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화 〉비밀 무기 secret weapon -2
“자, 가져왔습니다!”
이번에는 무엇인가 기구 같은 것을 들고 오는 캘빈.
뭔가 길다란 고무 튜브가 돌돌 말려져 있었고 그 끝에는 작은 고무공 같은 것에 연결되어 있다.
반대쪽 끝은 양 갈래로 나뉘어져 빨래집게 같은 작은 집게 두 개로 마무리가 되어 있다.
고무공, 고무줄, 빨래집게라고? 대체 저건 뭐야?
민경의 표정을 보아 하니 민경도 모르는 눈치다.
나는 우리 던전의 도구창고에 준비되어 있는 온갖 비슷한 성인용품들을 떠올렸다.
집게 모양의 도구는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유두 집게(NIPPLE CLAMP)로 사용된다.
아가씨의 유두가 부풀어 오르면 유두의 끝 부분이나 가장자리를 집어서 끝에 종이나 방울을 달라 걷거나 몸을 움찔거릴 때 소리가 나게 되는 물건들이 일반적이었다.
아가씨의 수치심을 즐기는 이용자가 아니라면 개처럼 가운데에 줄을 달아 끌고 다니며 젖꼭지가 뜯어질 듯 아파하는 아가씨의 고통을 즐기는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저건 무조건 유두다.’
고무공의 용도를 알 수는 없었지만 일단 나는 안심했다.
유두 집게라면 생각보다는 민경에게 어려운 주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아까 전과 같이 일전에 경험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민경이 잘해낼 수 있을 거라는 편견은 버리는 것이 좋겠다.
“이건 사실 제가 이곳에 들어오기 훨씬 오래전에 캐슬 연구실에서 만들어진 거래요. 프로토타입이었는데 샘플을 실험체 아가씨들에게만 몇 번 사용해보다가 결국 양산되지는 못했다고 하네요.”
뭐? 샘플? 실험체 아가씨? 프로토타입?!
키워드만 들어도 오싹하다.
“그럼 위험한 거 아냐? 아가씨한테?”
“전혀요. 확인해 보세요.”
아가씨와 나에게 기구를 건네는 캘빈.
민경은 고무공 쪽 부분을, 나는 집게 쪽 부분을 들고 만져 본다.
일단 튜브의 전체적인 재질은 고무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일반 고무줄보다 신축성은 떨어져 잘 늘어나는 편은 아니지만 단단하고 탱탱하다.
표면도 부드러워 사람 살에 닿아도 문제없을 것 같다.
우려했던 집게 부분은 플라스틱으로 집는 아가리 부분이 크롬으로 코팅되어 있어 금속으로 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플라스틱이다.
아가리가 서로 물리는 이빨 부분도 생각보다 아프지 않고 부드럽게 물린다.
시험삼아 난 내 새끼 손가락에 그것을 물려놓고 어느 정도의 통증이 있는지 확인했지만 생각보다 별다른 느낌이 없다.
확실한 초보자용이다.
아침마다 내가 민경을 깨우기 위해 살짝 빨아주는 것보다 느낌이 약간 센 정도다.
이 정도면 민경의 젖꼭지에 물려도 괜찮겠다.
민경은 고무공 부분을 만져보고 있다.
고무공 또한 말캉말캉한 것이 부드럽다.
저건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 것일까. 겉으로만 봐서는 아기들 가지고 노는 장난감 같다.
나는 최대한 상상력을 발휘해 본다. 저 공 부분을 민경의 보지 속에 넣는다면?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적당한 크기이긴 하다.
하지만 딜도처럼 길쭉하지 않아 여자의 몸에 자극을 줄 만한 생김새도 아니거니와 흐물흐물 바람빠진 풍선처럼 물러터진 느낌이라 넣는다고 하더라도 누구도 만족감을 느낄 수 없을 것 같다.
“가운데 이건 뭐야?”
민경이 튜브의 정 중앙, 가운데 부분에 있는 손잡이 모양의 레버를 가리킨다.
“글쎄요. 한번 쥐어 보시겠어요?”
나는 레버를 잡고 움켜쥔다.
마치 소화기의 분사 레버같이 생긴 이것은 성인 남성 손에 딱 맞았다.
하지만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
뭔가 바람이 푹푹 들어가다가 마는 느낌.
싱겁기 짝이 없는 도구다.
