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1화 (41/1,009)

내가 다가가자 여자 마법사는 기겁을 하면서 움츠러들었다. 아니 내가 뭘 했다고 다들 반응이 이따구지. 내 코스튬이 생긴 게 무섭기라도 한가?

“갑자기 말을 걸어서 정말 죄송합니다만, 멕로이버 씨가 어디 계신지 혹시 모르십니까?”

“사, 살려주세욧!! 그 분 실험실은 3층에 있어욧!!”

“감사합니다. 제가 특별히 살려드리는 겁니다.”

얼른 인사하고 계단을 찾아서 위로 올라갔다.

여기 길드를 돌아다니고 있자니 존나 카르미네에 있을 시절, 한참 노예로 활동할 때가 떠오른다. 이게 다 여기 내부구조가 더럽게 복잡해서 그렇다.

“이새기 어딧서!!!”

씩씩대며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던 내 귀가 어디에선가 들려오는 대화소리를 희미하게 잡아냈다. 야수회귀 이후로 강호된 신체능력은 청각에도 작용한 것이었다.

“하… 일처리 정말 이따위로 할 건가? 자네 정말 평생 내 수발만 들다가 가고 싶나?”

이 좆 같이 허스키한 목소리. 어스레이트였다.

그러나 나는 들려오는 대화에 무심코 제자리에 서 상태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글씨체가 이게 뭔가? 논문이란 내용에 앞서서 기본적인 예의부터 갖춰야 하는 거야. 자네보다 훨씬 학식이 깊은 마법사들에게 낼 자료 아닌가? 그걸 이딴 식으로 가져오면 어쩌자는 거지?”

…뎃?

“아니면 자네 뭐 나한테 불만이라도 있나? 일이 하기 싫은거야? 혹시 집에 가고 싶어서 그러나? 왜 꿀 먹은 벙어리가 됐지? 말을 해 보게, 말을. 응? 내가 대체 어떻게 해 줬음 좋겠나?”

“구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나는 화들짝 놀라서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손을 싹싹 비벼댔다.

“아닙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절대 일부러 그런 게 아니고 제가 아직 배움이 모자라서… 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시정하겠습니다! 앞으로는 잘 하겠습니다! 젭라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십… 이 씨발!!!”

존나 무슨 척추반사처럼 머리를 박았던 나는 뒤늦게 그게 나한테 한 말일 리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길드에 나를 아는 사람은 없으니까!

내가 존나 개 병신처럼 보이겠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방금 들려온 말이 카르미네 대학에서 교수들이 나한테 지랄하던 거랑 완전히 레파토리가 똑같았던 것이다!!

‘염병 시발. 어떻게 톤까지 똑같지?’

말↘ 해 보게↗? 애1미 시발 대학원생한테 말하는 방법도 논문이 따로 있냐?

브리타니아 어를 쓴 말이었는데도 톤이 거의 뭐 시발 중국 현지인 뺨따구를 샌들로 왕복으로다가 후려치는 성조였다. 이 씽쑝썅쌰오 씨발롬아. 개씹 빡쳐버린 나는 씩씩대며 소리가 난 곳으로 달려갔다.

─호다다닥!!

좆 같은 말투의 근원지는 2층 창문 아래였다. 내가 이 먼 곳의 소리를 들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잠시, 나는 분노에 사로잡혀서 아래쪽을 들여다봤다.

“계속 이런 식으로 굴면 자네 정말 남은 평생을 실험실 조교 마법사로만 살게 될 거야. 그게 그렇게 이해가 안 가나?”

대기소 아래의 정원에 노땅 할배와 젊은 여성이 있었다.

외진 곳이라서 딱 그 둘만 있었기에 나는 누가 저 좆 같은 말투의 주인인지 고민하지 않아도 됐다. 아니 시발, 애시당초 내가 짐작했던 대로 남자는 어스레이트 그 새끼가 맞았다.

나는 그 젊은 여성의 얼굴을 알아보고 깜짝 놀랐다.

“티르시 씨?”

하수도 정찰 때 나랑 같이 일했던 마법사 아가씨였다.

패션은 그때와는 달랐다. 당시 티르시의 옷은 온힘을 다해 나는 마법사요 하고 주장하는 옷이었었는데, 지금 입은 것은 간호사복과 비슷했다.

분홍색 미니스커트 간호사복에 간호모, 그리고 하얀 타이츠에다가 실험용 의사가운 것을 걸쳤다. 하늘색 일회용 마스크랑 장갑 같은 것도 끼고 있고 말이다. 무슨 실험을 하다가 갑자기 불려온 듯한 모습이었다.

“자네는 부모님께 죄스럽지도 않나? 없는 살림에서 돈을 모아서 자네를 길드에 넣어주셨으니, 티르시 자네도 보다 노력해서 양친께 결과를 보여 드려야 하는 거야.”

