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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9화 〉사자대면 - (5) (89/94)



〈 89화 〉사자대면 - (5)

“내 딸이 자네를 연모하고 있다네. 일루나를 한번 만나보는 건 어떤가? 그냥 이곳에 머무는 동안만이라도 말을 섞어보라는 걸세.”
“……!”

정말 작은 목소리여도 엘프인 그녀들의 귀를 피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들은 때마침 정실부인 발언으로 아직도 언쟁을 벌이고 있었다. 그 덕분에 사브자나 공작의 귓속말을 듣지 못한 것 같았다.

그런데 이인간이 무슨 속셈으로 내게 이러는 걸까?
떡 하니 부인이 둘이나 있는데, 공작이나 되는 작자가 자신의 딸을 첩으로 삼아달라니…….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제가 잘못 들은 건가요……?”
“아니라네. 일루나의 진심을 전해줬을 뿐이라네.”

사브자나 공작은 자신의 옆에 앉아있는 일루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일루나는 고개를 돌린 채로 말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일루나야, 직접 말해보겠니?”
“저, 그게…….”
“허허……. 많이 부끄럽나 보구나.”
“저… 공작님, 호의를 베풀어주시는 건 정말 감사하지만, 어찌 출생성분이 불명확한 저에게 따님을 연결시켜 주시려는 겁니까?”

그의 제안을 거절하고 자시고를 떠나 이해가 가질 않았다.
무슨 꿍꿍이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부터 들었다.

“이미 왕실의 명맥이 흐지부지 된 지금 신분이 무슨 상관인가? 그리고 내 딸이 좋아하는 남자라면 신분의 상하를 막론하고 지원해줄 의향이 있다네. 특히나 자네같이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내 딸에게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아, 아버지이……. 부인 분들도 계신데 이런 얘기는 실례인 것 같아요…….”

사브자나 공작의 이야기를 듣다 못한 일루나가 고개를 돌려 어렵게 말을 꺼냈다.
그녀는 지금까지 제대로 식사도 하지 못한 채로 얼굴을 잔뜩 붉히고만 있었다.
마치 열병을 앓고 있는 모습마냥 위태로워 보이기까지 했다.

“그것도 맞는 말이군. 내가 실례했네. 아무튼 며칠 동안 이곳에 머물러주면서 편히 쉬어주게나. 그러면서 우리 일루나와 이야기도 좀 해보고 말일세.”
“아……. 예, 엄청난 호의를 베풀어주셔서 어떻게 갚아야 할지…….”
“이곳에 머물면서 같이 그 다크엘프를 잡아준다면 그것만한 보답이 없을 거 같네.”

나는 그의 제안을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진심으로 그녀의 마음을 받아주는 건 아니었지만 우선 일루나와 붙어있어야 했다. 어찌됐건 내겐 일루나의 피가 필요했기 때문에 오히려 좋은 기회였다.

예상치 못하게 일은 잘 풀리고 있었다.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저도 같이 힘을 돕도록 하겠습니다. 제 아내들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그렇게 말해준다니 정말 마음이 놓이는군. 안되겠어, 이렇게 기분 좋은 날 가만히 있을 수 없지.”

그렇게 말한 사브자나 공작은 자리에서 일어나 식당 한편에 있는 장식장 쪽으로 걸어나갔다.

“이렇게 기분 좋은 날 그냥 넘어가면 안되지. 어때? 한 잔 하겠나?”

그는 장식장에서 검은 술병 하나를 꺼내 보였다.

“술입니까?”
“그렇다네. 내가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애지중지 아껴오던 술이지. 적어도 40년은 묵은 술이라 맛이 기가 막힐 거라네!”

ㅡ꿀꺽!

나도 모르게 목줄기가 움직이며 침을 삼켰다.

원래 술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이유인즉, 알코올은 근합성의 최대 적이나 다름 없었기에 평소 멀리하고 지내왔었다.

그렇다고 해서 술을 아예 마시지 않는 건 아니었다. 나도 사람인지라 가끔 기분을 내고 싶을 때나 우울할 때 조금씩 마신 적은 있었다. 특히 퇴근하고 와서 박교수를 안주 삼아 캔맥주를 자주 따곤 했었다.

이세계에 와서 술을 마실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었는데, 눈앞에 술이 대놓고 보이자 심각하게 갈등 되었다.

