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화 〉47
한번은 나를 소장실로 데려갔다.
그의 컴퓨터가 말썽이었다.
컴퓨터를 켜면 자주 먹통이 된다고 했다.
내게 해결을 부탁했다.
나는 직감적으로 하드 드라이브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음을 알았다.
내가 부팅을 했을때 운이 좋게 하드가 살아있었다.
나는 소장에게 하드 드라이브를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잘못하면 순식간에 날아간다고 말했다.
소장은 자신에게 새 하드 드라이브가 있다고 캐비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나는 하드에 있는 파일들을 살피다가 이상한 것들을 보았다.
도표에 이름들이 나열되어있고 돈 액수가 적혀있었다.
그 옆에 금괴를 주고 받는 사진들이 있었다.
나는 순간 머리가 찌릿했다.
닭살이 돋았다.
침착하게 야후계정의 내 메일을 열었다.
그 파일과 그 근처에 있는 파일들을
첨부 파일에 올렸다.
전송 버튼을 눌렀다.
인터넷 속도가 느렸다.
소장이 하드 드라이브를 찾아 책상으로 왔다.
나는 제어판을 열어
시스템을 점검하는 척 했다.
하드와 메인보드 궁합이 안 맞으면
이런 일이 많이 발생한다고 했다.
CPU 의
퍼포먼스 데이터 그래프를
보여주며,
하드 드라이브 때문에 많이 힘들어 한다고
대충 생각나는 대로 말을 던졌다.
소장은 표정은 심각했다.
하드 드라이브에 저장된 것이 없어질 수 있는지 물었다.
나는 할 수 있을때 백업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했다.
소장은 백업해 달라고 했다.
나는 소장이 가져온 하드를 연결하고,
기존 하드 전체를
새 하드에 옮겼다.
나는 소장에게 하드가 또 있는지 물었다.
백업을 두개 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소장은 또 캐비넷으로 갔다.
나는 메일 전송이 완료된 것을 확인했다.
소장이 다시 책상으로 돌아왔다.
당장 하드가 없다고 했다.
나는 최대한 빨리 백업 드라이브를 만들자고 했다.
나는 복사가 끝난 새 하드 드라이브를 꺼냈다.
컴퓨터 다시 시작하기를 눌렀다.
내가 기대 했던대로 부팅 실패했다.
CMOS 로 들어가 다시 안전부팅을 시도 했으나
여전히 먹통이었다.
하드 드라이브의 끼걱거리는 소리만 반복되었다.
소장에게
어깨를 들썩이며
양손을 들었다.
소장은 내게 고맙다는 말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
나는 새 하드를 연결해
다시 윈도우즈를 깔고
부팅을 했다.
시원하게 부팅이 되었다.
백업된 파일들도 안전하게 있었다.
소장은 기존 하드를 받아 봉투에 넣었다.
서랍에 넣고 열쇠로 잠갔다.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하늘이 나를 다시 돕고 있었다.
소장은 의심이 많고, 주변일을 직접 챙기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어떤 일에 정신이 팔린듯,
헛점을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금괴를 만들때
방문하는
총 횟수가
줄었다.
하지만,
무언가에 쫓기듯
금괴제작에는 조바심을 내기 시작했다.
장비가 한정되어 있으므로 일정시간에 만들수 있는 양은 한정되어 있었다.
일의 효율성을 위해 치과진료실에 있는 기공 장비를 야외 목조건물로 옮겼다.
나는 금박을 녹이는 작업과 저순도 금붙이 정련하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 했다.
건물 안은 무척 더웠다.
방독면을 착용하기 힘들었다.
나는 괴로움을
호소했다.
소장은 미안하다며
방법을 찾아보자고 했다.
소장이 나를 달래는
방법은 늘 똑같았다.
특별한 Girl을
선물하겠다
그날 오후
나는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나는 그 선물이
너무 만족스러웠다.
오랜만에
소장이
고마웠다.
침실 문이 열렸다.
내 앞에
천연미인의 대명사
레쓰비 커피를 든 여신
"이번에 내려요~"
명세빈이 서있었다.
나는
쌍커플 없는 눈
오똑한 코,
명세빈을 정말 좋아했다.
그녀를 티비에서 볼때마다 가슴이 떨렸다.
하지만,
모순으로 가득찬 나는
그녀를 생각하며,
그 청순함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얼마나 많은 휴지를 뜯어
방바닥을 닦아냈는지 모른다.
명세빈은
화장기 없는 얼굴로
하얀 셔츠와
물빠진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신발은 값싼 운동화였다.
콜걸 이미지와 거리가 멀었다.
"Hello...come here"
나는 문앞에서 망설이고 있는 그녀를 불렀다.
내 한국식 악센트를 듣고 그녀는,
"안녕하세요."
한국말을 했다.
아주 자연스럽진 않았지만,
듣기에 나쁘지 않았다.
교포식 한국발음정도라고 할까.
"한국분이셨군요. 반가워요...이쪽으로 오세요..."
"아 네..."
그녀는 수줍어 했다.
"아이구....안잡아 먹어요...이리 오세요..."
그녀는 침대 맡으로 왔다.
떨고 있었다.
가지런한 단발머리가 청순해 보였다.
"아니 여기까지 오셨는데 왜 그렇게 떨고 계세요?"
"사실... 처음이에요..."
나는 처음에
그 처음이
처녀라는 처음인지
콜걸로서 처음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아...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저 나쁜 사람 아니에요."
말을 하고도 웃겼다.
교도소에 찾아온 콜걸에게
죄수가 한단 말이 나 나쁜사람 아니에요...
꽤 웃긴 유머였다.
