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으… 하아….”
우리는 입술을 곂친 채로 몇십 초고 떼지도 않았다. 숨이 차서 입을 벌리자 내 입술을 핥던 혀가 조심스레 입 안으로 들어왔다가 엉킬 상대를 찾지 못하고 빠져나갔다.
아니,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전희에 불과한 키스가 지나치게 끈덕졌다. 본방 전에 분위기를 무르익게 만드는 느낌이 아니었다. 처음 겪는 사태에 어쩔 줄을 모르고 허둥지둥 거린다는 인상마저 주었다.
“하으… 응핫….”
입술이 맞닿을 때부터 감겨진 눈은 뜨일 기미도 없다. 솔직히 키스 자체도 잘 하는 느낌은 아니었다. 혀를 섞는 기술도 없고 필사적으로 물고 빠는 것이 전부였다.
키스로부터 애정이 느껴지는 것은 확실했지만, 등을 쓰다듬는 내 손길에도 프랑은 파르르 떨었다.
“후우우우우….”
나는 그녀의 어설픈 솜씨 덕분에 오히려 여유가 생겼다. 숨을 고르며 취기를 가라앉혔다. 몸을 일으켜 프랑을 업었다.
“…앗.”
입술이 떨어지자 프랑이 아쉬워 하는 소리를 냈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침대로 갔다. 깨끗한 흰색 시트의 침대에 그녀를 눕혔다.
침대에 프랑을 높이고 그 위에 올라탔다.
프랑은 내 밑에 깔리는 자세를 조금도 싫어하지 않았다. 눈을 피하는 기색도 없이 두 손으로 내 뺨을 감싸고 쓰다듬었다. 나도 손을 뻗어서 프랑의 뺨에 붙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내 손길에 잠시 몸을 떤 그녀는 머뭇거리면서도 내 손에 뺨을 기댔다. 흥분과 술기운으로 높아진 체온이 찬 공기에 닿아 미지근했다.
그것이 시작의 신호였다.
나는 프랑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가볍게 이를 세워가며 목을 핥았다.
“앗… 하앗!!”
부드러운 여체가 긴장과 흥분으로 파르르 떨었다. 그녀가 긴장하는 것을 느끼면서도 혀는 멈추지 않았다.
한쪽 손을 프랑의 골반에 가져다 댔다.
절대 놀라거나 무서워 하지 않도록 천천히. 그러면서도 감촉이 확실히 느껴질 정도로 프랑의 몸에 손을 미끄러트린다.
손이 곧장 가슴이나 보지로 가려는 것을 인내심을 발휘해 참았다. 프랑은 성행위에 내성이 전혀 없어 보였다. 그쪽에 손을 대는 것은 삽입 못지 않게 긴장될 것이었다.
애무와 전희는 섹스의 준비하기 위해서 하는 일이다. 공포나 긴장이 늘어나서야 본말전도다.
“…흐읏.”
맨살에 하는 애무를 반복하며 천천히 옷을 벗겼다.
프랑의 잠옷은 편한 옷이었기에 벗기기도 쉬웠다. 하의를 벗기고 상의의 등허리춤에 손을 넣었다. 놀랍게도 그녀는 브래지어가 아니라 네글리제 같은 속옷을 안에 받쳐 입은 상태였다.
처음부터 이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준비했던 거겠지. 나는 그 사실에 흥분이 고조되는 것을 느끼며 프랑의 옷을 모두 벗겼다.
프랑이 느낄 부끄러움을 배려해서 하의만 벗기고 상의는 냅둘까도 고민했는데, 이 커다란 가슴을 보고 싶다는 욕망에는 이기지 못했다.
“──아흣, 아….”
탈의시키는 와중에도 애무를 반복하자 취기에 섞여서 음란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원활한 삽입을 위해서는 보다 더 프랑의 흥분과 절정을 유도해야 했다.
다행히 첫 경험 때 긴장으로 흥분한 몸은 개발이 부족한 상태여도 절정에 이르기 쉬울 것이다. 나도 현재진행형으로 자지가 터질 것 같으니까.
