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2화 〉32 (32/105)



〈 32화 〉32

앞니에 고추가루 낀게 보였다.


"간단한 교정이긴 한데..."


"너 교정도 해?"


"응"


"잘됐다.  전화번호좀 알려줘..."


나는 메모지에 전화번호와 치과 이름을 적어주었다.


"야. 여기 답답한데 우리 나가자."


그녀는 그 큰 샤넬가방을 들었다.


 손을 잡고 장례식장 밖으로 나갔다.

우리는 병원 휴게실에 앉았다.


나는 캔커피를 두개 뽑아 하나를 그녀에게 주었다.


"그 남자 그날 이후로 또 만났어?"

"누구?"

"나랑 모텔 갔는데, 나 화장실에 있고...너 옆방 남자 불렀잖아..."

"아...얘는 먼 얘길...백만년전 얘길 하고 그래..."

"......"

"보긴 뭘 또 봐...한번 했음 그날 그렇게 끝이지..."


"그랬구나..."


"그렇긴 뭘 그래...니가 잘했음...내가 그랬겠냐?"


"......"

"왜 아쉬워? 지금은 진짜  돼? 오늘 함 확인해 볼까?"

그녀의 쌍커플 아래로 실핏줄이 보였다.

그녀는 내 옆으로 다가와 내 다리를 주물렀다.

"와...실하네."

그녀는 시한 폭탄이었다.

시한폭탄 앞에서 내것이 반응했다.

내 삶에서 두번다시


그녀 같은 캐릭터는 만나지 못할  같았다.



그녀는 내 손을 잡고 병원 건물 밖으로 나갔다.

택시가 병원 앞에 늘어서 있었다.


제일 앞 택시의 뒷자석으로 들어갔다.


"이 근처에서 젤로 시설 좋은 모텔이요~"

나는 얼굴이 화끈거렸다.

"왜 부끄러워?"

나는 룸미러로 택시기사와 눈이 마주쳤다,

택시기사가 웃었다.

"좋으시겠어요.."


"그럼요. 나랑 하면 좋죠. 내가 잘하니까."


택시기사는  말을 잃었다.

택시기사는 경계의 눈빛을 했다.


룸미러로 ,

내게 탈출하라는 사인을 보냈다.

나는 탈출하지 않았다.


택시는 모텔 앞에 섰다.


"잔돈은 아저씨 가져요~"


그녀가 계산을 하고, 우리는 택시에서 내렸다.


"좋은 시간 되십시오~"

택시기사는 나와 마지막으로 눈을 마주치며 인사했다.


그는 엄지 손가락을 들었다.

택시는 떠나갔다.


우리는  모텔로 들어갔다.


그녀가 계산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녀는 내게 엉덩이를 바짝 붙였다.

상중에 이래도 되나 싶었다.

방에 들어가자 마자,


그녀는 내가 보는 앞에서 옷을 벗었다.

이때까지 한번도 보지 못한

진짜 모델의 몸매였다.

내것은 금세 반응했다.




폭탄 타이머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의 몸을 보고 숨이 멎었다.

173~4 정도되는 큰 키에 군살 없는 볼륨감.


한채영보다 더 굴곡이 심했다.


그녀는 어릴적 말라깽이가 아니었다.


부룩쉴즈라는 오래된 영화배우가 떠올랐다.


그녀의 정돈되지 않은 아랫쪽 털은 내것보다 무성했다.


긴장 되었다.

하지만 나도 군대 가기전 175, 58키로의 몸이 아니었다.

운동을 열심히 한 덕에 84키로의 몸이 되었다.


심호흡을 했다.

"야  긴장하는  같다."

"이쁜 몸 보니까 떨려?"

사실 떨렸다.

"뭐해? 벗어."


나는 옷을 하나씩 벗었다.

"오...크네 ...좋아."

"......"


"이리와 이제."

나는 침대로 다가가 그녀 앞에 섰다.

"오우..."


그녀는 힘이 셌다.

금세 나는 긴장되었다.


그녀는

나를 어일 나이 다루듯 하였다.
그녀가 다리로 내 허리를 감쌌다.


기싸움에서 밀리기 싫었다.

내가 기필코 설욕을 해야 했다.




그녀가 몸을 떨었다.


