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1화 〉41 (41/105)



〈 41화 〉41

차가 출발했다.

곧 들판이 펼쳐졌다.

차는 한참 들판을 달렸다.


숲이 나타났다.

차는 숲속으로 들어가 더 한참을 달렸다.


교도소 건물이 나타났다.

오렌지  죄수복을 입은 이들이 운동을 하고 있었다.


나는 두려웠다.

저들과 잘 지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나를 그곳까지 호송한 사람들은 교도관이었다.

그들은 나를 앞세워 내렸다.

멀리서 얼굴이 지저분한 죄수들이 휘파람을 불었다.


나를 환영하고 있었다.

교도소에서도 검사들이 이어졌다.

그들은 내 물건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항문에 내시경 같은 것을 집어 넣어 검사 했다.




경찰서에서나 교도소에서 제복입은 그들의 표정은 늘 굳어 있었다.


내겐 알몸이라는 수치감도 희미했다.


항문에 내시경이 들어왔을땐

흥분감 마저 살짝 들었다.



나는 옷을 배급받고 재소자 방으로 안내되었다.

재소자들이 난리가 났다.

새로운 아시안을 보고

침을 흘렸다.


컵을 두드리며 나를 크게 환영했다.



나는 이층에 있는 방으로 안내되었다.

이미 그방엔 두명이 있었다.

한명은 온 몸에 문신을 한 덩치큰 백인이었다.


눈매가 이 세상 사람의 그것이 아니었다.


늑대의 눈과 비슷했다.


그는 눈을 마주치지 않고 허공을 응시했다.

내게 혀를 내밀며,

영어가 아닌 알수 없는 말을 지껄였다.


아마 나를 겁주기 위한 듯 했다.


다른 한명은 젊은 흑인이였다.

몸이 야리야리하고 안경을 썼다.

큰 존재감이 없어보였다.

교도관은 문을 잠그고 나갔다.

나는 뻘쭘했다.

덩치큰 백인이 내게 다가 왔다.


"Your pants down..."


"......"

나는 아무것도 못하고 얼어붙었다.

눈이 번쩍했다.

몸이 휘청했다.


첫 매를 맞았다.

"I don't say it again. Pull the pants down"


나는 아무 생각을 할  없었다.

바지를 내렸다.


"All down"


팬티까지 내렸다.

두려웠다.

처분을 기다렸다.

그는 야리야리한 흑인에게 말했다.

"In your shitty mouth"

그 흑인은 내것을 손으로 잡고 빨기 시작했다.


기분이 더러웠다.

하지만, 내겐 힘이 없었다.

그놈은 즐거워했다.

 안에서 그놈은 왕이었다.


"Stop"

흑인이 물건을 입에서 뺐다,


그놈이 자기 바지를 내리고 자기 것을 꺼냈다.


어마머마한 사이즈였다.


생긴것도 범상치 않았다.



내가 여섯살 쯤이었을 것이다.


내가 살던 동네는 판자촌이었다.

옆집에서 무엇을 하는지 모두 들렸다.


밤마다 들리는 신음 소리에 나는 익숙해 있었다.



그런데, 나는 그 시절 운이 없었다.


바로 옆방에 변태같은 놈이 살고 있었다.


고등학생인지 전과범인지 머리가 빡빡이었다.

지금은 얼굴도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그놈은 항상 라디오를 틀어놓고 있었다.




하루는 나를 불렀다.


"우유먹고 싶지않니?"


내겐 우유가 귀했다.

우유는 내게 달콤한 유혹이었다.


나는 그놈을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그놈은 문단속을 하고


그릇하나를 방바닥에 놓았다.




한참을 뒤돌아 무얼 하더니,

그릇에 그놈 물건을 조준했다.

하얀 물이 쏟아져 나왔다.



"우유야...이거..."

나는 우유가 젖소의 젓에서 나오는 지 몰랐다.


"우유 나오는 거 봤지. 이거 입으로 물어봐. 우유나온다."



나는 그놈 그것을 손으로 잡았다.

그놈 거기를 물었다.

나는 말랑한 느낌이 데친 오징어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힘껏 물었다.

그놈은 비명을 지르며,

나를 발로 찾다.

어른들이 방문을 열었다.


그놈의 거기에서 피가 쏟아져 나왔다.


어릴적 그놈 것과 비교가 안되도록 큰게 내 앞에서 덜렁거렸다.



나는 떨고 있었다.



"In your pretty mouth"



나는 야리야리한 흑인을 쳐다 봤다.

흑인도 떨고 있었다.


그 미친 백인 놈은 한발자국 더 내 앞으로 다가왔다.


그것이 내 코 끝에 부딪쳤다.

나는  것을 손으로 잡았다.



입을 벌렸다.

입 속으로 넣었다.


그대로 물어버렸다.


물어서 뜯어냈다.


그놈은 당황하며  소리를 질렀다.




살기 위해


나는 일생 일대의 도박을 했다.



나는 눈을 감고


파워 오버헤드 훅을 날렸다.



하늘은 내편이었다.


내 체중실린 주먹은 그놈의 턱과 목사이에 정확히 꽂혔다.




그 덩치는 최홍만처럼 다리가 풀린채 쓰러졌다.

나는 쓰러진 그놈의 머리를 발로 찼다.


머리에서 피가 터졌다.

그 피를 보면서,

나는 두려움과 함께 묘한 흥분을 느꼈다.


그놈 코와 눈이 짖이겨지며 붓기 시작했다.

점점 많은 피가 바닥에 흘렀다.

