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03화 (303/1,009)

아니 이 새끼 말 왤케 많음.

나는 저 엘카라는 바이콘 꼬마가 왜 이종족을 상대로 대화하려는 시도를 포기했는지 알 것 같았다. 말귀도 안 통하는 상대가 저렇게 귓가에서 계속 재잘대면 질릴 만도 하겠지.

그래서 나는 먼저 대화의 주도권을 잡고자 시도했다.

<앤 씨? 당신은 어떻게 여기에 계시나요? 성지에는 결계가 있을 텐데요.>

<그냥 앤이라고 불러! 나는 숲에서 놀다가 다쳤는데 여기 금둥이가 데려와서 약초를 나눠줬어! 그런데 성지라니?>

말하는 걸 보면 아마 얘는 바이콘의 사정 같은 건 거의 모르는가 보다.

하긴, 바이콘이 한때 신족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세계인이 얼마나 되겠는가. 나는 아무 것도 아니라면서 이야기를 얼버무렸다.

<아무튼 얘네한테는 신세를 졌으니까 보답으로 여기 샘을 꾸며주고 있어! 우리 종족은 식물을 키우는 게 특기거든!>

<그렇군요. 멋진 능력입니다. 금둥이 양은 저희를 여기로 안내해 준 듯 한데, 저희도 여기서 쉬어도 되겠습니까?>

<당연하지! 아, 그래도 꽃은 멋대로 따면 안 돼? 폐하께서 인간을 조심하랬거든! 너희는 꽃이나 약초를 전부 따간다며?>

<보통은 그렇지만 저희는 아닙니다.>

나는 그리 말하면서 시치미를 뚝 뗐다.

‘페어리가 인간이랑 교류가 없는 이유를 대충 알겠군.’

리빙 식물 영양제인 페어리가 우리 좆간의 눈에 띄이면 뭐 어떻게 되겠는가. 숲에 사는 애들한테 자본주의가 통할 리도 없는데 말이다.

노예 제도는 로마니아에서도 합법이고, 그 이면에는 불법 노예도 존재한다.

로마니아의 어느 저택 지하에서는 그림 고블린─ 아니, 약초 페어리가 마약이나 포션 재료를 키우고 있을지 모를 일이었다. 따흐흑. 인간이 미안해.

<앤. 혹시 제 무기를 잠깐 봐 주지 않으실래요?>

아, 물론 미안한 건 미안한 거고 이건 이거지.

나는 플라잉 중딩 페어리에게 미스릴 창을 내밀었다.

나의 목표에 오러 아다 떼기가 추가된 만큼, 다른 사람의 마나를 튕겨내는 창대가 그 성취에 영향을 끼칠까 걱정됐던 것이다.

<뭔데뭔데? 줘 봐!>

앤은 순순히 창을 받아들었다가 눈이 동그래졌다.

<우와! 우와! 이거 뭐야? 신목(神木)?>

<아뇨. 어쩌다가 제 마나에만 반응하는 특징이 생겨버리긴 했는데, 무슨 나무 몬스터의 가지라더군요.>

<나무우~? 그러면 트렌트인가? 혹시 엔트?>

창을 들고 이리저리 날아댕기던 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앗, 아니네? 나무는 보통이야. 이건 마나 변질이 일어난 거 아냐? 이게 네 마나에만 반응한다구? 너 사실 엄청 굉장한 마법사니?>

<우여곡절이 좀 있었죠. 그래서 어떻습니까?>

<으응. 그게 있지? 나무에 물이나 땅의 마나가 스며드는 건 자주 있는 일이야! 그치만 불이나 다른 누군가의 마나가 거기 스며들려면 어엄~ 청 많은 마나나 굉장한 기술이 필요해.>

불의 마나라. 나는 그 말에 타오르는 가지를 떠올렸다.

수르트인가 뭔가 하는, 아스가르드 반드시 죽인다맨의 무기 조각이 박혀 있던 공간에서 자라났던 나무 아닌가. 그것처럼 내 창도 마나의 변질을 일으켰다는 얘기였다.

의외로 가까운 곳에 유사한 케이스가 있었구만.

앤은 아기를 쓰다듬는 것처럼 창대를 문질렀다.

<인간아. 이 애는 너를 무척 좋아한대. 그러니까 너도 이 애한테 마나를 자주 먹여줘.>

<……창이 저를 좋아한다고요?>

<응! 식물한테도 아주, 아아아~ 주 희박하게나마 마음이란 게 있거든!>

<혹시 그 뭐냐, 좋은 말을 해 주면 쑥쑥 자란다더든가 하는 그겁니까?>

<엇? 어떻게 알았어? 맞아! 우리 종족이 식물을 잘 자라게 해 주는 방법이 그거야!>

하여튼 시팔, 유사과학은 시공을 초월하는구만.

