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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화 〉맡겨야 하는 것 (5) (36/43)



〈 36화 〉맡겨야 하는 것 (5)

서윤이는 이제 자기 자신을 암컷이나 암캐라고 부르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듯했다.


물론 그 이유가 단순히 나한테 칭찬을 받고 싶어서인지,

아니면 자기 자신을 깎아내리는 것으로 얻는 피학적 만족감 때문인지.

아마 서윤이 본인에게 물어봐도 고개만 갸웃거릴 테지만……한 가지는 확실했다.

"우리 서윤이, 아직도 주인님 앞에서 세울 자존심이 남았어?"


"제, 제가 아니라……만약 그런 암캐가 있다면……요."

모처럼 서윤이가 용기를 내서 만들어낸 흐름이다.

뻔히 보이는 수작이지만, 넘어가지 않는다면 실례겠지.


어쨌든 플레이라는  서로 호흡을 맞춰야 하는 작업이니까.

"글쎄, 그런 암캐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부러 말을 흐린 나는 조심스럽게 서윤이를 밀어 쓰러트렸다.

무릎을 꿇고 있는 자세 그대로 그녀를 베개에 눕히자,


"주, 주인님……?"

서윤이는 당황스러운지 계속 초조하게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보통은 놀라서 발버둥을 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텐데.

오늘따라 여자친구의 소심한 성격이 무척 고마웠다.


자칫 잘못하면 턱을 걷어차여도 이상하지 않은데 말이야.

"처음에 가르쳐줬잖아. 암캐한테 자존심은 필요 없는 거라고."



나는 화장을 해주는 것처럼, 엄지로 그녀의 입술을 덧그렸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왕복하는 것처럼 몇 번이나 같은 행동을 반복하며,

천천히 서윤이의 가슴이 크게 들썩거리는 모습을 즐겼다.

"우리 서윤이는 똑똑하니까 알지? 말을 안 듣는 암캐는 어떡해야 돼?"


"다, 당연히……주인님한테 혼나고, 벌 받은 다음에 반성해야 돼요."

"왜 그래야 하는지도 대답할 수 있겠어?"

"저는……아니, 암캐는 주인님의 사랑을 받아야 하니까요."

"그렇지. 근데 사람처럼 자존심 세우고, 고집을 부리면 어떻게 될까?"



나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입술을 쓰다듬던 손을 곧장 쇄골로 미끄러트렸다.


살갗에 닿는 간질간질한 느낌에 서윤이는 "흐읏!" 대답 대신 숨을 삼켰다.

"응? 말해봐, 서윤아. 암캐가 사람처럼 굴면 어떡해야 돼?"

"호, 혼나야 해요오……"


"그럼 암캐한테 자존심 같은 건 필요 없는 거네?"


"네에에. 필요 없는 거예요. 주인님한테 사랑받는 게 가장 중요해요."




가냘픈 대답엔 어떻게든 내 비위를 맞추려고 하는 암캐 다운 비굴함이 있었다.

서윤이는 혹시라도 칭찬받을 수 있지 않을까, 고대하며 입술을 적셨다.

솔직하게 대답하겠다는 약속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뭐.


기특한 소릴 할 수 있게 된 건 제대로 교육이 되고 있다는 의미겠지.




"당연한 말을 하면서 되게 뿌듯한 것처럼 보인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순순히 칭찬해줄 생각은 조금도 없었지만 말이다.

나는 쇄골을 문지르던 손으로 가슴 한가운데를 내리그었다.

서윤이는 간질간질한지 자꾸만 몸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럴 때마다 수갑에 매달린 방울이 시끄러운 소릴 내며 흔들렸다.



"암캐가 사랑받기 위해 노력하는 게 그렇게 대단한 거야?"


"아, 아니에요오. 당연한 건데……흑! 흐읏!"

"그래. 당연한 거지. 잘 알고 있네."


"저는 자존심도 안 세우고, 말도  듣는 암캐……인데."




어디까지나 자긴 다르다며 선을 긋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어차피 꼬투리 잡힐 이야기를 꺼낸 것부터가 그녀의 실수였다.

"그럼 서윤이가 착한 암캐라는 걸 증명해야겠다. 그렇지?"


"네, 네에에. 저는 주인님 말씀 잘 듣는 암캐에요."

"당연히 그렇겠지. 누가 가르쳤는데."


"주인님께서 처음부터 전부 다 가르쳐주셨어요."


알아서 착착 무덤을 파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서윤이는 분위기에 취했는지 열에 들뜬 것처럼 떠들었다.

확실히 눈을 가리고 있다 보니 말이나 소리.

그것도 자신의 말에 평소보다 크게 영향을 받는 듯했다.

요컨대, 스스로 자신을 깎아내리는 것에 도취됐다는 거다.



"주제 파악  하는 강아지한테는 상을 줘야지."