─쪽.
나는 프랑의 목덜미에 키스한 다음 그녀의 옆에 눕듯이 몸의 자세를 바꾸었다. 그리고 프랑이 뭔가 반응을 보이기 전에 다시 입안에 혀를 밀어넣었다.
“하움…. 쯉….”
프랑의 목 뒤로 오른손을 넣어 팔베개를 하듯이 안고, 그 손으로 가슴을 주물렀다. 눈으로 보고 짐작했던 것보다도 훨씬 황홀함 감촉이 내 손에 전해졌다.
가슴을 애무하고 키스를 반복하면서 남은 손을 허벅지에 댔다. 그리고 피부를 살짝 누르는 것처럼 힘을 주면서 천천히 위치를 이동했다.
말캉.
지나가는 길에 엉덩이를 쓰다듬는다. 주무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성을 죄다 내팽겨치고 가슴에 얼굴을 묻고 엉덩이를 실컷 주무르고 싶다는 충동이 엄습했다.
오른손에 전해지는 가슴의 감촉에 힘입어 간신히 욕망을 참아냈다. 이성을 되찾은 왼손인 그대로 탈 한 올 없는 프랑의 비부로 향했다.
집게손가락의 끝이 뜨겁게 젖은 보지에 닿았다.
“아, 아…!”
다른 사람의 손이 보지에 닿는 감촉이 낯설었던 걸까. 프랑이 신음을 흘리면서 다리를 오므렸다.
나는 왼손이 말랑말랑한 허벅지 사이에 붙잡힌 채로 팬티 위에서 애무를 시작했다. 프랑의 내심에 미혹이 태어나지 않도록 혀를 섞는 키스도 계속 이어갔다.
“하으, 흐읏….”
부드러운 애무에 허벅지의 압박이 점차 약해졌다. 내 밑에 딸린 그녀는 망설이며 두 다리를 벌렸다.
예상하던 반응이 나오기까지는 2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으긋…! 흐야아앗!! 핫!!!”
퓻!! 퓨퓻!!
점차 벌려지던 허벅지가 다시 굳게 닫히며 프랑의 허리가 붕 떴다. 프랑의 등이 활처럼 휘었다. 풍만한 가슴이 절정의 쾌감에 부르르 떨렸다.
“하아… 하아… 흐아아…!”
숨을 거칠게 쉬며 프랑이 내 목을 끌어안았다. 쾌락의 파도에 떠내려가며 필사적으로 동앗줄을 끌어안는 것만 같은 움직임이었다.
나도 혀와 손가락의 애무를 멈추고 프랑의 가슴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그렇게 몇 분 지났을까. 내 머리 위로 여성스럽고 작은 손길이 느껴졌다. 프랑이 내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 것이었다.
이제 다 괜찮다며 포용할 준비를 마친 손짓이었다. 나도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갈 때가 되었음을 알았다. 까놓고 말해서 진작부터 하반신에 피가 쏠려서 죽을 것 같았다.
보지를 애무하던 손을 움직여 프랑의 말랑말랑한 피부 위를 사아악 훑었다. 내 오른손이 팬티 자락을 붙들어 밑으로 끌어내렸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허리를 들어 팬티를 벗기는 것을 도왔다.
팬티를 당겨 벗기자 비율 좋게 긴 다리가 발레리노처럼 쭉 뻗어졌다. 프랑은 부끄러움을 참듯 손등으로 입가를 가렸다.
“─으읏.”
애액투성이가 된 내 손을 보고 프랑이 짧게 소리를 냈다. 나는 손에 묻은 애액을 가볍게 핥았다.
흠칫!
프랑은 자기 몸에 혀가 지나간 것처럼 떨더니 손으로 눈을 가렸다. 하지만 집게 손가락로는 그녀의 푸른 눈이 빤히 드러나 나를 훔쳐보았다.
하루 종일 핥고 있을 수도 없어서 적당히 옷에 닦았다. 침대에 무릎 꿇고 서서 윗도리를 벗었다.
