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7화 〉67 (67/105)



〈 67화 〉67


적어도 공포의 상황속에

사건의  복판에 있는 경찰관에게

인터뷰를 시도한들

경찰이 공식적인 지시없이 대답할 리 만무했다.

경찰이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자


기자는 카메라 기자를 대동하고

내게 다가왔다.



"이 사건을 주욱 지켜 보셨을텐데,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어이 기자양반, 내가 여기 저기, 할 말 안  말, 해 가면서 기자들한테 호의적이긴 했는데, 오늘 이건 아닌거 같아.  씨발...지금 사람이 네명이나 죽어서 널부러져 있는데 여기서 무슨 인터뷰를 하고 지랄이야...그래서 얻는 공익이 뭐야...이거 단독 해서 얻는게 뭐야? 당장 안꺼져?"




기자는 누나를 알아봤다.


"어? 변호사님이 여기 어떻게...아니 변호사님 이 사건이 특이하지 않습니까. 탈북노인이 병원에서 칼을 휘두르고 사람이 넷이나 죽고....국민들은 궁금해 합니다. 지금 탈북민이 4만명에 육박하고 있는데....탈북자들이 집단적으로 이런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다면 우리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겠습니까? 저는 이 사건에 내막과 배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사님도 그동안 힘없는 국민들의 편에 서서 좋은 일을 하지 않으셧습니까. 그래서 국민들이 변호사님을 존경하는 거고요.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마시고, 취재에 도움을 주시기 바랍니다."

누나는 한결 누그러진 태도도 대응했다.

"뭔말 하시는 지는 알겠는데, 내가 보시다시피 환자에요. 그리고 지금 무슨일이 일어난 건지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거의 쇼크 상태에요. 내가 일단 안정을 취해야  것 같다고요..."



그때 경찰들이 들이 닥쳤다.




노인에게 발포한 뒤,

정신을 잃고


바닥에 앉아있는 경찰을 데리고 나갔다.



"어이... 기자들 얼른 나가요..."


경찰들은 병실 문에 노란색 출입금지 테이프를 붙이고 있었다.


기자와 카메라맨은 병실을 빠져 나갔다.


국과수 경찰들이 와서 환자들 옆에 표식을 붙이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환자분들도 여기 병실에서 나가셔야 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우리는 순순히 병실 밖으로 나갔다.

병실밖 복도에서 기자 경찰 환자 의사 간호사 등등으로


아수라장이었다.


누나와 나는  곳을 잃고

복도에 서 있었다.



그때 나는 분명히 보았다.

경찰복을 입고 있는 한 여자가

내게 마약을 팔려 했던

누나의 다리에 칼침을 놓았던


그 여자였다.



나는  눈빛을 절대로 잊을 수 없었다.


나는 누나를 당겨

바닥에 앉혔다.

"누나 지금 그 여자 이 복도에 있어."


"무슨 소리야?"

"누나 칼로 찌른 특수부대 여자 여기 있다고."

"헉..정말?"

"어쩌지 우리?"



나는 주변을 살폈다.


그 여자가 우리 쪽으로 다가 오고 있었다.

나는 누나의 손을 잡고

노란색 테이프를 넘어


나왔던 병실로 다시 들어갔다.



"증언할게 있습니다."


"나중에 저희가 연락 드릴테니까 지금은 여기서 나가 주세요."

"그게 아니고 지금 저희가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어요."

"네? 무슨 소리 하시는 거에요?"

"누나가  해봐."

"여기 책임자가 누구세요?"

"책임자는 왜요?"

"저 혹시 아세요. 제 얼굴 한번 보세요."


"혹시 변호사님...최은선 변호사님?'


"네 맞아요. 제가  사건의 전말을 알고 있는데...여기서는 말씀드릴 수 없고...안전한 곳이 필요해요...그리고 지금 이 병원에 또 다른 범인이 경찰 옷을 입고 있어요...여자에요...병원을 완전히 폐쇄해 주세요."


누나의 말을 듣고 경찰은 전화를 했다.


"반장님 지금 이 병원에 또 다른 범인이 있다고 목격자가 그러는데요 병원폐쇄하고 지원병력 요청합니다."



누나는 검사에게 전화했다.


"선배 지금 여기 큰일 났어..그리고 그 여자 지금 이 병원에 있어...경찰복 입고 여자 경찰로 위장했어."


누나는 전화를 끊었다.



 경찰은 누나에게 다시 물었다.


"어떻게  사건입니까?"

"공개적으로 이야기  수 없는 사안인데...우선 저희 둘이 건물 밖에 경찰 차라든가 안전한 곳으로 이동할 수 있을까요?"


"네 그러시죠."




경찰은 우리를 데리고 병실 밖으로 나갔다.

나는 주변을 둘러 보았다.


그 여자가 보이지 않았다.


병원입구에는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우리는 병원입구를 나와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봉고차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는 안전할 겁니다. 말씀해 보시죠."

"사실 이게 대검찰청에서 기획 수사하는 것과 연관이 있는 사안이라 제가 단독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우선 검찰과 연락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누나는 다시 전화를 시작했다.


"선배 여기 이야기 들었어요? 네...그래요...맞아요..하필 옆에 있던 노인이 탈북자였어요. 한 패거린것 같아요...맞아요...근데...급한게 지금 병원 안에 그 여자가 있다고 했거든요....예 제가 본건 아니고 걔가 봤어요...지금 놓치면 못잡는게 아니에요....네 저희도 불안해요...보통 여자가 아니라고 하던데....네 알겠어요."


