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7화 〉27 (27/105)



〈 27화 〉27

그렇게 한참을 자다가 나는 눈을 떴다.

방문을 열고 화장실을 향했다.


맥주를 많이 마신 탓인지, 한참을 변기앞에 서 있었다.

오줌이 튀었다.

여자들만 사는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변기에  오줌을 닦았다.

아까 내 지퍼를 내리던 영은이가 생각났다.

조용히 영은이 방으로 갔다.


방문에 귀를 댔다.


아무 소리도 안들렸다.

방문을 열고 싶었지만,

되돌아 왔다.

다시 잠을 청했다.

누군가의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발소리가 가까워 졌다.

내 방문이 열렸다.


어둠속에 영은이가 보였다.

영은이는 내 침대 속으로 들어왔다.

내 귀에 속삭였다.

"선생님 깨있는 거 알아요..."

나는 눈을 떴다.

영은일 바라봤다.

"선생님 나 사랑하는 거 맞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영은이는  얼굴을 왼손으로 잡고, 입술을 포갰다.


향긋한 냄새가 났다.

달달한 영은이의 혀가 들어왔다.

나는 가만히 받아주었다.

영은이는 내 손을  자기 잠옷 안으로 가져갔다.


보드라운 가슴이 느껴졌다.

영은이는 몸을 일으켜, 잠옷 상의를 벗었다.


어둠속에서 영은이의 몸은 움직이는 조각상처럼 아름다웠다.

영은이는 이불 속으로 들어와 내 팔로 자기 몸을 감싸게 했다.


"사랑해요 선생님..."

나는 팔에 힘을  안았다.

영은이의 손은 어느새  바지 안에 들어와 있었다.






"선생님 좋았어요?"

영은이  귀에 속삭였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영은이는 내 얼굴에 뽀뽀를 하고 방을 나갔다.

나는 혼란스러웠다.



방금전 검은 물체가 영은이가 맞는  의심스러웠다.


그렇게 고민하다 잠들었다.




누군가 내 귀에 속삭였다.

"선생님...주무세요...?"


나는 눈을 떴다.


어둠 속에서 어머니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발목은 좀 괜찮으신가 하고..."


어머니가 내 귀에 속삭였다.

"네...잠을 자니까 괜찮은거 같아요..."

"다행이네요...걱정이되서 와 봤어요."

"감사합니다."

"그럼...편안히 주무세요..."

"네..."

어머니는 방문 쪽으로 걸어가다가 발걸음을 멈췄다.


다시 내게 걸어왔다.

"혹시...영은이하고 오늘 무슨 일 있엇어요?"

나는 잠시 생각했다.


사실대로 말  순 없었다.


"아니오..."

"아...나는 혹시나...제 착각이었나봐요..."


"무슨..."


"난 오늘 혹시 영은이가...아니에요..."


"네..."


어머니가 내게 아주 가까이 와 속삭였다.

"오늘 선생님 아주 섹시해요..."


내 귀에 바람소리가 들렸다.

"자기도..."

말이 헛나갔다.

아니 진심을 숨기지 못 했다.


삼십대 한창 물이오른 여체 앞에서 나는 마음이 설렜다.

그녀의 나이트 가운이 방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녀는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


창으로 들어온 가느다란 불빛에 그녀의 몸이 어릿 어릿 비추었다.

알맞게 처진 가슴의 곡선이 아름 다웠다.

터질듯 흔들리는 엉덩이 아래로 곧게 뻗은 긴 다리가 내게 다가 왔다.


그녀는 이불을 걷어내고 내 위에 엎드렸다.

 입술을 훔쳤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혀가 내 입속으로 들어왔다.


나는 달콤한 혀의 움직임에 가벼운 화답을 했다.


낮은 신음 소리가 그녀에게서 흘러나왔다.

"그동안 많이 보고 싶었어요..."


"저도 보고 싶었어요..."