“한 잔 받게나. 아니지, 내 딸 일루나에게 한 잔 받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아, 공작님. 호의는 감사하지만 역시 저는 마시지 않겠습니다.”
“음? 자네 혹시 술을 못하는 건가?”

지금은 적진 안이나 다름 없었다.
그런데 생각 없이 술이나 퍼 마시다니 안될 노릇이다.
마음 같아선 병나발을 불며 코가 삐뚤어지도록 취하고 싶었다.

“아닙니다. 마음은 감사하지만, 제 아내들이 보는 앞에서 공녀님께 술을 받는 행동을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술이 약해서 혹여 공작님께 실수라도 하게 될까 봐 그렇습니다.”
“허허허! 아주 대쪽같은 사내일세! 마음에 들어!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네. 그럼 내가 따라줄 테니, 딱 한잔만 하지 그래?”

ㅡ쪼르륵!

그는 내가 마시지 않겠다고 했음에도 내 앞에 있는 잔에 술을 따랐다.
내가 곤란해하는 표정을 짓자 나의 속마음을 눈치챘는지 입을 열었다.

“정 그렇게 내키지 않는다면 자네들의 부인께 여쭤봐도 되겠는가? 인간보다 현명한 엘프 부인들께서 명쾌한 답을 내려주실 테니.”
“그렇다면 좋습니다.”

기회였다. 그녀들에게 물어본다면 당연히 마시지 말라고 말릴 게 뻔했다.

ㅡ딱!

사브자나 공작은 내가 그의 말에 동의하자 기분 좋아졌는지 손가락을 튕기며 입을 열었다.
평소와 다르게 약간은 흥분한 말투였다.

“현명하시고 고아한 숲의 주인이시여, 제가 부디 그대들의 남편인 리 퀘넬씨에게 술 한잔 대접해도 괜찮겠습니까?”

사브자나 공작은 꽤나 능청스러운 포즈와 제스쳐를 취해가며 익살스럽게 에필리아와 에르딘을 바라보며 물었다. 마치 뮤지컬의 한 장면을 찍는 듯, 양팔을 들었다가 모았다가 요란스러운 손동작을 이어갔다.

“쿡쿡쿡… 꽤 재미있으신 분이시네요? 좋아요, 한 잔 정도는 허락하도록 하죠.”
“감사합니다! 정실부인이신 에르딘님! 아, 물론 이쪽 부인께서도 동의하십니까? 엘프 퀸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아리따우신 에필리아님?”
“에르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다면 뭐……. 좋아요, 한잔 정도까지야 괜찮겠죠.”

뭐지? 어째서 그녀들이 이렇게 쉽게 녀석의 말에 넘어간단 말인가?
내가 분명 이곳에 놀러 온 게 아니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녀석의 알랑방귀에 홀딱 넘어가 버린 것인가?

“자, 그대의 부인들께서 허락하셨으니 마음 편하게 한 잔 하도록 하게나.”
“아… 예, 그렇다면 어쩔 수 없죠.”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그녀들을 향해 무언의 메시지를 눈빛으로 던졌다.

지금 뭐 하는 짓이냐고 말이다.

하지만 그 둘은 실없이 베시시 웃으며 이쪽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따스한 물로 몸을 씻은데다 지금 배까지 부르니 기분이 한껏 좋아져서 그런 걸까?
그녀들은 얼빠진 미소를 지어 보이며 서로 수다떨기에 바빴다.

“후, 잘 마시겠습니다.”
“그래야지. 마시기 전에 내 딸 루나에게 자네가 한 잔 따라주겠나? 자네가 잔을 받는 게 부담스럽다면 공녀에게 술을 대접하는 건 괜찮지 않은가?”
“정… 뜻이 그러하시다면 알겠습니다. 일루나 공녀님 괜찮지요?”
“괜찮다마다요오……. 그냥 루나라고 불러주세요…….”

일루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수줍은 음성으로 대답했다.

나는 끝까지 에필리아와 에르딘의 눈치를 보았지만 그녀들은 이쪽 일엔 관심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ㅡ쪼르륵

나는 하는 수 없이 일루나의 앞에 놓인 잔에 술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투명한 유리잔에 붉은 와인 같은 액체가 절반 정도 차오른다.

“자, 우리끼리만 마실 수 없지. 자연의 멋과 아름다움을 아시는 우리 우드엘프님들, 혹시 한 잔 하시겠습니까? 미천한 인간인 제가 직접 따라드리겠습니다.”

