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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화 〉여긴 어디에용 (15/190)



〈 15화 〉여긴 어디에용

이것이 업보인가?

“….”
“….”

차라리 시원하게 욕이라도 해주면 좋으련만, 우리는 시간이 멈춘 것처럼 열린 문 사이를 두고 대치하고 있었다.

“레이디? 안 들어와? 응? 근데  왜 홀딱 젖었냐?”
“부, 분수대에서 앉아있다가 누가 밀쳐서….”
“빠졌어? …진짜?”
“….”

레이디라 불린 핑크 머리 수녀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이고 어쩌다가…바보 조심 좀 하지.”
“….”
“….”

공기가 질식할 것처럼 무거웠다.
미끄러져 빠졌다는 것은 나 때문에?  기다리다가?

“….”

공허한 연보라색 눈동자와 눈이 맞았다.
아니 협박부터  녀석이 좀 골려주자 했지만, 이런 걸 바란 건 아니었는데….

“뭐해? 일단 안 들어오고 아, 걔는 일단 손님이니까. …얀마 너도 좀 비켜주고.”
“아…예.”

 뒤에서 제인의 말이 들려와 나는 몸을 살짝 움직였다.
분명 충분히 지나가고도 남을 만한 통로를 열어주었을 텐데….

“….”

그녀는 마치 고장이라도 난 것처럼 그 자리에 서, 움직이지 않는다.
 좆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진실을 알면 그녀가 나의 어딘가를 쥐어짜 터트려 버릴 것이다.
살려면 행동할 필요가 있었다.

“저…그게….”
“…어.”
“응? 뭐라고?”

그녀의 대답을 듣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 내가 제인의 말에 뒤를 돌아본 순간이었다.

“…다 상관없어! 지금이라도 가자!”
“어, 어?”

눈앞에 있던 녀석이 갑자기 나의 팔을 잡더니 끌고 나가기 시작했다.
그다지 강한 힘은 아니었으나, 워낙 촉촉하고 차가운 손이라 뿌리치긴 어려웠다.

“가,가자니? 어딜?”
“던전!”
“…던전?”
“급하다고 했잖아!”

나는 목줄 잡힌 강아지처럼 질질 끌려가면서도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이 심야에 던전에 가겠다고?
진짜 미친 건가? 대체 뭐가 그리 급하길래?

“지금 그 꼬라지로 이 시간에 어딜 가겠다는 거야. 이 미친년아!”

그런 생각을 한 것은 비단 나뿐만이아닌 듯.
집에서 점점 멀어지는 우리를 급하게 따라 나온 제인 씨가 뒤에서 소리쳤다.

“몰라. 나 던전  거야아!”
“아! 거길 왜!”
“두, 둘째 언니가 혼자 가서 아직 안 왔잖아! 언니는 걱정도 안 돼?  악마!”
“오크랑 복싱해도 이길  같은 년을 네가 왜 걱정해 미친년아! 넌 네 앞가림이라 챙기면 된다고 했지!”
“그, 그래도! 지금 간 곳은 출입 금지된 위험한 던전이라며! 언니는 거기 뭐가 있을  알고 혼자 보내!”
“…저 견습씨?”
“누가 견습이야! 이 야만인아! 아직 용서한 건 아니니까.  좀 닥치고 있어!”
“….”

대충 이야기 흐름 돌아가는 걸 보니 어떻게 된 일인지 알 것 같았다.

대책 없이 찾으러 올 여자애가 있다더니….
정말 불같은 여자애가 아닌가.

거기다 동생이라면….
그야 2실버를 주어서라도 말리고 싶었겠구나 싶었다.

“애초에 걔는 이미 마을에 도착했어. 네가 들고 있는 그 남자가 이번 모험 동료라고!”
“뭐? 그게 무슨….”

제인의 말에 그녀와 싸우던 그녀가 잠시 행동을 멈추고 나를 보았다.

“어, 언니는 이 거짓말쟁이 말을 믿어? 이 사람은 날…!”

레이디가 쌓아둔 분노를 폭발시키려던 순간이었다.

“어머? 이게 대체 무슨…. 다들거기서 뭐 해요?”

용건을 마치고 온 탈리아씨의 목소리가 마치 불타는 장작을 품은 호수처럼 상황을 진정시킨 것은….