스륵─.
“…앗♥”
내 몸매가 드러난 순간 프랑은 반사적으로 달콤한… 좀 과격해 말해서 ‘암컷’ 같은 소리를 냈다.
본인은 그게 부끄러운지 나와 시선이 맞닿자 깜짝 놀라서 시선을 황급히 피했다. 하지만 방금 건 존나 남자의 자존심을 채워주는 반응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내가 절을 해야 할 판이었다.
이 근육은 야수회귀랑은 상관 없이 평소의 단련으로 얻은 것이었다. 그래서 괜스레 더 자랑스러웠지만, 진짜 고개는 이 다음에 있었다.
그때 프랑이 옷을 벗는 나를 도우려 했는지 내 벨트에 손을 가져갔다. 나는 윗도리를 벗어서 테이블 위에 던지고 그녀가 내 옷을 벗기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스르륵.
휘익!
그렇게 벨트를 풀고 바지를 내렸을 때였다.
한참을 봉인당해 있던 흉악한 자지는 마치 뱀이 밑에서 덮쳐드는 것처럼 그녀의 얼굴 앞을 휙 지나쳤다.
그러고는 중력과 내 자지 각도에 따라 그녀의 이마 위에 툭 떨어졌다.
“──.”
프랑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자신의 얼굴 위에 떨어진 거근을 올려다보았다. 그녀의 얼굴을 다 덮고도 뿌리와 귀두 부분이 여유 있게 남는 길이였다.
“──후, 후후. 후, 후.”
경악한 심장을 진정시키려는 것처럼 프랑이 짧고 빠른 숨을 내쉬었다. 숨을 들이키자 그녀의 콧속으로 내 자지의 냄새가 파고들었다.
“후우. 후우. 후우─.”
얼굴 위에 올려진 자지의 냄새에 프랑의 호흡이 가빠졌다. 그녀가 떨리는 손으로 자지의 기둥을 붙잡았다. 성인 여성처럼 가느다란 손가락이지만 크기는 작았다. 내 기둥 둘레를 다 감싸기도 버거울 만큼.
스윽. 스윽.
손으로 귀두와 뿌리 부분을 쓰다듬던 프랑은 냄새에 취한 것처럼 내 자지의 중간 부분을 가볍게 핥았다.
─핥짝.
“윽.”
이번에는 내가 신음을 흘릴 차레였다. 작은 혀가 지나가는 감각에 자지 전체가 크게 꿈틀거렸다. 프랑은 자지에 키스한 채로 눈을 치켜뜨고 내 안색을 살폈다.
나는 말없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머리 모양이 망쳐지지 않도록 가볍게. 프랑은 그걸로 허락을 받은 것처럼 내 자지 뿌리를 열성적으로 핥기 시작했다.
“츄르릅. 하읍. 쮸릅….”
프랑의 혓놀림은 키스할 때처럼 하릴없이 어설펐다. 단지 내 자지를 핥는다는 행위에서 기쁨이라도 찾는 것인지 눈이 몽롱하게 풀려갔다.
“우으응…. 흐츕….”
마치 당연히 해야 하는 과정처럼 프랑은 내 자지를 물거나 귀두를 입에 머금었다. 방법을 모르는데 열심히 하고 있다는 점만은 전해졌다.
나는 프랑의 다소 과격하고 적극적인 성행위와, 거기에 맞지 않는 어설픈 솜씨의 원인을 알았다.
그녀의 고향은 드워프들의 나라다. 그곳은 바이킹들의 국가인 게르마니아와 교류가 많다고 한다.
바이킹 남자들은 성행위를 터부시하고 순결을 중시하는 놈들이었다. 배를 여성으로 보기 때문에 배의 정령이 질투한다거나, 순결한 몸으로 죽어야 사후에 발할라고 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 것이다.
프랑도 거기에 영향을 받아서 성행위에 대한 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다가, 고향을 떠난 뒤에 기초지식 없이 성행위에 대한 정보를 얻은 것이 아닐까?
