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2화 〉62 (62/105)



〈 62화 〉62

강남 일대에서 택시를 잡기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당사자가 되고 나니,

짜증이 밀려왔다.



개인택시가

빈차 등을 켜고

지나갔다.



나는 손을 들어 택시를 멈춰 세웠다.

다행히 택시가 섰다.


나는 뒷좌석 문을 열었다.


"누나 빨리 와요."

누나가 비틀거리며 택시 안으로 들어왔다.

성공이었다.

나도 뒷좌석에 들어와 문을 닫았다.


기사님에게 내가 사는 동네를 알려주었다.


택시는 조용히 미끌어져 갔다.


마음이 놓였다.

누난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다.

나는 누나의 입을 막았다.

나는 누나가 꺼낼  거친단어들이 또 택시기사를 자극할까 겁이 났다.

조금만 더 가면 집이었다.


누나가 입에서 내 손을 치우려고 버둥거렸다.


나는 누나의 입을 손으로 단단히 막았다.

거의 우리 동네에 왔는데,


사고가 터졌다.

누나가 택시 안에

먹었던 걸 쏟아냈다.




내 손을 치우려 했던게

멀미때문이었다.


나는 누나에게도 미안했고

택시기사에게도 미안했다.




택시는 일단 우리 목적지까지 도착했다.

택시기사님의 인상이 나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나는 요금과 별도로 십만원을 드렸다.




"죄송합니다. 차 시트 세탁하세요..."

"손님 감사합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나는 누나를 부측하며

집으로 들어갔다.

누나르 침대에 눕혔다.

화장실로 들어가 수건에 물을 묻혀

누나의  주변을 닦았다.

누나의 옷을 벗겼다.



누나가 눈을 떴다.


"야 너 뭐할라고...여기 어디야..."

"누나 여기 우리집이에요. 누나 일단 오늘 여기서 편하게 자요.  거실에서 잘게요."



누나는 게슴츠레한 눈으로 나를 봤다.

 손을 잡아 당겼다.



나는 침대 위로 넘어졌다.


"오늘 하루만 봐줄게."

"......"

"날 오늘 가져도 돼."



누나가  손을 누나의 가슴에 대고 문질렀다.

나는 사실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누나는 나를 밑에 눕혔다.


거침없는 누나의 몸짓에 나는 약간의 통증을 느꼈다.




"누나 잠깐...좀 아파요 살살."


"사내자식이 엄살을 피고 그래."



폭풍이 지나갔다.




"우리 같이 씻을까?"

누나가 내 몸을 흔들었다.

나는 일어나 누나와 함께 욕실로 들어갔다.




누나는 비누거품을 만들어 내 구석구석을 씻어주었다.

나도 손을 뻗어 누나의 다리 사이를 여심히 닦아주었다.

풍만한 누나의 가슴을 입으로 물었다.

누나가 내 머리에 물을 뿌렸다.

"네가 내 아기였으면 좋겠다."

"누나 아기 갔고 싶어요?"


"아니..다 큰 아기가 있었음 좋겠어. 낳고 키우긴 싫고."


"맞아요. 아길 키운다는게 쉽지 않은 일인거 같아요."



"누나는 사랑하는 사람 없었어요?"

"있잖아. 내 앞에."

"에이 장난하지 말고요."

"없어."

우리는 샤워를 마치고

침대로 돌아왔다.



침대에 눕자 마자

누나는 코를 골고 자기 시작했다.


코고는 소리를 듣는게 익숙지 않았지만

나는 그대로 잠들었다.



창문으로 햇빛이 들어올때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누나 먹을게 없다 아침 어쩌지...."

나는 침대 위에서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는 누나에게

아침 식사에 대해 현실을  해주었다.



"아침 뼈다귀 해장국 배달은 안  주나?"

"내가 나가서 사 올까?"

"아니야...같이 나가자."

"그래..."

