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5화 〉85 (85/105)



〈 85화 〉85

"한 열흘 남았어요."

"그 전에 당을 결정해야 하지 않나요?"


"네, 그래서 컨설팅에 의뢰했어요. 지역의 당 지지도와 당 경선에 나올 유력한 후보들과의 경쟁력, 무소속으로 나갈 경우 당선될 확률....다양한 변수를 두고 시뮬레이션 돌리고 있어요."

"그 지역구는 왜 보궐선거가 되었나요?"

"그 지역구 의원이 대법원 선고가 나왔어요. 벌금 200만원. 선거법에서 걸렸어요."

"거기 관악구면 여당 대표지내신 분하고 야당 대표지내신 분하고 맞붙은 지역구 아니에요?

"맞아요...지금 여당 국회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가 되어서 여당 분위기가 안좋아요. 그래도 거의 여당쪽에서 늘 차지 했던 지역구라...그쪽 공천을 받는게 나을 텐데...그러다 보니 경선에 나올만한 인물들이 많아서 그게  껄끄러워요. 대부분 내가 아는 선후배고 그러니."


"그런게 어디있어요. 인기 있는 사람이 하는 거지."

"그래도 서로 아느 처지다 보니 얼굴 붉히고 싶지가 않아요."

"그럼 차라리 무소속으로 나오는 게 낫겠네요. 무소속으로 나와서 이기면 당에 들어갈거다 하고 유세중에 밝히면 되잖아요. 그러면 당에서 단일화를 하라고 하든 뭔가 얘기가 있겠죠. 그러면 껄끄러운 경선 과정 피할 수 있고, 당 이름을 뒤에 업고 선거 할  있고. 만약 단일화가 안 되면...그냥 독고다이로 가는거죠. 내가 알기로  동네에서 최변호사님 인지도가 상당할 거에요. 물론 최변호사님이야 전국구 인물이지만."

"보선에 나오는 변호사님 만한 전국구 인물이 있을까? 없을 거 같은데.."


"그래. 그러면 우린 방송에 나왔던 변호사님의 치열한 영상을 계속 편집해서 보여주는거야. 모바일에다가 재밌는 짤 중간 중간에 넣어서 트래픽 유도 하고."

"그래 게임 끝났네...변호사님 우리 회사에 편집 기가막히게 하는 놈 세놈이 있어요. 그놈들이 영상 편집하면 시청자들이 눈물을 안 흘릴 수가 없어요. 더군다나 변호사님처럼 삶을 치열하게 산 분이라면...편집한 결과물이 안 봐도 비디오네요.."

"네 그냥 어렵게 당에 들어가지 마시고, 경선 끝난 다음에 경선 시기를 놓쳤다라고 표명 하고 당선 뒤 당에 들어가겠다. 국회로 보내 달라. 해야 할 일이 있다 하면서, 설득력 있는 해야 할 일을 제시 하는 거에요. 관악구에 젊은 사람들이 많으니까 어필할 수 있는 공약을 만들어서 계속 유권자를 세뇌 시키는 거죠. 최은선만이 할 수 잇다."


"오케이...그렇게 하시죠..뭐 저희들이 도와 드릴게요."

"근데 우리도 탈바가지 쓰고 춤추고 그래야 하나?"

"그건 니가 해라. 넌 대가리가 커서 쓰나 안 쓰나 똑같으니까...니가 하면 되겠다."


"그럼 넌 뭐할 건데...모바일 선전단..."


"이 새끼야 그건 애들 다 시킬 거잖아..넌 땡가 띵가 놀려고 그러지? 나중에 숟가락만 얹을려고."


"알았어 다른거 할게...아파트 부녀회에 참석해서 홍보하기."


"하지마. 이 새끼야 니가 가면 부작용 생겨 표떨어져."

"그럼 뭐 하락고 씨방새야...차라리 나랑 탈을 쓰자."




삼인방은 금세 달아올라

벌써부터 선거 전략을 논하고 있었다.

"근데 우리같은 아마추어가 선거를  치룰  있을까?" 돈이 좀 들더라도 왜 꾼들 있잖아. 선거하는데 잔뼈 굵은 사람들...그 사람들이 봐 주는게 확실 하지 않을까? 괜히 어리버리한 우리들이 일 챙기다가 하다못해 동네 노인정이며 부녀회며 자잘한 청탁도 처리 못해서 지쳐 쓰러지는 거 아니야?"


"그렇지. 그럴수도 있겠다. 우리가 선거에 대해서  아는게 있어야지..차라리 전문가를 영입하는게 나을 거 같기도 하고."




"그런데 그런 꾼들 영입했다가 괜히 돈만 날리고 당하는 거 아니야? 자기들 영업해야 한다면서 활동비 달라고 해서 룸빵가 술이나 쳐먹고 그걸 영업이라고 둘러치면 우리가 할 말이 있나."




"그래도...이제 선거 시작하면...동네 방네 노인정 회장부터 해서 각종 모임에서 모기떼처럼 달려들어 피를 뽑아 먹을 텐데...그런걸 우리가 케어할 수 있겠어?"

"그런건 딱딱 상한성 정해놓고 일괄적으로 나눠주면 되지 않을까? 그리고 선거법에서 정한  이상으로 지출하면 또 당선 무효되는 거잖아...그니까 머리  써가면서 적당한 핑게도 대고 그러면 그렇게 생각만큼 큰일이 아닐 수있어."