나는 허리를 굽혀 기특한 소릴 하는 입술에 상을 주었다.


잠깐 스치고 지나갔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거다.


짧고 가볍게 입술이 닿기만 하는 키스였고,


포상이란 의미 그대로의 당근은 아니었다.


입맛만 다신다고 허기가 해결되지 않는 것처럼,

정작 서윤이에겐 약을 올리는 거나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질문에  대답했으니까 주는 상이야."

"조, 조금만 더어어……"


"왜? 이 정도로는 아직 부족해?"



당연히 부족하다 못해 감질난다는 걸 알면서 던진 질문이었지만,


정작 서윤이는 건방지다는 소리는 듣기 싫었는지 말을 아꼈다.

조금 전에 했던 대화가 확실히 영향을 미치는 듯했다.


초조하게 달싹이는 입술이 대답을 대신한 거나 다름없는데도 말이다.


"우리 암캐는 알기 쉬워서 진짜로 다행이야."



언제나 그렇지만, 몸은 솔직한 법이다.



"차라리 솔직하게 부탁하는 게 어때? 내가 들어줄 수도 있잖아."

"저는 암캐……니까, 주인님께 부탁을 하는 건 안 돼요."

"공손한 태도로  수 있다면 부탁 정도는 괜찮아."

"……아니에요. 주인님이 원하실 때 마음껏 사용해주세요."



설령 입으로는 속내가 뻔히 보이는 말을 하고 있을지라도 말이다.


순종적으로 착하게 대답하면 상을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원래 포상이라는 건 일부러라도 간격을 두는 편인데 말이야.


당연히 그런 사실을 알 리 없는 그녀는 기대감으로 숨을 헐떡였다.


이만큼 속내가 빤히 보이면 측은해서라도 넘어가 줄까 고민하게 되네.



"그럼 이렇게 할까? 방금은 대답을 잘해서 주는 상이었잖아."

"네, 네에에. 주인님. 저 솔직하게 대답 잘할 수 있어요."

"그럼 또 상을 받으려면 예쁜 짓을 해야겠지?"


"……저어, 주인님?"




다정한 말투가 오히려 불안감을 불러일으켰는지,

서윤이는 양손을 꼬옥 쥐더니 조심스럽게 다리를 오므렸다.


새삼 이제 와서 자신의 몸에 닿는 시선을 의식하는 듯했다.

"왜 자꾸 예쁜 몸을 가리고 그래."



나는 구속당한 그녀의 양손을 위로 들어 올렸다.

무엇 하나 몸을 가릴 만한 게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녀는 이리저리 몸을 뒤틀었다.




"우리 서윤이, 작긴 한데 의외로 빠질 곳은 잘 빠졌지?"

"흐, 흐으으……보지 말아주세요오."

"지금 내가 어딜 보는지 알겠어?"

"그, 그것까지는  모르겠어요."


"그래? 그럼 어딜 만지고 있는지는?"

짓궂은 목소리를 가장한 나는 손끝으로 허리 부근을 쓰다듬으며 물었다.



"솔직하게 대답하기로 약속했지?"


"허, 허리……"


"그럼 지금은?"


"엉덩이……로, 내려가서……"

허벅지 안쪽을 쓰다듬기 시작하자, 서윤이는 간질간질한 신음을 흘리며 몸을 웅크렸다.

꽉 닫힌 다리를 힘을 써서 억지로 벌리게 만든 나는 반쯤 장난 삼아 물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서스펜션으로 다리도 묶어놓을 걸 그랬나?"

"마, 막상 주인님이 만져주시니까……부끄러워서 그랬어요."

"정말로 그런 거라면 서윤이한테  실망인데."


"네……?"

"암캐한테 자존심은 필요 없다고 잘 대답해놓고 이러는 거야?"


당황한 그녀는 절대 아니라는 것처럼 필사적으로 도리질을 쳤다.


"자, 자존심이 아니라아……민감해서! 몸이 민감해서 그랬어요!"

"방금은 부끄러워서 그랬다며. 말이 자꾸 바뀐다 너."

"평소보다 민감하니까! 그래서 부끄러웠어요!"

"오늘은 평소보다 잘 느끼는 것 같아?"

"네에에. 주인님이 만져주실 때마다……몸이 흠칫흠칫, 해요."

자존심과 수치심은 다른 거지만 뭐, 깊이 생각하게  필요는 없지.

시험 삼아 귓볼을 만지작거리자 서윤이는 가볍게 진저리를 쳤다.

감각의 차단으로 자극 자체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듯했다.

흥분으로 몸이 달아오른 것과는 조금 다르지만,

"확실히 오늘은 평소보다  느끼는 것 같네."

"네에에. 눈을 가려서 그런 것 같아요."

"발정 났을 때처럼 몸이 근질근질하지?"



