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협업도 허용됩니까?”
“사르가디스의 아우둠라 지부는 승급 시험이 많이 허술해서요. 사실 전 그걸 노리고 아우둠라에 가입한 것도 있어서…….”
“아아. 실버 클래스보다 위를 노린다면 그것도 방법이군요.”
사르가디스 지부가 마음에 안 들면 도시를 옮겨도 된다.
아니, 어차피 티르시의 본업은 연금술사니까 스펙만 쌓을 생각이라면 길드에 집착할 필요도 없을 것이었다.
대기업으로 직장을 옮기려는 사람이 중견기업에 잠깐 적(跡)을 두는 거랑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따지고 보면 나부터가 비슷한 마인드니까.’
나도 돈을 벌면서 전투력과 실적을 쌓으려고 아우둠라에 가입하지 않았던가.
사람 생각하는 건 다 거기서 거기구나.
‘이 시험이 허술한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저번에 홉 고블린을 조졌을 때에도 말했는데, 토벌 의뢰는 토벌 대상의 귀 같은 걸 가져와서 증거품으로 제출한다.
이번 경우는 오크의 코다.
1마리에 한 개씩 달린 코 말이다.
‘협업이 가능하면 통수도 주의해야지.’
시험 통과를 위해서는 모험가 1명 당 2개씩 오크의 코를 가져와야 했다.
협업이 가능하니까 4명 4명으로 파티끼리 힘을 합쳐서 8마리를 토벌했다고 치자. 그런데 이때 다른 파티가 뒤통수를 치고 코 8개를 들고 튀면 존나 죽 쒀서 개 주는 셈 아닌가!
‘그러니까 협업을 금지하지 않은 거겠지. 탑에서 우리가 했던 것처럼 파티끼리 힘을 합치는 일은 종종 있으니까.’
전투력 테스트만 할 생각이었다면 응시자들을 같은 지역에 안 보냈을 것이다.
─응시자들끼리 협업해도 OK.
─물론 통수를 막는 것도 모험가의 능력이니까 잘 해 보셔.
대충 그런 뜻이 아닐까.
인적 없는 장소에서 싸우는 모험가에게 협력과 배신은 동전의 앞뒷면처럼 떼 놓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니까.
‘나라면 스니크 만렙 찍은 감시관들을 몰래 붙여 놓고 통수친 놈들을 조사하게 만든다.’
응시자들의 능력과 인성을 시험 하나로 테스트 씹가능이다.
뭐, 내 지나친 생각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만 티르시도 알지 않나요? 저희가 실버 클래스가 돼 버리면 파티를 짜기 어렵다는 거.”
“라리루라 양은 금방 브론즈 클래스가 될 거에요. 당연히 프랑 씨도 저희랑 같은 의뢰에서 싸웠으니까 실버까지 오래 걸리진 않겠죠. 승급 기준을 채우실 때까지는 저 혼자서라도 도울게요.”
상당히 승급이 절실해 보이는 티르시였다.
나는 일단 차를 마셨다. 말을 생각하는 동안에 티르시가 느낄 긴장감을 줄여주기 위해서였다.
“티르시. 여쭙기 힘듭니다만, 티르시는 그 어스── 이름을 까먹었군요. 아무튼 지도 스승이었던 인간 때문에 마법사 길드의 승급이 미뤄졌던가요?”
“네. 어스레이트가 제 논문을 상부에 제출해 주지 않았었죠.”
“그렇군요. 그러면 모험가 일에서도 승급을 지연하긴 싫으시겠죠. 그 마음, 몹시 이해합니다.”
회사에서 상사가 트롤을 해대갖고 승진을 못 했는데, 다른 자격증을 따는 시험에서도 버벅거리게 생겼으니 미치고 팔짝 뛸 기분이었을 것이다.
명절에 사촌들이 승진 못 한 거랑 자격증 시험을 미룬 걸로 꼽을 줄 거라고 생각하면 진짜 미쳐버리겠지.
티르시의 사정은 잘 모르지만, 나도 토익이랑 학점을 조진 다음에 본가에 내려가기 존나 싫었던 적이 있어서 무척 공감이 갔다.