사춘기 소년소녀가 야동을 보고 포르노그래피의 과격한 성행위를 일반적인 것으로 착각하듯이, 프랑이 성행위에 대한 지식을 얻은 소설 등의 영향이 저 수위 높고 어설픈 구음(口淫)이었을지도 모른다.
사실 이러는 나도 펠라치오를 받아본 경험은 없었다. 그래서인지 가끔씩 부딪히는 이빨의 느낌조차 자극으로 느껴졌다.
“푸하….”
한동안 자지 기둥을 핥아 적시던 프랑이 입을 떼고는 귀두 쪽으로 이동했다.
“하암….”
프랑은 길쭉한 기둥을 손으로 잡고 끄트머리를 크게 입에 물었다. 귀두 끝이 습하고 부드러운 공간에 감싸이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가 숨을 쉴 때마다 뜨거운 입김이 귀두에 스쳤다.
“우읍….”
프랑의 입이 삼킬 수 있는 한계는 자지의 절반까지였다. 아니, 목끝에 아슬아슬하게 닿는 느낌이 드는 것을 보니 이것도 한계 이상으로 삼킨 것이었다.
“휴으으으….”
자지에 닿는 프랑의 콧김도, 귀두에 낳는 입김도 필사적인 혓놀림도, 내 분위기를 살피는 프랑의 시선만큼 나를 흥분시키지는 못했다.
펠라치오처럼 상대방의 성기를 혀로 핥는 것을 ‘봉사’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은 전혀 기분 좋지 않아도 상대를 위해서 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우음… 푸으… 츄르르릅.”
지금의 프랑이 그랬다. 혹시라도 아프지는 않을지, 어디가 더 기분 좋은 건지를 내 표정에서 살피려고 노력하는 시선은 사랑스럽다고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프랑한테는 유감스럽게도, 그것은 프랑의 펠라치오 솜씨가 나를 사정시키기에는 모자라다는 뜻이기도 했다.
─꼬옥.
이대로는 프랑이 턱이 빠질 때까지 혀를 굴려도 사정하긴 힘들겠다고 생각했을 때였다. 프랑이 다른 두 손으로 침범벅이 된 자지를 훑기 시작했던 것은.
“…큭!”
나도 섹스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소리를 냈다. 비대해진 내 자지는 절반 가까이를 입에 물리고도 두 손이 움직일 길이가 남았다.
펠라에 대딸이 더해지니 쾌락의 수준이 급격하게 높아졌다. 핸드잡 솜씨에는 크게 기교가 필요하지 않다. 나도 자위할 때는 그냥 위아래로 훑는 것이 전부였다.
내가 예상하지 못한 것은── 프랑이 타고난 드워프의 손재주가 여기서 작용했다는 것이다.
─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
“윽, 프랑! 자, 잠깐만…!”
프랑의 손은 어설픈 혀와는 달리 물을 머금는 스펀지처럼 순식간에 기술을 갖추기 시작했다.
두 손은 모양이 다르고 움직이는 속도가 달랐다. 손목을 돌려 기둥을 상하좌우로 빙글빙글 자극하는 쾌감! 그것은 마치 가속도가 붙은 스노우볼처럼 내 쾌락을 에스컬레이트 시켰다.
이게 어떻게 가능하지? 설마 물체의 온도가 보인다는 눈으로 내 체온 변화라도 관찰하고 있나? 그런 생각이 들어버릴 만큼이나 그녀는 정확하게 내가 쾌락을 느끼는 형태를 붙잡아 그것을 대딸하는 손의 모양으로 주조해냈다.
─쮸읍쮸읍쮸읍쮸읍.
“큭…!”
나는 프랑이 내가 사정할 때까지 이 행위를 멈추지 않을 것임을 직감했다. 무자비할 정도로 몰아세우는 손놀림과 그에 비해 한참 모자란 혀의 움직임이 대비되어 내 사정감을 널뛰기하듯이 재촉한다.
“우후읍… 츄유으읍….”
