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면 말해. 네가 지치거나 뻗으면 교대할 거니까.”
“……안 뻗으면?”
페이스를 되찾은 다나가 오기를 부렸다.
나는 그 도발을 받아들일 가치를 찾지 못했지만, 대답은 해 두었다.
“해 봐. 할 수 있으면.”
“새끼가 존나 자신 넘치네? 왜? 내가 못 할 것 같냐?”
“……다나, 미안. 역시 나는 노르한테 못 당할 것 같애.”
그렇게 다나가 특유의 미소를 지었을 때, 기운을 좀 차린 프랑이 이불 사이로 몰래 머리를 내밀었다.
프랑이 말을 걸자 다나는 자신의 들박 자세가 프랑한테 어떻게 보이는지 떠올린 모양이었지만, 이제 와서 부끄러워 할 것도 없다고 생각한 것처럼 대답을 했다.
“이, 이 새끼도 잔뜩 싸제끼면 지칠 것 아냐? 아직 포기하기는 일러.”
“……노르의 잔뜩은 진짜 말도 안 되게 ‘잔뜩’인데?”
내게 사정당한 횟수가 3자리수에 가까워지는 프로-노르드 감별사 프랑.
그녀는 조금 고민하다가 들박-포메이션의 다나를 외면했다.
“……다나. 부부 간의 밤일은 서로 즐기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
“즈, 즐기라니? 너 그렇게 쉽게 배신을── 흐그으으윽?!”
나는 다나의 말을 듣다가 적당한 타이밍을 노려서 허리를 튕겼다. 쾌감에 놀란 다나가 손톱으로 내 목을 긁었지만 딱히 신경 쓸 일은 아니었다.
─벌벌벌. 떨리는 눈으로 나를 보는 다나. 자기가 포위당했다는 걸 깨달은 사냥감의 눈이었다.
나는 그런 다나가 쫄지 않게 다정한 말을 건넸다.
“다나. 들고 박아줘도 안 뻗고 버틸 수 있댔지?”
“…………저기, 혹시 나 오늘 죽는 거야?”
천만 다행으로, 4시간을 박히고도 다나는 죽지 않았다.
프랑이 쌓아온 스코어의 3분의 1을 하루만에 쫓아가버리긴 했지만 말이다.
광란의 섹스 파티가 끝난 다음날이었다.
“개씨발 짐승 같은 새끼. 자지 폭력배 남편님 덕분에 내가 가랑이에 회복 마법을 다 써 보네요, 짜증나게.”
다나는 정신을 차리마자 마법으로 자기 몸을 치료했다.
─쿠오오오.
여성스럽게 안짱다리로 앉아서 정액에 물든 보지에 힐을 거는 다나.
아다 뗀지 일주일밖에 안 된 녀석이 4시간을 박히며 계속 조수를 뿜어댔으니 저럴 만 했다. 존나 4시간을 박히고 멀쩡한 전직 처녀 보지가 어디 말이나 되겠는가.
그 보지, 비브라늄인가?
“존나 정액 돼지 새끼……. 양도 많네…….”
붓기가 가라앉은 고간을 쓰다듬는 다나. 손가락에 싱싱한 정액이 잔뜩 묻어나왔다.
“여기 수건 있어. 닦고 나서 같이 목욕탕 가자.”
프랑은 그런 다나에게 나랑 섹스할 때의 필수품이 돼 버린 수건을 줬다. 다나는 일단 수건을 받았는데, 눈초리는 그다지 고마워하지 않았다.
“……프랑. 이거 병 주고 약 주고 아냐?”
“그, 그런가? 헤헤헤.”
다나의 말에 프랑은 딴청을 피웠다.
어젯밤 내게 도전했다가 역시 자지에게는 이길 수 없어엇! 해 버린 다나한테, 1초만에 자박꼼→헤으응 루트를 타버린 프랑은 숫제 배신자였으니까 말이다.
나는 나대로 좆을 닦을 수건을 찾으며 말했다.
“불만이면 다음번에 다시 도전해. 챔피언은 승부를 피하지 않는다.”