그리 생각하자 내 목소리는 저절로 부드러워졌다.
“그런 의미에서는 저희들의 파티에 가입하신 건 좋은 선택이셨네요. 아, 뭐라고 할 생각은 아닙니다. 사람을 사귀는 것도 능력이고요. 저희도 티르시 씨처럼 전문 마법사가 파티에 가입해 주셔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아뇨. 계산적인 여자라서 면목이 없네요.”
티르시는 정말로 할 말이 없다는 것처럼 움츠러들었다.
아 시발 조졌다. 말실수 했네. 요즘에 주변 사람들이랑 너무 막역하게 지내서 말을 고른다는 걸 깜빡했다.
이건 거의 알바처 사장님이 ‘허허 자네는 우리 가게에서 자격증 공부도 할 수 있어서 좋겠구만’ 하고 말한 것과 다름이 없었다. 눈치가 있으면 목이 멕히는 게 당연했다.
거북한 분위기에 내 엘리트 대갈통은 다른 화제를 찾고자 기억의 파도를 거슬러 갔다.
“어, 그런데 시험에서 떨어지면 1년을 시험 못 치지는 거 아닙니까? 너무 급하게 도전해도 안 되지 않아요?”
“네……? 아, 그건 브론즈 클래스 승급 시험에만 해당되는 얘기에요. 실력이 부족한 아이언 클래스 모험가들이 의뢰를 망치는 일이 많아서 생긴 조항이라더군요.”
“아, 아아. 과연.”
이 화제는 꽝이었군. 브딱이들 의뢰에 꼽사리 꼈다가 트롤짓을 하며 일가실각하는 아딱이 분충들의 모습은 생각만 해도 웃겼지만, 이걸로 깔깔댈 상황은 아니니까.
티르시는 쓰게 웃으며 말했다.
“겨울에 활동하는 몬스터 추위에 내성을 가져요. 얼음 마법이 특기인 저는 겨울에 치러지는 시험에서는 그다지 보탬이 되기 힘들겠죠. 봄에는…… 노르드가 경매 때문에 로마니아에 가실 테구요.”
이런 시발 세상에.
들으면 들을수록 티르시의 사정이 기구하다. 파티를 꾸려 놓고도 이번 가을이 아니면 나란 인간은 티르시한테 좆도 쓸모가 없었다.
‘가을 시험을 놓치면 최소 반 년 넘게 기다리든가, 티르시 혼자서 시험에 응시해야 하는 거잖어.’
내 안의 언데드 유교 드래곤이 외쳤다.
품앗이는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것이 유교 국가 사람이 행할 도리라고 말이다.
티르시는 내가 암흑-디지털 월드에서 아프로 껍데기몬하고 맞다이를 뜰 때도 우리를 구하려고 분주하게 움직여 줬는데, 내가 여기서 아 그건 좀 힘들겠네요~ 할 수 있겠는가!!
이걸 내 사정 아니라고 거절하는 새끼는 지 부모님 유골도 장례식 끝나자마자 뒷산에 냅다 부어버릴 새끼였다.
양심이 찔린 나는 진지하게 이 얘기를 다른 파티원들이랑 상담해 봐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티르시는 갑자기 고개를 젓는 게 아닌가?
“……후훗. 이렇게 말을 해 보니까 제가 노르드의 호의에 호소하는 것 같아서 죄송하네요. 이 얘기는 못 들은 걸로 해 주세요.”
왜 갑자기 얘기를 취소하려는 분위기가 된 걸까.
설마 내가 기구한 사정에 넋이 나간 것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걸로 보기라도 한 건가? 나는 식겁해서 손사레를 쳤다.
“말을 왜 그렇게 하세요. 이 정도는 파티원으로서 물어볼 만한 일이 맞죠. 제가 프랑이랑 라리루라한테 얘기해 둘게요.”
“아니에요. 말했잖아요? 저는 계산적인 여자라고. 호의처럼 값을 매기기 힘든 건 주고 받기 거북해요.”
