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화 〉30화
“너는 여기 많이 와 봤어?”
“아니요. 훈련실 이용한 경험은 한 번밖에 없었어요. 가격 대비 효능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그나마 요금이 싼 곳을 알아봤던 게 여기였어요. 알아보기만 했고 온 것은 오늘이 처음이지만요.”
그렇구나.
싼 게 30만 원이구나.
더는 가격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요는 이곳에서 가격 이상의 효과를 거두는 것이다.
스킬 하나를 얻는다면 돈 몇 십, 몇 백만 원 정도야 결코아깝지 않다.
“저에게계발할 수 있는 스킬이 있다고 하셨죠?”
이연화의 얼굴에는 신뢰감이 담뿍 담겨있었다.
“응......”
훈련실에서 타이트한 운동복을 입은-정확히 말하면 헌터용 기능복이다.- 미녀와 마주보고 있다는 것이 요금에 대한 불만을 잊고 하고 의욕을 고취시켰다.
나는 이연화의 쭉 뻗은, 그리고 탄탄해서 보기 좋은 다리를 보고 물었다.
“너 발차기 잘하니?”
이연화는 대답 대신 자세를 잡아 보였다.
꽤 그럴듯한 동작이었다.
마치 전문으로 격투기를 배운 사람이 기술을 선보이기 전에 하는 동작 같았다.
뭘 해도 섹시해 보인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지만.
휘잉-
이연화의 탐스러운 허벅지를 보는 사이 그녀의 다리가 뻗었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녀의전면에 확, 하고 강력한 마나의잔영이 어렸다.
물론 내 쪽을 향해 발차기를 한 것은 아니었다.
눈으로 좇지 못할 만큼 빠른 발차기였지만 나는 솔직하게 말했다.
“잘하네.”
이연화의 발차기 동작은 훌륭했다.
그리고 일단은 이것으로 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헌터의 능력은 그 동작의 정교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니까.
겉보기에 아무리 화려해도, 그 동작을 하는 헌터의 등급이 낮거나 사용하는 것이 스킬이 아닌 통상기라면 그 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내가 확인한 것은 이연화가 기초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과-이 정도로 동작이 깔끔하다는 것은 그녀가 각성 전에도 태권도 같은 무술을 단련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그런 경우 당연히 각성 후 싸우는 데 도움이 된다. 전혀 상관없는 클래스로 각성하지 않는 한은- 자신의 피지컬적인 장점을 사용할 줄 알고, 본인 클래스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 보인다는 사실이었다.
“게이트 안에서도 그렇게 싸우는 거지?”
“네, 제가 사용하는 주된 기술이 발차기입니다. 혹시 파티장님이 말씀하신 스킬도 발차기와 관련이 있나요?”
이연화는 훈련하는 것이 공적인 일이라고생각하는지 나를 오빠 대신 파티장님이라고 불렀다.
좋은 자세다.
새삼 언급하지만 만약 내가 전에 파티를 운영할 때 파티원들이 전부 이연화만 같았으면 망할 일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
“응.”
나는 칸나가 ‘스피닝-킥’을 사용했던 때를 떠올렸다.
그리고 최대한 그때의 느낌을 살려 이연화 앞에서 재연해보였다.
쿵-
“......”
뭔가 뻘쭘한 공기가 휙 하고 지나갔다.
‘될 리가 없지.’
클래스가 전혀 다른 내가 칸나의 스킬을 흉내낸다고 해도 그게 생각만큼 잘 될 리가 만무했다.
내가 내 동작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상당히 꼴사나웠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까...... 몸을 회전시켜 그 힘을 이용해 상대를 내려찍는 건가요?”
오......
역시 성격이 좋고 진지한 이연화는 내 꼴사나운 재연 속에서도 핵심을 잘 짚어냈다.
“한 번 해볼래?”
내 말에 이연화가 다시 자세를 잡았다.
그녀가 긴 다리를 휘둘러, 내가 했던 것과 같은 동작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자세로 발차기를 했다.
쿠웅-!
바닥을 울리는 기세도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뭔가 다른데?’
미묘하게 다른 것도 아니고 많이 다르다.
아마도 재연하는 사람이 잘못된 거겠지.
내가 입으로 설명을 해도, 아무리 동작을 고쳐 보이려고 해도 이게 잘 될 리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했는데, 그것보다는......”
일단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어서 내가 할 수있는최대한으로 칸나의 스피닝-킥에 근접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하지만 이연화는 여러 차례 반복하는 동안 한 번도 실제 스킬과 똑같은 동작을 해 보이지 못했다.
오히려 점점 더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헉, 헉.”
이연화는 훈련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다.
아마도 내게 잘 보이려는 생각으로 필요 이상으로 훈련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았다.
이 상태라면 괜히 그녀를 무리만 시키고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들었다.
하지만 내 눈에는 보였다.
그녀의 정보창에 개발 가능한 스킬로 ‘스피닝-킥’이 적혀 있는 것이.
시스템이 잘못될 리가 없으니, 무리를시켜서라도 이연화에게 스킬을 개발케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훈련하러 나오지 않았을 때는 모르겠지만, 일단 시작하고 나자 더 욕심이 난다고 할까?
