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화 〉#1. 지나의 라이브♡ (4)
"빠밤, 콘돔 목걸이 만들기!"
그녀의 손에 들린 것은 대용량 콘돔 박스였다. 브랜드명이 적혀있는 번들 박스를 열자 그 안에 빽빽하게 들어있던 수많은 콘돔들이 드러났다. 얼추 보니 100개입인 것 같았다.
"오빠, 이거 보이죠?"
지나가 자기 목에 걸린 것을 가리켰다. 새하얀 목줄기를 옭아맨 빨간 개목걸이가 아니라, 그 밑에 있는 반짝이는 무언가였다.
[SYH : 아]
[SYH : ㅇㅇ 보여]
지나가 가리킨 것은 목 아래에 예쁘게 걸려 있는 실처럼 가느다란 골드 체인 목걸이였다. 액세서리에 관심이 없다면 쉽게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작고 가늘기 때문에 화면을 통해서는 알아채기가 어려웠다. 그나마 화질이 좋아서 보인 것도 있지만, 용사는 선물한 당사자였으니 바로 알아본 것이다.
"이거 선물받고, 정말, 진심으로 감동 받았어요. 그래서 저도 선물을 준비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지난 여름에 생일 선물로 사준 건데, 여자에게 액세서리를 사준 건 처음이라 다른 여자들이 엄청 부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 생일 직전에 오늘처럼 기특하게 꼴리는 '플레이'를 준비해서 일종의 포상 겸 생일선물 겸, 겸사겸사 선물해줬던 것 같았다.
"헤헤, 선물은 가격보단 마음이라잖아요. 오빠한테 아무리 화려한 걸 준비해봤자 시큰둥하실 것 같아서 속으로 참 많이 고민했는데요…."
지나가 말을 끌면서 또 무언가를 집어들었다. 그 하얀 손에 들린 것은 검은색 고무줄처럼 보이는 가느다란 목걸이 끈이었다. 그걸 화면에 한 차례 보여준 후 콘돔 박스 위에 올려놓고는 지나가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오빠는 이런 걸 좋아하실 것 같아서요. 제가 직접 만든 수제 콘돔 목걸이. 물론 제가 쓰고 갈 거지만, 헤헤. 그걸 착용하고 가는 제가 선물이에요오…. 좋아해 주실 것 같아서어…."
불끈.
부끄러운지 손으로 머리카락을 빙글빙글 꼬며 말꼬리를 흐리는 지나의 말을 듣자마자 용사의 페니스가 한 단계 더 성장했다. 와, 이거 창의적인 또라이네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생각보다 참신한 것이 색달라서 꼴렸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힘을 줬나 했더니, 나름 열심히 선물을 준비한 것이다. 마치 생일 선물을 받는 것같았다. 용사의 생일은 아직 멀었지만.
"이 아저씨들한테 입으로, 손으로, 보지로, 똥구멍으로, 온몸으로 콘돔 사정 잔뜩 받아서 목걸이에 묶을 거에요. 그리
고 내가 목에 걸고서 오빠한테 찾아갈 거야. 백인분 정액 담은 콘돔 목걸이 목에 걸고 오빠한테 키스할 거에요."
[SYH : 와시발]
[SYH : 사랑한다]
"흐갹!"
용사의 진심을 담은 채팅에 지나가 이상한 소리를 내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밑에서 덩치의 페니스가 요상한 허리놀림으로 자극했던 것도 있겠지만, 아마 그녀가 지금 느끼는 것은 지극한 정신적 쾌감일 것이다. 용사는 정말 표현이 박하기 때문에, 이런 말을 들을 기회는 일 년에 한 번도 없을 정도로 드물었다.
"흐흐, 으힛, 에헤헤…."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들썩이던 지나가 반쯤 맛이 간 표정으로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만화로 따지자면 눈동자가 달팽이처럼 뱅글뱅글 도는 모양새였다. 쟤도 정상은 아냐…. 지나 뿐만 아니라 애초에 제정신인 사람이 없긴 했다.