“그냥 손잡이인 거야?”
나도 민경도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도무지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다만 확신은 든다. 이 물건은 민경의 몸을 다치게 할 만한 부분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이걸 쓴다 해도 그렇게까지 민경이 힘들지는 않을 것 같다.
지금 이곳에서 민경의 몸의 가장 힘든 도구는 역시 저놈의 자지겠지.
지금은 1분 1초라도 저 놈의 양물 대신 시간을 때울 수 있다면 그걸로도 만족스러울지도.
그건 그렇고 대체 캐슬은 어떤 생각으로 이런 알 수 없는 것을 만들어낸 거야?
샘플 제품만 만들고 생산이 왜 멈췄는지는 알겠군.
“괜찮을 것 같은데요?”
“그래.”
나와 민경은 동의한 후 이 정체불명의 도구를 캘빈에게 건네주었다.
찜찜한 구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왜냐면 이것을 헬스 트레이너가 자신의 헬스장에서 들고 온 기구라는 것이다.
이것은 ‘운동 기구’가 될 수도 있다.
아니, 분명히 그렇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을 운동으로 융화시켜버리는 이 녀석이 이것으로 평범한 플레이를 할 리 없다.
뭐, 지금은 걱정이 된다고 하더라도 어쩔 수 없겠지.
이것보다 더 무시무시한 기계를 들고 오더라도 나와 민경은 받아들여야만 할 테니까.
“그럼 이쪽으로 오시죠.”
또 어딜 가는 거지?
민경과 나는 트레이너의 안내를 따라 헬스장 구석으로 이동했다.
트랙 위에 흩뿌려진 민경의 보짓물과 땀방울들은 어느새 다 말라서 사라져 있었지만 물방울이 떨어진 자국만큼은 남아서 민경이 힘들게 이곳을 걸어갔다는 확실한 증거물이 되어 있었다.
“아령?”
“네. 아령운동을 시작할 겁니다.”
그러고 보니 카메라가 설치된 곳 중에 아령과 프레스 기구가 남아있다.
이것도 즉흥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캘빈이 미리 계획한 것이었겠지.
“평소에 회원님은 운동하시면서 아령을 몇 키로 정도 사용하셨나요?”
“아..... 음....”
또 시작된 트레이너의 의미심장한 질문.
민경이 어떻게 대답하느냐에 따라서 또다시 불리한 상황이 닥칠 수 있다.
한 번 당해본 민경이라 이번에도 간단한 질문인데도 쉽사리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고르게 무게 순으로 정리되어 있는 아령들을 살펴본다.
0.5키로대의 여성용 아령부터 시작해서 1kg, 3kg, 5kg 순으로 점점 무게가 늘어나고 있다.
오른쪽 끝에 세워진 가장 큰 무게의 아령은 한 개가 25kg이나 되는 무게까지 있었다.
“잘 생각하세요 아가씨.”
“알고 있어.”
민경이 조금 더 고민하다가 가장 왼쪽 끝에 있는 0.5kg의 아령을 집어든다.
이 정도는 사실 아령이라고 할 수 없었다.
평소 에어로빅을 할 때 조금 더 효과를 기대하고 싶은 회원들이 사용하는 에어로빅용 ‘무게추’에 가까운 거였다.
“진짜 그걸 쓰세요?”
트레이너가 의심스럽다는 듯 되묻는다. 여기에 또 뭔가 있다!
“맞아. 이거 써.”
“집에 아령 있죠? 회원님.”
“응.”
“집에 있는 아령은 몇 키로에요?”
“이거야. 0.5.”
캘빈의 눈썹이 살짝 올라간다.
“정말이죠?”
“정말이야. 왜 그래?”
“결정하신 겁니다.”
“뭘 결정해. 그냥 이걸 쓴다니깐.”
“아무튼 결정하셨어요. 회원님 스스로.”
“...”
갑자기 말을 멈추는 민경. 뭘 시키려고 하는 걸까.
도와달라는 듯 민경은 나를 바라보고 있다.
뭘 할지 알아야 나도 조언을 하든 말든 하지. 이거 참!
나에게서도 쓸 만한 조언을 기대하기가 힘들자 민경은 결심했다는 듯이 0.5키로의 아령을 다시 거치대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1키로의 아령을 집어든다.