“어, 언니? 진짜 탈리아 언니야?”
“그러엄~ 우리 레이디 언니 마중 나오려 했구나? 응? 근데 왜 이렇게 젖었어?”
“에휴.내가 뭐랬냐…. 이제 들어가서 좀 발 닦고 잠이나 자.  좀 말리고!”
“흑, 흐윽…. 언니이이! 흐아아앙!”
“하이고 또 지랄은….”

레이디는 이어 집에 막 도착한 탈리아씨의 치맛자락을 잡고 엉엉 울기 시작했다.
정말 성대한 통곡이었다.

“흐윽, 끄윽…아, 언니….”

그녀는 한참 울다 말고 손으로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 저 야만인 저…끼가…끅…기하이면…온댜…. 근데…흑…흐윽. 하, 한 시간이 넘도록…꺼이꺼이.”
“….”

한 맺힌 고자질이었다.
정작 나 빼고 아무도 못 알아들은 것 같긴 하지만….

“아~ 저분? 저분은 자용씨라고 해.”
“아, 아니!언니. 흑…. 그게아니고오~. 훌쩍….  새끼가 아까….”
“어허! 그런  하면 못써요! 저분은 오늘 언니의 목숨을 살려주신 은인이셔!”
“뭐?”

 자매와 한 남자의 목소리가 공명했다.
제가요? …반대 아닌가?

“어, 언….”
“그런데 숙박할 곳이 없으셔서 우리 집에 며칠 묶으실 예정이신데. 언니 괜찮지?”
“그래. 면담해보니 걱정 없겠더라.”
“흑…뭐? 어, 언니도?”
“레이디는 어때? …괜찮지?”
“흑…흐윽…. 괜, 괘짜나…으흑.”
“…전혀 괜찮지 않아 보이는데?”

어쨌거나 그런 경위로 나는 당분간 이 수녀 자매님들이 계신 곳에서 지내게 되었던 것이었다.

…만세!




‘….’

나는 눈을 뜬다.
이것은 꿈이었다.

그래. 나는 이 사실을 자각하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은 나의 ‘집’이었으니.
다른 세상이 아닌,내가 태어나고 살던 세계에서의 진짜 우리 집말이다.

 정확히 말하면 지금 내가 있는 곳은 내가 쓰던 방이었다.

“….”

잠시 둘러본 방안에는 역시 내가 사용하던 물건들이 가득했다.

만화나 소설 같은 아날로그적인 물건들부터.
모니터와 컴퓨터, 게임기와 같은 전자기기들까지.

모두가 내가 사용하던 그대로였다.

다만, 정말로 모든 것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다.
평범했던 내 방은 너무나도 넓고 물건으로 가득한 공간으로 변해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세히 보면 내가 사용하다 버린 지난 세대 전자기기나 어린 시절에 더는 공간이 없어서 버린 책들, 잠깐 빌려서 가지고 논 기억이 있는 장난감까지….

 모든 것이 책장 안에 들어가넓게 펼쳐져 있었다.
마치 나라는 사람을 전시해둔 박물관처럼.

“후후….”

이것만 해도 충분히 괴상한 꿈이었지만, 더욱 이상한 점이 있었다.
한 여성이  머리를 자신의 무릎에 눕혀놓고는 혀와 입술을 이용해 내 귀를 끈덕지게 애무하고 있던 것이었다.

처음에는 입술과 입술로 귓불을 깨물고 잘근잘근 씹으며 올라가더니.
이제는 아예 귀태를 따라 뜨겁고 질척한 혀를 움직이며 노골적으로 귀를 공략해오고 있었다.

“하아…츄릅. 츕. 쭈욱. 쭙.”

혀끝이 귀속을 후벼파듯 핥는 소리가 소름이 끼칠 정도로 현실적이다.

아니. 소리만 그럴까?

혀가 귀에 닿으며 뜨겁고 끈적거리는 축축한 타액이 흐르는 감각.
촉촉하게 젖은 귓가에 살며시 간지럽히는 숨결.

그 모든 것이 마치 현실인 양, 리얼하게 느껴지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현실일 리는 없었다.
그것만은 확신할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도  옆에서 이렇게 음탕한 소리를 흘리며 내 귀를 핥는 것은 다름 아닌….

“후후. 자용씨. 지금 느끼는 거예요? 귀여워라…. 더 기분 좋게 해드릴 테니까요?”

처음엔 이렇게 생각했다.

맙소사. 내가 어떻게 아는 사람으로 이런 꿈을.
그것도…수녀님으로?