드디어...설욕했다.



그날 당했던 치욕이 떠올랐다.


쪼다.

눈물이 났다.


더 세게. 더 세게. 더 세게

 몸의 근육이 터질것 같았다.

행복했다.

나는 수건으로 그녀의 배를 닦아 주었다.

그녀는 눈을 감고 있었다.

나는 그녀 옆에 누웠다.

우리는 말이 없었다.


"우리 같이 씻을까?"


그녀가 입을 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욕조에 같이 들어갔다.


거품이 일었다.


"야..이거 쓸만해...아주 좋았어..."

"나도 좋았어..."

"나  자주 보고싶어 졌어...니가 연락하든지...내가 연락하든지..."


"그래."


"너 무슨 운동해?"

"그냥 짐에 가서 무게 들고 그렇지 뭐."


"좋아...그거 계속 해라..."


"그래."

"지금 갑자기 떠올랐는데...내가 너한테 색다른 경험 시켜줄 수도 있어."


"뭐?"


"나중에 말 해줄게..."

"그래."


"너 성용이한테 또 갈거야?"

"응 그래야 할거 같아?"


"언제?"

"인제 가봐야 하지 않을까?"

"그래...오늘은 이제 헤어지자...내일이라도 서로 콜하면 만나는 거야...알았어?"


"알았어..."


나는 완전히 설욕했다고 생각했다.


뿌듯했다.


나는 모텔을 나와 택시를 탔다.

502호롤 올라갔다.

"저녁은 먹었어?"

"응. 먹었어..."


"좀 괜찮아?"


그녀가 나를 돌아봤다.

"응. 어디 갔다왔어?"


"응. 사우나좀 하고 왔어..."

"안 피곤해?"


"좀 피곤한  같기도 하고..."


"저기 간이 침대 있어 눈좀 붙여."

나는 간이 침대를 꺼내 누웠다.


"하찬인 봤어?"

"응."


"많이 닮았지?"


"응."

"성용아빠나 삼촌이 눈치 안 챘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아도 좀..."


"난 아래 안 내려 가려고...내려 가서 성용이 사진 보면 더 우울해 지고...사람들 앞에서 실수하는 거 보이고 싶지 않아"

"그래...어머니들이 자리 안 지키는 경우가 많데...하고 싶은 대로 해."

"고마워."


"고맙긴."

"자기야 나좀 와서 안아줘."


나는 간이 침대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를 안았다.

입을 맞췄다.

그때 누군가 병실 문을 노크했다.






나는 급히 뒤로 물러났다.


"네 들어오세요..."

동생분이었다.

"언니 좀 어때?"


"응 많이 좋아졌어."


"하찬이랑 하은이 재워야 하지 않을까?"


"그래 네가 데려갈래?"

"응"


"그럼 내려가 봐 지금."





동생분은 그녀와 나이차가 12살이 났다.


내가 처음 봤을때가 스물 세살.


여대생이었다.


그분은 국문학을 전공한 문학도였다.

지방신문 신춘문예에 장려상을 받은 적도 있었다.

그 뒤로  도전을 했는지는 모른다.

독신주의자로, 평생 남자친구가 없었다.

채시라와 비슷하게 생긴 미녀가 평생 솔로였다는게 의문이었다.


그분은 항상 언니를 돕는 착한 동생이었다.

그 착한 동생은 수녀같은 생활을 하고 있었다.


예쁜 얼굴에는 늘 그늘이 있었다.







"나도 집에 다녀올게요."

"그래. 그렇게 해..."

"같이 나가실래요? 저도 아래에 가서 인사드릴게요"

"그래 같이 가자."




나는 502호를 나와 그분과 함께 장례식장으로 갔다.


손님들이 제법 와 있엇다.

아버지와 삼촌은 바빴다.

나는 동생분과 함께 성용이 사진 앞으로 갔다.

"많이 바쁘시네요.  내일 또 올게요."


"그래 고생했다."

동생분은 성용이 사진 앞에서 먼저 기도를 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인사했다.


"오늘 늦게 와서 죄송해요. 내일 와서 좀 도와 드릴게요."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애들은 어디 있어요?"

"쪽방에서 잠들었습니다."