“챔피언은 지랄이. 니 좆이 깡패인 건 마법빨이라매.”
─꾹꾹. 쪼그린 내 등을 발로 밟는 다나. 가랑이에서 정액 흘리면서 그러면 내가 아침부터 꼴리잖냐.
“그렇다면 손가락 2개로 상대해쥬지. 마침 나도 69 자세라는 걸 해 보고 싶던 참이었어.”
─까딱까딱. 다나 보지를 3분 컷한 골든-핑거를 까딱이자 우리 눈나께서는 인상을 썼다.
“이 씹새끼…… 아침부터 발딱 세워놓고 잘도 말해요.”
“후후. 건강해서 보기 좋지 않아?”
“보기 좋기는 뭐가. 지지야, 지지. 저런 거 보면 변태가 옮는다?”
다나는 프랑의 허리에 누우며 프랑의 눈을 가렸다.
상반되는 두 미녀의 나신이 교차되니까─네글리제는 중간부터 벗었다─ 아침부터 불알이 웅장해진다. 존나 저 사이에 난입하고 싶다.
“지지가 아니고 자지에요 누나. 따라해 봐. 자지.”
“자지 보지 섹스, 씨발것아.”
“으윽. 쥬지 터진다.”
“병~ 신.”
다나가 발가락으로 내 턱선을 자극했다. 프랑은 다나의 배 밑에 깔려서 쿡쿡 웃었다.
내 쥬지에 오고곡 했던 아내들이 아침에 허세를 부리는 걸 보니까 살 맛이 났다. 아, 이 맛에 가장(家長)하지.
“노르. 닦아줄게.”
그때 프랑이 누름돌 모드 다나한테서 빠져나와서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러고는 풀발한 내 쥬지를 손도 쓰지 않고 물었다.
“하움.”
─쮸릅. 대충 닦아내도 정액이 남았던 좆기둥을 혀로 막대사탕을 굴리는 것처럼 핥는 프랑. 나는 깜짝 놀랐다.
“프, 프랑. 이렇게까지 할 것 없는데?”
프랑이 지금가지 청소펠라 같은 매니악한 행위를 해 줬던 적은 없었다. 귀두를 뱉은 프랑은 기둥을 혀로 훑으며 불알과 좆기둥이 이어지는 곳을 혀로 청소했다.
“후룹. 나… 좀 있으면 위험쥬간이라서… 쮸웁…. 이럴 때 노르가 조아하는 거… 핥짝. 연습해 둘려구….”
위험주간?
아, 맞다. 어제 피임에 신경쓰겠다고 말한 참이었지. 내가 프랑이랑 만난지도 상당히 지났으니까 생리 주기가 돌아올 때도 됐다.
─츄릅츄릅.
프랑은 그렇게 말하고 다시 청소 펠라에 열중했다. 좆기둥 전체를 물고 빨아서 닦아낸 프랑은 내 요도구에 오무린 입술을 가져갔다.
─꿀렁꿀렁.
겉보기만큼 긴 요도에 남아 있던 정액은 다 프랑의 혀 위에 쏟아졌다.
“……쪽.”
프랑은 입을 가리며 정액을 삼키고는 종료 사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내 귀두에 가볍게 키스했다.
그러고서 뺨을 내 좆기둥에 비볐다.
“자. 이제 깨끗해졌지?”
마치 뭔가 해내기라도 한 것처럼 눈웃음을 짓는 프랑.
입술에 묻은 정액과 귀여운 얼굴의 조화가 진짜 돌아버릴 정도로 야릇했다.
“…………후우. 프랑? 너 오늘 일정 없지 않냐?”
“후훗. 안 돼. 노르 정액은 무지 오래 가니까. 점심부터는 새 집도 보러 가야지.”
“아 이런 젠장.”
이렇게까지 해 놓고 섹스는 안 된다고?
씨발. 이건 또 무슨 신종 괴롭힘이지. 수저 들 힘도 없을 99살 틀딱 노르드도 좆이 불사조처럼 부활할 서비스였는데, 삽입은 금지라니!
