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5화 〉이래도 괜찮을까용?
그날 꿈속에서.
“그녀는 너한테 생각보다도 많은 것을 숨기고 있는 모양이군.”
“다시 한번 묻지. 그녀를 믿나?”
…그런 질문을 들었을 때.
나는 제일 먼저 차갑고 어둡던 그 동굴 속이 떠올렸다.
잠시 기대었던 벽은 너무나도 습하고 차가워서 뼛속까지 그 시림이 느껴지는 것 같더라.
[당연하다는 듯 이 세상에는 용사가 나타난 것이었다!]
근데 그런 곳에서도 가장 깊은 아래쪽에 네가 있던 것이었다.
진중한 듯 말하려 하지만, 반가워 죽겠다는 분위기를 숨길 수조차 없는 목소리로 말하는 서투른 용이.
[자신이 눈에 보이는 이 세계를 다 삼켜야 만족할 수 있는…세계를 삼키기 위한 태어난 ‘세계의 용’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넌 그때 그 동굴에서 그렇게 얘기했지.
난 사실 그때부터 네가 그리 사악한 존재가 아니라는 걸 느끼고 있었다.
단지 어떤 이유라도 세상을 집어삼키게 둘 순 없으니, 모질게 밀어내고자 했을 뿐.
하지만 너와 지내며 그때 일을 미안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깨달은 것이었다.
너는 내 예상보다도 불안정하지만, 작고 여린 존재라는 걸.
거기서 너를 꺼내주어 다행이었다.
지금도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츕, 츄읍….”
뜨거운 고기로 이루어진 듯한 어둡고 촉촉한 공간 속에서 서로를 핥는 듯한 길고 긴 입맞춤이 이어지고 있었다.
“하아…. 츕…. 하아…. 계, 계약자여 잠, 잠깐만…!”
“안 돼.”
“…뭐, 뭣? 우, 웃기지…핫…젠, 장…하읍…츄릅….”
마치 어미 새가 새끼에게 먹이를 전해주듯, 진한 타액과 혈액을 전해주는 키스.
아용이는 몸을 잔뜩 움츠리며 나의 혀가 자신의 혀와 얽히는 것을 피하려 했지만, 나는 집요하게 파고들어 혀를 섞었다.
내가 그녀의 피와 고기를 입에 대어 감정과 기억을 보았듯.
이번에는 내가 여행하며 느꼈던, 그리고 아용이의 기억을 보며 느꼈던 감정을 그녀에게 넘겨줄 차례였으니까.
“자, 하…츕…자, 잠깐만…자, 잠깐만 하았흐…니까! 으퓹….”
“….”
나는 정성스럽게 봉사하듯 더, 더, 더욱더 진하게 혀를 섞고자 노력한다.
“흡…그, 그러니까…햐앗!”
“….”
“츕…아니. 잠, 내 말 좀…츄룹.”
“….”
“흐읏….”
“….”
마침내 잠잠해져, 행위에 집중하기 시작하는 아용이.
본디 입만 안 열면 세상 미녀였던녀석이다.
물기가 가득한 얼굴로 내 혀에 집중하기 시작하는 녀석을 보니 상당히 흥분되었다.
“흐하…계, 약…쪽…츄릅…츄르릅….”
손과 다리는 움직일 수 없는 상태로 이 세상 누구보다 서투르지만, 나를 따라 혀를 쓰려고 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작은 체구로 폭주한 나를 받아들이느냐 고생하여, 아직도 몸을 움찔 떠는 모습이 안쓰럽고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그렇다. 나는 그녀는 언제나 작고 안쓰럽고 사랑스럽고 안타까운 존재였다.
언제나 그랬다. 이 작은 아이가 무엇을 했다고 그녀를 질타하겠는가?
그녀가 걱정하는 것이 설령 진실이라 하여도 그녀의 본의로 이루어진 것은 아닐 텐데.
“하, 하지만 나는 너에게….”
“그런 이야기는 나중에.”
“햐, 햔되는…츕….”
키스하며…시선을 내리면 그녀의 손은 여전히 내 몸에 들어가 있는 상태였다.
