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화 〉6편. 애액의 풍미.
6편. 애액의 풍미.
리는 노아에게 말을 걸면서도 손놀림을 멈추지 않았다. 처음엔 윗도리를. 그리고 아랫도리까지. 구속 장치에 결박된 부분은 노아의 맨살과 군복의 천이 그 밑에 눌려 있었지만, 천을 요령껏 잡아당기자 구속 장치에서 빼낼 수 있었다.
리는 노아의 브래지어 쪽으로 손을 옮겼다. 그리고 왼쪽 젖가슴 위의 브래지어 표면을 매만졌다. 손바닥을 펴서, 젖꼭지 부분이 자극되도록 문질렀다. 그러면서도 주변의 젖가슴 부위를 쓸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흐읍! 흡! 크흡!”
노아는 눈을 부릅뜨며 저항했다.
“흐우읍……. 흐읍……. 으응…….”
그러나 숨소리가 점점 느리고 맥이 빠지기 시작했다.
재갈에 뚫린 구멍을 통해 처녀의 떨리는 숨결이 흘러나왔다. 촉촉하고 따뜻했다.
자극의 정도로 따지자면 세뇌기의 기계 촉수들이 더 세밀하고 농밀하게 매만져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리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했다.
인간은 기계보다 투박했다. 하지만 기계적인 프로그램과는 달리 예상을 벗어나 멋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 웬만한 프로그램들은 따라올 수 없는 불규칙한 애무에 노아는 골반을 떨며 허리를 비틀었다.
리는 노아가 자극에 적응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현을 짚는 기타리스트의 심정으로 쉬지 않고 손을 놀렸다. 그러다가, 노아의 왼쪽 젖가슴과 오른쪽 젖가슴을 가리고 있는 브래지어의 가운데 부분을 잘라냈다.
“흐읍……!”
브래지어가 벗겨져 젖가슴이 드러난 순간, 계집은 눈을 감으며 고개를 돌렸다. 침방울이 튀었다.
리는 쓸모없게 된 브래지어를 치웠다. 그리고 노아가 흘린 침을 손바닥에 묻혔다.
노아의 젖가슴은 작았지만 의외의 볼륨감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잡티 하나 없이 깨끗했다.
건강한 피부색의 봉긋한 젖가슴, 그 위의 귀여운 젖꼭지를 보자 리는 욕망이 치미는 걸 느꼈다. 하지만 리는 프로였다. 어디까지나 수면 유도제를 주사하기 위해 브래지어를 벗겼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
리는 노아의 침에 젖은 자신의 손바닥을, 맨살이 드러난 노아의 젖가슴에 덮었다. 그리고 침을 처녀의 젖가슴에 펴 발랐다.
“흐읍……! 읍……! 흐읍!”
노아의 감각이 젖꼭지에 집중되었다. 리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포옥!
“흐으읍!”
수면 유도제가 든 주사기의 바늘을 왼쪽 젖꼭지에 찌르자 노아가 비명을 질렀다. 눈가에 눈물방울이 맺혔다.
젖꼭지가 민감해진 상황에서 바늘에 찔렸으니 꽤 아플 터였다. 하지만 아프기만 한 게 아니라 고통이 섞인 묘한 쾌감 역시 뇌 속을 휘감았을 터였다. 인간의 뇌는 극한 상황에서 공포나 아픔을 잊기 위해서 자체적으로 마약 성분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쭈욱-! 쭈우욱!!!
리는 주사기 안의 약액을 남김없이 밀어 넣었다. 노아의 젖꼭지 안으로. 젖가슴 속으로. 나아가 뇌 속으로.
물론 한 손으로는 젖꼭지에 주사하며, 다른 손으로는 젖꼭지를 잡아 고정시키는 것도 잊지 않았다. 검지와 엄지로 젖꼭지를 조물거리며 약물이 더 잘 들어가도록 만들었다.
바늘을 빼자 노아의 젖꼭지에서 핏방울이 배어나왔다. 리는 피가 솟아나는 그 젖꼭지를 범했다. 수면 유도제를 자신이 마시지 않게 주의하며, 적당한 압력으로.
쪼옥! 쪽!
“으으읍!!!”
리는 입술을 떼고 계집의 젖꼭지에 묻은 침을 닦았다.
수면 유도제가 뇌에 다 퍼지기 전까지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에 리는 노아에게 가해지는 쾌락이 한 순간도 끊어지지 않게 만들었다.
계집은 묶여 있는 상태에서도 리의 손길을 끊임없이 거부하려고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리는 애무를 멈추지 않았다.
손톱 끝으로 노아의 젖꼭지 끝을 건드리기도 하고 움직여 보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노아는 젖가슴까지 움찔거리며 충실하게 반응했다.
계집은 쫄깃쫄깃한 젖꼭지를 갖고 있었다. 물어뜯어서 마음껏 질겅질겅 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리의 애무 때문에 노아의 젖꼭지는 한껏 충혈 됐다. 발딱 서서 아까보다 확연히 부풀었다.
