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노르드. 왔군요.”
“어? 아, 어서와!”
책을 집중하던 프랑보다 먼저 내가 돌아온 걸 눈치챈 티르시가 말했다.
그 말에 프랑도 책을 붙들고 끙끙대다가 나를 발견하고서 손을 흔들었다. 그러더니 표정을 긴축시켰다.
“……무슨 일 있었어?”
“응……. 얘기가 좀, 길어질 것 같은데.”
내 표정에서 티가 많이 났나 보다. 티르시는 우리를 번갈아 보고서 내게 물었다.
“자리를 비켜드릴까요?”
“같이 계셔도 됩니다. 중간까지는 티르시도 들어야 하는 얘기라서요. 프랑? 라리루라는?”
“아직 안 왔어. 올 때까지 기다릴래?”
“아냐. 나중에 다시 말해도 돼.”
나는 의자에 앉았다. 티르시는 일어날까 말까 고민하다가 자리에 남는 것을 선택한 모양이었다.
테이블에 놓인 마법서를 정리한 프랑이 나를 쳐다봤다.
“이제 들려줄래? 무슨 일이길래 그래?”
“그게, 오늘 아침에 고고학 연구소라는 곳에서 내 앞으로 편지가 왔는데──”
말을 정리해가면서 나는 얘기를 시작했다.
─오늘 아침에 고고학 연구소에서 편지를 받은 것.
─흑마법사의 흔적과 유적에 관련된 얘기라서 급하게 찾아갔던 것.
─거기서 대학 시절에 같이 일했던 이성 친구를 만난 것.
─그녀가 유적 탐사를 위해 우리 파티를 호위로 고용하고 싶다고 했던 것.
─화기애애하게 대화나 상담을 마치고 돌아오려는데, 내가 결혼했다는 얘기를 하자 그녀가 크게 충격을 받은 것.
그런 얘기를 되도록 개인적인 감상을 빼고 전했다.
티르시는 중간까지는 잘 듣다가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괜히 남아 있었다는 얼굴이 되어서 프랑의 눈치를 살폈다.
일부다처제에 익숙한 티르시도 아는 것이다. 실제로 처음 아내가 된 여성이 ‘두 번째’를 받아들이는 것의 무거움을.
세 번째, 네 번째라면 차라리 낫다.
처음 한 번이 어렵지, 그 다음의 허락은 그 ‘첫 번째’에서 이미 나온 거나 다름이 없으니까.
그리고 남자가 위든 여자가 위든, 부부관계에서 우월적으로 정확히 위아래가 나뉜 경우도 편할 것이었다.
에들린이나 그밖의 귀족 남성들은 부부관계에서 압도적인 ‘갑’의 위치에 있다.
‘을’인 남편이나 아내는 새로운 가족을 거부하거나 상대를 안 좋게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이었다.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따라는 법이니까.
‘하지만 우리는?’
프랑과 나는 동등한 관계다.
그것도 어젯밤에 막 프로포즈를 해서 결혼하자는 얘기가 나온 참이 아니던가.
고백한 날에 질펀하게 몸을 섞고 아내가 기절한 사이에 다른 여자를 만나러 간다?
그것도 아내보다 훨씬 전에 만나서 오래 알고 지낸 사이에, 그 여자는 남편과 평범한 친구 관계로 있기를 바라는 걸로는 안 보인다?
아무리 ‘아내나 남편이 여럿일 수도 있지’ 하는 세상이라도 이건 좀── 아니, 존나 많이 NG인 상황이었다.
“친한 친구가 말 없이 결혼하려 했을 때의 반응은 아닌 것 같지?”
평소랑 똑같은 표정으로 얘기를 들은 프랑이 그렇게 말을 했다. 목소리 톤도 평이하다.
“어, 응.”
그런데도 나는 죄를 지은 범죄자가 경찰소 앞을 지나가는 것처럼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프랑은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마치 1초가 1시간처럼 느리게 흐르는 몇 분!
그 침묵을 깨고 프랑이 말했다.
“티르시 씨. 정말로 죄송한데요. 여기서 30분 정도만 기다려 주실래요? 배가 고파지시면 제가 돈 낼 테니까, 식사 하고 계셔도 돼요.”
“네, 넷.”
프랑의 말에 티르시는 바짝 긴장해서 답했다. 그녀를 말 몇 마디로 대기시킨 우리 마누라께서는 다음으론 내게 말했다.
“노르? 잠깐 같이 올라가자.”
혹시 방에서 내 목을 조를 생각일까. 죽기 5초 전까지라면 참아줄 수 있다. 진짜 죽었다간 프랑도 옆에서 목을 매달 것 같으니까.