서윤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부추겨야겠지.




"게다가 왠지 주인님이 어딜 보는지도……알 것 같아요."

"좀 전에는 모르겠고 하지 않았어?"


"근데 왠지 가슴 쪽……끝 부분이 오싹오싹해요."

전혀 엉뚱한 곳을 짚는 대답에, 나는 웃어버렸다.

하지만 뭐, 본인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손 거들어줘야지.

"대단한데? 정확히 맞췄어."


"저, 정말로 가슴……보고 있었어요?"


"우리 강아지, 크기는 작아도 모양은 진짜 예쁘거든"


"예, 예쁜 게 아니라……그냥 작은 건데."

"발정 나서 이렇게 꼭지도 발딱 세워놓고 말이야."


"아흑……!"




가볍게 유두를 손으로 집자 서윤이는 고통스러운 신음을 질렀다.

그렇게 세게 쥐지도 않았는데 엄살이 심하다 싶기도 하지만,

서윤이는 정말로 아파하는 것처럼 이를 악물었다.

"많이 아파?"


"머릿속이 찌릿……했어요."


눈으로 본다는 건 준비할 수 있다는 의미도 되니까.

미리 대비할 수 없는 자극은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다.

서윤이도 조금 시간이 지나면 "어라?" 싶겠지만,

당장 과민하게 반응한다고 해서 엄살이라고 할 순 없지.



"그래그래. 아프게 해서 미안해."



마음에도 없는 사과를 내뱉은 나는 그녀의 가슴에 입을 맞췄다.

그리곤 서윤이가 그랬던 것처럼 입술로 유두를 토닥거리거나,

가느다란 숨을 길게 불어내서 간질간질한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자극과 쾌락의 경계선.


느낀다는 커트라인의 아래를 밑도는 정도의 애무만을 계속했다.




"주인님……그거, 간지러워요."

"이에 아흐힌 않히?"

"이, 입에 넣고 말하지 말아주세요!"



유두에서 입을 떼자 타액에 가느다란 실처럼 주욱 늘어졌다.



"아프진 않냐고 물어본 거야."


"그냥 간지러워요."


"그럼 다행이고."

"주인님……가슴 엄청 좋아해."

"우리 강아지 거라서 좋아하는 거야."


"거짓말. 맨날 작다고……구박했으면서."


서윤이는 그동안 쌓인 게 많았는지 뾰로통하게 대꾸했다.

"작아서 싫다고 한 적은 한 번도 없잖아."

"……그건 그렇죠."

"서윤이 몸은 누구 거라고?"

"주, 주인님……거예요."

"그럼 싫어할 리가 없겠지?"




다시금 허리를 숙인 나는 가볍게 이빨 사이로 유두를 잘근거렸다.

조금 전까지 실컷 애태워지던 그녀는 모처럼 강한 자극에 허리를 튕겼다.



"깨, 깨물면 안 된다고……몇 번이나 말했는데엣!"

"이렇게 예쁜 분홍색인 게 나쁜 거야."



가슴을 찰싹, 손바닥으로 때리자 서윤이는 "크응!" 몸을 비틀었다.

하지만 양손이 붙잡혀 있는 상태에선 만족스럽게 움직일 수도 없었다.

"열 받네. 조그만 주제에 꼴리는 몸을 해가지곤."


"주, 주인님만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래서, 불만이야?"

"아니, 아니에요! 그런 의미가 아니랏……!"

가볍게 혀를  나는 이번엔 젖을 짜내는 것처럼 유두를 비틀었다.


다급하게 부정하던 서윤이에게서 날카로운 비명이 터져 나왔다.

"아무튼 이건 툭하면 다른 사람 눈치나 보고."


"죄, 죄송해요. 그런 뜻이 아니었어요."

"너는 내 눈치만 보면 된다니까?"

"네에에."

"언제쯤 주인 있는 암캐란 걸 자각할래. 응?"


"저, 저는 이미 한참 전부터 암캐……였는데."



서윤이는 여전히 남아있는 통증에 힘겨워하며 말을 이었다.



"걱정하지 않아도……전 평생 주인님 소유에요."

"꼴에 평생 길러질 수 있다는 자신은 있어?"

"주, 주인님  계시면……저, 외로워서 죽어버린단 말이에요."

나는 그럴 만 하다고 생각했다.



"하긴 그래. 고작 사흘로도 이렇게 되는데. 큰일 나겠지."


"그러니까 버려지지 않도록 열심히 할게요. 네?"

"글쎄, 말로는 뭐든 못할까."


"지, 진짠데……"

"사랑받으려면 노력해야 한다고 그럴싸하게 지껄이더니."

나는 그녀의 배 위에 손을 얹었다.

"너한테 꼴리는 게 주인님밖에 없으면 불만이야?"