그녀는 내 셔츠를 벗겼다.


적당히 풍만한 그녀의 가슴이 내 가슴위로 포개졌다.

머리카락이  코를 간지럽혔다.




그녀는 입에 손가락을 가져가 조용히 해야한다는 표시를 했다.



결국 우리는 높은 산을 여러번 넘었다.

그녀는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자기야...사랑해..."

"나도...사랑해..."


나는 머릿속이 복잡했다.


선은 한번 넘기가 어려운 것이다.


한번 넘어가 그 맛을 보면, 중독이 되어 헤어나오지 못한다.

그녀의 몸은 중독이었다.


어린 여자들과 다른 맛을 가진 마약이었다.

날이 밝았다.


어머니가 끓이는 된장찌개 냄새가 났다.

부엌이 소란스러웠다.


나는 방문을 열었다.

"아니...영은이가 선생님 아침을 한다고 이렇게 소란이네요..."

어머니는 식탁에 앉아 영은이가 하는 것을 보기만 했다.


영은이가 나를 보고 웃었다.

"선생님... 머리가...미술 하는 애들 같아요...히히.."

나는 화장실로 가 내 머리를 확인했다.

반쪽은 하늘로 올라가고 반쪽은 딱 붙은 머리...


나는 물을 묻혀 머리를 정리하려 했다.

정리가 안되었다.

샤워기로 머리를 감았다.

수건으로 머리카락의 물기를 닦고, 식탁으로 걸어갔다.


발목에 통증이 크지 않았다.

"선생님 여기 와서 찌개랑 밥드세요...각시가 해 주는거...히히"

나는 멋적은 표정으로 어머니의 얼굴을 살폈다.

영은이가 이끄는 대로 자리에 앉아 숟가락으로 찌개를 떴다.

맛이 나쁘지 않았다.


"어때요...?"

"맛있어...고마워...잘 먹을게..."


"그거 말고 뭐   없어요...?"

"무슨..."

"보통 아침에 찌개 맛보면...뽀뽀해 주고 그러던데..."

"그래 고마워..."

어머니는 쓴 웃음을 지었다.


우리는 그렇게 영은이가 차린 아침을 먹었다.


나는 그곳을 나와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피곤했다.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잠을 잤을까...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벨을 누르지 않고 문을 두드리는 것이 불길했다.

문에 있는 구멍으로 밖을 봤다.

범상치 않은 체격의 두 남자가 밖에 있었다.


"야...너 안에 있는거 아니까 좋은 말 할때 나와라..."

'쿵 쿵쿵 쿵 쿵...'


나는 겁이 났다.


대답하지 않고 내 방으로 기어들어왔다.


밖이 조용해졌다.

심장이 두근 거렸다.

우리집을 찾아올 사람이 없었다.

더군다나 깍두기 같은 사람이 나를 왜...?


돈을 빌린 일도 없다.


영은이가 대학에 합격했을때


나는 오천만원을 받았다.



그 뒤로 나는 애써 과외할 필요가 없었다.

누굴까...

문밖이 다시 소란해졌다.

쇠가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기계소리가 들렸다.


문이 열렸다.

열린 문틈으로 커다란 절단기가 들어왔다.


안전고리 체인을 끊었다.

나는 그것을 보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수고했어요...얼마? 삼만원 주면 되나?"


"이만 오천원만 주세요..."


"잔돈 없죠...그냥 오만원 받아요...수고 했어요."

"감사합니다."


열쇠공을 보내고 그 깍두기 머리 둘은 내게 다가왔다.


그들은 신발을 신은채 내 앞에 섰다.

"아...이 쥐새끼 같은놈...너때메 오만원 썼잖아."

나는 두려움에 떨었다.

키가 더 큰 한명이 앉아 있는 내 얼굴을 돌려차기로 정확히 가격했다.

나는 섬광을 보고 엎어졌다.

다른 한명이 나를 일으켜 세워 잡았다.