가슴 깊은 곳에 죄악감이 퍼졌다.
하지만 이런 내 기분과는 다르게 나의 남성기는 꿈속의 여인이 ‘그녀’임을 확인한 순간부터, 생에 이렇게 커진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크게 부풀어 올랐다.

아, 탈리아씨…나를 용서해주세요.

그녀가 다른 쪽 귀를 공략하며, 그 매끄럽고 아름다운 손가락들을 이용하여 나의 음낭을 주무르기 시작했을 때는 이미 죄악감 따위는 사라지고 없었다.

뭐 어떤가? 결국, 다 꿈인걸.

그렇게 변명하여, 눈을 돌린 대가로 쾌락은 더 깊어져 가는 것이었다.

“아아, 자용씨…. 이렇게 움찔움찔해서는 귀여워라….”
“하아….  몸의 계약자라는 자가 자각조차 없는 몽마 따위에게 붙들리다니…. 참으로 한심한 꼴이다.”

그리고 그렇게 쾌락에 몸을 맡길 때쯤, 들려오는  다른 목소리.
내가 너무나도  알고 있는 목소리였다.

‘…아용이?’

말을 하려고 하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나는 이제야 내가 신체를 움직일 수 없는 상태임을 깨달았다.

가위? 아니. 좀 다른가?

어쨌거나 처음 경험해보는 신기한 일이었다.

“아잉~! 너무해요오. 따위라뇨!”
“흥! 멋대로 폭주한 주제 입만 살아선…. 지금도 잡아먹으려는 것을 겨우 참고 있으니 감사하도록 해라.”
“어머? 무서워라아~. 제가 먹히게 두지 않을 거죠. 네? 자용씨? 네?”
“쯧….”

그녀는 무서워하기는커녕, 장난기마저 드러낸 목소리로 귓가에 속삭인다.
평소의 그녀라면 상상조차  수 없는 말투에 나는 조금 긴장된 마음으로 눈을 돌렸다.

필사적으로 안구를 움직이자 눈앞에 그녀의 것으로 추정되는 새하얀 가슴이 보였다.
티 하나 없이 새하얗고 깨끗한, 마치 잘 조각된 예술품 같은 이상적인 젖가슴이.

적당히 늘어져 나올 만한 중량감이라 아래쪽에서 슬쩍 보이는 핑크색 꼭지가 당장에라도 혀를 대고 싶을 정도로 귀엽고 먹음직하게 보였다.

“자용씨가 제 젖꼭지를 핥고 싶으신가 봐요.”
“그렇게 일일이 보고하지 마라.”
“네~엥.”

아용이가 심기가 불편한  툴툴거렸고.
꿈속의 탈리아씨는 다시 한번 장난스럽게 받아치시며, 고개를 숙여 나의 얼굴을 감싸 안아왔다.
원하던 대로 말랑하고 쫀득한 돌기가 내 입술 사이를 간지럽혔다.

“하앗…. 움직이기 힘들 텐데. 역시…자용씨. 대단하세요.”

그녀 말대로 아직 몸을 움직일 수준은 아니었지만, 혀나 입술이라면 어떻게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필사적으로 입술을 움직여, 그녀가 나의 귀를 괴롭힌 것처럼 그 핑크색 젖꼭지를 탐미하고자 했다.

먼저 입술로 살짝 깨물어주고 혀끝으로 꼭지 끝을 살살 돌린 후에 마지막으로 앞니를 이용해 다시 한번 살짝 깨무는 거야.

“후우…. 후…. 아아….”

꿈속의 공간에 그녀의 달콤한 신음이 울려 퍼졌다.
얼마나 맛있게 빨았는지, 그녀가 몸을 올릴 때 살짝 보였던 젖꼭지에는 나의 타액이 묻어나 거미줄처럼 늘어지다 끊어졌을 정도였다.

“흐응…저도 더는 못 참겠어요.”

그녀는 달콤하고 끈적하게 녹아든 신음을 흘리며, 나의 머리를 들어 조심스럽게 내려두고는 무릎으로 바닥을 기어 네발짐승처럼 나의 하반신 쪽으로 이동했다.

 꿈에서 자신을 자각한 후 처음 보게 된 그녀의 얼굴.

찰랑이는 머리카락도, 사파이어 같은 눈동자도….
백옥같은 피부도 그대로였지만 한 가지가 달랐다.

그녀의머리 옆에, 마치 산양의 그것처럼 구부러진 뿔이 달려있다.

“…맛있어 보이네요.

내가 그것에 대해 생각하기도 전.
이로 말할 수 없는 쾌락이 나의 남근을 감싸, 사고가 흩어졌다.

