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7화 〉57
은선 누나는 이어갔다.
[김완선이 내 자지를 물었다.]
"여러분 가수 김완선 좋아하시죠? 어떠세요. 이 문장이."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김일병이 내 자지를 물었다.]
"이건 어떠세요?"
학생들 사이에 탄식이 흘러나왔다.
"그럼 이건 어때요?"
[중대장님이 내 자지를 물었다.]
선생님끼리도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조금 더 가볼게요."
[사단장님은 내 자지를 물었다.]
선생님들은 일제히 웃었다.
교장선생님도 웃었다.
국어선생만 똥 씹은 표정이었다.
"다시 가볼게요."
[교복입은 그 아이는 내 자지를 물었다.]
"어떠세요."
순간 다시 조용해졌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같은 문장이라도 그걸 읽는 사람에 따라 각자 받아들이는게 달라진다는 겁니다. 어떤 문장은 개인의 경험에 비추어 터무니 없는 것이 되기도 합니다."
모두 은선누나를 주목했다.
"혹시 아나요 선생님들 중에 사단장님과 그런 경험이 있는 분이 있을지..."
선생님들은 모두 웃었다.
"그렇게 사람들마다 받아들이는게 다른데, 누가 기준을 잡고 외설과 예술을 나눌 수 있겠습니까. 혹자는 마음에 변화가 생기면 예술, 신체에 변화가 생기면 외설 이라고 농담삼아 얘기 합니다. 네, 그냥 농담일 뿐 의미 없는 말 입니다."
끄덕이는 학생들이 있었다.
"결국, 저는 이렇게 말 하고 싶습니다. 예술과 외설은 말장난일 뿐이다. 따라서 구분할 수 없다. 덧붙여, ㅇㅇㅇ교수님의 사태나 ㅇㅇㅇ작가의 사태는 정말 유감입니다. 그분들의 피땀어린 작품에 어떤이는 긍정적인 감동을 받고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법이 기준을 함부로 정하는 것은 의미없는 일이고,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재능있는 작가들이 풍부한 상상력을 함께 나누는데 재갈을 물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박수를 쳤다.
교장선생님도 박수를 쳤다.
선생님들도 따라서 박수를 쳤다.
그 이후로도 토론이 계속되었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을 만한 것은 없었다.
토론을 마지막으로 문학의 밤이 막을 내렸다.
문예부는 모두
분식집에 모여 떡볶이를 먹었다.
조촐한 뒤풀이 자리,
마치 시인 소설가 평론가들이 모인 분위기였다.
한국 문학을 밝힐 미래의 문학도들.
뒤풀이가 끝나고 학생들은 서로 인사하고 집으로 갔다.
나도 은선누나에게 인사하고
집으로 향했다.
"야~"
은선누나의 목소리였다.
나는 돌아봤다.
"너 이리와봐"
"저요?"
"응."
나는 은선누나에게 걸어갔다.
"너 시간 좀 있어?"
나는 특별히 할 일은 없었다.
뭔가 야릇한 촉이 왔다.
"네. 괜찮아요."
"나랑 우리집에 좀 가자. 줄게 있어."
"지금 아홉신데...괜찮아요?"
"괜찮아. 안 잡아먹어...겁먹지 말고."
"네..."
나는 누나와 같이 걸었다.
"야 근데...오늘 아침에 세수하려고...세면대 보니까..."
누나는 말을 잠시 멈추었다가 말을 이엇다.
"세면대 마개가 동그라미더라..."
"......"
"임마. 너한테 무슨 사심 있는 건 아니고 그냥 그렇다고."
누나답지 않게 말이 부드러웠다.
"아침에 밥 먹는데, 밥그릇이랑 국그릇도 동그라미던데..."
"나 놀리시는거 아니죠. 선배님..."
"응. 놀리는거 맞아..."
그녀답지 않은 장난질에 얼굴엔 온화한 미소.
점점 야릇한 촉이 왔다.
은선누나는 안경의 도수가 높아 눈이 작아 보이고, 고집이 세보였다.