자신이 바라는 대로 흘러가자 더욱 기분이 좋아 보이는 사브자나 공작은 술병을 들고 두 엘프에게 다가갔다.

멍청한 자식, 저 둘은 뛰어난 조사단 출신이라 임무 중에 음주는 절대…….

“술이라… 좋죠, 조금만 따라주세요.”
“저도 적당히 따라주세요.”

어라? 이 녀석들 봐라? 오늘따라 내가 알던 모습과 너무 다른데?
원래 술을 좋아했었나? 친절하게 나온다고 해서 경계심을 거둔 것인가?

당연히 그의 제안을 거절할 줄 알았는데 너무나 손쉽게 승낙해버린다.
잔뜩 들떠 보이는 공작은 그녀들에게도 술을 따라주고 나서 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자신의 잔을 들어 보이며 입을 열었다.

“오랜만에 맞이하는 귀한 손님을 대접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매일 이종족의 침입과 생존만을 강요하던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한숨을 돌릴 수 있게 해준 퀘넬씨와 그의 아리따운 엘프 부인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은 부디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사브자나 공작은 능숙한 말솜씨를 뽐내더니 먼저 술잔을 들어 한 번에 들이켰다.
자신이 준 술에는 문제가 없음을 보여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먼저 마신 것이리라.

이렇게 된 거 나도 조금은 즐겨볼까?
생각보다 딱히 우리를 의심하는 것 같지도 않고……. 계획은 내일부터 실행할 거니까 오늘은 좀 쉬어가도 괜찮을 거 같다.

‘딱 한잔만 하자.’

ㅡ호르륵

경계심을 살짝 거둔 나는 곧장 입 안으로 술을 털어 넣었다.

씁쓸하지만 향기로운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동시에 목구멍을 타고 흘러 들어간 술은 순식간에 온몸으로 퍼져 들었다. 알코올 성분이 혈관을 타고 흐르며 심박수를 올렸고 알딸딸한 기운을 동반한다. 자연스레 점점 기분이 달아오르며 취기가 감돈다.

한 잔만 하고 끝내려고 했던 것이 두 잔이 되고, 어느새 술병을 비울 때까지 마시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술에 취해 필름이 끊길 것 같다고 생각한 나는 마력 운용법을 통해 호흡을 조절하며 정신을 유지하고 있었다.

“우리 가문이 사실은 내가 어릴 적에 말이야…….”

사브자나 공작의 말빨이 생각보다 대단했다.
청산유수인 그의 입담을 듣고 있자니 술이 저절로 넘어간다.

그의 어릴 적 이야기로 시작된 이야기는 끝날 줄 몰랐다.
하지만 그는 술이 취했음에도 귀에 쏙쏙 들어오게끔 다양한 화법을 구사했다.

그는 어릴 적 자신의 아버지를 무척이나 존경하여 그를 닮고 싶어 했다고 한다. 그래서 꾸준히 공부와 엄청난 노력을 해왔었다. 하지만 그가 갓 성인이 되던 해 불의의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혼자만의 힘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왔다고 했다.

“그 불의의 사고가 어떤 일인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으음, 정확하게 말해주긴 어렵지만… 화재사고였다고 알아두게나.”
“그렇군요. 그런 부분에선 제 아내들과 비슷한 경험을 겪으셨군요.”
“그건 무슨 말인가?”

사브자나 공작이 살짝 취한 틈을 타 그의 속내를 알아보려고 떡밥을 던져댔다.

“제 아내들의 고향도 오래 전에 화마로 불타고 큰 피해를 입었다 들었거든요.”
“그런가? 하지만 엘프들의 영토를 쉽게 침범할 수 있는 자는 드물 텐데, 도대체 누가……?”
“레드 드래곤의 침입이라 들었습니다.”
“뭐, 뭐라고?!”

레드 드래곤이라는 말을 꺼내자마자 격한 반응을 보였다.
저번에도 일루나의 힘을 그에게 물어보며 레드 드래곤을 들먹였을 때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오히려 당사자일 수 있는 일루나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그저 풀린 눈으로 그저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을 뿐이다.

“왜 그렇게 놀라시죠?”
“크흠! 아무것 아니라네……. 루나야 괜찮느냐?”