“흐응……. 흐으읍…….”
노아의 숨소리가 끈적끈적 해졌다. 볼도 달아올라 있었다.
리는 노아의 아랫도리를 가린 속옷을 살폈다. 허벅지 사이, 치골 아래의 깊은 부위에 얼룩이 지고 있었다. 애액이 배어난 흔적이었다.
‘여기까진 일반적인 계집들과 비슷한데…….’
세뇌실의 인공지능이 저항 레벨 3으로 분류하며 애를 먹을 만한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왜?
리는 방심하지 않고 처녀의 반응에 집중했다. 그러면서 노아의 젖꼭지를 엄지와 검지 사이에 놓고 비비다가, 젖꼭지 아래의 젖꽃판 쪽으로 손가락을 옮겼다.
너무 젖꼭지만 가지고 놀다간 쾌감이 지나쳐서 쓰라리게 될 수도 있었다. 자극에도 쿨 타임이 필요한 법이었다.
노아가 움찔했다. 하지만 얼마 전의 꿈틀거림보다는 확연히 강도가 약했다. 그리고 반응도 느렸다. 수면 유도제가 제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후우……. 우…….”
이윽고, 노아의 숨소리가 가라앉았다.
처녀는 눈을 감고 있었다. 볼이 상기되어 있긴 했지만 잠든 아기처럼 평온한 표정이었다.
수면 유도제가 충분히 뇌를 잠식한 듯했다. 지금 노아는 리가 의도했던 대로 의식과 무의식의 영역 그 경계선에 발을 걸치고 있었다.
리는 노아의 젖가슴으로부터 손을 뗐다. 그리고 노아에게 더욱 몸을 밀착시켰다. 재갈을 풀자 처녀의 침이 달려 나왔다.
재갈을 치운 리는 노아에게 물었다.
“이름.”
“유……노아…….”
“나는 네 주인이다. 주인님껜 존댓말을 써야지?”
“으음…….”
처녀가 예쁜 눈썹을 찡그렸다.
“당신은…… 내 주인이……아냐……. 아무도…… 내 주인……아니야…….”
리는 어깨를 으쓱했다. 노아의 반응은 당연했다. 지금은 반쯤 잠이 들었을 뿐, 자아를 개조하는 약물을 주입한 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상태라도, 노아로부터 진실을 끄집어내는 데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리는 곧장 본론에 들어갔다.
“제국군의 데이터에 있던 네 입대전의 기록. 사실인가?”
“…….”
“이것들을 그대로 믿어도 상관없나?”
“그……. 음……. 흐읏……. 나는……. 아…….”
그 순간이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노아가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아아악! 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
아름답고 맑았던 눈이 급격히 충혈 돼 있었다. 처녀는 괴로워하며 눈물을 흘렸다.
강한 경련까지 일으켰다. 침대의 구속 장치 때문에 침대 밖으로 넘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비정상적으로 몸을 떨었다. 구속 장치에 살이 쓸려 피가 날 지경이었다.
“썅.”
리는 나지막하게 욕을 중얼거렸다. 처절하게 괴로워하는 노아를 보자 어떤 가능성이 떠올랐다.
‘프로텍터.’
저 계집의 뇌 속에는 세뇌나 최면 작업을 방해하는 장벽이 설치되어 있는 듯했다. 프로텍터의 종류는 무궁무진했고 그에 따른 프로텍터 돌파법 역시 수만 가지였다.
잠깐 놀라긴 했다. 그러나 리는 순식간에 냉정을 되찾았다.
한 가지는 분명했다. 저대로 노아를 둘 수는 없었다. 계집의 뇌가 파괴되든 말든 자백제를 추가로 주사해 조사를 계속할지, 아니면 일단 수면제를 주사해서 잠재우고 훗날을 기약할지, 리는 선택해야만 했다.
‘…….’
눈앞의 계집은 기껏해야 섹스 슬레이브로 만들어야 할 재료일 뿐이었다. 호기심이 리에게 속삭였다. 노아에게 자백제를 주사하라고. 대체 누가 이 정도의 프로텍트를 이 계집의 뇌에 박아 넣었는지 알아내라고. 무엇을 숨기기 위해서?
하지만 리는 한숨을 쉰 뒤 자백제 대신 수면제를 집었다. 그리고 노아의 목덜미에 수면제를 주사했다.
딱히 노아를 아꼈기 때문이 아니었다. 이대로 자백제를 썼다간 원하는 사실들을 알기 전에 계집이 죽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잭이 살고 있는 행성에 도착하면 프로텍터 돌파용 프로그램이나 약물들을 더 구할 수 있을 터였다. 아니면 새로운 정보를 듣게 될 수도 있었다. 굳이 현재 가지고 있는 조악한 자백제들을 사용해서 가능성을 망칠 필요는 없었다.
“아아아……. 아아……. 아…….”