"오빠! 열심히 할게요! 제 방송을 끝까지 지켜봐 주세요!"
[SYH : 오냐]
지나가 본격적으로 콘돔을 뜯으며 컨텐츠를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채팅창에서 메세지들이 올라왔다. 여자들의 메세지였다. 하기야, 지금부터는 지나와 용사의 시간이니 사람이 빠질 타이밍이긴 하다. 흥미가 있다면 시간을 내서라도 방송을 보겠지만, 네토 플레이를 짜는 것도 제법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바쁜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아니면 남의 플레이를 보고 자기도 몸이 동한다던지?
[MIRA : (ㅇ_ㅇ)..]
[MIRA : 깨가 쏟아지네]
[MIRA : 부럽당]
[MIRA : 자기, 나 할 일 있는데 먼저 갈게? 괜찮지?]
[SYH : 그래라]
[MIRA : 안녕, 자기. 지나도 담에 봐~]
미라가 채팅방에서 나갔다. 타이밍 좋게, 조용히 보고 있던 델렌이 채팅을 쳤다.
[Delren : 주인님 저도용 ㅎㅎ;;]
[SYH : ㅇㅇ]
[Delren : 분위기 보다가 빠지는 것 같아서 찔리는뎅]
[Delren : 저도 진짜 일 때문이에용. 주인님도 아시죵?]
[Delren : 바쁜 와중에 짬내서 잠깐 보러 온건데 참 알콩달콩하네용]
[Delren : 암튼 나도 주인님 마니마니 사랑해 ♥♥♥♥ 빠잉 ♥♥♥]
[SYH : 그래 수고해]
[Delren : ♥♥ 뿅~]
참고로 저런 채팅을 치는 델렌은 용사의 다섯 여자 중 가장 연장자이다. 마지막 메세지를 보낸 직후 델렌도 나갔다. '그 일'로 항상 바쁜 델렌이니 용사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의 [스킬]을 생각해보면, 정말로 없는 시간을 쥐어짜낸 것이다.
[SYH : 너는?]
용사가 유일하게 남은 아리스에게 물었다. 아리스는 한동안 대답이 없다가, 대뜸 용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음? 왜?"
찔꺽찔꺽….
흠뻑 젖은 동굴을 깊게 후비는 야한 물소리. 아, 너는 즐기는구나. 용사는 납득하고는 전화를 끊고 다시 라이브에 집중했다. 아주 잠깐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목걸이에는 벌써 네 개의 콘돔이 묶여 있었다. 지나는 배시시 웃을 땐 나사 하나빠진 것처럼 보이지만, 제법 여우같은 면이 있어서 주변 사람들이 꼭 한 번씩은 당한다. 방심할 수 없는 여자라는 뜻이다. 하지만 용사 앞에선 한없이 순한 양이자 우직한 곰이자 지독한 사랑에 빠진 불쌍한 여자일 뿐이었다. 100회 콘돔 사정이 목표여도 대충대충 싸게 만들어서 억지로 아저씨들의 정액을 빼는게 아니라, 최선을 다해서 남자를 쥐어짜는 것이다. 지나에게 짜인 남자들은 너무나도 쉽게 사정하자 처음에는 놀라다가, 이내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진심 모드(?)의 지나에게 몇 번 착취당해본 용사는 벌써 사정해버린 남자들의 당황스러운 심경을 이해하면서도 흥미롭게 지나의 1대 100을 시청하고 있었다. 어떤 프로그램처럼 100명과 경쟁하는게 아니라 100회분의 자지와 싸우는
점이 다르긴 했지만.
"앙, 아앙, 더, 더어…!"
어느새 덩치 놈에게서도 한 발 뽑아낸 지나가 뒷구멍까지 활용해가면서 열심히 정액을 짜냈다. 물을 줄줄 흘리면서도 허리를 놀리고 엉덩이에 힘을 줘 두 구멍을 꽉 조인다. 컨텐츠가 컨텐츠인 만큼 엄청 오래 걸릴 줄 알고 느긋하게 생각하던 용사는 빠른 템포에 놀라면서도 금새 적응하여 레이아를 일으켜 세웠다.
