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7화 (87/1,009)

서커스가 끝나고 관객석을 빠져나올 때, 프랑이 방긋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코끼리들은 약간 무서웠지만 다들 움직이는 게 멋있더라! 라리루라였나? 그 애도 대단했구!”

“몸놀림도 몸놀림인데 마지막의 마법도 굉장했지.”

“아, 맞다. 그 마법은 뭐였는지 혹시 알아?”

프랑이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마법이라고 할 만한 건 마지막에 광대 소녀가 사용한 것 뿐이었으니, 그걸 묻는 거겠지.

“인형을 조종한 마법 얘기? 그건 <꼭두극(Puppetry)>이라는 마법이야.”

“<꼭두극>? 아하. 인형을 조종하는 마법이구나.”

“정확하게는 꼭두각시라는 골렘의 일종을 조종하는 거야. 꽤 난이도가 높은 마법일걸.”

고고학자인 나는 골렘에도 어느 정도 빠삭하다.

수백 년 넘게 버려진 유적에서 움직이는 몬스터는 골렘과 언데드 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대문명의 골렘은 존나 씨발 떠올리기도 싫을 정도로 무섭다. 딱 1체를 봤었는데 그냥 쌩 트라우마가 됐다.

“꼭두각시는 다른 골렘이랑 달라?”

“원리는 비슷해. 기능은 완전히 다르지만.”

내가 대답했다. 꼭두각시와 중장형 골렘은 목적도 단가도 다르다. 무전기랑 스마트폰 정도로 큰 차이가 있다.

“제식 골렘은 사고회로랑 코어를 넣거든. 혼자서도 움직일 수 있게 근육이나 뼈 같은 부위도 채워넣고. 그래서 부피도 커지게 되지.”

골렘하면 생각나는 육중한 덩치는 그것이 이유다. 덩치를 크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만들다 보니까 덩치가 커진 것이다.

“나는 골렘들은 마법사들이 흙으로 만드는 줄 알았어.”

“그건 강령술이나 연금술의 골렘이네. 보통 흙 인형이고, 마법사의 명령을 따르는 하인 같은 놈들이야. 걔네들은 마법이 꺼지면 사라지지만 꼭두각시나 제식 골렘들은 좀 달라.”

“마법사랑 상관없이 움직인다는 점이?”

“그래. 그러니까 꼭두각시는 흙 인형이랑 제식 골렘의 중간형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내부에 직접 움직이는 구조가 없어서 마법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못 움직이지만, 그 대신에 유지에는 마나가 안 든다.

그래서 꼭두각시는 관절만 만들고 몸 안에는 다른 기믹을 채워넣는 것이 보편적이다.

로켓 펀치를 쏜다든가 가슴을 열어서 폭탄을 발사한다든가 그런 거 말이다.

“꼭두각시의 최고의 장점은 싸다는 점이지. 골렘에 비해 만들기가 쉽거든.”

나는 골렘 제작비 영수증을 보고 기절할 뻔 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시발거 대학에 굴러다니던 경비 골렘이 하나에 40실버나 할 줄은 몰랐다.

존나 그딴 좆도 아닌 돌뭉치들이 20노르드나 하다니. 이러면 나의 판매가인 2실버가 너무 초라해지지 않는가.

저딴 창렬 골렘들에 비해 1체에 1실버도 안 하는 꼭두각시들은 존나 호감형이었다. 그야말로 국밥처럼 든든하다. 나는 골렘에 한정해서는 레이시스트가 될 수 있다.

“아하, 그렇구나. 역시 노르는 아는 게 많다니까.”

“흐흐. 좀 더 칭찬해도 돼.”

─우글우글.

그렇게 대화를 나누면서 관객들 사이에 껴서 콜로세움 밖으로 나왔을 때였다. 우리는 그곳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두 사람의 광대를 볼 수 있었다.

“자, 자, 자, 자!!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닙니다!! 저희 크뤼소스 서커스가 드디어 내일 모레부터 공연 개시!! 이 기회를 놓치면 남은 평생을 후회하실 겁니다!!”

광대처럼 빨간코를 단 남자들이었다.

플랑궁쿨라 서커스단원들이 광대 소녀를 제외하면 평범한 차림새였다면, 얘네는 옷 꼬라지에서부터 우스꽝스러움을 연출하려 드는 인상이 컸다. 이세계 옥동자 같은 느낌.

“저희야말로 헤이스벤트 영주님께서도 박장대소를 하시며 칭찬하신 로마니아 제일의 서커스단!!”

머리를 빡빡 밀고 얼굴에 분칠을 한 남자는 종이를 돌리며 주구장창 떠들어댔다.

근데 자기네들 광고를 남의 영업장 바로 앞에서 하냐. 존나 예의없는 새끼들이다.

