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0화 (80/1,009)

그런 의태어가 어울리는 느낌으로 가면을 쓴 프랑의 기척이 옅어졌다. 눈에는 보이는데 생김새가 어떤지 제대로 망막에 비춰지지 않는 느낌.

─폴짝!

프랑은 그 상태로 침대에서 뛰어내려 침대와 벽 사이의 좁은 틈에 웅크렸다. 도적의 능력을 살린 은신술이었다.

정말 놀라운 것은, 저렇게 하니까 내가 마나로 강화된 오감을 최대한 발휘해도 프랑의 기척을 종잡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눈으로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등 뒤로 돌아가기만 해도 공격을 시도하기 전까진 전혀 기척을 알아차리지 못할 것 같다!

“룬 마법 대성공이네.”

검지손가락 끝을 쳐다보면서 내가 말했다.

나는 룬 매지션 노르드가 된 것이었다.

“어땠어?”

숨어있던 곳에서 나오면서 프랑이 물었다.

가면을 쓴 상태였지만 프랑이 말을 거니까 은신의 효과가 약해졌다. 눈에 띌 수록 효과도 낮아지는 느낌이다.

“충분해. 어디 있는지 알 수가 없더라. 그걸 쓰고 이 방에 숨어있는 놈이 여럿 있어도 나는 눈치 못 챌 것 같아.”

그래도 얌전히 숨어 있을 때는 정말로 알아차리기 힘들다. 그 커다란 덩치의 하프 인간 새끼가 어떻게 내 레퀴엠을 안 들키고 관람했는지 알겠다.

“그랬어? 나는 잘 모르겠던데.”

“내가 써도 그랬어. 가면을 쓴 본인은 모르나 봐.”

아마 당사자는 효과 범위에 안 들어가니까 그렇겠지. 자기까지 자신의 위치를 몰라서는 걍 저주잖어 시발.

“아무튼 이 룬은 꽤 쓸모가 많아 보인다. 가면에 새길 수만 있으면 프랑 너도 정체를 안 들키고 아서 웨인일 때의 나랑 같이 다닐 수 있겠어.”

“앗, 정말?!”

기쁜 소식이었는지 프랑이 가면을 벗으며 말했다.

나는 그 미소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곧바로는 그것이 실현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근데 문제는 내가 매직 아이템을 만드는 법을 몰라.”

“앗…….”

“부여(Enchant) 마법으로 만든다는 건 아는데, 오랫 동안 유지하는 방법을 모르겠다. 사용하는 재료도 복잡할 거고.”

잠깐 동안은 내가 가면에 새기고 유지해주면 된다. 그런데 걸핏하면 효과가 끊길 것이다. 마나 소비량은 적지만 집중이 요구되는 마법이니까.

그래서 아이템으로 가공해서 사용하는 거겠지.

“저기, 내가 그 철가면을 쓰면 되지 않을까?”

프랑이 타뷸라 놈이 만든 가면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건 안 돼.”

나는 이 말이 굉장히 이기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하고 말았다.

“다른 사내놈이 자기 얼굴에 대고 헉헉대던 가면을 네가 쓰게 만들기 싫어.”

가열차게 노골적인 독점욕이었다.

군대에서도 방독면 쓰는 것이 그리도 싫었는데 프랑이 그 멧돼지와 늑대의 혼종인 하프 인간 새끼가 써대던 가면을 얼굴에 갖다댄다? 내가 그날 중으로 눈이 돌아가서 저 가면을 박살내고 말 거다.

“……흐흠. 그, 그래? 그렇구나. 그럼 안 쓸게.”

관점에 따라선 약간 꼴사나울 수도 있는 발언이었는데, 그 말을 들은 프랑은 쑥쓰러워하면서 몸을 꼬았다.

자기 남자가 독점욕을 보이면서 질투하는 것을 나쁘지 않게 보는 모양이었다.

‘씁. 꼴린다.’

촛불에 비춰지는 프랑의 가벼운 내의 차림에 나는 쥬지가 불끈불끈해졌다.

요 며칠 안 하기는 했지. 마침 딱 좋게 바깥은 해가 진 밤 시간대다.