나와 누나는 큰 길까지 나와 해장국 집에 들어갔다.

누나는 선지 해장국을

나는 우거지 해장국을

주문하고

멍하게 서로를 바라봤다.

"넌 선지 못 먹어?"

"안 먹어봐서 자신이 없어."


"에이 촌놈. 맛있어. 먹어봐 후회하지 않을 거야."

"그래...그럼 조금 나눠줘."



금세 해장국이 나왔다.


나는 해장국에 깍두기를 넣어

국물을  먹었다.

시원한게 기분이 좋아졌다.



누나가 선지 두개를 떠서 내 해장국에 올렸다.

나는 앞니로 살짝 선지르 베어 물었다.


크게 이상한 맛이 나지는 않았다.

나머지 선지도 씹어 삼켰다.

"먹어보니 괜찮네."

"그렇다니까. 누나가 언제 너한테 나쁜걸 권하디?"



아침에 해장국을 나눠 먹고 있자니

마치 오래된 부부 같았다.

해장국을 깨끗하게 비우고


우리는 집으로 돌아왔다.

"지금 유심칩 바꿔 끼워봐."

검사와의 약속을 지킬 시간이 왔다.

나는 유심을 찾아 바꿔 끼웠다.

폰에 전원을 켰다.

메시지가 엄청나게 많이 밀려 있었다.

최신순으로 보는데

예진이의 이름이 보였다.



[원장님 많이 보고 싶어요. 이거 보면 꼭 연락 주세요]



나는 스피커폰을 켜고,


메시지에 연결된 번호로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누구세요?"

"제 목소리 모르겠어요?"

"원장님?"

"맞아요."

"어떻게 된거에요 원장님....왜 그렇게 연락이 안 되요?"

"아 내가 외국에 있다가 막 귀국했어요."

"야...너 외국에 갔다 왔다고...어디 갔다 왔는데?"

전화기에서 시한폭탄의 목소리가 들렸다.

예진이가 받던 전화를 시한폭탄이 가져간  했다.


"미국에 있다가 왔어."

"미국엔 왜 갔는데."

"법적으로 해결할 문제가 있어서."

"법적으로 무슨 문제?"

"자세한건 말하기 어렵고, 그거 해결하고 오느라고 한국에 없었어."

"법적으로 무슨 문젤까...."

시한폭탄은 이전 보다 의심이 부쩍 많아진 것 처럼 보였다.

"너 혹시 경찰 만난 적 있어?"

"아니."


"나한테 거짓말 하면 안된다."


"내가 왜 거짓말을 해."


"알았어...그럼 너 저번처럼 파티 하러 올래?"

누나에게 눈으로 물어봤다.

누나가 제안을 받으라고 싸인을 보냈다.

"응. 어디서 하는데?"

"지금 장소를 알려 줄 순 없고, 준비 되는 대로 다시 연락할게."


"알았어."


"혹시 무슨 일 생기면, 나도 모르고 예진이도 모르는 거다. 알았지?"

"알았어."

시한폭탄은 전화를 끊었다.


"누나 이제 어떻게 하지?"

누나는 검사에게 연락했다.

누나는 내가 들을 수 있게 스피커 폰을 켰다.

"방금 예진이한테 연락 왔어요. 새 파티에 초대한다고 했어요."

"장소는?"


"장소는 아직 미정이래요. 나중에 준비되면 알려준다고 했어요."
"장소 확정되면 알려주고, 우리가 근처에 대기 할테니까. 이런 작전은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그리고 파티에 가면, 말을 돌려서 막대기 10개 정도 구할 수 있는지 물어보는 거야. 직접 거래할 수 있게 판매책을 알려달라고 말해..."

"알았어요. 그럼 상황 생기면 연락 할게요."

"그래 수고."


누나는 전화를 껐다.

"들었지? 할 수 있겠냐?"


"큰 문제는 없어보이는데..."

"그런데?"