"레이아."
"…."
이번에도 역시 아무런 대화가 없음에도 마치 의사소통을 한 것처럼 원하는 행동을 하는 레이아. 용사의 손길을 받아들이며 용사에게 등을 보이는 자세에서 그대로 주저앉았다. 아까 처음 지나가 방송을 할 때 덩치에게 안겨있던 자세와 같았다. 배면좌위는 레이아와 용사 둘 다 제법 좋아하는 체위여서 서로가 큰 흥분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체위였다. 용사는 현재 지나의 활약으로 상당히 흥분해있는 상태여서 물건이 평소보다 더 빳빳하게 서있었다. 찔꺽, 육봉이 질벽을 가르고 자궁구를 두드리자 음란한 물소리가 들렸다.
"흐응, 아응…."
레이아는 용사의 무릎에 손을 짚고 허리를 거의 45도로 기울인 자세를 유지하며 열심히 하반신을 놀렸다. 용사는 레이아의 몸에 부담이 많이 가지 않도록 적당히 호응하면서도 핸드폰 화면에 집중했다. 용사의 핸드폰은 메이저 브랜드의 스마트폰 중 가장 사이즈가 큰 기종이다. 손이 작은 여자들은 두 손을 다 써야만 할 정도로 크기 때문에 방송 화면 역시 크고 잘 보였다.
찔꺽, 찔꺽….
'음.'
집중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레이아에 대한 배려가 줄어들었다. 실시간 라이브 야동을 보며 레이아를 스스로 요분질치게 만드는 지금의 상황. 지금 레이아는 같이 섹스를 하는 파트너라기보다는, 지나의 영상을 보며 딸딸이치는 자위기구, 오나홀 같은 느낌이었다. 미안하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언제나 듬뿍 편애해주는 레이아를 도구처럼 사용한다는 배덕감이 용사의 머리와 가슴을 기분 좋게 침범했다.
그래도 상태는 대충 봐줘야겠지. 용사는 잠시 화면에서 눈을 떼고 들썩이는 레이아의 작고 뽀얀 등을 보았다.
"으응, 후우, 하우…."
하지만 레이아도 마나를 사용하는 마나 유저여서 크게 힘들어 보이진 않았다. 아무리 비육체파인 흑마법사라곤 하지만, 마나 유저와 일반인의 격차는 어마어마하다. 마치 그것을 증명하듯이 레이아는 자기 뱃속을 들락날락하는 용사의 페니스를 느끼며 움찔움찔 하면서도, 아직 여유롭다는 듯이 요분질을 하는데에 일정한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었다. 설령 힘들어도 성격상 참을 것이 분명하고, 상황도 그러했다. 용사를 위한 것도 있지만, 지나를 위한 것이기도 했다. 적어도 지금만큼은 지나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길 원하며 불만없이 열심히움직이고 있다.
…레이아는 그녀의 [스킬] 때문에 거의 보람이 없겠지만….
'미안하지만 지금은 지나와의 시간이라서.'
레이아는 편애를 받아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 아이다. 어떻게 보면 여자들 중에서 가장 불만이 많을 텐데 싫은 소리, 앓는 소리 한 번 안 하는 기특한 아이. 그래서 더 눈길이 가고 신경이 쓰이는 아이. 하지만 지금은 지나와의 시간이다. 비록 카메라에 찍히는 그녀를 일방적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건 '플레이'다. 사실상 잠자리에서 몸을 섞고 있는 것과 같다. 그런데 방송보다 레이아를 신경쓴다면, 그것은 지나에게 크나큰 실례다. 마음이 마냥 편하진 않았지만, 용사가 알고 있는 레이아라면 아마 자신에게 신경쓰지 말라고 강하게 말했을 것이다.
'힘들어 보이진 않는군.'
곁눈질로 레이아의 안정된 페이스를 체크한 용사는 화면 속 지나의 모습에 제대로 집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