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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8화 〉맡겨야 하는 것 (7) (38/43)



〈 38화 〉맡겨야 하는 것 (7)

빈말로라도 능숙하다곤 할  없는 실력이지만, 어쨌든 정성스럽긴 했다.

굉장히 깨지기 쉬운 것을 다루는 것처럼 조금씩 혀를 굴리면서,


"하읍……읏, 으읏……"

어떻게든 봉사라는 것을 흉내 내려는 노력은 하고 있었다.

실제로 질척질척하게 달라붙어오는 혀의 느낌이 제법 기분 좋기도 했고.


무엇보다 잔뜩 상기된 얼굴로 열심히 손가락을 빨고 있는 암컷 노예.

정말로 사랑한다는 것처럼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 정복감을 불러 일으켰다.

"말해봐. 서윤이는 누구 거라고?"

"주, 주인님……거예요."



유치한 감정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소유욕이란 건 그런 법이다.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철저하게 무력한 처지의 여자친구.

눈이 가려지고 손까지 묶인 채로, 오로지 나만 바라보게  암컷.


주인님께 거스르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혀를 놀리며 봉사하는 노예.


나는 어느샌가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곤 그만 당황했다.



"……누가 강아지 아니랄까 봐, 정말로 핥는  좋아하네."



켕기는 기분을 숨기려는 것처럼 급하게 꺼낸 말엔 초조함이 묻어 있었다.

다행히 서윤이는 봉사에 정신이 팔려 있느라 눈치 채지 못한  같았다.


하지만 페이스를 무너트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침착해야만 했다.

당연하지만 잠깐 쉬자거나, 휴식이 필요하다는 말을 꺼낼 순 없었다.

모처럼 좋은 흐름이라 서윤이도 힘을 내고 있는데 무너트리긴 아깝잖아.

"칠칠치 못하게 침이나 흘리고. 남의 침대라고 아주 멋대로야. 응?"

투덜거리며 혀를 꽉 잡자 서윤이는 헛구역질을 하는 것처럼 켁켁거렸다.


그렇게 살짝 숨 돌릴 여유를 만든 나는 곧장 시계로 시선을 돌렸다.


플레이 타임은 아직 여유가 있었지만, 체력은 이미 한계일 거다.

지금도 눈을 가린 상태로 엄청나게 신경을 갉아먹고 있을 테니까.


만약 이대로 절정까지 올려보낸다면……아마 한 번이나, 기껏해야 두 번.



"콜록, 콜록……주, 주인님?"


"왜 그래?"

"저 뭔가 잘못……했어요?"



어중간하게 체력을 남기는 것보단 아예 확실하게 소모시키는 게 낫겠지.

그래야 괜히 마지막까지 버틸 수 있다며 고집을 부리지도 못할 테니까.

불완전연소는 무서운 거니까 마지막은 직접 손을 쓰는 걸로 하고.

자연스럽게 파트를 넘어갈 수 있는 구실을 만들어서……아니지. 일단은,

"……누가 손을 멈춰도 된다고 했지?"




한창 바쁘게 머리를 굴리는 와중이라 대답이 조금 늦어졌지만,


오히려  덕분에 어느 정도는 연출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위압적인 대답에 주눅이 든 그녀는 "아……" 말을 흐렸고,


나는 절대로 내색하지 않으려 애를 쓰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서윤이 역시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는지 천천히 손을 늘어트렸다.




"입으로 봉사하고 있으면 다른 입은 놀아도 되는 거야?"

"아, 아니에요, 주인님. 자위……할게요."


"멈춰도 된다고 한 적 없지?"

"네에에. 잘못했어요."



순식간에 계획 비슷한 것을  맞춘 나는 그녀의 입술을 매만졌다.

다음 장면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구실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쥬, 쥬인님……숨 마켜……"

조금은 강압적으로 나갈 필요가 있었다.


"아무튼 엄살은. 그렇게까지 세게 누르진 않았어."

나는 그녀의 혀뿌리를 누르고 있던 손을 떼어냈다.


서윤이는 그제야 가슴을 크게 들썩이며 솜을 몰아쉬었다.



"서윤이는 이런 식으로, 입안을 만져주는 걸 좋아하지?"


"네, 네헤에……조아해요오."


"안쪽의 말랑말랑한 부분을 눌러주는 것도 좋아하고?"



잠시 머뭇거리긴 했지만,


적극적으로 입안을 휘젓기 시작하자 서윤이도 분위기를 읽고 호응했다.


그렇다고 해서 테크닉 좋게 내 움직임에 맞춰 어울렸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늘어진 채, 내가 리드하는 대로 순순히 끌려다녔다.

봉사하라는 명령은 벌써 잊어버린  같지만……뭐, 어쩔  없지.