맙소사. 역시 존나 배운 게 많은 사람이라서 그런가. 말하는 족족 이마를 탁 치고 싶어진다.
그렇지. 시발거 친한 사이일수록 주고 받는 건 깔끔하게 해야지. 그게 안 되는 사람들일 수록 만날 때마다 감정 소모만 하다가 헤어지는 것이었다.
‘시발 근데 여기서 끝내면 티르시만 손해잖아.’
나는 티르시의 저 이유 없는 죄책감을 해소시켜줄 필요를 느꼈다.
이런 자잘한 것이 쌓이다가 보면 파티가 해산되고 그러는 것이었다.
게임에서 혼자 피똥 싸며 길드 랭킹을 올려놓던 길드장이 그 노력에 현타를 느끼고 꼬접하는 것처럼 말이다!
“티르시. 조금 계산적으로 굴어도 됩니다.”
“남을 도우면 호구라고 비웃음을 사고, 이기적으로 굴면 지 좋은 것만 안다며 욕을 먹는 법입니다. 뭐든지 중도를 지키는 게 제일입니다. 제가 아는 당신은 그게 가능한 사람이에요.”
그 왜 시발,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모든 흡연자들은 자신이 금연구역을 준수하며 꽁초도 함부로 버리지 않는 것처럼 굴지 않는가.
당연히 실제로는 다 길빵을 하고 윗층 화장실에 담배연기 테러를 하는 사람들이 구라를 까는 것일 확률이 90%를 넘는 법인데.
그렇다고 이기적으로 담배를 펴대는 사람이 뒤지도록 쳐맞다가 진짜 뒤져도 되는 쓰레기 새끼라는 뜻은 아니다. 그냥 벌금으로 세금이나 늘려주고 혼나면 되는 거지.
살면서 잘못 한 번 안 하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나만 해도 어린 시절에는 반 친구의 제티를 쌔벼가는 무시무시한 괴도 부코=캉이었다. 나는 내 대갈통을 손가락으로 두들겼다.
“저도 들어본 얘기입니다만, ‘양심은 지능이다’ 라는 말이 있더군요. 뭐가 부끄러운지 배운 사람이 아니면 부끄러움을 느끼지도 못한다는 겁니다. 티르시는 머리가 좋은 만큼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어서, 작은 이기심도 나쁜 짓처럼 느껴지는 것뿐이에요.”
“작은 이기심…… 이요?”
“그럼 파티 동료한테 도움을 받고 싶은 마음이 작은 이기심이지 뭐겠어요? 이런 식의 강박관념이 심해져서 착한 사람으로 있으려는 자세가 콤플렉스가 되면, 그게 다 착한 아이 증후군이에요.”
존나 21세기 지구의 심리학 썰풀이를 받아라.
자고로 정말 뛰어난 상담가는 남의 얘기를 들어주기만 해도 된다는데, 티르시는 자기 얘기를 하기 싫을 테니까 어쩔 수 없다. 나도 전문가가 아니고 말이다.
“파티원한테 신세를 지는 게 계산적인 거라면 저는 또 어떻구요? 저도 벌레 몬스터한테 잡혀서 이계에 갔을 때는 티르시가 저희를 도와주길 바랐는데, 그럼 저도 계산적인 건가요?”
“아, 아뇨! 그렇지는…… 않은데요…….”
─그, 그치만 그거랑 이거랑 같은 얘기인가?
티르시는 그런 생각을 얼굴에 크게 써 놓고 혼란스러워 했다.
촛불에 비춰진 하늘색 눈이 흔들리는 게, 누가 보면 내가 순진한 여성을 홀리는 사악한 최면술사로 보일 것 같은 느낌.
무슨 녹스의 십계도 아니고 동양인이 사악한 주술에 뛰어날 거라는 편견은 인종차별이란 말이지.
……그치만 시발, 혹시 유죄추정 과잉진압을 모토로 삼는 경비병 새끼들이 여기 있었으면 나는 테이블에 머리부터 박고 시작했겠다.