어스레이트는 설교투로 지껄이며 손에 든 묶음으로 티르시의 어깨를 툭툭 두들겼다.

“내가 어려운 부탁을 한 것도 아니잖나? 그냥 친목도 다질 겸 해서 술자리에 불렀을 뿐인데, 자네가 한사코 싫습니다~ 싫습니다~ 하길래, 나도 자네의 그런 학구열을 인정하고 일감을 내 준 거야. 그런데 그걸 이런 식으로 갚아서야 쓰겠어?”

“……그게….”

“─아아. 됐네, 됐어. 자네는 입만 열면 변명이지.”

티르시의 말을 끊어버린 어스레이트는 종이묶음을 아무렇게나 그녀에게로 떠넘겼다. 티르시가 미처 받지 못한 종이가 바닥에 쏟아졌다.

팍!

우수수수.

“…읏.”

“오늘 가져온 글은 다음에 다시 받지. 그때까지 봐줄만한 수준을 만들어서 오도록 하게. 아니면… 그렇지. 이번에 내가 아는 사람의 파티에 초청을 받았는데, 같이 가 주겠나?”

서류를 밟으면서 티르시의 옆으로 간 어스레이트는 그녀의 어깨에 슬쩍 어깨동무를 하려 들었다.

“같이 술이나 마시면서 다른 학파 마법사나 학자 분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네의 글도 좀 더 ‘봐줄 만’ 해 질지도 모르지?”

정원 뒤편에 마른 소리가 났다. 티르시가 어스레이트의 손이 닿기 전에 거세게 뿌리쳤던 것이다. 어스레이트는 자신을 노려보는 티르시의 사나운 눈빛에 비웃는 표정을 지었다.

“…티르시 양. 자네는 머리는 참 좋은데 아직 세상 사는 법을 잘 몰라. 그러니까 아직도 고작 8성급에서 낑낑대고 있는 걸세.”

“…당신이 제 심사에 훼방을 놓지만 않았어도, 당신의 밑에 남아 있지는 않았을 겁니다…!”

“하하하! 훼방이라니? 그건 자네가 오해하는 거야.”

분함을 참는 듯한 티르시의 모습에 어스레이트는 즐거운 듯 웃었다.

“마법사가 캐리어에 ‘승급심사 불합격’이라는 약력을 남기는 것이 얼마나 큰 흠이 되는지 모르나? 난 자네가 충분히 합격할 실력이 될 때까지 기다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는 분께 부탁을 드렸을 따름이네.”

“저는 그런 편의 따위 바란 적 없습니다!”

─타악!

마스크를 벗어던진 티르시가 물기 어린 목소리로 외쳤다.

“당신이…! 당신이 그런 식으로 제자들을 괴롭히지만 않았어도, 힐다 언니도 베스미어 씨도 아직 길드에 남아 있었을 겁니다!! 당신만 없었어도…!!”

“스승님이라고 부르게. 그리고 지나간 일을 말해서 뭘 하나.”

따분한 것처럼 어스레이트는 티르시의 말을 끊었다.

“떠난 것은 그들의 선택일세. 자네도 언제든 로마니아로 돌아가도 좋아. 여기서 보낸 5년을 시궁창에 쳐박을 용기가 남아있다면.”

캬악- 퉤!

어스레이트는 가래침을 옆에다가 뱉고는 손수건을 꺼내 빨갛게 달아오른 자신 손을 닦았다.

“그리고 티르시 양? 내 노파심에 하는 말인데… 내가 자네들이 뒤에서 슬금슬금 이상한 짓을 꾸미고 있는 걸 모르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겟지?”

“…윽?!”

티르시는 하얀 피부에서 핏기가 싹 가셨다. 어스레이트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간신히 만족스럽다는 듯 웃었다.

“자네들이 아무리 증언, 증거 따위를 백날 모아봤자 내가 아는 분께 전서구 몇 번 날리면 상황 종료란 말일세.”

놈은 손수건을 집어넣고 빗을 꺼내서 자신의 올백머리를 빗어댔다. 승리를 확신한 자의 표정이었다.

“내 제안, 부디 잘 생각해 보길 바라네. 젊을 적에는 언제나 가능성의 문이 열려 있는 법이니──… 응?”

그러나 놈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자신의 머리 위에서 무언가가 떨어져 내리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휘이이이익!!

──투콰앙!!

“어어어어억!!!”

“꺄아악?!”

난데없는 난입자의 등장에 경악하는 둘. 놀라서 물러나는 그들 사이로 정원의 흙먼지가 크게 날아올랐다.

숨겨서 무얼 하랴. 이 난입자란 놈은 다름아닌 나였다.