내일은 돌아가서 의뢰도 안 받을 테니까 오늘 하루 정도는 질펀하게 보내도 되지 않을까?

─끼익.

나는 프랑의 옆에 가서 앉았다. 침대가 낮게 울었다.

프랑은 부끄러워하지 않고 내 손등에 손을 포갰다. 우리가 한두 번 이런 사이도 아니고 새삼스럽게 뭐가 부끄럽겠는가!

그렇게 나는 타자의 빈틈을 간파한 메이저리거 투수처럼 프랑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똑똑.

“안에 계슈?”

──여관 주인 씨발 새끼한테 방해를 받았다.

“……예. 무슨 용무십니까.”

당연히 기분 상태가 급락한 내 목소리는 몹시 심기가 불편한 티를 팍팍 내게 되었다.

“식사는 필요 없다고 했을 텐데요.”

“기억하고 있수다. 그거 말고, 목욕이랑 하말 먹이는 어찌 할지 물어보러 왔는뎁쇼.”

목욕이랑 하말 먹이인가. 둘 다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라 꺼지라고 하기 뭣했다.

─슬쩍.

내가 눈길을 주니까 씻을 수 있으면 씻고 싶은 모양인지 고개를 끄덕이는 프랑. 목욕탕이 없는 시골 마을에서는 이런 여관이 목욕탕을 빌려주기도 한다.

하는 수 없이 나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둘 다 부탁합시다. 얼마요?”

“목욕 2인분하고 하말 먹일 짚까지 2쿠퍼만 주시오.”

이 새끼가 1번 까이고 나니까 가격대 곧바로 정상가인 것 봐라. 하여튼 이세계 용팔이 상인 새끼들은 다 똑같다.

“그렇게 주시오.”

나는 가격을 지불하고 목욕탕으로 갔다. 프랑이 씻는 동안 내가 풀 무장 상태로 주변을 경비했다. 프랑은 바구니를 들고 재미있다는 듯이 쿡쿡 거렸다.

“노르도 참. 그렇게까지 하는 거야?”

“무식한 놈들의 급발진을 얕보면 안 돼.”

엿보기 정도는 태연하게 하고 남을 새끼들이다. 그걸 나는 유적 탐사를 다니면서 배웠다.

엿보기 미수범인 촌구석 씹새 3마리가 반쯤 시체가 돼서 동네 나무에 걸렸던 것을 이세계 꼴마초 노르드는 선명하게 기억 중이시다. 나는 다나가 그렇게 쎄다는 걸 그때 처음으로 알았다.

【ᚲ(Kenaz).】

나는 이마에다 대고 룬까지 새겼다.

책에서 읽은 적이 있었던 응용법이다. ‘깨달음’의 의미를 담은 룬 문자를 이마에 새겨서 오감을 강화하는 기술이었다.

감각이 더욱 활성화되자 먼 거리까지 감지가 가능했다.

‘편리하네.’

습득이 어렵고 허접한 효과가 많아서 그렇지, 룬 마법도 나름대로 고대 마법의 계보를 잇는 마법체계의 일종이었다.

전문 살수로 보이던 타뷸라 새끼도 애용할 정도니까 잘만 쓰면 존나 유용한 것은 확실하다.

─사삭.

그렇게 풀로 경계를 살리고 있는데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기척이 간파되었다. 나는 그쪽을 향해 눈을 부라렸다.

“거기 뉘쇼.”

“장작 넣으러 왔는뎁쇼.”

여관 주인이 장작을 한 아름 들고 왔다. 물을 뎁히러 온 모양이었다.

“이리 주십쇼. 내가 대신 하겠습니다.”

“응? 그럴 필욘 없수다. 나도 돈 받자고 하는 일인데.”

“아궁이 박살내면 다 물어낼 테니까, 그냥 맡기고 가서 하말 먹이부터 주십쇼.”

나타난 불청객을 쫓아내고 프랑의 목욕을 경비했다. 빨리 씻었는지 프랑은 금방 목욕탕에서 나왔다.