아프지는 않다. 아마 그녀의 육을…검은 용의 고기를 몸으로 받는데 성공했기때문이지 싶다.
“….”
그래도 혹시 모르니 최대한 조심하여, 그녀의 매끄럽고 작은 허리를 끌어안아 꼬리 위쪽 척추를 타고 손을 올려 나간다.
“흡…힛….”
혀가 이어진 채 다시금 몸을 떠는 아용이.
덕분에 녀석의 날카로운 이에 혀가 씹힐 뻔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지만괜찮았다.
이 또한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필시 낯선 감각에 두근거림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 것이리라.
“흡….”
어쩐지 미안해 보이는 표정의 얼굴.
이어 혀를 섞으며 타오르는 듯한 붉은 머리를 조심스럽게 뒤로 쓸어넘겨 준다.
괜찮아. 그런 너도 사랑스러우니까.
이제야 인정해서 미안할 정도다.
진작…. 진작, 진작에 이렇게 하고 싶었다.
내 의지로 정신을 차려 너를 안고 싶었다.
너에게 고백하고 싶었다. 너를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너는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한 매력적인 여자아이임을 너의 귀에 속삭여 주고 싶었다.
그 대신 그런 식으로 너를 상처 준 게 미안할 따름이었다.
네 고민을…고통을 진작 알아채지 못해 미안할 뿐이었다.
이 행위로 네가 이러한 마음을 알아주길 바랄 뿐이었다.
“….”
“햐흐…?”
입을 떼자, 끈적한 타액이 실처럼 늘어짐과 동시에 보이는 너의 녹아내린 듯한 얼굴이 흐릿하게 보였다.
육체적 쾌감은 보통 사람보다 적을 터인데….
이어지는 감각만으로 이렇게 취한 듯 해롱거리는 용이 여기 있었다.
이 얼마나 음란한 용인지. 하프서큐버스 조차 이러지는 않을 터인데.
“…너 코피나.”
“뭬…머? 머뭐?”
“야, 야! 닦아줄 테니까. 손 내버려 둬! 손 내버려 둬!”
코피가 났다는 말에 황급히 내 뱃속에서 손을 뽑으려 하는 느낌이 나서 당황했다.
부끄러운 건 이해하지만, 지금 자기 손을 자기가 어떻게 쓰고 있는지 정도는 기억해줬으면 하는데.
“햐지먀…햐, 캬앗!”
“내가 닦여 줄게 아, 얌전히 좀 있어 보라니까….”
키스도 받아들인 녀석이 필사적으로 도리질 치며, 흐르는 피를 닦아주려는 걸 거부하니.
너무나도 평소의 아용이 답다는 생각에 쓴웃음이 나왔다.
“몸도 못 움직이는 상태면서 어딜 도망가겠다고….”
“그으읏….”
양손이 자유로운 나는 왼손으로 경계하는 고양이처럼 쭈뼛쭈뼛한 녀석의 턱을 잡고 오른손 엄지로 코 아래의 붉은 액체를 훔쳤다.
“너,너너너! 그거 먹기만 해 봐라!”
“뭐?”
내가 이걸 왜 먹냐?
생각도 안 한 거로 갑자기 으르렁거리는 녀석을 보니 어이가 없었다.
“아, 아직은 이어져 있으니까. 지금 이걸 먹으면 네가 키스하면서 한 생각을 알 수 있는 건가?”
“죽을 거야! 그러면 진짜진짜 진짜 저 밝게 빛나는 태양까지 올라가서 몸통 박치기해 버릴 거…다. 못 할 거 같은가?한 번 해보아라. 계약자여.”
“….”
조금 전까지의 노곤 노곤하던 표정은 어디 가고 그새 앙칼지게 변해 협박하는 아용이.
당황했던 말투가 점점 원래대로 변해가는 부분이 당혹스러울 정도로 아용이다워 또 좋다.
“그렇게까지 말하니까. 한 번 핥….”
“샤악! 샤─!”
“농담이야. 자 눈앞에서 슥슥. 닦았어! 봤지?”
아무리 나라도 네 코피를 핥고 싶지는 않아.