"집에 데려가는  좋겠어요. 내일 데리고 다시 올게요."

"네. 그렇게 하십시오. 근데 잠들어서 어쩐다...깨워야겠지요?"


내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제가 하은이는 안고 차까지 갈게요...하찬이만 깨우면 될거 같아요."

"그래 니가 수고좀 해라."

나는 쪽방으로 가서 하은이를 안았다.

동생분은 하찬이를 깨웠다.


"하찬아 집에 가서 자자."


나는 주차장까지 하은이를 안고 갔다.

하찬이는 졸면서 걸었다.


동생분이 하찬이를 부축했다.


하찬이는 차 뒤에 타자마자 잠들었다.

동생분이 하찬이에게 벨트를 매 주었다.

나도 하은이를 조심히 뒷자석에 앉히고 벨트를 맸다.

"집에 가면 하은이를 안아 옮겨야 할텐데...제가 옮겨드릴게요."

나는 바로 조수석에 타고, 벨트를 맸다.


동생분은 운전석에 타고 차 시동을 걸었다.

"네가 없었으면 힘들 뻔 했다."

"아니에요."

동생분은 악셀을 밟고 차를 움직였다.


악셀 위에 동생분의 운동화가 보였다.

그 위로 하얀 종아리가 흔들렸다.

동생분은 실내등을 껐다.


"어머니가 많이 힘드신가봐요."

"응 그렇지 아무래도. 나도 마음이 마음이 아니야. 실감이 안돼."


"저도 그래요."


차가 과속방지턱을 넘었다.

그분의 치마가 펄럭거렸다.

나는 뒷좌석의 아이들을 봤다.


그대로 있었다.


"언니가 너를 많이 의지하나봐."

"네. 저도 어머니를 많이 의지해요."

"그래. 너처럼 착한 아들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

"너도 알지만 성용이가 솔직히 사고도 많이 쳤잖아. 언니가 힘들어 했어."

"네...그랬군요."

"너랑 비교하면서 착한 아들 있으면 좋겠다고 했어."

"네.."

동생분은 요금소에 차를 세우고 주차비를 냈다.

"장례식장 쓰면 공짜 아닌가요?"

"글쎄, 나중에 정산해 주는 건가...잘 모르겠네."


"그 영수증  보세요. 내가 내일 원무과 가서 알아볼게요."

동생분은 내게 영수증과 카드를 넘겼다.


손이 부드러웠다.


병원 정문을 나서자 마자 편의점이 보였다.

"잠시만요..편의점에 뭐 살게 있어요."


동생분은 길가에 차를 멈췄다.

나는 편의점에 들어가 쵸콜렛과 음료수를 샀다.

동생분은 다시 운전을 시작했다.

"아침햇살 아님 초록매실 뭐 드실래요?"

"내꺼도 산거야?"

"그럼요."

"아침햇살 할게."

나는 뚜껑을 따서 동생분에게 건넸다.

동생분은 한손으로 한모금 마셨다.

차가 흔들리며, 동생분은 음료수를 흘렸다.


동생분은 한 손에 여전히 음료수를 들고 있었다.

나는 티슈를 찾아 동생분의 치마와 다리를 닦았다.

동생분은 다리를 모았다.


치마가 들어올려져 허벅지가 드러났다.


"괜찮아."


"나중에 끈적거려요."

"내가 운전이 좀 그렇지?"

"아니에요. 잘 하시는데요."

나는 음료수를 받아 뚜껑을 닫고 음료수 홀더에 넣었다.

"드시고 싶으면 말씀하세요."

"그래..."


나는 초콜렛 상자를 뜯었다.


안쪽에 개별 포장된 초콜렛이 나왔다.

"피곤할땐 초콜렛이 최고에요...하나 드세요."


"응 그래...고마워"

"내가 까서 입에 넣어드릴게요..또 흘리실까봐 걱정되네요"


"안 그래도 되는데..."


나는 껍질을 까서 초콜렛을 그분 입에 넣었다.

손끝에 입술이 부드럽게 느껴졌다.

늦은 밤, 차는 막힘 없이 달렸다.


사장님이 사는 아파트 주차장에 도착했다.

잠실에 새로 지어진 고급 아파트였다.


동생분이 하찬이를 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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