치이이익….

내 몸에서는 야수회귀의 녹색 오라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내가 눈앞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부조리에 눈앞이 빨개졌을 때, 야수회귀는 모든 과정을 생략하고 발동하여 내 전신을 뒤덮었다. 나는 주문 한 마디 외우지 않았는데 말이다.

무영창.

마법사가 오랜 기간 단련하여 숙련의 경지에 도달한 마법에만 사용할 수 있다는 그 기술을─ 나는 무의식적으로 발동한 것이었다.

그것은 말 그대로 놀라 자빠질 일이었지만, 내 뇌리에 그딴 시시한 생각 따윈 조금도 떠오르지 않았다.

떠오르는 것은 오직 하나.

카르미네 대학 시절 나를 부려먹던─ 교수들의 존재였다.

“──어째서 그런 식으로 말할 수 있지?”

나는 지옥에서 끓는 마그마처럼 묵직한 목소리로 물었다.

방금 전부터 내 눈앞에서 벌어진 일을 이해하기 두려웠다. 만약 내가 방금 일어난 부조리를 머리로 받아들였다간 내 인내심과 이성이 팔팔 끓는 물을 부어버린 섬세한 와인잔처럼 파-킨 해 버리고 말 것이었다.

“무, 무슨 짓입니까, 웨인 씨!! 마법까지 발동하고 사람의 눈 앞에 갑자기 뛰어내리다니!! 다칠 뻔 했잖습니까!!”

어스레이트는 벌렁거리는 심장을 붙들고 빽빽댔다. 나는 이 마당에 이르러서도 자신의 안부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그놈의 작태에 돌아버릴 것만 같았다.

“…우연치 않게 이야기를 들었다. 당신이 저 여성에게 몹쓸 추파를 던지고, 그걸 거부당하자 치졸한 보복을 하고 있는 모양이더군.”

“보, 보복? 웃기지 마십시오. 날 겁박이라도 할 셈입니까? 거기에 태연하게 말까지 놓다니 심히 무례하군요. 내 이 일을 반드시 고고학계에 알려서──”

“──그만. 이제 됐다. 아가리나 해라, 대갈텅텅 씹년아.”

“뭐, 뭣?!”

나는 으르렁대면서 놈의 말을 끊었다. 내가 듣고 싶었던 것은 저딴 개씨발 엿으로 죽쒀먹는 개소리가 아니었다.

단 한 마디라도 좋았다.

만약 그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티르시에게 사과를 했더라면 나는 더 이상 그들의 삶에 참견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하지만── 놈은 이미 선을 넘어버렸다.

“…어째서 잊었지? 어째서 반복하지?”

극한의 분노 속에서 나는 이성의 끈을 놓았다.

저 놈을 건드렸다가는 뒷일이 커질 거라는 염려? 그딴 건 달군 돌에 떨어진 버터처럼 녹아내려 내 판단기준에서 사라졌다.

“너도… 너도 분명 한때는──”

나의 내면에 남은 것은 단 하나.

고삐를 풀어버린 주체 못할 분노였다.

“──한때는 분명, 누군가의 대학원생이었을 텐데.”

마지막 한탄과 슬픔마저 입에 담아 내뱉어버리고서─ 나는 이 광적인 분노에 몸을 맡겼다.

“이 씨이이발 새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히이익?!”

천지를 뒤흔드는 증오의 포효에 티르시와 어스레이트는 몸이 굳어 멈춰섰다!!! 나는 그들의 반응 따위는 아랑곳도 않고 달려들어 염병할 레이시스트 브남충 새끼의 정수리털을 콱 붙잡았다!!!

덥썩!!!

뿌드득!!

“사람을!!!!! 기다리게!!!!! 해 놓고오오오!!!!!!! 지 제자한테 성추행이나 하고 앉았냐!!!!!!!!!!!!!!!”

“자, 자자잠깐만!! 잠깐만 기다리─!!”

“느금마 니금마다, 이 씹쌔야아악!!!!!!!!!!!!!!!!!!!!!!!”

그렇게 나는 야수회귀의 힘을 끌어올려 손에 가득히 잡힌 머리털을 모근 째로 말살시킬 기세로 잡아뽑았다!!!!!

부북!!!

찌지지직!!!

“벡터-원형 탈모파아아아아!!!!!!!!!!!!!!!!!!!!!!!!!!!!!!!!!!!”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포효소리를 울리며 팔을 잡아당기자 내 손 한 웅큼 가득히 머리털이 뽑혀나왔다.

─팔랑팔랑.

인종차별자의 하얀 피부보다 더 하얀 허리털이 마법사 길드의 하늘을 수놓았다.

나는 천본앵처럼 흩날리는 머리털을 무심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쏟아져내리는 흰색 털 사이로 보이는 핏빛 선은 곱창이 나 버린 모근의 단말마일 것이었다.