“음…츕…하아…츄웁…꿀꺽….”

그녀의 입술과 혀가 단번에 나의 것을 목구멍까지 삼키며 밀어 넣었다.
마치 또 다른 생명체처럼 자유로이 움직이는 혀와 그녀가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느껴지는 끈적하게 달라붙어 오는 입술의 감각이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기분 좋다.

“하아…. 이, 이혀케…츕. 크다니…. 츄윱…쪽. 터히…아플…정도해혀…츄읍.”

그녀는 나의 것을 삼키다 뺐다 하며 말을 이어나갔다.

“하아…하윽…윽….”

이어 뿌리까지 닿도록 삼키는 그녀, 목구멍이 껄떡거리는 느낌이 나의물건에 전해진다.

“흐욱. …헉…컥!”

자신의 의지로 해준다고는  수 없는 과격한 소리가. 그녀의 목구멍 깊은 곳에서 새어 나오고 있었다.

“헤윽…꺽! …꿀꺽.”

마치 구역질을 하는 것처럼.
이물질을 밀어내려고 하는목구멍의 움직임이 그대로 나의 귀두에 전해졌다.
그 어떤 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감각이었다.

‘하지만 뭔가 아쉬워.’

그렇게 생각한 순간 손가락이, 손끝이 살짝 움직인다.
할 수 있을까?

“…흐읍!”

그녀가 나의 음경을 빨며 놀란 듯한 신음을 흘렸다.

몸은 아직 힘이 들어가지 않지만, 아까처럼 필사적으로 생각하면 손목까지는 움직일 수 있게 된 모양이었다.

나는 바로 오른손을 올려, 그녀의 젖가슴을 쥐었다.

“…윽! 으으읍….”

빠르게 고개를 들어 올린 탈리아씨가 괴로운 듯 자신의 손가락을 물고 신음을 삼키는 것이 보였다.

나는 마치 힘 조절을 못 하는 갓난아이가 작은 동물을 꽉 쥐고 마는 것처럼 힘 조절에 실패한 모양이었다.

깜짝 놀라 손을떼어보니 그녀의 가슴은 나의 손자국이 그대로 남아 붉게 멍이 들어 있었다.

‘아….’

진심으로 미안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나는 기분이 좋아지고 싶었다.

“…!”

그 강렬한 감정은 젖가슴을 쥐다 놓은 오른손이 아닌, 왼손에 의해 드러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움직인 왼손이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당겨서는 다시 강제로 나의 남근을 삼키게 한 것이었다.

분명 그녀와 나의 힘의 차이는 명확할 터인데.

꿈속의 탈리아씨는 별다른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나의 손에 이끌린 대로 다시금 남근을 입에 물어 빨기 시작한다.

“츄읍. 츄릅…욱!…하악…츕.”

 깊고.
더 빠르게.
더 안쪽까지.

직전 이상의 쾌락이 누구도 아닌 나의 손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모든 것이 바르게 된 듯한 감각에 다시 한번 등줄기를 타고 올라간 쾌락이.
뇌를 전율시켰다.

허벅지와 배꼽 아래쪽에 뜨뜻미지근한 액체가 느껴졌다.

“흡…하흡…븁…컥….”

나는 그것의 그녀의 눈물이라 깨달았지만, 손을 멈출 생각은 하지 못했다.
미안해요.

조금….

아주 조금만 더하면 끝나니까.

“욱! 우웁…쭉…커흑!”

그녀의 괴로운 듯한 신음이 방안을 가득 채웠다.
이제는 조금 필사적으로 변한 그녀가 입안에서 혀를 돌리며 나의 사정을 원하고 있었다.
표면에서 위아래로 흔들리는 두 개의 입술도 열심히 조여오며 나의 만족감을 상승시켜주고 있었다.

“….”
“욱! 우우웁! 캬흑! 케읔…콜록. 콜록.”

아주 오래간만의 사정.
진하고도 진 사정이 이어진다.

젤리처럼 탱글탱글한 건더기가 그녀의 목구멍을 범하고.
그녀는 갑작스럽게 목구멍 깊숙이 밀려오는 백탁에 당황하여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흘리고 말았다.

“콜록. 콜록.”
“흥! 괴로운가? 반쪽이긴 해도 몽마라는 자가…꼴이 말이 아니군.”

용의 비웃음 소리가 방을 가득 채웠다.
한 번 사정했음에도 깨지 못하고 꿈은 깊어져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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