오히려 서윤이가 스스로 주제 파악을 잘 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어차피 그녀에겐 두 가지를 동시에 집중해서 해낼 능력은 없었으니까.

"쥬, 쥬인님……한테, 머릿속을 범해지는 느낌……이에요."

한창 입안을 농락당하던 서윤이는 몽롱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아무것도 안 보이니까아……주인님 생각밖에 안 나서."


"그래도 그렇게까지 싫은 기분은 아니지?"


"시, 시른  아니라하……!"


혀를 부드럽게 만져주자, 서윤이는 어눌한 발음으로 어떻게든 부정했다.


그런 와중에도 수갑으로 묶인 손은 착실하게 자위를 계속하고 있었다.

단순히 가버리고 싶어서 몸이 달아오른 걸지도 모르겠지만,


호의적으로 해석하자면 우선순위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의미다.

기특해진 나는 절정을 재촉하는 것처럼 아랫배를 지그시 눌러주었다.

손끝이 꾹꾹, 자궁 근처를 압박할 때마다 그녀는 짧게 끊어지는 숨을 흘렸다.

"머, 머릿속에……주인님, 밖에 없어서, 엄청 행복……해요."


"그렇겠지. 서윤이는 남자한테 복종하기 위한 암캐니까."


"주인님 말고는 시, 싫어요……"

"나한테 길들여졌으니까 이렇게  거야?"

"주인님이……사랑해주셔서, 행복하게 기분 좋아요."

엉망진창인 말이었지만, 간신히 의미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그래. 이제라도 복종하는 기쁨을 알게 돼서 다행이지?"

"주인님이랑 좀만 더……일찍,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

"글쎄, 그건 어떠려나."



반 년만 일찍 만났어도 큰일 날 상황이라서.

"대신 앞으로 많이 사랑하면 되지.  그래?"


"야, 약속한 거예요……?"


"약속할게."

부드럽게 손등을 어루만지자, 서윤이는 금방 한계에 가까워진 모양이다.


그녀는 "학……하악." 목이 졸린 것처럼 숨을 거칠게 몰아쉬면서도,

찌릿찌릿한 감각에 범해지는 것처럼 허리가 뻣뻣하게 굳었다.

절정을 직감한 그녀는 방울을 시끄럽게 울리며, 애타게 나를 찾았다.


"주, 주인……주인님. 주인니임."

"우리 강아지, 갈 것 같아?"

"가, 갈  같아……요."

"괜찮아. 가버려도."

"지, 진짜로 괜찮아요……?"



마치 허락이 아니라 확인을 구하는 것 같은 말투였다.

"허락해줄 테니까 이대로 끝까지 가버리자. 알았지?"


"네, 네헤에에……"


"사랑해, 우리 강아지."




아무래도 그게 결정타였는지,


서윤이는 곧 몸을 둥글게 말더니 입술이 찢어질까 봐 걱정될 정도로 악물었다.

힘이 들어가서 뻣뻣해진 발목과, 수축을 반복하는 것처럼 들썩이는 가슴.

발가락 끝까지 꽉 오므린 채 다리 사이에 끼워 넣은 손은 마지막까지 쾌락의 끈을 놓지 않았다.



"흐으, 흐으윽……"



산소를 받아들이는 것도 벅찬지, 서윤이는 몸을 움찔거리며 필사적으로 숨을 몰아쉬었다.

잠시 지켜보려고 했지만, 서윤이는 자꾸만 누군가를 찾는 것처럼 방울을 짤랑거렸다.

조금 진정이 됐을 거라고 생각한 나는 그녀의 가슴을 조심스럽게 토닥거렸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민감한 몸에는 충분한 자극이었는지, 서윤이는 강하게 진저리를 쳤다.



"지, 지금은……건드리면 안 돼애애……"

"그래그래. 알았어. 미안해."

절정의 여운에 축 늘어진 그녀는 간혹 견디기 힘든 파도가 오는 것처럼 다리를 꽉 닫으며 헐떡거렸다.


평소에 혼자 만족하기 위해 하던 밋밋한 자위와는 잠겨드는 깊이가 다른 만큼 여운도 심할 거다.


그렇다고 서윤이가 충분히 시간을 들여 기분을 고조시키면서까지 자위에 몰두하는 타입도 아니니까.


"너무해……주인님."


"너무하다고?"


"사, 사랑한다고 하면……안 되잖아요. 반칙이잖아요."



잠시 어리둥절하던 나는 웃으며 땀으로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쓸어넘겨주었다.



"사랑받는  확인하면서 절정하는 기분은 어땠어?"


"……너무 좋았어요. 행복하고."


"그런데 불평하는 거야?"