“진귀한 경험을 쌓아서 이성들에게 어필할 얘깃거리를 얻으시고 싶은 분! 자식에게 멋진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싶으신 분! 그런 분들 중에 현명하신 분들은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저희 크뤼소스 서커스단으로 오신답니다!!”

광대남이 뿌려대는 종이는 그 앞을 지나가는 우리한테도 내밀어졌다.

“자, 자!! 거기 지나가시는 아리따운 레이디께서도 부디 찾아와 주시길!”

“엇, 앗?”

나는 21세기에서 단련한 전단지 회피술로 눈길도 주지 않았지만 프랑은 넙죽 받아버리고 말았다.

“헤헤. 괜히 받아버렸네. 우리는 내일 출발하니까 보고 싶어도 못 보는데.”

전단지를 본 프랑이 개최일을 보고 작게 웃었다. 우리는 내일모레면 사르가디스로 돌아갈 생각이었으니까. 존나 가서 브론즈 승급도 해야 되고 말이다.

“프랑. 우리 여기에 며칠 더 있다 갈까?”

하지만 나는 이것저것 따져보고 그렇게 물었다. 내 말에 프랑이 눈을 크게 떴다.

“뭐어? 아냐. 나 때문에 그러는 거라면 그럴 필요 없어.”

“그것 때문만은 아냐. 물론 프랑 네가 재밌어 하는 것도 큰 이유지만, 솔직히 나도 궁금하거든.”

나도 아직 헤이스벤트에 남고 싶은 기분이 컸다. 방금 전의 서커스 쇼를 보고 깨달음의 계기를 붙잡은 듯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몬스터에 비해서 약한 생물이야.’

야수회귀로 보통 사람을 초월하는 힘을 얻는 나도 나보다 힘이 쎈 몬스터를 상대로는 쪽도 못 쓸 것이었다. 나는 짐승 상태의 타뷸라와 싸우면서 그걸 몸으로 배웠다.

앞으로 더욱 위의 스테이지에서 싸워나가기 위해서는 이 단점을 극복하는 것이 필수였다.

마나에만 휘둘리지 말고, 인간 본연의 신체능력을 갈고 닦는 것!

그것이 내가 지금 짊어진 신체 면의 과제였다.

마법 면의 과제는 룬을 물건에 부여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고 말이다.

‘이걸 극복하려면 무술을 배우는 게 제일 낫겠지만…….’

하루이틀 배워서 태권도 3단이 될 수 있으면 세상에 힘든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리고 대략적인 무술 개념은 브람마톤 교수님한테 이미 배웠다. 내가 병신이라 체현을 못할 뿐이지.

‘단점을 극복하는 것만큼이나 장점을 살리는 것도 중요해.’

체계적인 무술을 배울 시간에 마나통을 늘려서 야수회귀의 출력을 높이고 만다. 따지고 보면 신체능력을 갈고닦는 것도 그 일환이니까.

거기까지 생각한 내가 말했다.

“그리고 프랑. 너도 다른 서커스단은 보고 싶잖아?”

“으응. 영주님한테까지 호평을 받았다니까.”

프랑은 고개를 끄덕이고서 전단지를 가리켰다.

“여기 봐. 바로 어제까지 영주님 저택에서 공연하다가 드디어 시민들한테도 공연이 시작된 거래.”

“그건 대단하네.”

말은 그렇게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약간 불안한 홍보문구였다. 헤이스벤트에 좋은 인상이 없어서 그런지 영주도 배불뚝이 콧수염 망나니 트리플 크라운을 장식하는 씹새끼일 것 같았다.

─척.

그때였다. 전단지를 읽던 나는 뒤에서 다가오는 기척을 느끼고 허리춤의 칼에 손을 얹었다.

내가 뭐 검의 달인이라서 그러는 것이 아니고, 뒤에 있는 놈한테 눈치 깠으니 처신 잘하라고 경고를 한 것이었다.

“누구십니까.”

검에 손을 얹은 채로 날카로운 눈빛을 던졌다. 뒤쪽에서 두 손을 장난스레 들고 다가오던 여성이 눈을 깜빡였다.

“어? 이런, 들켜버렸네요.”

그녀는 광대 소녀와 비슷한 옷차림의 여성 광대였다.

여기 광대들은 여자가 국룰인가? 빨간색 색조의 광대옷은 장난스러운 디자인과는 달리 품질이 좋았다. 얼굴에는 전혀 분칠이 안 되어 있었지만, 아이들한테는 인기가 많을 것 같다.

“아하하! 죄송합니다! 제가 이렇게 뒤에서 불쑥 말을 걸어 놀래키는 게 취미라서요!”

미안하다며 세련되게 허리를 숙이는 여자 광대. 동작이 꽤 몸에 밴 것을 보니 귀족을 상대로 일하는 사람인가 보다.