핥아 줄 수는 있지만….
“으…. 진짜 진짜 그것만은 안 돼….”
“….”
내가 정신을 차렸다고 제 뿔도 조심하지 않고 나의 가슴에 이마를 대어 고개를 흔들며 말하는 녀석을 보니.
역시 조금 핥아볼 걸 그랬나 생각했지만, 지금 했다간 정말로 태양으로 날아가 버릴 것 같으니 참는 것이 좋았다.
“…응? 그, 그대?”
“….”
이는 그 대신이다.
평소의 너 다운 운 것도 좋지만, 지금은 사랑을 나누는 중이 아닌가.
“서, 설마 또…흡!”
나는 다시 아용이의 턱을 잡고 고개를 올려 입을 맞췄다.
“햐읍…합…츄릅….”
이번에는 바로 내 혀를 따라 움직여주는 아용이.
여전히 서툴기 짝이 없는 움직임이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사랑스럽고….
사랑스러웠기에 흥분했다.
“….”
잔뜩 흥분한 탓일까? 눈은 자연스레 하반신 쪽으로 움직였다.
배에 들어간 그녀의 손 아래, 슬쩍 그녀의 안쪽으로 들어간 나의 남성이 보였다.
계속 삽입되어 있던 상태.
인간형 중에서 가장큰 버전이지만, 그럼에도 평균보다는 훨씬 작은 녀석이다.
작은 키만큼이나 좁은 질내가 이렇게 키스를 하며 혀를 섞을 때마다 움찔움찔 조여오니 내 물건이 다 아플 정도였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눈에 들어오는 것은….
“하아…. 그…그대?”
“….”
붉게 퉁퉁 부어오른 그녀의 대음순과 안쪽에서 흘러나와 나의 허벅지까지 적신 피였다.
내가 그녀의 목을 물어 육을 취했기에 자연적으로 이쪽의 재생력은 떨어진 모양이었다.
“미안….”
“….”
새삼 이성을 잃고 그녀를 문 것이 너무나도 미안해졌다.
고통에 익숙하다고 나에게서 받는 고통이 익숙할 리 없을 텐데.
나만은 너에게 고통을 주어서는 안 되는 것인데….
“그대는 정말…바보…호구 천치다.”
“….”
아용이는 더 이상의 말 없이 고개를 올려 나의 눈가를 핥는다.
따스하고 촉촉한 감촉, 방금까지 섞여 있었던 감촉이 눈가에 닿으며 흐릿한 시야를 깨끗이 해주었다.
“그대 잘못이 아니다. 알고 있지 않은가? 전부 이 몸의 죄임을….”
“아니. 그건 정말 네 잘못이….”
내 말에 아용이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여기서 다시 이 몸의 원죄를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그대의 본능을 자극한 건 애초에 이 몸이 그대 안의 용을 깨워 그런 것이다. 그러니 이 고통은 그대의 잘못이 아니야.”
“….”
다시금 나는 눈물이 흐를뻔했기에 눈가를 닦으며 말했다.
“뺄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니까.
“…아. 그래. 천천히 부탁하마.”
이것은 이어지지 않아도 일치한 모양이다.
아용이와 나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고 나는 몸을 움직여 그녀의 질 깊숙이 들어간 나의 남근을 빼려고 했지만….
“읏….”
“응?”
그녀의 아담한 보지는 나의 물건을 야무지게도 잡아, 놔줄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우선 이 몸의 다리를 빼야겠군.”
“그래도 돼?”
“이 몸의 생명력뿐 아니라. 주변의 생명력을 빌리기 위해서였으나. 그대도 정신을 차렸고 이 몸의 손은 여전히 이어져 있으니…. 괜찮을 것이다.”
그녀는 그리 말하며 “흣….” 하고 마치 출산하는 듯한 소리를 내며, 자신의 다리를 올렸다.
“흐읏!”
“….”
“그, 그대여…? 왠지 안쪽에서 점점 커지고 있다만….”
“….”
불가항력이었다.
마치 자궁 속이 쌍둥이가 된 것 같은 좁은 고기 주머니 속.