그런 다음에는 나도 얼른 씻고 방으로 돌아왔다. 프랑이 머리를 말려주고 우리는 언제나처럼 침대에 누웠다.

“프랑. 오늘은 조금 부탁이 있는데.”

무드를 잡기 전에 내가 말을 꺼냈다.

우리가 몸을 섞은 것도 이제 4, 5번째다. 슬슬 ‘플레이’라고 할 만한 행위를 할 때도 됐다고 생각한다. 계속 미뤄졌다간 평생 넣고 싸고밖에 못 할 것이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궁금하던 것도 있다.

“부탁이라니, 어떤 거?”

약간 긴장과 기대가 섞인 눈빛. 프랑의 그런 반응에 나는 진지하게 말했다.

“내 사정량의 한계를 확인해 보고 싶어. 솔직히 나도 내 정력의 한계를 아직 몰라서.”

이 상태가 된 이후로는 특히나 감 잡기가 어려웠다.

나 혼자 달아올라서 프랑이 못 버틸 지경까지 몰아붙이는 것이 우리 섹스의 피날레였다. 거의 뭐 레슬링에서 피니쉬 무브를 꽂듯이 말이다.

그래서 나는 내 정력의 한계가 궁금했다.

자위로 해결하자니 프랑과 사귄 뒤로 일이 바쁘거나 동거하게 되거나 해서 시험해 볼 틈이 없었다.

“그, 그러니까, 오늘은 쉬지 않고 계속 하겠다고?”

프랑은 몸을 부르르 떨면서 내 눈치를 봤다. 아까와 같은 눈빛에서 공포와 기대감이 둘 다 잔뜩 올라간 기색이었다.

……나 때문에 프랑이 약간 마조이즘에 눈을 뜬 건 아닐까 걱정된다.

“널 무리시킬 생각은 아니고, 다른 방법이야.”

내가 30분 정도 걸려서 사정을 2, 3번만 하면 못 버티고 뻗는 프랑이다. 매번 마지막에는 내 이성이 브레이크에서 손을 떼고 달리니까 거기에 못 따라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서 발상의 전환이다.

나는 오늘 사정을 위해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내가 부탁하고 싶은 것은──

“프랑. 네가 손으로 해 주지 않을래?”

──이른바 대딸 플레이였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여친한테 부탁하는 플레이 중에서는 난이도가 낮은 편이 아닐까?

여성이 거부감을 느끼는 다른 플레이들에 비하면 대딸은 애무와 다름이 없지 않은가! 첫 경험부터 펠라까지 해준 프랑에게는 그다지 거북한 제안도 아닐 것이었다.

“손으로……? 응. 그 정도라면.”

약간 염치 없는 사고방식이지만 프랑은 알겠다는 듯이 받아들였다.

“으음, 더 이상 안 나올 때까지 계속 짜주면 돼?”

“크흠. 흠! 그, 그래. 맞아.”

청순하고 순박한 눈빛으로 묻는 프랑의 말에 나는 얼굴이 벌게졌다.

시발 맞다. 우리 프랑은 브리타니아 인이 아니었지. 브리타니아 어의 ‘짜준다’는 말의 야한 뉘앙스를 제대로 모르니까 저런 식으로 말을 해 버리는 것이었다.

여자 친구한테 야한 말을 해달라고 하는 남자들의 기분을 좀 알겠다. 지금까지는 왜 그런 거에 꼴려하는지 몰라서 이상성욕 취급했었는데. 확실히 꼴리긴 하는구나.

“알겠어. 노르도 나한테 자주 해 주니까. 으음……. 일단은 적셔두는 게 낫지? 안 그러면 아프잖아.”

“응? 그, 그런가? 그럴지도? 많이 싸려면 필요하려나?”

이건 거짓말이 아니다. 마찰 때문에 쥬지가 박살나지 않게 침으로 적셔두는 것은 로지컬한 띵킹이다.

절대 내가 펠라를 받고 싶어서 모르는 척 한 것이 아니다. 암튼 아님.

남자들의 자위방법을 모르는 프랑은 내가 부정하지 않자 옷을 전부 벗고는 내 벨트를 풀었다.