‘존나 악랄하다. 사탄 새끼도 보고 메모해 가겠네.’
서큐버스가 저런 펠라를 해 주다가 사정 직전에 방치하면 개씹 꼴마초 바이킹 새끼도 3일만에 지 애비 부랄 주름 갯수까지 불어버릴 것이었다.
“누나. 오늘 바빠?”
“너 유적에서 지도 주운 거 까먹었지?”
이런 시팔. 그랬지. 다나도 당분간 바쁠 것 같다.
“점심 쯤에 입주 관리 기관에서 보자. 누나 일하다가 오마.”
“노르, 혼자 있기 심심하다고 여관 밖에 나가지 말기야? 나 금방 갔다 올게!”
다나와 프랑은 그렇게 말하며 목욕을 하러 갔다.
꼬무룩해진 나는 프랑이 닦아준 쥬지드라를 수건으로 닦고 소중하게 팬티에 봉인했다.
롱 리브 더 킹, 파트너.
미스릴 창을 얻고서 내 일과에는 루틴이 하나 추가됐는데.
그것은 창술을 단련하기 위한 굿모닝 란나찰이었다.
“감자~ 감자~ 왕 감자~.”
나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나만의 헬스장인 우물가로 갔다.
새 집을 구하면 여관방처럼 익숙한 이곳과도 작별이려나. 오늘부터 사르가디스에 전셋집을 구할 생각이었기에 브런치 훈련을 끝내면 밥을 먹고 나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우물가에는 나보다 먼저 온 사람이 빨래를 하는 중이었다.
나는 창대를 어깨에 두드리다가 그 뒷태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히끄야앗?!”
이상한 비명을 지른 기겁하는 분홍색 머리의 소녀는 어딜 어떻게 뜯어봐도 라리루라였다. 밥 먹었냐고 물어볼려고 방문을 노크해도 대답이 없었는데, 이런 곳에 있을 줄이야.
“서, 서, 선배?! 왜 여기에?!”
라리루라는 빨랫감을 감추며 초조해했다. 나는 그걸 이상해 하면서도 일단 대답했다.
“창술 연습 하려고. 새 무기에 더 익숙해져야 할 것 아냐.”
“아, 아하하♡! 성실한 선배답네요! 하지만 그, 지금은 제가 먼저 쓰고 있으니까 몇 분만 기다려 주실래요?”
왠지 눈가에 다크서클이 가득한 라리루라는 그리 말하며 발 뒤꿈치로 빨래 바구니를 밀어댔다.
나는 라리루라가 빨래를 숨기려고 한다는 걸 눈치깠다.
속옷이라도 빨고 있는 건가? 근데 왜 점심부터?
궁금하긴 한데 내가 관심을 보여도 될 일은 아닐 것 같다. 나는 창대를 바닥에 내려놓고 말했다.
“뭐, 방해되면 올라가 있다가 다시 올까?”
“아뇨아뇨! 안 그래도 용무가 있어서요! 아침에 찾아뵈려다 말았거든요! 크흠. 얌전히 기다리고 계세요? 아시겠죠?”
─후다닥! 라리루라는 등 뒤로 숨긴 빨래를 들고 2층으로 올라갔다.
“……아침에 우리 방 앞에 왔었다고?”
나는 전혀 땟국물이 안 떠 있는 빨래 바구니를 보고 이마를 두들겼다.
‘저 녀석, 우리 방에서 나는 소리를 엿들었구만.’
일단 우리가 묵는 ‘샘의 쉼터’는 방음이 되는 여관이다.
하지만 마나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이 청각에 신경을 집중한다면 얘기가 다르다. 라리루라가 각 잡고 엿들을려고 했다면 못 들을 것도 없는 것이었다.
지금까지는 프랑이랑 방에서 실컷 섹스를 해도 눈치를 못 챘었는데, 아마 오늘은 하필 타이밍이 최악이었던 모양.
아니 근데 존나 사춘기 여자애도 아니고 왜 남의 정사를 엿듣는 것이지.