움직이고 호흡하며 다리를 들게 할 때마다 피부가 맞닿고 속이 비벼져, 나의 물건을계속해 자극했기 때문이었다.
“….”
“이, 일단 다시 다리부터….”
말은 그렇게 하지만 방금 속에서 움찔한 나의 물건에 힘을 주기 힘들어 보인다.
나 또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뜨겁고 좁은 보지가 움직여 받는 쾌락에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흐…흐읏….”
“후….”
하지만 참는다. 이대로 쌀 수는 없었다.
우리의 첫 경험은 아직 시작도 아니하였으니.
그런 거로 되어 있으니….
“계, 계약자여? 또 뭐, 뭘 하려고…?”
나는 일단 몸을 올려 어깨와 가슴으로 아용이의 등을 고기의 벽에 꽉 붙이듯 압박하고.
고기의 벽에 넣어진 그녀의 두 다리를 안아 올리듯 끌어올렸다.
‘푸, 푹─찍.’ 하는…마치 개펄에 빠진듯한 다리를 올리는 소리가 양옆에서 나오며, 그녀의 분홍색 살 조각이 엉겨 붙은 하얀 두 다리가 천천히 빠지기 시작했다.
“하얏….”
질내가 다시 자극되어 그런 것일까.
눈앞의 음란한 용은 다시금 신음을 시작한다.
“너 진짜 쾌락을 느끼는 빈도가 낮은 게 맞아?”
“크, 큿치마안….”
울상을 지으며 나에게 다시 안겨드는 녀석을 보니 뭐든 됐다 싶어졌다.
그대로 녀석의 무릎 안쪽을 쥐었던 손을 점점 밖으로 빼며 끌어당기자.
마침내 ‘뽁!’ 하는 소리와 함께 아용이의 두 다리가 완벽하게 빠져나왔다.
“뺀다?”
“흐, 흐응….”
아용이는 붉어진 얼굴로 자신의 그 작은 가슴에 침을 뚝뚝 떨어트리며 대답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뱉었다.
“후….”
나는 그것을 대답이라고 봐,조금씩 허리를 비틀며 움직였다.
“흐…흐앗!”
힘겹게 참고 있는데….
작은 질내가 구불거림과 동시에 귀두 부근이 기분 좋게 꺾이며 마치 전류가 흐르는 듯한 감각을 나에게 선사해주었다.
참는 것은 한계였다.
“이, 이몸흐…쟈, 자흉이….”
“참아….”
좀 더. 이를 물고 녀석의 질내에서 나의 것을 뽑아낸다.
마치 녀석과 입을 맞추고 때었을 때처럼 ‘찌꺽’하고 애액이 늘어져 나오는 소리와 함께 뽑히기 시작하는 나의 남성.
그 뿌리 부분에는 이전의 싸질렀던 정액 찌꺼기와 그녀의 내부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피가 잔뜩 묻어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상당한 줄다리기 끝에 ‘쪽’ 하는 소리와 함께 완벽하게 빠져나온 남근.
“읏….”
“흐얏!”
상당히 참고 있던 탓에 나는 그녀의 하얀 배에 자지가 닿음과 동시에 사정하고 말았다.
아용이의 하얗고 반들반들한 배에 정액을 싸 문지르는 느낌은 여태껏 느껴 본 적이 없는 상당한 쾌락이었지만, 목표하던 것을 눈앞에 두고 있었기에 나는 사정감에서 오는 피로와 만족감을 생각할 기운도 없이.
아직들어갈 만큼 딱딱한 나의 물건을 치유가 듣기 시작하여, 본래의 하얗고 아담한 꽃잎으로 돌아오기 시작한 아용이의 입구에 가져갔다.
“하…왜? 왜…엣?”
“응?”
뭘 왜야. 처음부터 이러려고 뺀 거였잖아.
다 이제부터 시작이 아니겠는가?
“아, 아니 하지만…벌써?”
다급해 보이는 듯한 귀여운 물음에 나는 싱긋 웃으며 대답해주고는….
여전히 안쪽에서 나의 정액을 쏟아내는 그녀의 꽃잎을 향해 허리를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