“저희 서커스단을 찾아주신다는 얘기를 하고 계시길래 자도 모르게 말을 걸게 됐네요. 이거 정말 죄송해서 어쩌죠?”

“아아, 크뤼소스 서커스단 분이십니까?”

“네! 광대인 아나시스 세르피아입니다.”

생글생글 웃으며 아나시스가 말했다.

“저희 단장님이 진귀한 동물을 좋아하셔서요. 돈을 버는 족족 그쪽에 쓰고 계셔서 걱정이 될 정도랍니다! 아, 그래도 관객 여러분들께서는 분명 즐거우실 거에요!”

“기대되는군요. 꼭 가보겠습니다.”

나도 적당히 예의 있게 대답했다. 진귀한 동물이라. 사파리 동물원 같은 건가? 동물원은 어렸을 적에 몇 번 가본 것이 다였으니 나도 좀 기대가 됐다.

정작 서커스단원들의 실력이 볼품없다면 내 목표에는 별 보탬이 안 되겠지만 말이다.

다음날 아침에 나는 논문을 헤이스벤트 운송 길드에 내고 돌아왔다.

“가면 없이 갔는데 괜찮았어?”

“문제 없어. 천으로 얼굴을 가리고 룬 마법을 썼으니까.”

얼굴에 둘둘 감은 천을 풀면서 내가 대답했다.

룬 마법 책에서 ᚲ(Kenaz)의 룬의 응용범위는 대충 파악이 끝났다. 아무 거나 얼굴을 가리기만 해도 인상 미채와 은신의 효과는 발휘가 된다. 매직 아이템으로서 가공할 때는 가면이 제일 낫지만.

“오늘 하루는 어쩔래? 여기에도 아우둠라 길드는 있던데, 당일치기 의뢰라도 할까?”

“별로 좋은 생각은 아닐걸? 우리 승급 사실이 여기까지 전해지지는 않았을 테니까.”

“아, 젠장. 그러네.”

내가 한숨을 쉬었다. 여기는 전산화도 정보통신도 안 되는 앰뒤 이세계. 우리가 브론즈 플레이트를 달지 않은 이상에는 아딱이 의뢰밖에 못 받을 것이었다.

“그러면 시내 구경이나 하고 다니자. 조금 신경 쓰이는 것도 있고.”

“……어린아이 납치 사건 말이야?”

“……뭐, 그렇지.”

프랑이 눈치채고 묻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동물들에게 물어봐서 뭔가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내가 토벌한 도적단 새끼들 외에도 다른 집단이 있을 테니 조사해 볼 생각이었다.

남의 일에 머리를 들이미는 것은 취미가 아니지만, 어린이 납치사건을 방치하는 것은 꿈자리가 사납다.

나한테는 남들이 가지지 못한 정보조사 수단도 있으니까.

“알았어. 같이 가자.”

프랑도 동의했기에 우리는 뒷골목을 전전하면서 길냥이들 상대로 질문행위를 했다.

하지만 성과는 별로 없었다. 직접 납치 현장을 본 것도 아니고서는 떼껄룩은 인간들의 사정에는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었다.

그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우리도 고양이가 새끼 고양이를 물고 돌아다니는 걸 봐도 부모자식이라고 생각할 테니까.’

고양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납치 수단도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 없어서 조사하려고 해도 방법이 어려웠다.

“너무 그렇게 자책하지 마, 노르.”

아무 정보도 얻지 못해 허탈해하는 나에게 프랑이 말했다. 누가 듣지 못하도록 작은 목소리였다.

“노르는 납치된 아이들을 3명이나 구했잖아. 그 애들도 이제는 집으로 돌아갔을 거구. 나는 노르가 오히려 자랑스러워해도 된다고 생각해.”

“……그렇네. 내가 우울해 하고 있어 봤자 의미 없지.”

나는 프랑의 위로를 듣고 기운을 차렸다.

고양이들한테는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해 놨다. 뭐라도 정보가 생기면 그때 가서 생각하자. 그렇게 마음을 다독이는 내 앞으로 어린아이들이 몇몇 지나갔다.

“같이 가!!”

“니가 빨리 달리든가!!”

앞다퉈서 길을 달려나가는 아이들. 나는 이 시국에 어린애들을 거리에 내보내는 부모가 있는 건가 싶어서 깜짝 놀랐는데, 그 애들은 옷차림이 상당히 허름했다.

아마도 슬럼가의 빈민이나 고아일 것이다. 달려간 아이들은 우리가 앉아서 쉬는 벤치에서 꽤 떨어진 공원에 모였다.

나는 거기서 무슨 일이라도 났나 해서 쳐다봤다가 눈을 꺼벙하게 깜빡이게 되었다.