"저기 경사님...죄송한데 모두 말씀드리기가 곤란하겠어요...대검에서 아직 결정을 못한 사안이라고 함구하라는데요."

"뭐에요...우리 똥개 훈련 시키는 것도 아니고."


"정말 죄송해요. 저도 말씀드리고 싶지만, 약속한게 있어서. 혹시 윗선에서 접촉하면 서로가 정보교류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나는 누가가 그렇게 나긋 나긋하게 이야기 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누나도 나도 상황이 무척 난처했다.



그러나 나는 그 난처한 상황보다


그 여자의 행방이 신경쓰였다.




그여자가


여자 경찰복을 입은 것은


다른 말로 하면


여자 경찰 한명이

희생당했다는 의미이다.

"저기 경사님 제가 분명히 그 여자를 봤습니다. 그 말은 여자 경찰관이 누군가 한명 희생 당했다는 뜻입니다."

"근데...아까부터 저는 당신들 이야기 하는걸 이해 할 수 가 없거든요. 당신들 생명을 위협하는 여자가 도대체 누군데...여경이 희생당했다고 하는  도통 알  가 없어요....저기요 변호사님...이런 것도 공무 집행 방행에 해당하지 않겠습니까?"

검찰과 경찰의 공조수사라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두 조직은 자존심을 걸고


늘 상대방의 흠을 찾아내는 데 골몰했다.

서로 정보를 교류하며 수사를 한다는 것이 불가능했다.


나는 왠지  여자를 이미 놓쳤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지금 현재 아무도 우리를 보호해  수 없었다.

귀가  수도 없고


병원으로 들어갈  도 없는 상황이었다.

"변호사님...그럼 현재 제가 해 드릴게 없는 상황이에요. 또,  여자라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고 체포할 수도 없고....저도 난감하네요....전 이만 현장으로 올라가야겠습니다."


우리도 봉고차에서 내렸다.




우리를 보호해 주는 조직이 없었다.



"누난 우리 대검으로 갈까요? 설마 거기에 그 여자가 나타나진 않겠지."

"난 이거 환자복 입고 가야 되나? 어떻게 하니?"

"저 안에 다시 들어갈 수도 없고...바지랑 자켓에 중요한 거 들어 있어요?"

"아니 없어..."


"그럼 바로 택시 타고 가요."

"그러자 그럼."




누나와 나는 벼원 앞에 있는 택시에 올랐다.

나는 운전기사가 여자는 아닐지 살펴 보았다.

나이든 남자였다.

"대검찰청이요."


"네 알겠습니다."



나는 혹시 택시기사가 탈북자는 아닐지 걱정했다.

말투에서는 북한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



택시기사는 얌전하게 도로위를 달렸다.

여느 택시기사들처럼


신호를 무시하거나

급가속으로 추월을 하거나 하지 않았다.

대검찰청 앞에 택시가 섰다.

우리는 택시에서 내렸다.


누나가 통화 버튼을 눌렀다.

"선배 우리 대검 앞에 와 있어요."

"아 우릴 보호해 주어야 할 거 아니에요. 선배가 시키는 대로 했는데...난 지금 칼맞아서 걷지도 못하고...얘는 죽을 고비를 넘기고..."



"그러니까 대책을 당장 마련해 주어야   아니에요. 우리가 죽고 나면 무슨 소용이에요."

"몰라요...일단 우리 올라갈게요...안전하게 지낼 곳이 없어요..."


"그럼 경찰하고 연락을 해서 어떻게 공조 수사를 하든지 해야죠."



"아...몰라요...당장 우리가 죽게 생겼는데....일단 올라가서 얘기 해요."

우리는 마약과 사무실로 올라갔다.

사무실 안은 정신이 없이 바빴다.


우리는 구석 테이블에 앉았다.

아무도 우리를 신경쓰지 않았다.



병원에서 보았던 검사가 나와 테이블에 앉았다.


"야...너 사정이 딱한건 알겠는데...지금 내가 도와줄 수가 없다. 지금 청와대에서 당장 보고서 갖고 오라고 난리야...다들 일하는  봐....내가 밥 시켜 줄테니까 밥 먹고 어디든 가 있어라...내가 한숨 돌리면 연락 줄게."


"선배 일단 배고프니까  시켜 주세요...그리고 얘기 해요."



잠시후 설렁탕이 배달되어 왔다.


누나와 나는 아무말 없이 설렁탕을  먹고 있었다.




그때  검사가 뛰어 나왔다.



"야 너 방송국이랑 인터뷰 했어?"


"아니요. 하자고 해서 안 한다고 좋게 말 했는데."

"뭘 아니야...네 얼굴에  이름까지 자막으로 나왔는데."

"그새끼 누구에요? 엠비씨 새끼죠? 내가 좋게 말했는데 그 개새끼가...사고를 치네."




누나는 바로 전화기를 들고 엠비씨에 전화했다.

"네 보도국 부탁합니다...네...저 변호사 최은선이라고 합니다. 오늘 병원에서 있었던 탈북자 살인사건 보도한 기자 이름이 뭐죠? 아....정만호 기자님이요...? 그 정만호 기자님 혹시 자리에 계신가요? 아아 취재 중이시라고요? 저기 그 기자한테 전하세요...오늘 제 얼굴이 뉴스에 나갔는데...그거 다시는 사용하지 말고, 인터넷에서 내리고, 사실과 다르다는 정정보도 하고, 나한테 직접 전화해서 사과하지 않으면 내가 법적으로 가만 안 있을 거라고 전해 주세요...그리고 지금 당장  번호로 전화하라고 전하세요...늦으면 늦을 수록 제가 취하는 법적 조치가 터프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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