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3화 〉83 (83/105)



〈 83화 〉83

"변호사님도 이상주의자 같으세요. 그렇게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한 정치인들중 몇명이나 살아남는다고 보세요. 제 생각에는 아마 대부분 중도 탈락하고 오직 쇠심줄같이 강인한 정신력으로 해먹을  다 해먹고 주변사람들 챙기면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지금 살아남은 대부분일 거 같아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정치인들은 그런 일에 특화된 사람이니까 상종하면 안된다. 그런 생각이에요. 괜히 가까이 했다가 그 사탕발림에 넘어가서 엮이고 싶지 않은거죠."


"어...그럼 넌 변호사님 선거운동 하는데  도울거야?"


"아니 그런 소리가 아니지. 나는 순수하게 변호사님이 출마하면 도울  있어. 그런데 무언가 그 대가를 바라고 하진 않을 거야. 그냥 사람 최은선씨로 돕는거지 국회의원이 되면 나한테 떡고물이라도 떨어지겠지 하는 마음은 없다는 거야. 솔직히 우린 국회의원이 주는 떡고물 없이도 살 만 하잖아."



"누나 얘들이 보기에는 찌질해 보여도, 한달에 이삼억씩 벌어. 돈을 어디에 쓸까 몰라서 주체를 못해. 얘들한테 돈좀 얻어 써."

"와 사장님들이 그런 분들인줄 몰라뵀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누나는 삼인방에게 머리를 숙여 인사했다.




"누나 그래서 정말 마음 굳힌거야? 출마하기로."




"죽으면 썩어질 몸. 아끼면 뭐하냐...그냥 열심히 살아봐야지. 난 뭐 크게 바라는 거 없다. 사회가 좀  공정한 규칙에 따라 움직이게 되면 그 뿐이야. 공정한 사회 모두에게 똑같은 규칙. 그게 내 슬로건이다."



"저기 변호사님 그 뜻은 알겠는데 슬로건으로 쓰기에는 좀 오래된 느낌이 드는데, 저희들이 손좀  드릴까요. 저희가 워낙  감각에 대해 예민한 직업이다보니...사람들의 영혼을 건드는 일에 좀 익숙합니다. 슬로건은 천천히 저희와 상의하시죠."


"얘들  수입원이 야동이야. 감각적인 야동 발굴해서 코묻은 돈 버는게 얘들 일이야"

"아 네..."




누나의 표정이 순간 멈칫했다.

나는  표정의 진의를 읽을 수는 없었다.


누나는 강간사건을 맡아 거의 100퍼센트 승소했고,

 사건 내용 중엔 리벤지 포르노, 몰카같은 것들이

자주 들어 있었다.



삼인방과 누나의 만남은

어찌보면 한편의 코메디였다.




삼인방이 누나를 돕겠다고 나선건


코메디중 하일라이트나 다름없었다.

"변호사님 우리가 지금 사업의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저희 삼인이 혼연일체되어 금년 내로 기존 회사 이미지를 벗어내고 미래지향적인 신사업을 진행 하려고 합니다. 부디 어떤 편견같은것은 갖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이 친구가 저희들과 막역한 사이라 가끔 놀리는데 그게 생각만큼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어떻게 끌어올리느냐에 따라 이 사업의 성패가 달려 있습니다. 다행이도 지금까지 저희들의 예민한 사업감각이 빛을 발했지만,  사업 또한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쉽지 않은 사업입니다. 저희가 고용하는 인원만 100명이 넘고 사회적으로 나눔과 베품을 꾸준히 실행하고 있습니다. 변호사님이 혹시나 어떤 오해나 편견이 있다면 저희와 나누고 해결할 의지도 있습니다."

사장놈은 제발이 저린지

누나에게 중언 부언 같은 말을 반복했다.

사실 이놈들이 하는 사업이 그리 떳떳한 일은 아니지만,

디즈니나 넷플릭스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영상을 올려 팔아먹는 것과

근본적으로는 같은 성격의 일이었다.


사람들이 즐거움을 위해 영상을 보고


그 대가로 돈을 내는것.



사업의 본질은 같았다.

"누나 내가 자신있게 말하는데, 얘들이 인터넷 세상에서는 한국 최고야. 요즘 선거에서 인터넷 홍보가 중요하잖아. 얘들한테 맡기면 두루킹 그런건 저리가라야. 얘들 기술로는 그런거 흔저고  남기고 효과적으로 치고 빠질걸. 모르긴 몰라도 왜 그런거 있잖아 사람들을 무의식적으로 세뇌시키는거. 영상 중간에 눈치 못채게 최면 영상 같은거 넣고...귀로 들리진 않지만 뇌세포에는 들리는 그런 소리 심어 놓고 그러는거 잇잖아...이놈들 도사야. 아마 누나 선거에 정말 큰 도움이 될 거야."




"아니 니가 그런 영업비밀을 어떻게 알았어."

"뭔소리야...저새끼 또 진짜로 알겠다. 애 봐가면서 장난좀 쳐라. 모르냐 저새끼 중학생때부터 똥인진 된장인지도 잘 구분 못하는 주변머리. 어떻게 치과의사가 되어는지도 미스테리다."


"변호사님은 그럼 이놈은 어떻게  게 되신 거에요?"



"아...이자식 안 지가  오래 되었죠? 그때 생각하면 벌써 가슴이 흐뭇해지네요."



"흐뭇까지하셔?..."

"그때 제가 고등학교 2학년이고 문예부 부장을 맡고 있었어요. 3월에 신입생을 뽑는데, 면접하는 내내 스트레스를 받았거든요."




"고등학교 서클 면접하는데 스트레스씩이나 받아요?"

