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화 〉#0. 프롤로그 - 미라 ♡ 현남친 (1/162)



〈 1화 〉#0. 프롤로그 - 미라 ♡ 현남친

퍽, 퍽, 퍽, 퍽…

찔꺽, 찔꺽, 찔꺽, 찔꺽…

살과 살이 맞부딪치는 소리. 소위 말하는 떡치는 소리에는 짙은 물기가 섞여있었다. 백도 복숭아처럼 군데군데가 발갛게 뜬 여자의 새하얀 엉덩이 사이로 시커먼 남자의 자지가 격렬하게 피스톤질을 해댄다.

"앙, 아앙… 읏, 읏, 읏, 흐윽!"

점점 더 격렬해지는 추삽질에 여자의 신음성이 높아졌다. 개처럼 후배위로 박히는 여자의 레몬빛 포니테일이 마치 질주하는 말의 꼬리처럼 이리저리 흔들린다.



'볼때마다 참 예쁘단 말이지.'

남자가여러 의미가 담긴 생각을 했다. 근 반년간의 연애로 익숙해진 지금도 잊을만 할때면 여친의 엄청난 미모를 다시금 깨닫게 되는데,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았다. 그도 나름 준수한 외모에 밤기술도 괜찮고, 젊어서인지 허릿심과 정력 모두 좋아서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여성들과 관계를 가졌었다. 그래서 이성교제는 물론이고 섹스 역시 자신감이 있었지만, 이 여자는 차원이 다른 여자였다.

퍽, 퍽, 퍽…

"훅, 후욱, 미라야…."

"흣, 으응, 왜에…?"

정말 예쁜 레몬빛 금발이 인상적인 그녀가 고개를 돌리며 남자를 보았다. 짜릿한 쾌감이 남자의 머리를 관통한다. 이렇게나 예쁜 여자애랑 섹스한다는 정신적 쾌감과, 결코 외모에 뒤지지 않는 보지의 쫀득한 조임이 주는 육체적 쾌락이 한데 어우러져 절로 깊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한미라.


널리 쓰이는 말인진 모르겠으나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사람을 '엘프'라고도 한다던데, 그 말이 딱 어울리는 엄청난 미녀였다. 그의 눈은 결코 낮지 않았다. 워낙 놀기를 좋아하는 탓에 밖으로 많이 쏘다녔고, 남자로서의 스펙이 괜찮은 덕분에 예쁘다는 말 제법 듣는 여자도 여럿 만났었다. 실제 연예인도 많이 봤고 실물이 더 예쁘다며 감탄도 했다. 하지만 그 모든게 부질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아예 레벨이 달랐다.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라  수 있는 레몬빛 금발은 거의 항상 포니테일로 묶고 다녔는데, 머릿결이 좋아서 움직일 때마다 꽁지가 마치 영화의 CG처럼 찰랑거린다. 피부는  그대로 백도 같았다. 전체적으로 눈부실 정도로 하얀 피부였지만 격렬한 섹스 때문에 몸 이곳저곳이, 특히 남자와 살이 맞닿는 엉덩이나 허벅지 뒷부분이나 손으로 잡았던 허리 부분이 발갛게 물들어 있었다. 미라의 허리에 있던 남자의 손이 이곳저곳 더듬으며 가슴께로 올라갔다. 체형은 슬렌더했지만,  안에 가득 들어오는 적절히 큰 가슴은 더없이 만족스러운 촉감을 선사했다.


"하악, 하아, 왜 불렀어어?"

고개를 돌린 미라는  하나의 트레이드 마크인 녹안으로 남자를 돌아보고 있었다. 본인말로는 친할아버지가 녹색 눈을 가진 혼혈아였고 그 유전자를 받았다는데, 자연 녹안을 처음  남자는 그저 신기할 뿐이었다. 녹안이 인상적인 눈은 크고, 속눈썹은 길고, 코는 혼혈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마냥 오똑하고, 입술은 작았지만 선홍빛이 선명해서 탐하고 싶었다.



얼굴을 스윽 훑은 남자가 다시 몸 전체를 감상했다. 키는 평균보다 작은 편이어서 귀엽다는 인상을 주었지만, 허리와 다리가 길게 쭉 뻗어있어서 작은 키를 사기적인 비율이 커버하고도 남았다.

"후우, 자세… 바꿀까?"

"응, 좋아."