누나가 만약 침대에서 나를 덮치면, 안경을 벗을까 그냥 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야..나 오늘 어땠어? 너도 내 생각에 동의하니?"
"와...나 오늘 정말 깜짝 놀랐어요. 누나의 발표에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 감동의 도가니...완전 팬이에요 누나."
"오버하기는..."
"진짠데..."
"넌 어떻게 생각하는데...예술과 외설이 의미가 있는 거 같아?"
"당연히 없죠...누나 말대로 읽는 사람따라 다른데, 어떻게 기준을 잡아요. 그냥 물 흐르는 대로 놔둬야죠."
"그렇지?"
"야설좀 써본 전문가 입장에서...."
"너 야설 쓴거 있어?"
"아니 야설이라기 보단, 에로티시즘 소설..."
"어쭈...요거 봐라...그거 모임 때 꼭 갖고 와...알았어?"
"별거 아닌데...알았어요."
은선 누나네 집은 분식집에서 멀지 않았다.
은선 누나를 따라 출입문을 지나 엘리베이터을 탔다.
꼭대기 21층까지 올라가는 동안 우리는 아무 말 도 안했다.
나는 시선을 고정시킬 곳이 없어 힐긋 힐긋 누나의 다리를 보았다.
현관문 앞에 옥상이 있었다.
누나네가 단독으로 사용한다고 했다.
현관문을 열고 누나가 집에 불을 켰다.
누나네집은 입이 쩍 벌어지게 넓었다.
방이 다섯개였다.
"와...집이 정말 크네요."
"크긴...부모님 집이지 내 집이냐?"
"부모님은 뭐 하시는데 이런 좋은 집을 사셨어요?"
"동대문에서 옷장사 하셔...새벽 두세시까지 안 들어오실거야..."
다시 강한 촉이 왔다.
새벽까지 안 들어오신다는 말을
남자 앞에서 저리 쉽게 하다니.
아니면, 나를 남자로 보지 않든지.
"주신다는게 어떤 건데요."
"이리 와봐."
누나는 자기 방으로 나를 데려갔다.
"이거.."
허걱.
누나가 내 초상화를 그렸다.
"이거 어떻게 그렸어요?"
"그냥 심심풀이로...너 생각하면서 그렸지..."
누나가 내 얼굴 옆에 초상화를 갖다 대고 나를 봤다.
"실물이 더 낫긴 하네."
타이밍이었다.
나는 초상화를 받아 잠시 누나 책상에 놓았다.
누나를 안았다.
"얘가 갑자기 왜 이래?"
누나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았다.
누나는 나를 더 세게 안았다.
나는 누나의 천천히 안경을 벗겼다.
커다란 눈에 쌍커플이 있었다.
"누나 예뻐요..."
나는 누나의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갰다.
누나는 어쩔 줄 몰라했다.
나는 누나를 천천히 밀어 침대로 다가갔다.
마지막으로 밀었을 때,
누나는 침대 위로 쓰러졌다.
나는 교복 아래로 손을 넣었다.
누나가 내 손을 잡았다.
"우리 이래도 될까?"
"서로 사랑하잖아요."
"그렇지...사랑하지..."
나는 누나의 입술에 내 입술을 가져갔다.
누나가 내 목을 감싸 안았다.
아랫입술을 핥았다.
누나가 짧은 신음소리를 냈다.
"괜찮아요?"
"응, 잠깐 숨이 막혔는데...괜찮아. 계속해봐."
나는 윗입술을 핥고 살짝 물었다.
누나의 코에서 따뜻한 공기가 새어나왔다.
나는 입술 안으로 내 혀를 넣었다.
누나의 혀가 느껴졌다.
나는 천천히 혀를 돌렸다.
누나는 깊은 신음 소리를 냈다.
"아...미칠거 같아...나 느끼나봐...잠깐...우리 진정하자..."
"왜요...한참 좋았는데..."
"난 아무래도 오늘 처음으로 너랑 할 꺼 같거든..."
"저도요."
"우리 무슨 일이 있어도...후회 없기다...알았어?"