그러는 한편 치켜뜬 푸른 눈에는 평소의 소심하기까지 한 성격이 그대로 묻어나왔다.
자신이 제대로 하고 있는 게 맞는지, 혹시 싫은 건 아닌지 걱정하는 시선. 그리고 그 시선 아래에서 집요하게 움직이는 작은 두 손.
헌신적인 소심함과 무자비한 솜씨─ 그 언밸런스한 조합에 나는 결국 한계를 맞이했다.
프랑의 혀가 내 귀두 아래의 뿌리를 훑었을 때, 내 자지가 댐이 방류하는 것처럼 정액을 토해냈다.
─울컥!
─뷰루루룻! 뷰루루루루루루룻!!
“……!!”
“윽?!”
프랑이 깜짝 놀랐다. 나도 만만치 않게 놀랐다. 프랑은 입 안에 쏟아지는 정액의 양에 놀랐고 나는 요도를 지나가는 정액이 멈추지 않는 것이 놀랐다.
커다래진 자지는 사정량도 비정상적이었다. 내가 기존에 사정할 때의 느낌이 뷰루룻 하고 끝이었다면 이제는 진한 오줌을 누는 듯한 감각을 동반하며 사정의 쾌감이 멈추지 않고 쭉 이어졌다.
뷰루루루룻!!
프랑은 당황하며 손을 멈췄으나, 물러나지 않고 그대로 귀두를 문 채로 버텼다. 당연한 수순으로서 입 안에 쏟아진 정액은 내 귀두로도 느껴질 정도로 프랑의 입을 가득 채웠다.
“프랑…! 그냥 뱉고 나중에….”
─치우자, 라고 말하려고 했을 때였다.
“──꿀꺽.”
프랑의 목울대가 울렸다.
입 안의 정액을 삼켰던 것이다.
그것은 스스로도 예기치 못한 일이었는지, 아주 잠시 동안 프랑의 눈은 갈 데 없이 헤엄쳤다. 하지만 곧 두 손으로 기둥을 꼭 쥐고 눈을 질끈 감았다.
“──꿀꺽. 꿀꺽. 꿀꺽….”
나는 사정의 쾌락이 이어져 제정신 아닌 와중에도 그 비현실적이기까지 한 장면에 눈이 못 박혔다. 허리가 빠질 것만 같은 쾌감에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프랑의 머리를 붙들고 말았다.
─덥썩.
보드라운 머리카락의 느낌이 손끝에 닿고, 프랑은 질끈 감은 눈에서 눈물을 고이게 하면서도 끝의 끝까지 내 사정에 따라왔다.
이 모든 것이 고작 5초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푸으.”
쥬르륵.
내 사정이 멎자 프랑이 손을 툭 떨구고 머리를 뒤로 뺐다. 내 손에서 머리카락의 감촉이 사라지고, 프랑은 눈이 풀려서 뒤로 넘어가려는 것을 한 손으로 버티며 축 쳐졌다.
─툭. 툭.
남은 정액이 입술 밖으로 한 줄기 선을 그리며 넘쳤다. 턱선과 가슴에 남은 흰 흔적이 그라비아 사진의 한 장처럼 음미롭게 보였다.
“…왜 억지로 삼켰어. 그냥 놓고 뱉어도 됐는데.”
나는 침대 옆의 테이블에서 천을 집어주면서 물었다.
이유는 알고 있다. 내가 사전에 사정량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 원인이다. 기존의 사정량을 기준으로 생각해서 싼 뒤에 손에라도 뱉게 할 생각이었는데, 오줌보처럼 정액이 터져 나오느라 나도 당황했다.
하지만 프랑이 중간에 입을 떼고 피했어도 전혀 뭐라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넘쳐난 정액이 침대나 프랑의 몸을 더럽히기는 했겠지만, 그거야 닦으면 될 일이었다.
“……정액이 넘쳐서, 콜록….”
프랑이 기침을 하면서 대답했다.
“정액이 넘쳐서 내 몸에 잔뜩 묻으면… 노르가 더러워 할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