나의 뉴런에 잠들어 있던 이과지식이 불을 뿜으려 했지만 나는 알아서 자제시켰다.

이 뻐킹 매지컬 이세계에서 지구의 상식은 나무위키보다 신빙성이 모자란 것도 팩트 아닌가. 저 위키-페어리의 당당한 표정을 보면 이게 이 세상의 상식인 모양이다.

여기서 목에 힘 빡 주고 반박했다가 쟤가 되는데여? 따위의 실연(實演)을 펼쳐 보이면 나만 쪽팔릴 것이다.

‘까짓거 하라는대로 해 주지 뭐.’

하는 수 없이 셀프 최면 ON.

식물을 기를 때는 잘 자라날 수 있도록 칭찬을 해 줘야 하잖아? 이건 당연한 ‘상식’인걸?

밑지는 장사도 아니니까 나중에 시험해 보자. 창에 마나를 나눠주는 게 어려운 일도 아니고 말이다.

<그런데 인간아? 너, 솔직히 평소에 얘를 험하게 굴렸지? 그치?>

<……남들만큼은 케어해 줬는데요? 창대도 닦고 창날도 갈아주고 했어요.>

<그걸론 모자라! 아니, 그것보다 미스릴만 예뻐해 주면 이 애 기분이 어떻겠어! 애가 일주일 굶은 소쩍새처럼 됐잖아!>

수의학과 중퇴생도 못 따라갈 비유는 피해주면 좋겠다. 좀 얼이 빠진 나를 대놓고 무시한 앤은 창대에 뺨을 문질렀다.

<으음……. 최근에 오랜만에 기분 좋은 일이 있었는가 보긴 한데, 기껏 도구에서 벗어나서 생기를 되찾았는데 주인한테 사랑을 못 받았구나? 아, 그보다 얘 이름은 뭐니?>

<따로 안 지어줬는데요.>

<뭐?! 이름도 안 지어줬다고?! 세상에, 믿을 수 없어! 너 이 식물 학대범!! 너는 이 애가 불쌍하지도 않니?!>

어머나 씨발. 이젠 하다하다 식물학대로 욕을 쳐먹는 지경까지 왔군. 앤은 얼굴이 시뻘개져서는 빼액거렸다.

<안 되겠어! 너처럼 몰인정한 인간한테 이렇게 전도유망한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순 없어! 이 아이는 내가 실리 코트(Seelie Court)로 데려가서 그 재능을 꽃피워줄 거야!>

<네에~ 도둑질은 안 돼요~♡>

라리루라가 <꼭두극(Puppetry)>의 실을 앤의 발에 걸어서 잡아당겼다. 목줄을 매고 날아가는 새처럼 저지당하는 앤.

<이익! 이, 이거 놔! 이 아이는 내가 데려가겠어! 나라면 너 같은 악당보다 더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구!>

얘가 혼자 아침 드라마 찍네. 나는 단호하게 미스릴 창을 회수했다.

자기 애라도 빼앗긴 것처럼 눈물이 고이는 페어리 때문에 내가 더 나쁜 놈 같다. 앤이 미련을 떨쳐낼 수 있도록 팔찌로 만들어서 손에 찼다.

아무튼 내 무기를 강화할 방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으니까 됐다. 나는 창대를 만지작거렸다.

‘……최근에 좋은 일이 있었다고 하면, 야수회귀의 마나로 감쌌을 때의 얘기겠지.’

그것 말고는 생각나는 게 없으니까 말이다.

돈도 강화석도 없이 그냥 MP만 멕여줘도 쑥쑥 큰다니, 이 얼마나 혜자인 강화 시스템이란 말인가! K-RPG에 적응한 내 기준으로는 감동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근데 강화 실패했다고 터지지는 않겠지?

또 부러지면 어쩌나 고민하고 있자 발소리가 들렸다.

이 초 헤비급 발구름 소리는 들어본 적 있다. 뒤돌아보자 어깨 높이 5미터의 자이언트 바이콘이 접근 중이었다.

존나 다시 봐도 티라노랑 맞짱 떠서 이길 것 같이 생겨먹은 바이콘이군. 예전에 꿈에서 봤던 신마랑 등빨로는 삐까 뜰 것 같았다.

【흐음. 어린 계도자야. 무슨 싸움 중이지?】

【뭘요. 별 것 아닙니다.】

계도자라고 부르는 걸 보면 사정은 다 듣고 왔나 보다.

아델라이데의 눈이 초승달처럼 휘었다.

【호오. 정말로 바이콘의 말을 할 줄 아는구나.】

【허면 내가 거짓이라도 말했겠느냐? 나의 자랑스러운 주인님께서 얼마나 멋진 분인지 너도 조금은 알겠지? 응?】

베로니카가 내 팔에 붙어서는 뽐내는 것처럼 미소지었다.