사브자나 공작은 괜히 시선을 일루나에게 돌렸다.

역시 뭔가 숨기는 게 있어 보였다.
그러고 보니 처음 일루나를 만났을 때 공작가문과 레드 드래곤에 얽힌 이야기가 있다고 들은 것 같았는데… 일루나를 통해서라도 확인해봐야겠다.

“예……. 그치만 몸이 불덩이 같이 뜨겁습니다…….”

그녀는 취기 가득한 얼굴을 하면서도 아버지 앞에서 실수하지 않겠다는 일념 하나로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가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하면 꽤나 호되게 혼났기에 그러는 것 같았다.

“피곤하면 먼저 자리를 비워도 좋다.”
“아닙니다, 아버지. 퀘넬님과 조금이라도 같이 있고 싶은 걸요…….”
“허허허, 자네 들었나? 우리 아이가 이렇게 직접 속마음을 얘기를 할 줄은 몰랐네. 평범한 여자아이처럼 이렇게 수줍어하는 모습도 처음 보고 말이야.”
“그게 정말이십니까?”
“그렇다네. 우리 루나는 지금껏 이성에게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네. 게다가 다소 무뚝뚝한 성격이어서 걱정이 많이 됐는데, 이런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이는군. 내가 괜히 자네에게 적극적으로 루나를 소개시켜주려는 게 아니야.”

그는 술에 취했음에도 끔찍하게 자식 생각을 하는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이 사람, 정말로 일루나의 정체를 모르고 있는 건가?
의심할만하면 중간중간 나를 헷갈리게 만들었다.
이것 또한 연기라면 소름이 돋는다.

“그, 그렇습니까?”
“그래. 자네 부인들께는 정말 실례된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내 딸을 생각하는 마음이 앞서서 아까 그런 말을 한 거라네.”
“공작님의 말을 들어보니 이해가 됩니다.”
“자네는 우리 루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이번에는 솔직하게 말해주게나.”
“아, 아버지! 저 좀 밖에서 걷다 오겠습니다.”

그의 직접적인 질문에 일루나가 당황해 하며 말을 끊는다.
그러면서 잔뜩 붉어진 볼을 가리듯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곤 곧장 식당 문을 열고 빠른 걸음으로 빠져 나갔다.

“껄껄! 저렇게 부끄러움이 많은 모습은 정말 살면서 처음이라네.”
“술에 꽤 취한 거 같은데 혼자 보내도 괜찮을까요?”
“걱정되나? 역시 아예 마음이 없진 않은 게로군. 혹시 모르니 따라가주겠나? 부탁일세.”

그는 돌연 진지한 눈빛을 보내며 일루나를 따라가 줄 것을 권한다.
정말로 자신의 딸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맞는지 헷갈린다.
하지만 내일 진행할 계획에 앞서 그녀와 친분을 쌓아두면 나쁠 건 없겠지.

방에서 단둘이 이야기하며 조금 친해졌다고 생각은 했지만, 완전히 나를 신뢰하게 만들기엔 시간이 부족했었다.

“좋습니다. 잠깐 바람 좀 쐬고 오겠습니다.”
“부디 잘 부탁하네.”

나는 고개를 숙여 보이며 자리를 피했고, 일부러 에필리아와 에르딘 쪽으로 걸어가며 그녀들과 눈을 마주쳤다. 그러자 그녀들도 다 듣고 있었다는 듯이 고개를 살짝 끄덕여 보였다.

질투는 나지만 내가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고 있었기에 굳이 말리지 않는 것이었다.

“빨리 다녀오셔야 해요. 여보?”
“퀘넬님 , 술을 마시니 몸이 또 달아오를 것 같네요. 부디 빨리 다녀오세요?”
“뭐, 뭣? 여보라니…….”
“오늘밤 기대라고 있을 테니까 어서 다녀와요.”
“후훗, 퀘넬님 당황하셨나요?”

그렇게 하기 힘들어하던 호칭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에르딘, 그리고 술기운에 발정이 날 것 같다며 나를 유혹하는 에필리아.
그녀들도 술기운이 올랐는지 꽤나 대담한 소리를 내뱉었지만, 순순히 나를 보내준다.

‘오늘밤 기회가 된다면 마정석을 한발 뽑아내도 괜찮겠군.’

왠지 일이 잘 풀리는 느낌과 술기운이 맞물려 마음이 들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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