"부, 불평……하는 게 아니라, 갑자기 그러시니까 놀랐잖아요."

"내가 서윤이를 사랑하는  그렇게 놀랄 만한 일이야?"


"……그, 그런 뜻, 아닌  알면서 주인님은 항상  그래요."



색색 가쁜 숨을 내쉬면서도 투정을 부리는 걸 보니 조금 여유를 되찾은 것 같았다.

"그래도 간만에 옛날 생각나서 좋지 않았어?"


"옛날, 이라뇨……?"

"우리 처음 만났을 때 말이야."


"처음 만났을 때면……인터넷에서?"

"명령을 내리면, 서윤이는 혼자 만지작거리면서 절정하고 그랬잖아."

당시의 기억이 떠올랐는지, 그녀는 내가 있는 반대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지금이랑 비교하면 어때. 똑같은 자위인데, 훨씬 느끼는  같아?"


"……당연하잖아요. 지금은 주인님이 옆에서 사랑해주는데."

"하긴. 지금이랑은 상황이 다르지."

"지, 지금은 떳떳하게 주인님께 사랑받을 수 있는 입장이니까……."


언제는 떳떳하지 않았다는 건지.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토닥거린 나는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침대에서 스프링이 삐걱거리며 출렁거렸다.


"알았으니까  좀 돌려. 아직도 보지가 벌렁벌렁하네."

"주, 주인님? 어디 가요……?"

"잠시만 기다리고 있어. 알았지?"



서윤이는 불안한 목소리로 물었지만, 같은 대답의 반복이었다.


대신 동시에 저벅저벅, 발자국 소리가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말이라도 해주면 안 돼요? 네? 장난 치지 말구요."


겁을 집어먹었는지, 그녀의 목소리가 점점 기어들어갔다.



"방치……안 한다고 했잖아요."


절정 직후의 혼란스러운 머리로는 최악의 가능성밖에 떠오르지 않았는지,

서윤이는 급하게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허리가 말을 안 듣는  같았다.

"우, 우윽……"

반쯤 일으킨 상체를 힘없이 처박는 것처럼 도로 침대에 쓰러진 그녀는,


"주인님? 주인님?"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목소리로 연신  불렀다.


눈이 가려지고, 손이 묶인 이상 그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없었다.

급기야 서윤이는 "아, 아으……" 서러움이 북받치는지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거 참."


결국 주방에서 컵에 물을 따르던 나는 급하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그새를 못 기다려서 울려고 그러냐."


"……주인님?"


"그래그래. 주인님 여기 있다."

고작해야 30초 남짓한 시간이지만,


서윤이에겐 트라우마 비슷한 것을 안겨줄 정도의 일이었던 모양이다.

물론 철저하게 무력한 입장이 되어 고립되는 게 흔한 경험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가 느끼는 감정은  이상인지,

"그렇게 몸을 던지면 위험하잖아. 떨어지면 어떡하려고."


내가 천천히 그녀를 일으켜 앉히는 즉시, 나를 향해 안겨들었다.



"어, 어디 갔다 왔어요 진짜. 내버려두면 안 되잖아요."

"내버려둔 게 아니라 잠깐 뭣 좀 가지러  거야."


"말도 없이……안 되잖아요. 주인님 강아지인데. 무섭단 말이에요."



나는 훌쩍거리는  잦아들 때까지 등을 토닥이며 가만히 안아주었다.


"내가 서윤이를 놔두고 어딜 간다고 그래."


"……떨어지지 않겠다고 했잖아요."

"목 마를 것 같아서 그랬지.  마시자."


칭얼거리는 그녀를 달래서 입을 벌리게 만든 뒤, 물을 흘려 넣었다.

혹시라도 잘못 넘어갈까 봐 조금씩 입술을 축이는 정도로만.

처음엔 서윤이도 받아마신다는 것에 익숙지 않은지,

"수, 수갑 풀어주시면 안 돼요……? 나 혼자 마실 수 있는데."


자꾸만 물을 흘리며 낯설어했지만, 곧 꼴깍꼴깍 목으로 넘겼다.

"것 봐. 목 말랐지?"

"……그랬던 것 같아요."

나는 그녀의 턱에 흐른 물을 닦아주었다.



"물도 다 흘리고. 완전히 애기 다 됐네."

"……지금 몸에 힘이 안 들어가요."


"막 가버린 참이니 그렇겠지. 조금만 쉬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수분 보충 같은  플레이가 끝난 후.

그러니까, 애프터 케어를 위한 시간으로 넘기는 편이다.


어지간히 하드한 플레이가 아니라면 탈수까지 가는 일은 드물기도 하고.

나 역시 플레이의 긴장감을 위해서라도 되도록이면 그렇게 하려고 한다.