마치 남편 월급이 세후 700은 된다는 걸 동창들에게 자랑하는 철없는 젊은 신부 같은 느낌이다. 귀여워서 깨물어주고 싶어지는군.

【직접 보기 전까지는 쉬이 믿기 힘든 일이었잖느냐. 선지자님의 분신이나 예언에 대한 얘기도 놀라웠지만…… 천공신님의 후계자라.】

흥미진진한 듯 뇌까린 아델라이데는 풀이 자라지 않는 공터에 몸을 뉘였다.

【좋겠지. 원래는 여명이 얼마 남지 않은 몸이니만큼, 저주를 풀 기회는 엘카에게 양보할까 했다만…… 해주 방법의 실험이나 네 ‘진짜 자질’을 각성시키기 위한 준비인 셈 치지.】

진짜 자질은 또 뭔 얘기래. 헤니르에 대한 정보를 들으러 온 곳에서 예상 못한 전개를 겪게 될 듯한 기분에 눈을 깜빡거리는 나.

아델라이데는 그런 나를 보고서는 꼬리로 바닥을 쓸면서 웃었다.

【계도자야. 내 저주, 풀어볼 수 있겠느냐?】

……저 덩치의 저주를 풀라고?

나는 앉은 키도 2미터를 넘을 듯한 바이콘의 넓은 등짝을 올려다보고 탄식했다.

시발, 무슨 옵티머스 프라임 세차해 주는 느낌이겠네.

언젠가 나이를 먹고 나서부터였을까?

나는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주인공이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아, 쌔끈한 자동차가 까리하게 로봇으로 변신하고, 내가 그 박진감 넘치는 싸움을 옆에서 직관할 수 있다?

존나 끝내주겠지. 나여도 옆에서 ‘옵티머스 프라임!’ 같은 응원밖에 안 하는 인간 토템으로 사는 것에 딱히 불만이 없을지도 모른다.

‘근데 씨이발, 그 로봇이 내 차에 씌이면 좆 같지 않을까?’

내 차가 사이버 망령에 갱뱅당해서 외계 로봇이 된다니!

존나 범블비가 한 방 두 방 쳐맞을 때마다 좆창나는 범퍼와 피어나는 기스에 나 역시도 어둠의 듀얼을 하는 유희처럼 마음이 갈갈이 찢어질 것이었다.

그나마 장점이라고 하면 그 새끼들이 빙의하면 방수가 되는 모양이니까 세차 정도는 알아서 하라고 지시할 수 있다는 점 정도겠지.

그 장점마저도 내가 직접 세차해야 한다면 좆 같은 기분밖에 안 들 것이다. 할배노땅들 때 밀어주는 목욕탕 아저씨처럼 어디가 가렵네 어쩌네 하는 소리나 들어야 할 테니까.

【어린 계도자야. 좀 성의가 없지 않느냐?】

【무슨 말씀이신지? 지금 제가 얼마나 열심히 하고 있는지 직접 보시면 감격의 눈물을 한 바가지 흘리실 건데.】

아무튼 지금 내가 딱 그 기분이었다.

옵티머스 프라임이면 깐지라도 나지, 이 리빙-트로이 목마 년은 뭐가 그렇게 불만인지 내가 효자손으로 등을 긁어줄 때마다 연신 투덜거렸다.

【여깁니까? 여기죠?】

【아~ 으음~. 그래. 거기다, 거기. 거길 좀 더 긁어다오.】

시발, 리액션에서 노인 냄새 나.

존나 우리 친가의 할머니 생각이 다 난다.

내가 대학에 입학하는 걸 보고 돌아가셨는데, 그 분도 설마 내가 당신을 안마해드리던 테크닉으로 코끼리보다 큰 말의 등을 긁어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하셨겠지.

그래, 염병. 쫑알거려봤자 어쩌겠는가.

유교 탈레반이 다 뭐냐! 장유유서의 정신으로 노인 공경을 하면 그게 유교지! 이게 다 노인복지인 것이다.

꼴마초 노르드는 아내(베로니카)의 친척집에 끌려온 인간 효자손으로서 본분을 다할 뿐!

【끼에에엑──!!】

아델라이데의 등 위에서 난동을 부리듯 몸부림치는 나.

<……저기, 여자 인간아. 저 녀석 짝뿔이 위에서 뭐 하는 거야?>

<저게 저렇게 보여도 굉장한 의식이래요. 물론 저도 직접 보는 건 처음이라서 좀 깨긴 하네요! 아핫♡!>

그런 나의 노력을 밑에서 쳐다보는 파티원들과 망아지의 시선이 몹시 눈에 거슬렸지만,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했던가.

─움찔!