남자의 말에 미라가 결합부에서 몸을 뺐다. 깊숙히 박혀 있던 페니스가 쑤욱 뽑히면서 찐득한 체액이 실처럼 늘어졌다. 이미 몇 번 쌌는지, 미라의 보지 안에서 나온 흥건한 애액과 더불어 남자의 진한 정액도 같이 섞여 주르륵 흘러내렸다.



"이리 와봐."

"이렇게?"

미라가 남자의 손에 이끌렸다. 새하얀 여체가 땀에 젖어 번들거리는 남자의 품에 안겨들었다. 대면좌위 자세는 미라가 제일 좋아하는 자세였다. 다른 체위만큼 격렬하게는 못하지만 서로 마주보고 있기 때문에 끌어안을 수도 있고 키스하기도 쉬우며, 아래에서 은근하게 오는 느긋한 자극이 좋단다. 남자는 가장 좋아하는 체위를  생각에 좋아하는 미라를 보며 익숙한 몸놀림으로 삽입한 후, 자연스럽게 키스했다.

"음, 츄웁, 츕…."

너 참 키스 좋아하는구나. 남자가 속으로 생각하며 미라와 혀를 한  섞어주고 가지런한 치아와 부드러운 속살을 탐했다. 미라는 소위 말하는 낮이밤져 스타일이었다. 밖에서는 얼굴값 하면서 섬세하게 신경써줘야 하지만, 잠자리에선 고분고분해져서 남자가 원하는 스타일에 맞춰주며 수동적이지만 나름 헌신적이었다. 그런 그녀가유일하게 적극적인 순간이 있었는데, 바로 키스할 때와 대면좌위로  때였다. 여자애라 그런지 거친 것보단 섬세한 것을, 노골적인 것보단 은근한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남자는 자기 인생에서 본 최고의 미녀와 이제는 익숙해진 섹스를 하면서 속으로 씨익 웃었다.

행운아.

그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었다.


'너무 아름다워서 남자들이 오히려 못 다가간다'라는, 소설이나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상황. 어렸을 적에 그걸 보고는 남자들이 죄다 병신들인가 싶었지만, 미라를 보며 그런 상황이 있을 수도 있겠다며 납득했다. 그래도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다가갔더니, 자신을 대놓고 위아래로 훑어보며 뚱한 표정을 지어서 역시 안되나 싶었다.

'……요.'

'…네?'

'번호 찍으라고요.'

기대도 안했기에 갑작스레 내밀어진 그녀의 핸드폰과, 먼저 들이대놓고 뭐하냐고 묻는 듯한 그 뚱한 표정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


사실 자기도 외로웠단다.

남자는 의외로 협소한 미라의 인간관계에 놀랐다. 낯선 사람에겐 쌀쌀맞은 성격이라 본의 아니게 철벽을 치는 바람에 의외로 연애 경험이 적었다. 게다가 성격을 제외하더라도 여자애들은 옆에 있는걸 부담스러워 해서, 남자애들은 도무지 친구로 보는 놈이 없어서 친구도 거의 없단다. 그래서 아예 마음 먹고 이리저리 돌아다녔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수준 이하의 남자는 만나기 싫어서 조금…이 아니라 많이 쳐냈고, 자기가 그 커트라인을 아슬아슬하게 넘었다고 한다. 사람을 품평했다는 말이 건방지게 들릴 수도 있겠으나, 한미라의 차원이다른 외모를 본다면 여기에 얼마나 많은 양보와 타협이 있었을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사귀고 보니 서로의 궁합과 속궁합 모두 제법  맞았고, 관계가 한  두 달 지속되면서 며칠 전에 200일을 넘겼다.


남자 입장에선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할 일이었다. 얼굴값 한다고 해봤자 어지간한 여자애들 이상으로 까다롭거나 하지도 않았고, 섬세하지만 어떤 면에선 쿨했다. 게다가 잠자리에선 현모양처가 따로 없으니 얼굴도 고마웠고 몸매도 고마웠고 성격도 고마웠다. 게다가 생 삽입이 훨씬 기분 좋다는 말을 듣고는 최근 들어 피임약을 먹어주는 덕분에 언제나 생으로 할 수 있도록 해줬다. 정말 헌신적이다. 이렇게 좋은 여자가 있을까 싶었다.



….


'그래도….'

남자라는 슬픈 생물의 한계인 건지, 머리로는 정말 감사하지만 몸의 입장은 조금 달랐다.


새로운 걸 해보고 싶었다.