오늘따라 유독 음산하게 들려오는 계단의 삐걱거림! 나는 정말로 사형대에 끌려가는 기분으로 프랑의 뒤를 따라갔다.
─덜컥.
방으로 따라 들어가자 프랑은 문을 잠갔다. 긴장이 한계를 넘어서 치솟는 나. 문을 보고 선 프랑이 천천히 날 돌아봤다.
“노르는 어떻게 하고 싶어, 라고 묻는 건 조금 가혹할 것 같네.”
프랑의 귀여운 얼굴에는 분노나 슬픔이 전혀 안 보였다.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면 될지 몰랐던 나는 최소한 시선만을 피하지 않으려고 했다. 프랑은 그런 내 손을 잡고 침대에 앉혔다.
“있지, 노르. 내가 왜 노르한테 반했는지 알아?”
“……아니. 미안. 잘 몰라.”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아니, 의식적으로 피했던 걸까. 만약 프랑이 나를 좋아하는 이유가 진짜 나랑 거리가 먼 환상에 의한 것이었다면, 내가 거기에 따라가지 못하는 날이 우리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날이 될 것이니까.
“바보. 왜 긴장하고 있어. 나 화 안 났어.”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는 나를 프랑은 가만히 안아주었다. 프랑의 체온은 보통 사람보다 높다. 품에 안으면 늘 따듯하다.
“나는 있지? 노르랑 만나기 전까지 꿈 같은 게 없었어.”
품에 안긴 프랑은 내 머리를 가슴에 끌어안고 쓰다듬었다.
“어릴 적에 어머니랑 같이 지내면서 가졌던 것들도 다 잊어버리고, 오늘만 보면서 살았어.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면서도 사실은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고 숲을 헤매는 기분이었구.”
“……그날 베이냐 씨네 여관에서도 했던 얘기지?”
“응. 그래서 나는 노르가 신기하더라구. 그렇잖아? 사람이 사람한테 반하는데는 이유가 없다지만, 관심이 가는데에는 이유가 있는걸.”
신기하다니? 내가 의문을 느끼는 것을 알았는지 프랑은 웃었다.
“내가 본 노르는 늘 거침없이 행동하구, 그러면서 어느새 주변 사람들을 따르게 만들었어. 나는 그게 신기하고, 부럽고, 멋져 보였어.”
전혀 의심하지 않는 프랑에게 약간 양심이 찔렸다. 나로선 조금도 짐작이 안 가는 내용이었던 것이다.
“그건 그냥 우연이야.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됐을 뿐일 걸. 나는 그렇게까지 잘난 놈이 못 돼.”
“노르. 우연은 그렇게 몇 번이고 반복되지 않아.”
프랑은 간결하게 내 자학을 부정했다.
“처음 만난 하수도에서 제대로 된 대책을 낸 건 노르였고, 유적을 경비하는 중에도 노르는 어느새 리더 역할을 했었어.”
그러면서 나랑 같이 있었을 때의 얘기나, 내가 잠자리에서 들려줬던 그날그날의 얘기를 말해주기 시작했다.
“티르시 씨랑 도적단을 잡으러 갔을 때도, 라리루라나 날 데리고 서커스단의 악행을 파헤칠 때도, 흑마법사의 대책 연합 때도, 실제로 그 흑마법사랑 싸울 때도.”
프랑은 자기가 곁에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상관 없이 내가 지금까지 사르가디스에서 벌였던 일을 꼽기 시작했다.
저렇게 듣고 보니 나는 본의였든 아니든 그 사건들의 중심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흐름을 주도했었던 것도 같다.
콩깍지가 씌인 관점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사실은, 후훗. 이건 평생 숨겨둘까도 고민했는데 말이야.”
진지하게 내 행적을 꼽던 프랑은 갑자기 웃음을 참는 것처럼 웃었다.
“실은 있지? 노르가 내가 묵던 여관에 찾아왔을 때까지만 해도 내가 노르한테 반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했었어. 그런데 노르가 워낙 말을 잘 했어야지. 내가 왜 고향에서 떨어진 곳에서 하염없이 길을 헤매고 있는지 귓가에다 속삭여진 기분이었다구.”
자장가를 들려주는 것처럼 프랑은 부드럽게 말했다. 마치 부끄러운 실수를 고백하는 여자아이 같았다.
“그때 내 기분이 어땠는지 알겠어?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노르는 내 마음 속에 발도장을 찍고 가 버린 거야.”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무지 나쁜 짓을 한 것 같은데.”