"그래도, 무서운 흑인이나 미치광이 백인보다 한국인을 만나서 다행이네요..."
"......"
아무리 청순한 명세빈이지만,
나는 그냥 보낼 생각은 없었다.
착한 동포니까
공으로 시간만 때우고 가라는
그런 뜻이 아니었다.
물건이 그나마 작고,
온순한
한국인을 만나서 다행이란
뜻이었다.
그녀의 반응을 보건데,
정말 처음이든지
대단한 연기파 배우이든지
둘중 하나였다.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침대로 당겼다.
그녀의 하얀 셔츠를 벗겼다.
까만색 브레이지어가 얌전했다.
후크를 풀었다.
브레이지어가 떨어져
그녀의 배에 걸렸다.
가슴은 솔직히 빈약했다.
나는 그녀를 눕혀,
그녀는 눈을 꼭 감고 있었다.
몸이 긴장하고 있었다.
'혹시 처녀?'
나는 천만분의 일도 안되는 확률을
꿈꾸며 흥분되기 시작했다.
확인하고 싶었다.
그녀의 바지를 내렸다.
귀여운 다리가 드러났다.
팬티는 평범한 면 재질이었다.
고무줄이 촌스러웠다.
그녀를 안았다.
그녀의 목을 혀로 더듬었다.
"아앙~"
목이 성감대인가?
그녀는 몸을 꼬았다.
그녀의 몸은 점점 내 기어변속에 적응해 갔다.
세빈은 금세 요물이 되었다.
내가 겪은 여자들은 늘 그랬다.
고개까지 올라가는 과정이 험난할 뿐
고개를 넘으면,
스스로 미친듯이 질주했다.
나는 여자들의 미친 잠재력에
얼이 빠지곤 했다.
세빈과 나는 함께 높은 산을 오르고 있었다.
침실공기는 우리가 내뱉는 습기로 점점 축축해져 갔다.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세빈의 몸속에
내 몸속에 있던 모든것을 쏟아 부었다.
세빈도 몸을 부르르 떨었다.
우리는 오랜 등반으로 지쳤다.
누워서 꼼짝할 수 없었다.
"어떻게 그렇게 잘해요?"
"세빈씨가 매력적이잖아요."
"저 유빈이에요. 전유빈. 영어이름은 샐리에요. 셀리 전."
"명세빈하고 너무 닮았어요."
"그런말 많이 들어요."
사실 나는 쏟아져 나오는 웃음을 참기 위해 말을 돌렸다.
유빈.
거꾸로 하면 빈유.
그녀 신체 상태에 딱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네...유빈씨가 너무 예뻐서, 아직도 가슴이 떨려요. 저는 지금까지 유빈씨만큼 절 흥분시키는 여잘 만나본 적이 없어요. 고마워요."
"말하는게 재주가 있어보이세요. 혹시 교도소엔 사기로...?"
"아니에요. 전 원래 치과의사에요."
"네? 어쩌다가..."
"말하자면 긴데...호텔에서 자고 일어났더니, 하루아침에 마약 딜러가 되었어요. 교도소에서 다른 죄수들에게 물어보니 그런 일이 종종 있다네요."
"네, 저도 들어 봤어요."
"변호사도 만날 수 없고, 여기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요."
"그런데, 어떻게 저를 여기로 데려올 수 있었어요?"
"유빈씬 어떻게 왔는데요?"
"전, 에스코트 사무실에 아르바이트 신청을 했어요. 내 계좌를 열자마자, 여기에 오게 되었어요."
"아...그래서 처음이라고 했구나... 난 유빈씨가 처년줄 알았어요...괜히 헛 꿈 꾸고 있었네..."
유빈이 내 가슴을 철썩 소리가 나도록 때렸다.
"이런...응큼쟁이....사실 전 잘 못해요...경험은 있지만...즐기는 편도 아니구요...그런데 오늘은 좀 뭐랄까 환상의 세계에 갔다 온거 같아요...내 몸에 그런 기능들이 있는지 몰랐어요...마약을 하면 그런 기분이라는데.."
"유빈씬 마약 해 본적 없어요?"
"아뇨. 아직. 마리화나는 피어보긴 했는데. 냄새만 나고..별로 차분해지는 느낌도 모르겠더라고요."
"저는 마리화나도 해본 적 없어요. 담배도 한두번 시도하고, 눈물 콧물 기침을 얼마나 했는지. 그런 내가 마약 딜러라니, 억울해 죽겠어요."
"내가 도울 수 있으면 좋겠네요."
"유빈씨가 어떻게 도울 수 있어요?"
"그냥...어떤식으로든..."
"......"
"근데, 죄수가 어떻게 여기서 절 만날 수 있는거에요? 말해줄수 있어요?"
"......"
나는 망설였다.
미셸도 줄리아도 나와 의미있는 대화를 하고 나선 사라졌다.
"음... 교도소장이 저를 좋아해요."
"어떻게 좋아하는데요?"
유빈은 꼭 기자처럼 물어봤다.
"유빈씨 꼭 기자처럼 묻네요.."
"네 기자일을 좀 하긴 해요..."
유빈은 말 끝을 흐렸다.
"내가 교도소장 일을 좀 도와주거든요."
"어떤 일을 도와주는데요...?"
"교도소장의 개인적인 일...교도소장 임플란트 수술도 해줬고...컴퓨터도 고쳐줬고...교도소장이 원하면 공예품도 만들어주고..."
나는 금괴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저..실은 미셸에게 얘기 다 들었어요."
"미셸을 알아요?"
"네...서로 신뢰를 쌓아야 하니까...저 먼저 오픈 할게요."
그녀는 내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이야기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