"그래요..."
"근데...우리 씻고하자. 나 몸이 땀에 젖어서 좀 냄새나고 그래..."
"네 그래요."
누나는 방을 나갔다.
한참동안 샤워하는 소리가 들렸다.
헬로키티 잠옷으로 갈아입고 왔다.
귀여웠다.
"너도 좀 씻어. 나 마음좀 진정시키고 있을게."
나는 누나가 쓴 욕실에 들어가 몸을 구석구석 씼었다.
입에 물을 머금고 손가락으로 양치했다.
비누거품으로 두번이나 몸을 문질렀다.
이제 준비 끝.
나는 샤워기에서 물을 뿌린 후
마른 수건으로 몸을 닦았다.
몸을 닦은 수건으로 중요부위만 살짝 가리고
누나 방으로 향했다.
누나는 이불 속에 있었다.
안경 벗은 누나의 쌍꺼플이
한없이 사랑스러웠다.
나는 이불을 들추고 들어갔다.
누나는 상상이상의 가슴을 갖고 있었다.
나는 아기가 젖을 먹듯
누나의 가슴을 한 껀 물었다.
"어머 나 어떡해...어머...나 몰라...오줌 쌀거 같아..."
누나는 몸을 바르르 떨었다.
"잠깐 나 화장실좀."
누나는 이불 밖으로 뛰어나갔다.
한참 뒤 누나가 이불 속으로 돌아왔다.
누나의 몸은 물기로 촉촉했다.
나는 누나의 촉촉한 몸을 핥았다.
"어...넌 어쩜 이런 거도 잘해? 너 전에 해 본적 있어?"
"아니요...본능대로 움직이는 거에요."
"난 네 본능을 죽도록 사랑할 거야."
나는 다시 아기처럼 누나의 통통한 젖가슴을 빨았다.
쭉쭉 하는 소리가 났다.
"어 좋아...몸이 뜨거워지는 것 같아...어후 좋아..."
나는 천천히 배꼽쪽으로 혀를 옮겼다.
누나의 근본을 핥았다.
"The Origin of the World"
구스타프 쿠르베의
명작이 떠 올랐다.
"괜찮아요?"
"응, 괜찮아...너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돼."
나는 누나의 입술 위에 내 입술을 포갰다.
누나가 내 목을 감쌌다.
누나의 몸은 부드러웠다.
쌍꺼플 깊은 눈은 나를 그윽하게 쳐다봤다.
나는 누나의 몸에 들어간
첫 남자가 되었다.
"누나는 내가 좋아요?"
"좋지."
"왜요?"
"네가 나한테 말했잖아...사랑의 이유는 알 수 없다고."
나는 그렇게 누나에게 몸을 맡기고 누워서
벽 도배지의 패턴을 눈으로 따라 그렸다.
"인제 일어날게."
나는 누나를 놓아주었다.
누나가 일어나 욕실로 갔다.
누나가 일어난 자리에는 핏자국이 넓게 번졌다.
내가 휴지로 닦아보았지만 어림없었다.
누나가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헬로키티 옷을 입고 있었다.
"누나 이거 자국 어떡하죠?"
"많이 흘렀네."
누나는 침대 시트를 벗겨내고 그것을 돌돌 말아 밖으로 가져갔다.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누나가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자꾸 나왔다 들어갔다 하니까 정신없지?"
"아니에요."
"그럼 내가 다시 나간다."
"네..."
누나는 과일을 깍아 접시에 담아왔다.
나는 일어나 접시를 받았다.
"그냥 침대에 놔."
"네..."
"이렇게 물어보면...참 안 낭만적이긴 한데...나랑 어땠어?"
누나가 포크에 사과를 찍어 내게 건넸다.
"좋았어요."
"어떻게?"
"전부다 표현할 순 없지만, 누나의 부드러운 살을 만질 수 있었던거...누나의 보드라운 가슴...누나가 처음인데 나를 위해 아픔을 참던 모습...누나의 핑크색 도는 거기도 사랑스러웠고...다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