"내가 알기론 그렇게 해선 선거에 이길스 없어, 유권자한테 하다못해 주스 한잔이라도 공짜로 줘야 표를 찍어준다는데. 그게 사람의 본성이고. 사실 선거가 뭐야 인기 투표잖아. 조국의 무궁한 발전이야 정치인들이 생각하면 되고, 유권자들이 전부 골치 아프게 누가 가장 사회갈등을  해결해줄지 고민할 필요 있나? 그냥 나한테 잘  주고, 내 집값 올려주고, 내가 사는 동네 안전하게 하고 그런 후보한테 투표 하겠지."

"뭐 그 말도 틀린 말은 아니네. 근데 선거 사무장이란 사람이 하는 일이 뭐야? 그 사람이 하는 일이 뭔지 알아야 우리가 필요한지 아닌지 결정할 것 아니야? 변호사님 선거 사무장에 대해서  아세요?"



"네 저도 선거하는 걸 옆에서 돕다보니 볼꼴  볼꼴  많이 겪었어요. 그 대표적인게 선거 사무장이란 사람들이에요.  능력있는 사람도 있고, 순전히 사기꾼도 있어요. 능력있는 사람들은 수억이 넘는 돈을 주고 모셔오기도 하는데...그렇게 모셔와도 먹튀하는 사람 많아요.



"아니 수억씩 비용을 들이면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되는  아니에요?"

"네 그럴 수 있죠. 법정 선거비용 금액은 매번 선거전에 국회에서 결정하는데...제가 기억하기론 1억원이 기본비용이고 거기에 인구당 200원정도 더하고 또 읍면동 갯수에다가 200만원정도 곱해서 나오는 금액이에요. 대충 계산해 보면 대략 2억원 왔다 갔다 하는 정도죠..그러니까 현실적으로 사무장한테 몇억을 주면 당선무효가 되는 거죠. 함부로 사무장을 썼다가 사무장이 국회의원 모가지를 쥐고 흔들 수도 있죠."



"선거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네요."


"선거 사무장하니까 치과 사무장이 생각나네. 치과의사중에 돈 벌겠다는 목표가 확고하게 선 사람은 시골에 병원차릴때 사무장을 많이 고용하거든...그러면 그 사무장이 요구하는게 있어...기본급 한달에 오백만원 플러스 법인카드. 영업용으로 그 카드가지고 술도 먹고 자기 쓸거 쓰고 하겠다는 거지."



"그런 사무장 고용한 치과가 돈을 벌어?"

"의사들은 대부분 헛심만 쓰다가 몸상한 채로 털고 나와...뭐 그중에는 성공하는 치과의사도 있지...근데 아마 성공하는 치과의사들은 꼭 치과가 아닌 무슨 장사를 했어도 성공했을 만한 사람들이야..."

"어딜가나  사무장이라는 게 문제구만. 안쓰자니 영업이 안되고 쓰자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크거나 먹튀가 나올 수  있고. 안그래요? 변호사님"


"선거라는게 워낙 변수가 많으니까 사무장이 실력이 있어서 성과를 거두기도 하고 혹은 운이 좋아 성과를 거두기도 하고, 또 성과도 없이 먹튀하기도 하고 경우의 수가 다양해요. 또  선거사무장이란 사람은 공식적으로 이름 걸고 활동하는게 아니고 주로 뒤에서 일을해요. 그 사람들이 쓰는 돈은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금액에 포함 안 되게 하는 꼼수죠.



"그럼 뒤에 숨은 실질적 사무장 따로 있고, 공식직함만 있는 허수아비 사무장을  따로 두나요?"


"보통은 그런 식으로 선거를 치뤄요."




"아이구야 선거가 쉬운게 아니구나...그러다가 실세 사무장이 다른 사람들이랑 트러블 생기면 콩가루 되겠네."


"네 그런 경우 많아요. 특히 가족들이 자금관리를 하는데 실세사무장과 돈 문제로 많이 다투게 되죠. 가족들은 한푼이라도 적게 쓰려고 하고 사무장은 한푼이라도 더 쓰려고 하다가 분란이 일어나서 파토나는 경우도 흔해요."



"와...이거 참 내가 그런 환경에서  일이 없겠는데요."


"나도 탈이나 쓰고 춤이나 춰야지...그런 갈등구조에서 어떻게 일을 해.."

"나도 포기...내가 뭐가 아쉬워서. 일하다 보면 사무장이랑 다이다이 뜰 수도 있겠네."




"누나 그 사무장 이야기 들으니까  하기도 전에 힘빠진다."


"그래서 나도  망설여져. 옛날에는 흑색선전 꼼수부리는건 다 사무장 머리에서 나왔거든...사람들 몰고 다니면서 바람잡는 것도 사무장이 하는 일이었고."

"뭐 제갈량같이 믿을 만한 책사 사무장이 있다면야..투자  만 하지만, 실력이 보장되지 않은 사무장 밑에서 갈등을 겪는 구조라면...그건 시작도 하기 전에 지는  같네요."


"그럼 그런 사무장을 쓸지 안 쓸지는 누나가 결정하는 걸로 합시다."



"그리고 나는 2억 내 놓을꺼고...대표이사 얼마 낼래?"


"나?"

"그래. 너 그 많은  두었다 어디에 써?"

"뭐 나야 쓸데 많지..."



"그럼 후원회를 만들어서 회사돈을 거기에 넣자. 그러면 세금 신고때 정산 받을 수도 있잖아."

"그래. 이 형아가 통크게 후원회 회장 하고, 정치후원금 낼게..."


"오호....상남자야."

"상남자는.... 내기 싫은거 떠밀려서 내는건데...."


"아 새끼 싫으면 말고..."

"알았어 알았어...거  농담도 못하냐?"





"사실 나야 그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데...기와 후원회 회장하면서 국회의원 후보자의 비전은 들어 봐야 할 거 아니야...변호사님 제가 자발적으로 후원금을 낼 수 있도록 저를 한번 설득해 보세요. 1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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