내가 마지막으로 목덜미에 떠오른 저주의 반동을 해제하자 아델라이데가 몸을 떨었다.

【흐음? 이건……?】

파아앗─!!

베로니카, 앨리스에 이은 3번째 해주가 성공한 것이었다.

아델라이데의 등이 빛에 감싸이자 발판이 무너지듯 내 몸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2미터 정도에서 떨어지는 걸로 쫄기에는 내 스카이 다이빙 짬도 만만치 않았기에, 나는 팔짱을 끼고 착지를 준비하려고 했다.

그런데 떨어지려는 나를 커다란 손바닥이 받아냈다.

나는 그 손바닥에 착지해서 빛의 거인으로 변신하는 아델라이데를 쳐다봤다.

<뭐, 뭐야?! 짝뿔이가 변신하는데?!>

<변신이라기보단 저주가 풀렸다고 하는 게 맞다, 앤.>

무슨 엘라스틴 광고처럼 치렁치렁한 머리를 홱 넘긴 아델라이데의 대답이었다. 눈이 주먹만 해진 페어리에게 여성형 거인은 미소지으며 말했다.

<너와 대화하는 건 처음이로군. 내 이름은 아델라이데다. 지금까지처럼 짝뿔이라고 불러도 상관은 없으니, 네 좋을대로 하거라.>

슈우욱…….

빛이 잦아들자 거기에는 키가 10미터는 될 듯한 아름다운 미녀가 있었다.

WA! 인간형이 되면 줄어들 줄 알았더니 2배로 커지네!

퇴폐미가 느껴지는 젊은 미녀다. 노인으로는 절대 안 보이는데, 바이콘은 꼬부랑 할매가 되도 겉으로는 젊은 모습으로 보이는 걸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시발 당연하다는 듯이 알몸이다.

내가 지금까지 내 눈으로 목도했던 빅 찌찌 부동의 No.1이었던 프랑을 압도적으로 제쳐버렸다.

‘미녀의 알몸도 사이즈가 미쳐버리면 야하니 어쩌니 하는 기분도 안 드는군.’

내 시야를 완전히 덮는 봉긋한 언덕과, 분홍색의 이하생략.

이렇게 커다라면 야한 느낌도 안 들고 그냥 장엄한 여신상이라도 보고 있는 기분이었다.

미술관에서 젖을 훌러덩 깐 비너스 상을 보고 꼴리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이건 진짜 그만큼 장엄한 빅 찌찌였다. 아델라이데가 원시 시대의 인간들과 교류했다면 100% 신으로 추방받았을 것이 분명했다.

【……아델라이데. 어째서 나신(裸身)이지?】

【하는 수 없지 않느냐. 내가 ᛒ(Berkanan)을 못 다룬다는 건 너도 잘 알 텐데.】

나를 샘 앞에 내려주고 기지개를 펴는 아델라이데.

아델라이데의 신체에서 차지하는 비율만 따지면 적당하게 큰 장엄한 찌찌는 그 낯뜨거운 동작에 이하생략. 베로니카는 시뻘개진 얼굴로 고함쳤다.

【옷을!! 입어라!! 나이를 먹고 수치심도 잊었느냐!!】

【무얼 신경쓰느냐. 아까 전에도 알몸이었거늘. 무엇보다 여기에 남자라고는 후계자 님밖에 안 계시잖느냐.】

그새 내 호칭이 바뀌었군.

어쩌면 아델라이데한테는 일족의 구세주보다 오딘의 후예가 더 격이 높고 존경받아 마땅할 상대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내가 직접 저주를 푸는 걸 보고 호칭을 바꾼 건가 보다.

【에잇! 네가 기천기만의 수컷들에게 살갗을 보인들 내가 신경쓸 쏘냐! 내가 사랑하는 남자 앞에서 벗고 있지 말라는 얘기니라!】

【하아. 알겠다, 알겠어. 나 원. 까탈스럽기는.】

아델라이데는 샘에 손을 넣고서 룬 마법을 발동했다.

촤악─!

그러자 샘물이 옷감처럼 펼쳐졌다. 아델라이데는 그 물의 옷감으로 앞섬을 가렸다.

【이거면 됐느냐?】

【……하아. 그래. 그거라도 걸치고 있거라.】

한숨을 쉬는 베로니카. ᛒ(Berkanan)의 룬은 양판소의 폴리모프처럼 남한테는 못 거는 마법이었다. 매직 아이템으로 만든다면 또 모를까.

<……와으와. 뭐야 이거…? 내가 꿈을 꾸나…?>

【히으응! 히으응! (스승님! 스승님!)】

앤은 눈빛이 멍해졌고 엘카는 기쁜 듯 폴짝거렸다.

둘 다 아델라이데의 진짜 모습을 보고 꼬마애답게 선명한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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