‘……아, 얘 사춘기 여자애 맞았지.’
19살(추정)을 사춘기라고 불러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여긴 인터넷도 없는 이세계다.
성교육이 21세기 대한민국 이하로 허접하고 관련 지식을 얻기도 거북한 세상 아닌가. 야동도 못 봤을 순진무구한 19살이라면 아는 언니 오빠야들의 섹스 소리를 듣고 속옷을 적시는 것도 어쩔 수 없겠지.
문 앞에 왔다가 그걸 들은 라리루라는 제 방으로 돌아가서 귀를 기울였는가 보다.
나를 보던 눈의 동공지진과 다크써클이 존나게 알기 쉬운 증거였고 말이다.
‘이건 모르는 척 해야겠네.’
내가 눈치챘다는 걸 라리루라가 알면 서로 낯뜨겁겠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라리루라가 돌아오길 기다렸다.
“선배! 기다렸죠!”
라리루라는 책자를 들고 돌아왔다. 굉장히 낡은 표지였다. 저번에 얻은 크라운 크라운의 책인가?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나도 방금 왔어.”
“진짜 방금 오시긴 했죠. 흠흠. 저기, 그래서 말인데요.”
목을 가다듬은 라리루라가 책자를 들어서 얼굴을 가렸다. 얼굴이 얼마나 작은지, 저 주먹만 한 책자로 반이 가려졌다.
“선배? 선배는 하루에 얼마면 되요?”
내가 얼마냐고? 나는 고개를 모로 꼬았다.
“나는 레어란 말이지. 보수는 비싸다고.”
“얼마인데요?”
“일단 전성기 때는 임대 3년에 2실버였음.”
앗, 대학원생! 신발보다 싸다!
링링이 3.5호의 팔 하나랑 박빙의 승부가 될 가격대겠군.
“2실버요? 3년에?”
내 말에 라리루라는 눈을 크게 뜨더니 즐겁게 손뼉을 쳤다.
“그러면 300년 정도 빌릴래요☆!”
“삑삑-. 이미 판매된 상품입니다. 아니 그것보다, 내일 모레면 30살인 놈을 300년이나 빌려서 어쩌게.”
“아핫♡! 농담이에요, 농담~.”
라리루라는 뭐가 재밌는지 깔깔대며 웃었다. 그러고서 자기 얼굴을 가리던 책을 펼쳤다.
“이거, 저번에 얻은 책인데요. 옛날 말이라서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있죠♡? 선배가 공부를 가르쳐 줬으면 좋겠다~ 하고 생각했답니다!”
애교를 부리며 전방을 향해 눈웃음을 발사하는 라리루라.
나는 못 말리겠다는 느낌으로 고개를 젓고 눈만 움직여서 책을 읽었다. 독수리 뺨치게 상승된 시력 덕분에 여기서도 글자가 잘 보였던 것이다.
“좀 더 가까이서 보셔도 된다구요~?”
그런데 내가 움직이지 않자 라리루라가 오히려 내 쪽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나는 책의 글자를 해석하고 말했다.
“읽을 수 있어. 번역해서 옮겨적어 줄까?”
“앗, 그러지 마세요! 모르는 단어는 벌써 적어놨거든요☆! 가능하면 선배가 시간 나실 때마다 알려주시면 좋겠는데요~.”
라리루라는 내 눈을 쳐다보며 말했다. 나는 그냥 웃고서 어깨를 으쓱했다.
“나도 읽고 싶던 내용이니까 언제든지 와. 돈은 됐고.”
“앗? 정말요? 정말 그래도 되요?”
내가 공짜라고 말하자 덥썩 무는 라리루라였다.
기뻐하는 이유는 그게 아니겠지만 말이다.
“그래. 그런데 나랑 아내들은 이사갈까 생각하고 있거든? 여관이랑은 조금 멀어질지도 모르는데 괜찮냐?”
입지도 정해놓지 않았기에 위치는 나도 잘 모르겠다. 내가 그리 말하자 라리루라는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