"네. 하도 신청자들 수준이 형편없어서...그러다가 신입생 못뽑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하기야. 저새끼 나온 학교가 똥통이긴 해요. 저놈이 아마 서울대 간거는 십년만에 처음 있는 일 일거에요.


"누나 아니에요. 거짓말이에요. 우리학교 공부 잘 했어...꾸준히 대학도 잘 갔고."

"보셨죠? 변호사님. 저놈이 저런 놈이에요. 무슨  있으면 순진하게 바로 발끈 하잖아요. 변호사님 국회의원 되시더라도 행여나 저놈을 중히 쓰실 생각은 접으셔야 합니다. 어리석은 민초지만 충정을 담아 말씀드립니다."




"네 참고 할게요."

"참고는 무슨 참고.  정치하는 일에 낄 생각 없어. 누나가 선거에 뛰어든다니까 순수한 마음으로 돕고 싶은 거지."




"그렇게 스트레스 받는데 나타 난게 이놈이에요. 가뭄끝에 신선한 이슬비라고나 할까. 타는 목마름을 해소해 주었죠?"

"무슨 일이 있었길래 변호사님의 갈증을 해소해 주었나요?"


"그때 면접 공통 질문이 사랑이란 무엇인가 였어요."

"음 사랑이라...저희는 직업상  떠오르는 단어가 있긴 한데 차마 변호사님 앞이라 입밖으로 내 놓질 못하겠네요."

"떡이요?"


"어이쿠야...제 입으로 말 안했습니다. 변호사님이 한 말입니다."

"그때도 많은 애들이 그렇게  했어요...여자랑 떡치는거 섹스하는거...표현만 다를 뿐 다  얘기였죠."



"나는  다른 표현들에 더 호기심이 생기네요."


"세월이 지나  잊어 버렸어요. 하여튼  답답하고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 이놈이 신선한 답을 해 주는 거에요."

"저놈이 어릴때부터 이빨이 세긴 했어요. 그러니까 치과의사가 되었죠."


"야 이새끼야 그 농담 재미 없다고 했지. 변호사님 죄송해요. 이놈이 눈치가 없어요."

"아니에요 재미있네요. 이빨이 세서 치과의사. 말 잘하는 치과의사들 많잖아요. 그런 치과의사들이 돈도 잘 벌고."


"저놈은 이빨은 잘 터는데 돈버는건 글쎄요. 나도 저놈 치과 안 가요."

"넌 새끼야 우리 치과에 안오는게 날 도와주는 거다 새끼야."


"변호사님. 저 보세요...저놈 성질머리가 저런 줄 모르셨죠?"

"호호호 귀여운데요."



"어머나...넘어갔네 넘어갔어...저놈의 본색을 알기도 전에 넘어가셨어. 나 참 희안하다니까. 저놈한테 무슨 매력이 있는데 여자들이 붙을까..."



"그때 신입생 면접때도 매력적인 답을 했어요."

"무슨 말을 했는데요? 저놈이 사랑에 대해 뭘 알기나 했나 그때?"




"사랑이란 무엇이냔 질문에 이놈이 한 대답을 아직도 잊지 못해요."

나는 누나가 내 눈을 쳐다봤을때


싱긋 웃고 머리를 긁적거렸다.



삼인방 놈들은 누나의 입을 쳐다보고 있었다.



"만약 선배님이 저를 사랑하시게 된다면 체육시간에 공을 보기만 해도 제가 떠오를 겁니다. 하면서 자기 얼굴에다 동그라미를 그리는 거 있죠...."



"하하하하 저런 개 사기꾼 새끼..."

"지랄...변호사님은 그게 감미롭게 들리셨어요?"


"저놈  속이 시커먼 놈이에요...그렇게  한 건 다 흑심이 있어서 그런 거에요."

"근데 여자 입장에서 보면 마음은 하얀데 입에 하얀 테이프를 붙인 남자하고 마음은 시커멓지만 시커먼 거짓말로 여자를 즐겁게 하는 여자증에서 누굴 고를 거 같아요?"


"당연히 하얀 마음이죠."

"저도 하얀 마음."


"하얀 마음을 보았니? 꿈과 희망이 가득한~~ 물러가라 물러가라 속 검은 자여~~"



"저 같으면 흑심이 있든 없든 재미있는 남자를 고를 거 같아요. 실제로 많은 여자들이 그렇게 생각하고요."




"그래서 나같이 하얀마음에 착한 사람은 여자랑 안 되는 거야."


"야 너 마누라 있잖아. 뭘 여자랑 되고 안되고 지랄을 해. 내가 일러버린다."

"내가 그래서 널 의심하는 거다. 니가 뭔데 우리 마누라한테 연락을 해."


"옆집 주민이다. 됐냐?"




"쟤들 바로 옆집에 살아요. 타워팰리스...."




"와 부럽네요. 거긴 살기 좋아요?"



"아니에요...여름에 덥고 겨울에 춥고 답답하고 아휴 이사가고 싶어요. 그때 경매로 두집이 나와서  맛에 샀는데....영 사는데는 별로에요. 저번에 불 났을때는 얼마나 후달렸는지 몰라요...앞으로 이사가면 그냥 단독주택 같은 데서 살고 싶어요."


"난 저새끼랑 멀리 살면 아무곳에서나 살아도 괜찮아요."



"참 두분은 우정의 깊이가 남다르신거 같아요."


"남다르게 증오하죠."

"누나 그 얘기도 해줘."


"무슨 얘기?"

"사단장님이 내 자지를.."

"이런 미친놈 그걸 왜 여기서해?"

"나도 누나한테 처음 놀란게 있어. 그게 사단장님 썰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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