“으갸아아아악!!!!! 머, 머, 머리!!!! 내 머리가아아악!!!!!!!!”

어스레이트는 무릎을 꿇고 자신의 머리를 붙들었다. 놈의 눈에서 넘쳐나는 마음의 쿠퍼액은 통증만이 원인은 아니리라.

그 꼴사나운 행태를 보면서도 내 마음에 동정심이나 상쾌함은 전혀 솟아나지 못했다. 그야말로 지나가는 벌레가 다리를 잃고 꿈틀대는 꼴을 본 것처럼 역겹기까지 하다.

얼어붙은 시선을 보내며 어스레이트를 향해 다가갔다. 내 구둣발이 정원의 흙밭을 무정하게 짓밟았다.

─저벅.

내 발소리를 들은 어스레이트가 떨면서 고개를 들었다. 천하의 둘도 없을 씹새끼와 나는 가면 너머로 마주쳤다. 병신은 병신답게 곧 두 눈에 불을 켜고 지랄을 해댔다.

“빌어먹을 야만인놈!!!!! 감히 내가 누군 줄 알고 건드려?!”

키이잉!

어스레이트가 성질을 부리면서 마법을 펼쳤다. 반투명한 구(球) 형의 실드가 발동되어 그 새끼의 몸을 가렸다.

“죽여주마!! 기습만 아니었어도 네까짓 야만한 전사놈 따위에게 이 어스레이트 님께서 당할 리가──!!”

“추한 변명이군. 얼마 남지 않은 뇌세포조차 남을 갈구는 일에 사용하느라 세련된 핑계 하나 떠올리지 못하나?”

나는 코웃음을 치며 거리를 파고들었다. 7성급 연금술사. 문면의 글만 놓고 보면 강해보이는 상대다.

하지만 어스레이트는 어디까지나 연금술사. 마법은 부차적 요소에 지나지 않았다.

보디빌더가 권투선수를 상대로 이길 수 있는가?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근력의 최대치는 보디빌더가 훨씬 뛰어날 테니까. 그럼에도 나는 안다. 싸움에 익숙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간극이 있다는 사실을.

어스레이트는 전사가 아니었다. 마법사로서도 싸움에 몸을 담지 못한 티가 풀풀 났다.

역겨우리만치 어설픈 자세와 존나게 구린 반사신경!

마법사도 마나를 다루는 자이기에 최소한의 신체능력은 가지고 있을텐데도 놈은 내 기습적인 제모공격에 전혀 대처를 하지 못했다.

숙련된 마법사였다면 내가 모근을 붙든 순간에 즉발 가능한 마법으로 나를 저지했을 것이었다.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것은 어스레이트가 싸움에 익숙하지 못한 머저리이기 때문이다!

7성급 연금술사라 한들── 결국은 좁다란 우리 안에서 제 잘난 맛으로 살던 도축장의 닭일 뿐!!

“벡터-정권 지르기!!”

투쾅!!

힘껏 내지른 펀치가 실드를 뒤흔들었다. 나는 손목에 전해지는 뻐근함에 그만 비명을 질렀다!!

“갸아악!!!”

시발!!! 존나 아파!!!!

생각해 보니까 실드가 깔린 시점에서 전투기술은 별로 의미가 없었다! 이걸 못 뚫어서는 구린 반사신경도 단점이 아니니까!!

“남방에 흐르는 불꽃의 마나여──”

그 와중에 저저 씹새끼 영창 중이네!! 나는 좆됐음을 직감하였다!! 저 미친 새끼 선빵 쪼끔 맞았다고 눈깔이 돌아가서 나한테 마법을 쏴제낄 생각인 것이다!!

“내가 아가리 하랬지!!! 연속 진심 펀치!!!”

콰과과과과광!!!

씹정색을 빤 내가 농담기 싹 빼고 전력을 다한 펀치를 연달아서 쏴제꼈다. 따로 뭘 한 것도 아닌데 존나게 숙련도가 올라가 있던 야수회귀는 내 마나를 스펀지처럼 받아먹고 출력을 높였다.

슈화아아악!!

두두두두두!!

─쩌적!

“헉, 크헉?!”

주문을 외워대던 어스레이트가 자기 실드에 금이 간 것을 보고 놀라서 영창을 멈췄다. 역시 병신 새끼가 맞다! 상황이 좆 돼가는 중인 게 보였으면 더 빨리 영창할 생각을 해야지, 왜 주댕이가 멈춘다는 말인가!

이것은 무단횡단 자동차가 덮쳐들기 3초 전까지도 멍하니 굳어 있는 뺑소니 피해자와도 같았다!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몸뚱이가 합리적 판단을 거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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