“나쁜 짓이지. 그때까지만 해도 분명 나쁜 짓이었어. 남의 가슴에 손을 쏙 넣어서 아무한테도 준 적 없던 첫사랑을 휙 채갔었잖아. 정말이지 누가 도적인지 모르겠어. 못됐다니까.”
“어, 그…… 미안.”
“후후. 왜 사과를 해. 나, 노르한테 반한 걸 후회한 적은 한 순간도 없는걸.”
가슴에서 나를 놓아준 프랑은 내 뺨에 키스를 했다. 애정이 듬뿍 담긴 키스였다.
“노르를 사랑한 뒤로부터, 노르가 어제보다 덜 좋아졌던 날은 없었어. 노르가 내 옆에서 나한테 맞춰주려는 걸 느꼈을 때는 정말로 기뻤구.
──그래두 있지? 노르의 제일 멋진 점은 늘 목표를 가지고 산다는 점이라고 생각해.”
목표인가. 프랑은 내 이마에 자기 이마를 갖다댔다. 우리는 눈 돌릴 곳 없이 사랑하는 사람의 눈을 들여다봤다.
“확고한 목적이 있는 사람은 바다에 뜬 부표처럼 오늘만 살아가는 사람들을 끌리게 만드는 거야. 나를 매일 반하게 만들어 준 노르는 그런 사람이였어.
노르는 어디에 있든 누구랑 있든, 자기가 있을 곳을 찾아 가더라구. 그러니까 분명 노르는 앞으로도 갈 곳을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될 거야.
물론 노르가 바보처럼 굴면서 무리할 때는 말릴 거지만, 내 존재가 노르의 닻이 돼 버리면…… 나는 정말 슬플 거야.
그러니까 괜찮아.
몇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노르에게 반해 버려도, 나를 좋아해 주는 노르의 마음은 내가 누구보다 잘 알거든.”
프랑은 나와 손을 깍지꼈다. 우리의 오른손에는 상대방의 왼손에 낀 미스릴 반지가 닿았다. 어젯밤 나눈 사랑의 맹세가 말이다.
“그야, 사랑은 먼저 반한 사람이 지는 거라잖아. ‘날 좋아해주는 노르’보다 ‘내가 좋아하는 노르’가 더 멋있는 걸 어떡해. 아마 나는 처음부터 노르한테는 못 당해낼 운명이었나 봐.”
프랑은 부끄러운 것처럼 이마를 맞대고 웃었다. 우리의 검은 머리카락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섞였다.
“노르는 내가 좋아하는 노르로 있어줘. 나는 노르가 돌아보지 않아도 되도록 옆에서 쫓아갈 테니까, 내가 멈춰설 때마다 나를 이끌어줘. 나는 그거면 돼.”
나는 가슴에 묵직하게 내려앉았던 죄책감을 불꽃으로 태워버렸다. 날 무겁게 만들었던 심적인 부담감은 불타는 온기가 되어서 내 몸을 맴돌았다.
“약속할게, 프랑.”
그 온기를 담아서 나는 맹세했다.
“나는 언제까지고 네가 좋아하는 나로 있을게.”
“그럼 나한테 보여줘. 노르, 네 꿈의 끝을.”
조금도 지지 않고 받아친 프랑은 달밤 아래에서 나와 말을 놓았을 때처럼 웃었다.
“망설여도 좋아. 힘들면 쉬어도 돼. 포기해도 좋고 끝까지 싸워도 상관 없어.
노르가 이걸로 됐다고 생각했을 때, 옆에 있는 나를 힘껏 안아주기만 하면 돼. 그렇게 해 준다면 나는 언제까지고 따라갈 수 있을 거야.”
“하하. 그 대답은 이미 했었잖아.”
처음으로 프랑에게 내 과거를 얘기했을 때, 그 목욕탕에서 나는 이미 같은 부탁에 답했다. 이마를 맞대고 프랑의 손을 꽉 쥐었다.
“당연히 그럴 거야. 후회해도 늦었어. 프랑, 네가 나를 싫어하게 되기 전까지는 죽어도 도망 못 간다?”
“후후. 그러면 나는 평생 살겠네?”
그러시단다. 이거 한 방 먹었구만.
“이런. 우리 마눌님 왤케 말이 느셨담?”
“흥이다~ 지금까지 노르한테 맞춰주느라 얌전했던 거네요~.”
“세상에. 내가 그걸 몰랐네.”
내가 못 당한다며 머리를 젓자 프랑은 즐겁게 웃었다.