 복부를 가격했다.


나는 토할 듯한 통증을 느꼈다.

또 가격했다.

눈물과 콧물이 났다.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했다.

불이 번쩍였다.

다시 복부를 가격했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나는 바닥으로 쓰러졌다.


둘은 구둣발로 나를 밟았다.

나는 머리를 감싸고 몸을 웅크렸다.

빨리 끝나기를 기다렸다.

기대와 달리 구타는 계속되었다.


한참을 밟더니,

이젠 나를 축구공처럼 걷어차기 시작했다.


갈비뼈가 부러지는 느낌이 들었다.

숨을 쉴  없었다.

분이 안 풀리는지,

한명이 밖에서 각목을 구해 왔다.


나는 속절없이 맞았다.

그렇게 맞기를 얼마나 했을까...

"너 미쳤냐...너 정말 죽고 싶어?"

"......"

나는 그들이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대답할 힘도 없었다.

"아가야...내가 미안 하다...오늘 이렇게 널 때린건..."

"......"

"다 네 목숨을 살리려고 그런거다..."


"......"


"너나 나나, 목숨은 하나니까 잘 간수하자...알았냐..."


"......"


"확 발모가지를 따버릴라다가...내가 불쌍해서 그건 참는다..."


"......"

"앞으로 공부 열심히 하고...다시는 영은이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마라..."


"......"

나는 의문이 풀렸다.

그들은 동생들이었다.

어머니와의 관계때문인지 영은이와의 관계때문인지 나는 그들의 눈에 걸렸다.


"이건 치료비 해라..."

한명이 오만원권 다발 하나를 내 앞에 던졌다.

둘은 현관문을 닫고 밖으로 나갔다.


나는 서러움에 복받쳐 울었다.

엉엉 소리 내어 울었다.

왜 나는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가...





나는 택시를 타고 병원에 갔다.

여러곳에 문제가 있었다.

코뼈가 부러지고, 갈비뼈 4개가 부러졌다.

팔과 다리, 그리고 안와에 골절이 있었다.

나는 병원에 입원해  정밀한 검사를 받고, 코뼈 재건 수술을 하기로 했다.


학교에는 갈 수 없었다.

분했다.


스물 네살의 어린 나이로 내가 직접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 분함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로,


사촌형님께 전화를 했다.

"야 .너 오랜만이다.  나쁜 새끼야. 친척들 모임에도  나오고 그래야지 얼굴을 보지...군대는 잘 다녀왔다면서.인제 사법고시 보고 검사 되냐?"


"네...아직 시험은 보게 될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우리 집안에 검사하나 있으면 좋지. 누가 하겠냐...머리 좋은 니가 해야지. 근데 어쩐 일이야?"


철용형님은 집안에서도 아주 특이한 분이었다.

우선 형님은 부모의 유전자가 긍정적으로 씨너지를 이룬 케이스였다.


형님의 아버지 즉 큰아버지는 전국 씨름 대회를 석권하신 분이었다. 옛날 사람인데도 180이 넘는 장신이었다. 또 작은 어머니는 80키로 쌀가마니를 두개씩 짊어지시는 분이었다. 성격또한 다혈질이여서, 남자들도 쉽게 말을 걸지 못했다.


형님은 키가 173정도로 크지 않았다. 하지만, 힘으로 할  같으면, 호남에서 최고라고 했다. 동전을 두손가락으로 휠 정도였다. 형님은 어릴 적 부터, 태권도 유도 합기도 등 운동을 했다. 운동보다 중요한 것은 깡이었다. 멘탈이 현실계의 사람이 아니었다.

친척들에게 들은 일화가 있다.


형님이 다섯살때. 이미 수없이 반복되는 사고에 격분한 큰아버지가 벌을 내리셨다. 한겨울에 팬티바람으로 얼음위에 서있기. 큰아버지는 금방 잘못했다고 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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