"오늘도 그랬지만, 여자애들한테 거짓말 하는게 마음에 걸리네요."


"야...이게 제정신이야? 이 상황에서 여자는 무슨 여자야. 네가 살고 봐야지. 걔들은 범죄자야 너하고 달라. 야 솔직히 니가 여자를 얼마나 아냐. 니가 생각하는 여자는 가면을 쓴 가짜들이야. 너 여자가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 예를 들어줘?"


"여자들이 잔인한 예라니?"

"중국 고사에는 셀 수도 없어. 달기부터 시작해서 유방의 부인 여태후, 청나라의 서태후  정말 셀 수 없는 여자들이 나오는데...잔인하기가 남자들을 능가해. 지나가는 임신부며 노인이며 그냥 이유없이 죽이는 경우도 있고, 그저 이쁘다는 이유로  지내던 후궁의 팔다리를 잘라 돼지 우리에 던지질 않나...어떤 사람들은 남자가 저자인 책에서 과장한 면이 있다고 하는데, 솔직히 나는 아니라고 봐...우리가 가진 편견때문에 여자를 과소평가하고 있어. 내가 정치 활동하면서 제일 엿같다고 느낀 슬로건이 뭔지 알아? 바로 여자가 하면 부정부패가 없습니다야. 한마디로 지랄을 하고 자빠진 소리지. 여자들이 하면 더했지 남자보다 덜 하진 않아. 그래도 남자들은 염치가 있는 경우들이 있어서, 비리가 밝혀지면 자살이라도 하지. 여잔 아니야....부끄러움 자체가 없어 탐욕은 끝이 없고. 너는 그냥 여자를 보지달린 남자라고 보면 돼. 특별히 편견을 갖지마. 물론 네 불알에서 만드는 테스토스테론이 널 가만 놔두진 않겠지만, 중심을 잘 잡고 여자를 봐야돼. 법조인으로서 정말 쪽팔린 일이지만, 벤츠 검사 사건 알지...그래 그거야. 우리나라 수준이 그정도야. 여자라고 해서 부패가 없어? 헛소리. 너도 걔네들 여자라서 어쩌고 저쩌고 봐주다간 큰코 다친다. 걔들이 아양떠는 거는 딴거 없어 널 탈탈 털어먹으려고 하는 것 뿐이야."


"......"

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하던가.

누나의 입에서 이런 안티 페미니즘이 튀어나올  몰랐다.


누나는 한 번 흥분하면

평소 갖고 있던 생각을

무섭게 쏟아놓곤 했다.

그게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누나로서 이야기 해주는 거야. 정신 똑바로 차려. 알았어?"

"네 알았어요."



그때 다시 전화가 왔다.

예진이 번호였다.

"여보세요."

"장소 정해 졌다."


예진이 대신 시한폭탄이 전화기를 들고 있었다.



"어딘데?"


"공덕역 1번 출구로 오늘 저녁 5시에 와."


"공덕역 1번 출구...5시 알았어."

"야...너 다시 묻는데 경찰 만난 적 있어?"


"아니 없어."

"알았어. 끊어."


시한폭탄은 이전보다 상당히 예민해져 있었다.

누나가 전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시간 장소 나왔어요."


"언젠데?"


"오늘 5시 공덕역이에요."


"알았어. 우리 팀이 근처에 있을거니까...네가 들러서 캡슐좀 전해줘."

"캡슐이라뇨?"


"요샌 캡슐만한 도청장치가 있어. 그거 안주머니나 적당한 곳에 넣어두면 돼."

"한 네시반 쯤에 가도 될까요?"


"그래 그렇게 하자."



이젠 첩보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했다.

아직도 예진이와 시한폭탄을 배신해야 한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첩보영화의 주인공이 되고 밖에 나가는게 두려웠다.


점심은 배달을 시켜먹기로 했다.



냉장고에 붙어있는 병따개를 들고

전화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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