“그렇죠? 그러니까 티르시도 저를 상대로는 조금 이기적으로 구셔도 됩니다. 물론 염려는 고이 접어 두시길. 도적단이 저희 논문을 훔쳤을 때 실컷 보고 겪으셨겠지만, 저는 당하면 갚아주지 않고는 못 참는 놈입니다.”
나는 과자 단지에서 쿠키를 하나 꺼내서 말했다.
“떼먹혔다고 느끼면 반드시 떼먹힌 만큼 뜯어갈 테니까, 티르시는 마음 가는대로 계산적으로 계십시오.”
마! 티르시야! 우리가 남이가! 으이?
내가 그리 생각하며 쿠키를 건네자 티르시는 얼이 빠진 얼굴로 받아들었다.
“……정말, 여러모로 믿음직스럽네요.”
그렇게 가게에서 사 온 쿠키를 받아서 쳐다보던 티르시는 고개를 젓고서 말했다.
“알겠습니다. 부탁드릴게요. 노르드.”
미안함을 덜고서 그리 말하는 티르시는 활짝 웃고 있었다.
씨발, 다행이다. 나도 이제 양심 찔릴 일은 없겠네.
“얼마든지요. 사실 돈이 쪼달리던 참이라서 보수가 커지는 건 저한테도 좋은 일입니다.”
나는 어깨를 움츠렸다. 이번이나 저번처럼 금화가 손에 떨어지는 대사건은 되도록 안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그렇게 찻주전자를 정리하고 자리를 떴다. 바깥은 존나게 어두웠다. 얘기가 길어졌기 때문이었다.
“이 얘기는 이만 끝냅시다. 티르시? 늦었는데 하룻밤 자고 가시죠. 남는 방에 손님이 묵을 침대를 마련해 놨거든요.”
“네? 아까 분명 라리루라 양한테는 남는 방이 없다고…….”
“이 말을 하려고 일부러 거짓말 좀 했습니다. 저 인간 카피바라 녀석은 어쨌든, 티르시는 저희 가족이랑 같이 자면 푹 못 주무실 거 아닙니까.”
내가 그리 말하자 티르시는 마치 10cm 앞에 돌이 떨어진 거북이처럼 굳어서는 아무런 말도 못 했다.
“……풋. 푸후후훗! 아하하하하하!!”
그렇게 굳어 있다가 갑자기 웃어버리는 티르시. 카피바라란 말의 뜻은 알아들었는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내 거짓말이 아주 마음에 든 모양.
“정말, 노르드는 매번 상상도 못한 곳에서 저를 놀라게 해 주시네요.”
너무 웃어서 눈물까지 흘린 티르시는 손가락으로 눈가를 훔치며 말했다.
“호의를 받아서 하룻밤만 신세 질게요. 아, 접시 치우는 거 도와드려도 되나요?”
“같은 손님인 라리루라는 쿨쿨 자고 있는데 티르시한테만 일을 시키면 제가 면목이 없죠. 혼자 치울게요.”
다나도 안 내려오는 걸 보니까 프랑을 재우고 자기 방으로 간 모양이었다. 나는 계단을 가리켰다.
“계단을 올라가서 바로 왼쪽 방입니다. 아, 침대는 집을 살 때 안방에 남아 있던 걸 넣어둔 건데, 시트는 갈았지만 찝찝하시면 마법으로 청소하셔도 됩니다.”
“고마워요. 깨끗하게 쓸게요.”
티르시는 깊숙하게 고개를 숙이고 2층으로 올라갔다.
그렇게 나는 티르시가 사온 찻잔 세트를 치우고 내가 쓰는 안방으로 갔다.
셋이서 뒹굴어도 될 만큼 더럽게 큰 침대라서, 내가 오늘은 혼자서 헤엄치며 놀다가 자도 되겠단 생각을 했을 때였다.
누군가가 내 방 문을 노크했다. 나는 티르시가 뭐 궁금한 게 있어서 찾아왔을 거라고 생각해서 옷깃을 여미고 방문을 열었다가 눈이 주먹만 해졌다.
“……흠흠.”
나랑 눈이 마주치자마자 헛기침을 하는, 보라색깔 개털머리 척척박사님이었다.