음... 지금 그 선택은 그닥 좋은 선택이 아닌 것 같은데.
“그걸로 바꾸시게요?”
“이걸로 할게. 실제로 집에서 쓰는 건 이거야.”
캘빈이 웃는다. 마치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알겠습니다. 그럼 시작합시다.”
캘빈이 민경을 후배위 자세로 엎드리도록 지시한다.
무엇을 하게 될지 전혀 알 수가 없다.
민경의 보지 대음순이 파닥파닥거리면서 떨리는 것이 보인다.
마치 하늘을 날기 위해 날개짓 이라도 하는 것처럼.
보지 날개를 움직여 하늘을 날아 이 곳을 빠져나가기라도 하겠다는 듯이.
이 녀석의 무서움을 한 차례 겪어보고 나니 민경에게 두려움이 생기는 것이다.
나는 엎드린 민경의 등을 부드럽게 쓸어 준다.
내 손끝에 닿은 민경의 맨살에 난 솜털이 잔뜩 일어나 있다.
나는 민경의 떨림이 멈출 수 있도록 목 뒤에서부터 등, 꼬리뼈까지 손으로 천천히 쓸어 주었다.
“고마워.”
민경이 엎드린 상태에서 나를 올려보며 말했다.
“힘내요, 아가씨.”
트레이너가 문제의 기구의 고무공 부분을 들어올려 먼지라도 털어내듯 입김으로 후후 하며 불어가며 표면을 털어낸다.
그리고는 한쪽 손으로 민경의 떨고 있는 한쪽 대음순을 아이의 볼을 당겨 혼이라도 내 주듯 한쪽으로 잡아당긴다.
갑작스러운 잡아당김에 민경의 엉덩이가 놀라서 덜덜 떨렸다.
“아아!”
“금방 끝납니다. 아프지도 않으실 거에요.”
역시!
고무공을 민경의 보지 입구에 대고 천천히 밀어 넣는 트레이너.
하지만 한 손으로 날개를 잡아당겨 열려고 하기 때문에 민경의 보지가 잘 열리지가 않는다.
“도와줄게.”
어차피 이 고무공을 넣을 거라면 활짝 벌려서 아프지 않도록 한 번에 넣어주는 것이 낫다.
내가 옆에서 민경의 보짓살을 양손으로 당겨서 벌려준다.
보지 구멍을 최대한 벌리기 위해서라면 대음순을 무조건 잡아당기지 말고 보지 주변 살을 당겨주는 것이 훨씬 수월했다.
“여자 몸을 잘 아시는군요. 부럽네요, 보좌관님.”
내가 잘 아는 게 아니라 네놈이 잘 모르는 거 아닐까.
고무공이 민경의 보지 속으로 쏙 들어간다.
내가 잡고 있던 살덩이를 놓자 민경의 아랫입이 닫히면서 기다란 튜브만이 꼬리처럼 빠져나온 형태가 되었다.
캘빈은 집게가 달려 있는 다른 쪽 끝을 한 번 꼬더니 꽉 묶었다.
“동생, 거기는 왜 묶는 거야?”
“반대쪽을 묶어서 막지 않으면 이쪽으로 공기가 빠져나가거든요.”
“공기? 무슨 공기?”
녀석은 대답 대신 튜브의 가운데에 달려 있는 레버를 움켜쥔다.
분명 아까 전에 내가 쥐었을 맥없이 공기만 픽픽 빠져버리는 쓸모없던 레버였다.
후우욱. 후우욱.
“아앗!”
민경의 등이 아래쪽으로 예쁜 곡선을 그리며 잔뜩 휘어졌다.
“왜 그래요?!”
“이거 커지고 있어! 안에서!”
“커진다고요?!”
캘빈이 한 번 더 레버를 쥐었다가 편다.
그러자 민경의 단전이 아까보다 눈에 띄게 부풀어 오르는 것이 보였다.
“아직 멀었어요. 이게 회원님 몸 안에 꽉 찰 때까지~”
고무공의 정체는 단단한 고무 소재의 풍선이었다!
그것이 튜브를 통해 민경의 보지 속에서 공기가 들어가며 안에서 점점 커지고 있던 것이었다.
캘빈이 악력 운동이라도 하듯 레버를 한 번 더 힘껏 쥐었다.
나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민경의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민경의 아랫배가 점점 임신한 것처럼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