수면제를 맞은 노아의 비명이 잦아들기 시작했다. 눈물을 쏟으며 괴로워하던 처녀는 서서히 눈을 감았다. 리는 노아의 눈꺼풀이 완전히 닫힌 것을 확인했다.
의식을 잃은 노아는 숨을 몰아쉬며 콧소리를 냈다. 처음에는 불규칙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규칙적으로 바뀌었다. 겉보기엔 잠에 빠진 것 같았다.
하지만 이 계집의 몸 안엔 또 어떤 함정이 숨어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세뇌기의 세뇌와 수면 유도제를 이용한 최면 요법까지 뿌리친 노아를 보며, 리는 더 이상 방심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리가 노아의 아랫도리를 가린 속옷까지 벗겨냈다. 이제 노아는 완전한 알몸이 되었다.
리는 노아의 허벅지 사이, 치골 아래의 음부에 손을 넣었다. 다른 손으로는 아까 수면 유도제를 찔렀던 곳이 아닌 오른쪽 젖꼭지를 매만졌다.
“음……. 흐응…….”
클리토리스와 젖꼭지를 동시에 자극 당하자 노아가 내던 숨소리의 질감이 달라졌다. 리는 손으로는 애무에 집중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과 청각으로 노아의 반응을 살폈다.
비로소 리는 안심했다. 노아는 잠든 척 하는 게 아니라 정말 잠들어 있었다.
리가 노아의 음부에서 손을 뗐다. 손가락에 질척한 애액이 묻었다. 노아의 음순에서부터 기다란 애액의 실이 달려 나왔다.
리는 능숙하게 손가락을 돌려 애액의 실을 끊었다. 그런 다음, 손가락에 휘감긴 노아의 애액을 코로 가져가 향기를 확인했다.
아만다의 체취와 미묘하게 달랐다. 어쨌든 노아에게 성병을 비롯한 비뇨기성 질환은 없는 것 같았다.
“인공 지능. 구속 장치 해제.”
“구속 장치를 해제합니다.”
유압이 변하는 소리가 들렸다. 노아를 묶었던 침대의 장치가 원래의 위치로 되돌아갔다. 구속구에 닿았던 노아의 알몸엔 눌린 자국이 남아 있었다.
“해당 재료를 빈 수면 캡슐로 옮겨놓도록. 판매용이 아닌 보관용으로 분리해. 나중에 세뇌 작업을 재개하겠다. 내가 직접.”
“알겠습니다, 선장님.”
계집은 축 늘어진 채, 기계 팔에 붙들려 수면 캡슐로 실려 갔다. 노아를 안에 넣자 수면 캡슐은 단단히 닫혔고, 수면 가스가 흘러나왔다.
어차피 수면제를 맞아 의식을 잃은 상태이긴 했다. 하지만 저 가스 덕분에, 수면제의 효력이 다한 뒤에도 노아는 리가 깨우기 전까지는 계속 잠들어 있을 터였다.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영양만 공급 받으며.
얼마 후, 인공 지능이 리에게 보고했다.
“달성률 100퍼센트. 재료들에 대한 자동화 세뇌 작업이 프로그램대로 완료되었습니다.”
“좋아.”
리는 다른 쪽의 수면 캡슐들을 살폈다. 판매용 슬레이브들이 잠들어 있는 캡슐들이었다.
어제까진 로메리카 제국군 소속이었던 사내들과 계집들이 얌전히 눈을 감은 채 자신의 운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닉 쿠퍼의 심문에 사용했던 수지의 모습도 보였다.
리는 수지에게 애착 따윈 느끼지 않았다. 수지의 쓸모는 끝났고, 그냥 섹스 슬레이브 계집 중 하나에 불과했다.
이름을 계속 기억할 필요도 없었다. 슬레이브 헌터인 리에게 좋은 슬레이브란 좋은 값에 팔리는 슬레이브일 뿐이었다.
재고량을 집계한 뒤, 리는 현재 시각을 확인했다. 오전 11시 10분경이었다. 세뇌실에서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빼앗겼다.
“인공 지능. 판매용 슬레이브들이 든 캡슐을 셔틀에 옮겨라. 3번 포트의 셔틀을 이용하도록.”
“알겠습니다, 선장님.”
…….
…….
…….
세뇌실을 떠나 복도를 걸으며, 리는 목적지와 자신이 만날 자에 대해 생각을 정리했다.
“바이오칩 로드.”
리가 중얼거렸다. 뇌에 박혀 있는 바이오칩이 정보들을 나열했다.
인류가 평행 우주 도약법을 발견한 이래 수백 개의 ‘지구’들이 발견되었다. 그 어떤 평행 우주에나, 인간이 살 만한 행성은 태양계 3행성인 지구뿐이었다. 하지만 오리지널 지구인들은 자신들의 행성 외엔 지구라는 이름을 붙이는 걸 용납하지 못했다.
처음엔 제2 지구, 제3 지구 등등으로 불렸던 평행 우주의 다른 지구들은 이젠 고유의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평행 우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