베개를 끌어안고 내 방에 온 다나는 입술을 우물거렸다.
“아니, 뭐, 못난 남편놈을 혼자 재우자니 약간 미안하기도 하고 해서 왔다. 불만 있냐? 있으면 빨리 말해.”
─슥슥. 슬리퍼를 신은 발로 바닥을 비벼대며 다나는 내 눈치를 봤다.
그리고는 내가 놀라서 대답을 못하자 쪽팔린지 허겁지겁 말했다.
“아. 프, 프랑한테서 허락은 받고 왔다? 이런 건 매번 물어보지 않아도 된대더라. 아니, 그냥, 그…… 그렇다고.”
나는 아직도 스턴이 덜 풀려서 입만 뻥긋거렸는데, 다나는 그런 내 반응에 못 버티겠는지 베개로 나를 밀며 성을 냈다.
“으윽……! 시발롬아! 꺼져 줄지 들어갈지 말을 하라고, 말을! 나도 나답잖게 쪽팔린 거 참고 왔으니까!”
“흐흐. 부부가 같은 침대에서 자는 게 뭐가 쪽팔려. 자, 얼른 들어와.”
내가 신사 꼴마초답게 다나의 허리에 손을 감자, 다나는 내 가슴에 머리를 기댔다. 그러고는 볼멘 목소리로 조곤 거렸다.
“……세, 섹스는 안 할 거다?”
“존나 유감이네.”
이 집, 방음 잘 되는데 말이지.
어느 날 아침.
꼴마초 노르드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나는 내 다리 사이에서 쥬지를 조물럭대는 새 신부의 모습을 발견했다.
“……않이 눈나 머해요?”
“호야악──?!”
─펄쩍!! 다나는 꼬리 밑에서 오이를 발견한 고양이처럼 쪼그린 상태로 점프를 했다.
존나 호야악이랜다. 슬랜더한 가슴에 손을 얹은 다나는 기겁을 하며 소리쳤다.
“깨, 깨깨, 깨 있으면 말을 해 미친 놈아!!”
“방금 그게 깨 가지고 말 한 건데요.”
자다 깼는데 마누라가 뜨거운 눈빛으로 내 좆을 만져대고 있으면 누군들 안 놀라겠냐. 나는 몸을 일으키려다 인상을 썼다.
허미 쒯 더 퍽. 아침부터 정액 마렵네.
“존나 왜 아침부터 좆이 뻐근한가 했더니, 누나한테 정액 뽑히고 있었네. 존나 누나 덕분에 야한 꿈 꿨잖어.”
참고로 말하면 프랑이랑 다나가 알몸 앞치마를 입고 새끼 강아지들처럼 사이 좋게 뒹구는 꿈이었다. 내 말에 다나는 깜짝 놀랐다.
“자, 자고 있어도 싸?”
“누나. 자는 사람은 목을 졸라도 안 뒤지는 줄 아는 건 아니지?”
나는 하품을 했다. 불알이 빼액대는 것이 느껴졌다.
이 시팔 쥬지드라 새끼. 니는 왜 파트너가 자는 동안에 우리 다나한테 몰래 먹이를 받아먹고 앉았냐. 존나 깨워서 같이 즐겨야지.
“근데 누나. 언제부터 문질러 댔길래 내가 눈뜨자마자 쌀 것 같아서 괄약근에 힘 빡 주고 있어야 되는 거야?”
“그게, 어…… 동틀녘에 깨서 잠깐 호기심에?”
“동틀녘?”
나는 그 말에 커텐을 걷었다.
아침 햇살이 뒤지게 쨍쨍하다.
음. 쥬지 터지는 굿모닝이군. 나는 얼탱이가 나가버렸다.
“이 누나야. 1시간을 넘도록 주물러대면 누나 젖에서도 없던 모유가 나오지 않을까?”
말을 하던 내가 눈부신 햇빛에 그만 인상을 쓰자, 다나는 입을 샐쭉대며 눈을 피했다.
“아니, 뭘 그렇게 화를 내……. 나도 니 아내인데 니 좆 좀 만져 볼 수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