입에 물고 있던 그놈의 살덩이를 뱉었다.


나는 줄에 매단 축구공을 차듯, 그놈의 머리를 계속찼다.



해냈다는 희열같은 것이 올라왔다.



지켜보던 여리여리한 흑인이 겁에 질려 소리를 질렀다.


교도관들이 달려왔다.

나는 교도관들의 전기 충격기를 맞고 쓰러졌다.




그렇게 나는 독방에 갖혀 며칠을 보냈다.

차라리 혼자 있는 독방이 편했다.


나는 독방에서 독하게 운동을 했다.


몸이 안되면,


순식간에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독방 문이 열렸다.


교도관들이 나를 이층으로 다시 안내했다.


처음 들어갔던 방을 지나쳐 갔다.


 더러운 백인 놈이 방 안에서 안 보였다.
 야리야리한 흑인 안경이 내게 반갑게 손 흔들었다.

나도 눈인사를 했다.

새방은 그 다음 다음방이었다.

그곳엔 커다란 흑인 한명만 있었다.


다행히 내게 이상한 짓을 시키지 않았다.

그는 하루종일 성경책을 읽고 있었다.


내게 말을 걸지 않았다.



나는 조심조심 행동했다.

그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가 드디어 내게 입을 열었다.

그가 하는 말에,


나는 정신이 아득해졌다.


" Did you make some money?"




성경책만 읽던 덩치큰 흑인이 내게 던진 첫 마디였다.


갑자기 돈 많이 벌었냐고 물어보는데,

나는 처음엔 방향을 잡지 못했다.




내가 상속 받은 것을 알고 있나?


아님, 그냥 떠보는 것인가...

하지만, 상속에 대한 일을 떠벌리면 안될 것 같았다.




"I am poor."


"......"


"You are a drug dealer, eh?"

"No. I am not."


"You are"

나는 어쩔  없이 내가 겪은 일을 그 친구에게 말했다.


받은 돈의 액수는  달러로 줄였다.


나는 마약 딜러가 아닌데, 호텔에서 알몸으로 잡혔다고 설명했다.

음모에 걸려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에서 보던 흑인 캐릭터와 달리,


참을성 있게.


내가 하는 말에 끼어들지 않고,


말을 끝까지 들어주었다.



그리고 내게 천천히 말했다.


"You killed the boss of the second biggest group."


"The big guy at the next next?"

"Yes. Listen. Be careful. They will try you.?


"Try what? You mean hitman?

"More than hitman..."


신이 내편인줄 알았는데,

신은 나를 도와주는 척 하면서,

나를 늪 한가운데 빠뜨렸다.

나는 그 늪에서 홀로 살아나와야 했다.





나는 그 덩치가 그렇게 어이없게 죽어버릴 줄 몰랐다.


그가 교도소에서 두번째로 큰 조직의 보스인지는 더더욱 몰랐다.



나는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였다.

교도소 어느 곳에서나 히트맨들은 기회를 노렸다.



운동장에 나갈때

나는 항상 사방을 경계했다.


주로 철조망을 등지고 주변을 살폈다.

감방 메이트는 벤치에 앉아 책을 읽으며 간간히 나를 쳐다봤다.




갱들은 그룹별로 모였다.

가장 큰 그룹은 흑인 갱단이었다.

흑인 갱스터들은 정말 덩치들이 컸다.

항상 모여서 바벨과 덤델을 들고, 친업과 푸시업을 했다.

그들은 웨이트를 하면서도 항상 웃고 떠들었다.

세력이 큰 만큼 그들의 표정엔 여유가 흘렀다.


두번째 그룹은 대부분 백인인 항만 갱단이었다.

항만이 교도소  그들 갱단의 근거지여서 그렇게 불렀다.


그들은 밖에 있을때 매춘, 마약, 고리대업, 살인청부  온갖 나쁜짓은  했다.


그리고 교도소에 들어와서는 자기들끼리 뭉쳤다.


조직원들은 온몸이 문신이었다. 눈아래 꽃문신이 그들 조직의 표식이었다.


그들은 좀처럼 운동을 안하고, 주로 모여 작전회의 같은 것을 하였다.


그들의 입가엔 웃음이 없었다.

내가 실수로 보스를 죽인후,

키가 190쯤 되 보이는 백인이 새로운 보스가 된 듯 했다.

그들은 늘 내 위치를 체크 했다.


세번째 그룹은 멕시칸들이었다. 체구는 작았지만, 눈빛들이 예사롭지 않았다.


농구장은 그들의 영역이었다. 아무도 그들의 허락없이 농구를 할 수 없었다.


그들은 항상 농구를 했다.

그들은 쾌활했다.

갱이라기 보다는 운동 잘하는, 몸 단단한

고등학생들 같아보였다.

네번째 그룹은 마이너들이었다.

아시안, 중동, 동유럽에서 온 이민자들이 모여 그룹을 만들었다.

교도소내 존재감이 크지는 않았다.

이 그룹의 리더는 주로 베트남에서  체구가 작은 친구들이었다.

파퀴아오와 비슷하게 생긴 베트남 친구가 몇번 내게 한국말로 인사한 적이 있었다.


"안녕하세요."

만약 내가  입단식을 한다면,


베트남 친구들과 함께 할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이미 교도소의 유명인이 되었다.

체구 작은 아시아인이


원펀치로 갱단 두목을 눕혔다는 소식은

 교도소 죄수뿐 아니라,


교도관들 사이에도 핫 뉴스였다.


어떤 교도관은 내게 엄지를 들어보이며,


쿵후파이터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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