괜히 익숙지 않은 타이밍에 릴리프를 시도한다면 이도 저도 아닌 결과.


몰입시키기 위한 노력들이 전부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 서윤이, 방금 많이 무서웠어?"

"……엄청, 엄청 많이 무서웠어요."

나는 가슴팍에 뺨을 문지르는 그녀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괜찮아. 괜찮아. 어디 안 갈 거야."




하지만 긴장감이라는  오랫동안 유지할  있는 게 아니다.

적지 않게 신경을 소모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무섭거든.

아까는 한창 몰입하던 중이었지만, 절정 직후.

긴장이 풀린 지금이라면 조금쯤 숨을 돌리게 해도 괜찮을 거다.


게다가 서윤이도 쉬게 해줄 겸, 나도 기분을 정돈할 필요가 있고.

"주인님, 저 평소보다……더 많이 느끼는  같아요."

"방금 클리토리스로 많이 느꼈어?"


"어, 엄청 가버렸어요."


"기분 좋았지?"

"……평소에 하던 거랑 좀 달랐어요."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잘하더라. 착하다. 우리 강아지."



개를 칭찬하는 것처럼 뺨이며 목을 쓰다듬자, 그녀는 "하으으." 기분 좋게 가르릉거렸다.


"잔뜩 괴롭혀주셔서……정말로 주인님 생각밖에 없었어요."


"평소에 하던 거랑 비교하면 어때?"


"……주인님이 옆에서 자꾸 속삭이니까, 좋았어요."

"혼자서 만지작거리는 거랑은 많이 다르지?"

"네에에. 머릿속이 멍해서……많이 가버린 것 같아요."



그러자 그녀는 약간이지만 투정을 부리는 것처럼 말했다.

"그래도 싸구려라고 하신 건 조금 너무했어요."

"그만큼 예쁘다는 거니까 신경 쓰지 마."


"어, 어떻게 예쁜 거예요, 그게."

"아까 말했잖아. 점점 꼴리는 몸이 되고 있다고."

아랫배를 가볍게 토닥이자 서윤이는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주, 주인님……아직 민감하니까, 저기, 오싹오싹해서……요."


"함부로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 그런 말이 아니라!"


"그래그래. 알아. 혼나고 싶지 않다는 거잖아."

나는 부끄러운 듯 고개만 살짝 끄덕이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기운 차렸으면 슬슬 떨어질까?"

"……멍멍."


"뭐야, 그건?"


"아, 암캐는 주인님한테서 떨어지고 싶지 않다는 의미……로."


맹랑한 대답에 웃음을 터트린 나는 그녀의 귀를 가볍게 깨물었다.

으스스한 느낌에 소름이 끼쳤는지,


"하, 하지 마아아……"


서윤이는 거의 앙탈에 가까운 투정을 부렸다.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날 밀쳐내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우리 강아지, 너무 사랑스러운 거 아냐?"


"저, 저도 주인님……사랑스러워요."

"정말로?"


"네에엣. 엄청 사랑하고 있어요."

"애정표현이 많이 익숙해졌네. 착하다."




가볍게 쪽, 입을 맞추자 서윤이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처럼 어울려왔다.

명령을 한 것도 아닌데 어느샌가 혀가 들어오는 것을 기다리는 것처럼,


"하아……하앗."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을 보자 웃음만 나왔다.




"방금 그렇게 가버린 참인데도 아직도 부족해?"

"제, 제대로 자위……할 수 있으면, 상 주신다고 했잖아요."

귀를 깨물리는 것만으로도 느끼는 몸으로 무슨 소릴 하는 건지.

"글쎄, 아직 힘들어 보이는데. 조금  쉬지 않아도 괜찮겠어?"

"조금 전부터……여기, 간질간질해서 참기 힘들어요."



서윤이는 그렇게 말하며 다리를 웅크렸다.


"이젠 절정  번으로는 만족이 안 되나 보네."


"어, 엄청 무섭다가……주인님이 괜찮다고, 토닥토닥 해주셔서."

"일단 안심하고 나니까 갑자기 보지가 근질근질거려?"


"마음이 놓이고, 따뜻하니까……배 안쪽이 욱신욱신, 해졌어요."

느릿하게 배를 쓰다듬자, 서윤이는 "흐으으." 간질간질한 신음을 토해냈다.


"평소보다  느끼는데도……주인님이 아니면  되는 것 같아요."

"기분 좋은 소릴 해주네, 우리 강아지."

"주, 주인님한테 길들여진 몸이니까……혼자선 만족이 안 돼서."


"그럼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는지, 서윤이 입으로 제대로 말해봐."


그러자 그녀는 별로 망설이는 기색도 없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주인님 자지로……마지막까지 같이 기분 좋게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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