“내 대답은 ‘노르가 데려온 사람이라면 괜찮다’니까, 우리 노르는 남의 마음을 훔쳐간 도둑놈으로서 꼭 책임을 질 것! 알겠지?”
알고 말고. 나는 프랑을 안고 절절하게 감사를 말했다.
“그럴게. 늘 고맙고, 사랑해. 프랑.”
역시 내 인생 최고의 행운은 프랑과 만난 게 맞았다.
품에 안겨서 다정하게 웃는 프랑을 보고 나는 그것을 실감했다. 많은 일이 있었지만, 나는 역시 운이 좋은 편이라고 말이다.
그렇게 나 노르드는 새로운 약속을 가슴에 품었다.
이세계에서 만난 나의 첫 번째 아내에게── 내가 나아간 길의 끝을 보여주기로.
그 결말이 해피 엔딩일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게 나를 위해서 많은 것을 양보해 준 프랑에게 내가 줄 수 있는, 최고의 보답일 것이었다.
“어…… 얘기는 다 끝나셨나요?”
티르시는 세상 어색하게 남아 있다가 우리가 내려오자 그리 물었다.
눈치를 보는 모습이 안쓰럽다. 어쩌면 오늘 제일 불쌍한 건 이 사람일지도 모른다.
기껏 새 파티를 구했다고 생각해서 친해지려는 마음으로 마법서를 가지고 달려왔는데 그 파티가 치정극을 벌이게 된 상황 아니던가?
아는 사람 회사에 입사했는데 거기서 사내연애 문제가 격발한 거라고 생각하면 존나 미안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나는 프랑을 안으며 우리 사이가 돈독함을 어필했다.
“예. 잘 아시겠지만 제가 이렇게 아내 복이 넘쳐서요. 따로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후우……. 그렇군요. 잘 풀린 듯 해서 안심했어요.”
─질끈. 티르시는 머리카락이 갑갑한 것처럼 포니테일로 머리를 묶었다. 그러고는 물었다.
“오늘은 <번개의 화살> 마법을 알려드리려고 했는데, 바쁘시면 다음 기회로 할까요?”
“음…… 잠깐만요.”
우리는 일단 의자에 앉았다.
다나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내가 아는 그 녀석이라면 계속 멍하니 있다가 술을 진탕 마시고 잠이 들 것이었다. 대학에서 연구 프로젝트 중에 큰 실수를 저질렀을 때가 그랬다.
그때는 같이 마셔줄 사람들이 있었다. 나나 다른 연구원생 동료들이 그랬다.
그러면 지금은 어떨까.
연구소장이라서 다른 연구원이나 기자재를 두고 먼저 현지로 날아온 다나다. 여관은 잡았을까? 어쩌면 완공도 안 된 연구소에서 혼자 있을지도 모른다.
‘자기가 먼저 날 찾아오겠다고 했지만…….’
다나가 충격에서 벗어날 때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짐작이 잘 안 갔다.
우선, 우리의 착각이 아니라면 다나는 나한테 호감을 갖고 있다.
자각하고 있는지 아닌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내게 아내가 생겼다는 사실에 눈이 빠질 정도로 나한테 호의를 품었다는 것은 의심할 나위가 없었다. 다나의 반응은 그만큼 적나라했다.
걱정되는 건 다나가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다.
‘그 녀석도 내가 아내를 여러 사람 들일 거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어.’
애초에 나한테 그런 얘기를 꺼냈던 것이 다나 아니던가.
내가 이세계 꼴마초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것은 다나가 내 꿈을 듣고 걱정스레 말해줬던 이세계의 결혼 실태 때문이었다.
다나도─나와 깊은 관계를 바라고 있었다고 쳐도─ 자신이 유일한 아내가 될 거라는 생각은 안 했겠지.
그러니까 이 일의 중점은, 다나가 ‘내가 다른 누군가와 사귈 거라는 생각을 못 했다는’ 점에 있다.
나를 향한 연심을 자각하고 있었어도 이런 형태를 생각해 보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토록 혼란스러워 했던 거고 말이다.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면 알기 쉬웠다.
내가 프랑이랑 못 만나고 1달 동안 모험가로 좆빠지게 굴렀는데, 어느날 다나가 결혼반지를 끼고 나타났다면? 존나 충격적이라서 입이 떡 벌어졌겠지.
‘지금은 다나가 말했던 대로 진정할 시간을 주자.’
우리가 먼저 찾아가는 건 안 좋았다.
마음 정리가 덜 됐는데 혼란의 원인이 먼저 찾아가는 것은 악수(惡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