내가 설명을 하고 자세를 교정해주면 이연화가 그 동작은 선보이는 식으로 계속 훈련을 이어나갔다.
스킬을 얻으려는 것이니 적당히 마나를 조절할 수도 없었다.
어느 순간에 터질지 모르니 최대한마나를 실어서 하나하나 동작을 해야 한다고 할까?
열심히 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시간이 넘도록 효과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이런 상황인데도 이연화는 결코 나를 의심하거나 대충하는 기색이 없었다.
내가 다리를 앞으로 뻗고 있는 이연화의 자세를 봐 주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힘이 빠진 그녀가 뒤로 넘어졌다.
거기 얽혀 나도 그녀의 몸 위로 넘어졌고.
쿠당탕!
훈련에 집중했을 때는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오늘 이연화는 정말 섹시했다.
이미 몸을 섞은 사이이기 때문에 나는 그녀의 벗은 몸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운동복을 입은 이연화는 그것과 전혀 다른느낌으로 섹시했다.
“죄송합니다!”
그녀는 즉시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힘이 너무 빠져서인지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이럴 때는 쉬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
마나가 바닥난 거니까 천천히 그것을 회복시키는 수밖에.
그것과 별개로 나는이연화의 위에서 일어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연화도 그렇겠지만나 역시 생각대로 훈련이 진행되지 않아서 스트레스를 받았던 걸가?
이렇게 몸이 포개져 있다 보니 저절로 힐링이 되는 느낌이었다.
나는 그녀의 위에서 더욱 강하게 몸을 짓눌렀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그녀의 왼쪽 가슴을 말아쥐었다.
“흑!”
이연화가 얼굴을 붉히고 빤히 바라보았다.
나는 참을 수가 없어서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쭙쭙, 쭈웁, 쭙.”
우리는 그렇게 정신없이 키스에 빠져들었다.
그때였다.
벌컥, 하고 훈련실 문이 열린 것은.
직원이 약간 골이 난 표정으로 우리에게 말했다.
“여기서 애정행각 하시면 안 되요.”
직원은젊은 여자였는데 뭔가 우리에게서 질투를 하는 듯한 기색이 있었다.
“아, 죄송합니다.”
퍼뜩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 훈련실 안에서 CCTV가 설치되어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비싼기기들이 설치된 공간이고 헌터들이라면 무슨일이든 할 수 있으니 감시장치는 필수일 것이다.
예를 들어 인벤토리에 넣은 뒤에 튀어버리면 잡아낼 수 없는 것이 헌터의 도둑질이었다.
그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이연화와 애정행각을 하려고 했다니, 자제력이 부족해도 너무 부족하지 않았나 싶었다.
이연화와 나는 떨어져 앉은 채로 각자 부끄러운 표정으로 바닥을 보았다.
하지만 한 번 애정행각을 시작한 이상 그것을 의지력으로 억누른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미 여러 차례 경험한 것처럼 헌터와 헌터 간의 성행위는 굉장한 쾌감을 자아냈다.
이것은 마약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모든 헌터들이 다 궁합이 잘 맞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오히려 마나 협응성이 떨어질 경우 통증까지 유발한다고 하지만, 그런 의미에서 이연화와 나는 무척 궁합이 잘 맞았다.
“저……”
침묵하고 있던 이연화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응?”
“저희…... 차에 잠깐 다녀올까요?”
당연히 내놓은 비용이 있으니 그 시간만큼은 훈련을 해야 할 것이었다.
그리고 이 상태에서 훈련을 끝낸다는 것도 굉장히 찜찜한 일이고.
그래서이연화가 생각해 낸 게 차에 잠깐 다녀오는 것인가 보았다.
“그, 그럴까?”
나는 그녀가 좋은 생각을 해냈다고 생각했다.
일단 지금은 한 번 풀지 않으면 도저히 훈련을 이어갈 수 없을 것 같았으니까.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급히 몸을 일으켰다.
손을 잡은 채로 훈련실을 나갔다.
“저희 잠깐 나갔다 올게요.”
직원은 이런 일이 아주 흔하다는 표정으로 “알겠습니다.” 하고 담백하게 대답했다.
“훈련실 비워 둘게요.”
이연화와 나는 차로 돌아갔다.
앞좌석에 앉지 않고 일부러 뒷좌석으로 갔다.
평일 오전이라주차장에는 자동차만 많이 세워져 있을 뿐 사람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하기야 설령 사람이 있다고 해도 지금 우리 눈에 그런 게 들어올 리 없었지만.
나는 다시 이연화와 키스를 했다.
그녀의 상의 아래로 손을 집어 넣어서 풍만한 가슴을 주물렀다.
스포츠 브라가 가로막고 있었지만, 재질이 좋아서 그런지 이 상태로도 충분히 주무르는 맛이 있었다.
이연화가 바지를 벗으려고 하기에 내가 저지했다.
“잠깐만.”
“네?”
나는 그녀의 바지와 팬티를 허벅지까지만 내렸다.
애써 코스프레를 했는데 활용하지 않으면 아깝지.
그 상태에서 삽입을 했다.
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