알몸이 된 우리는 침대에 앉았다.

“노르. 쌀 것 같을 때는 말해 줘.”

──하움.

미리 사정 타이밍을 알려주길 요구한 프랑이 그렇게 내 자지를 깊이 물었다.

“츄우루웁. 쮸붑. 츄릅.”

프랑은 열심히 기둥을 물고 핥으면서 자지를 적셨다. 침과 쿠퍼액으로 젖은 기둥을 저번처럼 손으로 붙잡았다.

저 사랑스러운 두 손은 저번 대딸 펠라에서 습득한 기술을 1번도 잊지 않은 듯 했다. 하얀 손이 가혹하게 내 자지를 몰아붙였다.

“츄르르릅. 쭙. 쮸우웁!”

프랑이 혀로 귀두 아래를 핥았다. 제대로 된 기술을 몰라서 뺨이 홀쭉 들어가지는 않았는데, 프랑의 귀여운 얼굴이 그대로 남아서 나는 만족스러웠다.

그보다 솔직히 압도적인 대딸 솜씨의 프랑이 펠라까지 갱쟝해지면 내가 이세계 꼴마조 조루드가 돼 버렷……!!

─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스윽…!!

“윽…! 프랑, 이제…!”

“──푸아.”

자지가 프랑의 입에서 빠져나왔다. 나는 그러는 중에도 전혀 멈추지 않고 달라붙는 열 손가락의 강제적인 착정에 정액을 쏟아냈다.

븃─!! 뷰루루루루루─룻!!

엄청난 기세의 사정은 천장에 튀면서 방문까지 닿았다. 이 시발, 오줌을 쌀 때도 느꼈는데 사정할 때는 훨씬 더 답이 없구나.

내 그런 감상은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프랑의 대딸은 사정 중에도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큭!”

짧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프랑은 대딸을 계속하며 정액을 뿜어대는 자지 옆으로 얼굴을 넣어서 내 불알을 핥아대기 시작한 것이었다!

“야, 야! 너 그런 건 또 어디서 배웠어!”

“저번에… 말한 책…. 핥짝….”

그 놈의 책!! 내가 조만간 제목을 알아내고 만다!!! 시발 설마 그 책이라는 게 [일처다부제 백작 영애의 일곱 남편 착정법] 뭐 그딴 건 아니겠지?

─뷰루루루루루룻!! 븃!! 뷰뷰뷰븃!!

─뷰루루룻!! 뷰뷰븃! 븃! 븃!!

“츄르르릅…. 핥짝…. 핥짝…. 쯉…! 쪼옥…!!”

사정감에 대딸에 부랄 핥기까지! 메르시 0의 40단 컴보가 내 자지를 끝장내기 위해서 달려들었다!!

시발 개쩐다. 쥬지가 강화된 덕분에 허리가 빠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약 2배 계왕권 한남충이었던 시절의 강북호였으면 즉사였다!!

프랑은 내가 절정 중에 박아대면 이런 느낌이었던 걸까? 설마하니 대딸 플레이 중에서 과거를 참회하게 될 줄이야!

그래도 여기서 멈춰달라고 하는 것은 뭔가 지는 기분이다!

‘버텨다오 내 쥬지야!! 사정량 20배다!!’

나는 쾌락에 저항하지 않고 몸을 맡겼다!!

─뷰루루루루루루루루루룻!!!

“푸하읏?!”

사정 레이스의 승자는 나였다. 숨이 가빠진 프랑이 사정을 재촉하기를 포기하고 먼저 멈춘 것이었다.

뷰븃…! 븃…!

프랑이 손을 멈추자 내 사정도 곧 멈추었다.

1번의 사정이 20초 넘게 이어진 느낌이었다. 대충 그런 페이스로 3번 정도 쌌나? 사정 시간이 길었던 것은 사정 도중에 추가로 쌌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후으… 하으… 노르, 괜찮아?”

앞머리에 정액이 튄 프랑이 이마를 닦으며 물었다. 나는 그 섹시한 모습에 다시 쥬지콘다를 발기시키는 것으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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