"아니에요. 불만 같은  없어요."


"그럼 어떻게 대답해야겠어?"

"세, 세상에서 주인님한테 사랑받을 수 있는  저뿐이라……엄청나게 행복해요."

이젠 제법 남자에게 교태를 부리는 것처럼 간드러지는 목소리를 낼  있게 되었다.


안대 뒤에 가려져 있을 암컷의 표정을 보지 못한다는 것에 아쉬워하며,

다시금 허리를 숙인 나는 두 번째 포상을 내렸다.


"오늘따라 마음에 들게 대답 잘 하네. 착하다, 우리 강아지."

"흐, 흐으으……!"


서윤이는 조금이라도 입술이 닿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혹은 키스할 땐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나를 껴안고 싶어서 애를 썼지만……묶인 팔로는 무리였다.


"블라인드 키스가 엄청 마음에 들었나 보네. 그렇게 좋아?"

"너, 너무 짧아서……아직 잘 모르겠어요."


"모르겠다고?"

명백하게 시치미를 떼는 말투에, 나는 피식 웃었다.

"잘 모르겠으면 앞으론 관둬야겠다. 싫어할 수도 있잖아."

"시, 싫은 게 아니라! 너무 짧아서! 짧아서 모르겠어요!"


"그럼 처음부터 떠보질 말아야지. 제대로 부탁해봐."

"……주, 주인님이랑, 또 키스하고 싶어요."

"한 번이면 되겠어?"


"많이. 엄청 많이 하고 싶어요."

"그럼 서윤이가 말을 잘 들을 때마다 상으로 해줄게."



이제 이걸로 평소처럼 부끄럽다고 빼는 일은 없겠지.


확실히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보단, 먼저 몸을 안달 나게 만드는 쪽이 효과가 좋은 것 같았다.

 플레이 때 고생했던 것에 비하면 알아서 호흡을 맞춰주니 리드하기가 수월했다.

물론 정작 서윤이 본인에겐 호흡을 맞춘다는 자각조차 없을 거라는 게 웃긴 일이지만.

"이래서 머리 나쁜 암캐는 누구 소유물인지 수시로 확인을 시켜야 한다니까."


"네에에. 절대로  잊어버리도록……계속 가르쳐주세요."


"서윤이가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건 누구지?"

"주, 주인님……이에요."

"세상에서 한 사람밖에 없지?"


"앞으로도 야하고 부끄러운 모습은 주인님한테만 보여드릴 거예요."




슬슬 사람 한 명쯤은 들어가 누울 자리 정도로는 땅을 판 것 같았다.


사실 좀 더 애를 태우고 싶지만……역시 부족한 시간이 문제였다.

하지만 뭐, 평소보단 빠르게 분위기를 탔으니 괜찮겠지.



"서윤이가 아까 그랬지? 착한 암캐란 걸 증명해야 한다고."


서윤이는 차마 대답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녀의 허리에 손을 얹은 내가 팬티를 벗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누구의 소유인지 절대로 잊지 않도록 가르쳐달라고도 했잖아."


"그, 그렇긴 한데……주인님, 속옷은 가, 갑자기 왜……?"


"일단 엉덩이  들어봐. 그렇지."




그 와중에도 서윤이는 고분고분 말을 잘 들었지만,

정작 벗기는 건 싫다는 것처럼 허벅지를 꽈악 조였다.



"그러다 한  맞고 후회하지 말고 다리 벌려라."

"이, 이유라도 좀 설명해주세요……!"

"내가 명령하니까."

짧은 대답으로 침묵시킨 나는 그대로 끝까지 팬티를 내렸다.

발목에 걸친 천 쪼가리에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한 나는,


"시발년, 벌써 젖었네."


한가운데 묻은 얼룩을 확인한 뒤 그대로 던져버렸다.


"솔직하지 못한 암컷은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궁금하다고 했지?"



나는 붙잡고 있던 그녀의 손을 아랫배에 올려놓았다.

서윤이는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됐는지,

간헐적인 신음을 흘리며 숨을 헐떡거렸다.



"간단해. 자존심이고 체면이고, 전부 짓밟아버리면 되는 거야."

"지, 짓밟는다고 하셔도……"

무언가 기다린다는  직감했는지, 그녀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길들여진 암캐라는 건 언제나 감이 날카로운 편이다.

그리고 좋은 주인이란 언제나 기대에 부응하는 한편,


암캐가 머릿속으로 그리는 음란한 상상을 뛰어넘어야 한다.

물론 그녀에 한해, 좋은 주인이 되는 건 딱히 어려운 일도 아니다.




"예를 들면, 이렇게……주인님 앞에서 자위를 하게 만든다던가."

아직 벗겨지지 않은 클리토리스를 꾹 누르자, 서윤이는 숨이 막힌 것처럼 입을 뻐끔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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