커다란 여관 앞에 자리한 공원에서 웬 소녀가 공으로 저글링을 하고 있었다.

‘라리루라?’

핑크색 머리카락과 좌우가 짝짝이 색인 광대 옷. 플랑궁쿨라 서커스단의 에이스인 라리루라였다.

호객행위 중인 걸까? 서커스단은 서커스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을 회유하기 위해서 간단한 소규모 공연을 한다는데, 그 일환일지도 몰랐다.

라리루라의 주위에는 그녀의 공연을 보러 온 어른들과 소년소녀로 가득했다. 부모랑 같이 온 아이들도 있고, 혼자서 돌아다니는 빈민 아이들도 있었다.

납치범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태연하기도 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생각해 보니까 21세기 지구에서도 전염병이 창궐하는 시기에 몇몇 사람들은 잘만 돌아다니지 않았던가.

아무래도 안전 불감증이라는 것은 시대와 세계를 불문하는 모양이었다.

“아, 그때 그 광대 여자애구나.”

프랑도 공원에 모인 집단을 발견하고 관심을 가졌다. 그쪽 공연도 만만찮게 흥미로운지 종종 환호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도 구경이나 할까? 팁을 내도 1, 2쿠퍼면 되겠지.”

나는 기운도 차릴 겸 해서 엉덩이를 털고 일어났다.

운이 좋으면 저 소녀가 펼치던 곡예를 어떻게 연습하는 것인지도 물어볼 수 있을지 몰랐다.

“네~! 모두 구경해 줘서 고마워요~☆! 라리루라의 공연은 오늘밤에도 계속되니까 그때 다시 봬요♥!”

우리가 공원에 갔을 때는 라리루라의 공연이 진작에 끝난 뒤였다. 발견한 것이 조금 늦었었나 보다.

라리루라는 서커스단원 옷을 입은 꼭두각시 인형의 어깨 위에서 내려와서는 모자를 벗고 인사했다. 아마 저 인형의 어깨 위에서 간단한 서커스 쇼를 보여주고 있었던 듯 했다.

“어휴, 젊은 아가씨가 배짱도 좋군.”

“흐흐. 조마조마해서 가을인데도 손에 땀이 뻘뻘 나더만.”

“이런 제기랄. 나는 왜 나란 놈은 어제까지 서커스를 보러 안 갔던 거지?”

시민들은 저마다 떠들면서 동전을 던졌다. 구경만 하고 떠나는 사람도 있었지만, 2갈래로 나뉜 광대 모자를 벗은 라리루라는 해맑은 미소로 던져지는 1쿠퍼 동전을 받았다.

나는 공연을 못 봤지만 말문을 트기 위해서 1쿠퍼 동전을 던졌다. 옛다 받아라.

“얍!”

광대 모자에 동전을 받던 라리루라는 몸을 비틀어서 우리가 던진 1쿠퍼를 캐치했다. 그러다가 나랑 눈이 맞았다.

“으응? 어라아~?”

나는 마침 잘 됐다고 생각하고 말을 걸어보려 했는데, 먼저 입을 연 것은 내가 아닌 라리루라 쪽이었다.

“거기 두 분은 설마설마~? 어제 저희 서커스 공연에 와 주셨던 분들 아니신가요?!”

보는 사람이 다 즐거워지는 경쾌한 발걸음으로 우리들에게 다가오는 라리루라. 나는 저 애 쪽에서 우리를 알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꽤 놀랐다.

“공연 중에 저희를 보셨습니까?”

“네☆! 콜로세움의 관객석에서 목말을 타고 구경하시던 두 가족 분들이시죠? 제가 눈이 좋은 편이라 다 보였답니다!”

“가, 가족이라니…….”

프랑은 라리루라의 말에 부끄러워하다가 그 다음 말에는 돌처럼 굳어버렸다.

“검은 머리 분들은 드무니까 기억에 유독 잘 남았답니다! 부녀(父女) 관계신가요~? 가족 분들이 보기 좋네요! 저까지 살짝 부러워져 버려요☆!”

“부, 부녀… 요?”

“어, 어라? 아닌가요? 저, 뭔가 말 실수라도 해버렸나요?”

미소녀들 사이에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프랑이 울컥한 얼굴로 항의했다.

“저랑 노르는 연인 사이에요! 부부라면 몰라도 부녀라뇨!”

“넷?”

눈이 콩알만 해진 라리루라는 나를 쳐다봤다. 노란색 눈이 이렇게 묻고 있었다.

“아앗?! 거기 당신, 덩치만 멀대처럼 크시더니 설마하니 어린애를 건드리는 아동성애자셨나요?! 아니면 당신이 요즘 헤이스벤트에 나타났다는 어린애 납치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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