”
미치겠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내 손을 도저히 통제할 수가 없었다. 방금 전에 이졸드에게 그렇게 당해 놓고선, 낮에는 배를 얻어맞고 한 번 죽었어 놓고선, 아직도 내 몸은 쾌락에 굶주려 있었다.
마음 속으로는 안 된다고 외치고 있으면서도, 내 입에서는 정반대로 자꾸만 야한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도 그럴 게, 너무 기분이 좋았으니까.
산란통의 여운 사이로 솔직한 쾌감이 머리를 들이밀었다. 내 다리는 점점 더, 알을 낳을 때보다도 더 벌어졌다.
벌어진 다리 사이로 음순의 입술이 뻐끔 하고 벌어지는 게 느껴졌다. 보지 속에서 흘러내리는 액체 때문에 끈적거렸다. 나는 손가락을 그 안에 집어넣었다.
“흐핫!”
산란통 때문에 감각이 둔해져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둔해지기는 커녕 오히려 반대였다. 고통과 쾌감이 뒤섞인 감각 덕분에, 그 감각으로 느껴버린 덕분에 내 질은 너무나 예민해져 있었다.
내 보지 속은 정말로 민감했다. 손가락이 들어가자 방금 전의 감각이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알을 낳으면서 느꼈던 압력이 다시 질구에 느껴졌다.
“흐읏…… 하앗…….”
산란할 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미약한 압력이었지만 내 몸은 그 감각을 다시 한번 받기를 원하고 있었다. 특히 그때의 고통을 원하고 있었다..
이제 알도 다 낳았는데 또 그걸 느낄 수는 없잖아.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내 몸은 본능적으로 고통을 찾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 손가락이 살거죽 사이로 수줍게 고개를 내민 클리토리스를 세게 눌렀다.
“꺄흣?”
머릿속이 새하얘지며 다리가 번쩍 들렸다. 나는 균형을 잃고 물이 찰박거리는 샤워 부스 바닥에 쓰러졌다.
뒤로 쓰러진 게 다행이었다. 반대쪽으로 쓰러졌으면 저 물줄기에 머리를 쳐박고 질식해 버렸을지도 모른다. 거길 벗어날 새도 없이, 손가락만 움직이다가.
나는 손가락을 움직였다. 클리가 강하게 눌렀다. 몇 번이고. 그럴 때마다 질이 확 좁아지며 그 안에 들어간 손가락을붙잡았다. 보지 안에 질척하게 고인, 이졸드의 정액과 내 애액이 섞인 액체가 손가락을 타고 흘러내렸다.
이번엔 이걸로 놀자.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에 경악할 새도 없이 내 몸은 거기 따랐다. 내 손가락이 질에서 빠져나왔다. 하지만 그건 자위의 끝이 아니었다. 내 엄지와 검지, 두 손가락이 클리토리스를 세게 꼬집었다.
“아앙!”
질 안쪽 깊숙한 곳까지 쥐어짜여지는 것 같았다. 클리토리스가 유두에까지 연결된 채 온통 뽑혀나가는 것 같은 고통에 나는 물을 찍 뿜으며 가버렸다.
여자가 된 뒤로는 이게 문제다. 남자였으면 한 번 절정에 달했으면 야한 짓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금방 사그라들었을 텐데, 여자의 몸은 절대 그렇지가 않았다.
절정의 파도가 내 온 몸을 휩쓸었다. 클리토리스가 바르르 떨리는 게 손 끝에 느껴졌다. 잔뜩 민감해진 클리를 꼬집은 손가락 끝으로 클리에서 느껴지는 쾌감이 옮아가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 정도로 큰 쾌감이었다. 당연히 엄청나게 고통스러웠다. 산란통이 다시 생생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 고통 때문에 내 몸은 더 오싹거렸다.
나는 몇 번이고 내 클리토리스를 세게 꼬집었다. 그럴 때마다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그 고통조차도 쾌감으로 느껴졌다.
내가 그런 게 아니야. 그냥 특수능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러는 거야.
아직 제정신인 내가 그렇게 생각하면 망가진 쪽의 내가 반박했다.
그치만 그 특수능력도 내 능력인데?
그 말도 맞는 말이었다. 나는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다잡으려고 애썼다. 여전히 클리토리스를 꼬집으며.
“꺄앙! 아흣, 아앙!”
나는 필사적으로 손을 놀렸다. 비어 있는 왼손은 가슴으로 가져왔다. 오른손으로는 클리토리스를, 왼손으로는 유두를 마구 꼬집었다.
보지에서 물이 뿜어져 나왔다. 미치겠다. 아파서, 고통스럽고 괴로워서 당연히 당장 그만 둬야 했다. 그런데……. 손이 멈추질 않았다.
“아픈 거, 너무 기분 좋아……!”
입을 막아야 했다. 틀어 놓은 물소리를 뚫고서 이졸드의 귀에도 들어갈 정도로 큰 소리였다. 근데 뭘로? 내 두 손은 이미 자위하는 데 쓰느라 완전히 거덜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아앙! 클리,하읏, 흐힛!”
화장실 밖에 있는 이졸드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지가 궁금했다. 내 신음소리를 듣고 자지를 발딱 세우고 있을까? 그러면서 자위하고 있지는 않을까? 아니, 계속 이렇게 소리를 지르고 있으면 화장실 안으로 난입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더 흥분됐다. 몸이 점점 달아올랐다. 쏟아지는 온수 때문이 아니라, 이졸드가 화장실 문을 열고 나를 덮치러 와 줄 거라는 생각 때문에.
나는 얼얼해진 클리토리스를다시 한 번 꼬집었다. 입에서는 히익하는 비명소리가 흘러나오고, 기대하던 일이 벌어졌다.
화장실 문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