미라가 잠자리에선 소극적인 탓에 항상 한정된 체위로 만족해야 했다. 자기가 올라타는  죽어도 싫다는 탓에 정상위나 대면좌위 정도로 끝나는게 일상이었고, 후배위도  잠자리 이후에도 제법 공을 들여 설득한 후에야 허락해 주었다. 항상 기분 좋게 사정하는 것으로 끝나긴 한다지만 정신적 쾌감도 중요한데, 지금은 일종의 매너리즘에 빠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따지고 보면 남자의 경험이 너무 많아서 섹스 자체에 대한 매너리즘에 빠진 것인데, 하필 인생 최고의 여자 친구를 사귀는 중에 이러니 환장할 노릇이었다. 그렇다고 벌써부터 신혼 지난 유부남마냥 기계적이고 의무적인 섹스를 할 마음은 결코 없으니, 결론은 새로운 자극을 찾는 것이었다.


 반 년 간의 연애에서 알게 된 것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지금 생각할 것은 미라의 수동적인 태도였다. 그건 거의 천성에 가까워서 말한다고, 본인이 받아들인다고 해도 쉽게 바뀌지가 않는다. 그렇다면 방법은….


'내가 끝까지 재미를 보는 거지.'

미라가 아무리 말해도 뭘 하려 들지 않는다면, 그냥 내가 하고 싶은   하면 된다. 남자는 이미 결론을 내린 상태였다. 그리고 남자는 최근 들어 착수한 '작업'을 시작했다.

"흐읏! 아, 아잇…."

서로의 숨결이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미라가 남자를 흘겨보았다. 말도 없이 '그 짓'을 하는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 남자는 능글맞게 싱글벙글 웃으며 왼손으로 미라의 등을 감싸안고, 오른손으로 미라의 항문을 자극했다.


"아읏, 이잉… 시러어…."

섹스 삼매경에 빠졌던 미라가 반쯤 풀린 발음으로 거절했으나, 말 뿐인 거절인 것은 서로가 잘 알고 있었다. 애초에 미라가 허락했으니 이런 대담한 행동이 가능한 것이다.



"으응…."

"일주일 쯤 하니까 적당히 풀려가는 것 같네?"

남자가 빙긋 웃으며 물었다. 정액과 애액이 섞여 질퍽한 물을 검지 손가락에 묻힌 상태로 입구를 뱅글뱅글 돌리다가 한 마디쯤 넣자 미라가 으잇, 하면서 노골적으로 싫어한다. 그러면서도 강력한 거부는 하지 않는 것이  귀여우면서도 요망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찌걱, 찌걱, 찌걱…

그렇게 거의  번 정도 쑤시자 미라가 몸을 부르르 떨며 엉덩이를 흔들었다. 기분이 너무 이상하니 이제 그만 빼달라는 뜻이었다. 할 만큼  남자도 미련 없이 손가락을 빼고 본격적인 섹스를 재개했다.


"후욱, 후욱…."

"흐으으읏…."

대면좌위가 아무리 느긋하고 소프트하다고 해도 자극은 자극이었고, 참을 만큼 참은 남자는 미련없이 미라의 안에 질내사정을 했다. 이제는 익숙해진 생 섹스였지만, 기분이 '존나게' 좋은 것은 여전했다.



사실 후배위로 엎드려있는 여자의 등과 허리, 엉덩이로 이어지는 섹시한 라인을 감상하며 거칠게 박아넣는 것이  좋았지만 그건 미라의 기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아쉬운대로 만족해야 했다. 그래도 애널을 암묵적으로 허락해줬으니 불만은 없었다. 요즘 그의 관심사는 언제 그녀의 후장을 뚫느냐였다. 곧 미라의 뒷구멍 처녀를 가져간다는 것을 상상하기만 해도 정복감이 들고 기분이 좋았다.

잠시 후, 남자가 자지를 빼자 미라의 보지에서엉망으로 섞인 정액과 애액이 주륵 흘러나왔다. 미라는 약간 풀린 눈으로 멍하니 남자를 응시했다.







끼익, 쿵.

남자는 만족한 채로 나갔고, 집에 덩그러니 남겨진 미라는 문이 닫히자마자 풀려있던 초점을 바로잡았다. 그리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맑은 눈망울로 어딘가를 응시했다. 에메랄드처럼 예쁘고 맑은 녹안이 느긋하게 움직여, 정사의 흔적이 남겨진 침실의 구석에 자리잡은 검은 의자에 도달했다.

"자기, 어땠어?"

그곳에는, 불꽃이 이글거리는 듯한 붉은 머리와 붉은 눈동자가 인상적인 남자가 턱을 괸 채로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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