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늑대가 처음으로 발견된 협곡.
아우둠라 길드의 모험가인 마법사 스트라우스는 엎드리며 자신을 올려다보는 후배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을 횃불이 밝혔다.
“그래서, 깨어났을 때는 이미 놓쳤다? 그러면 그 키타이 인 파티는 협곡 안으로 들어왔겠군?”
“그, 그것이…….”
“이만 됐다. 쫓아내.”
“자,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어억!!”
─휙! 스트라우스가 손짓하자 그의 동료가 대머리 마법사를 끌고 나갔다. 그의 동료인 비만 체형의 남자와, 거적대기를 입은 도적도 취급은 비슷했다.
브리타니아 북부에서 내려온 3명의 아이언 클래스 모험가는 그렇게 스트라우스의 팀에서 축출되었다.
“어떻게 생각하지?”
쫓겨난 멍청이들을 머리에서 깨끗이 지워버리고서 물었다.
실력이 부족해서 중서부까지 내려와놓고 같은 길드의 유명인조차 알아보지 못한 놈들이다. 기억할 가치도 없다.
“……전격 계열 마법이로군. 상당한 마나량이야.”
질문에 대답한 사람은 고블린의 둥지에서 뭔가를 조사하던 기사였다. 조금 어색한 발음이었다.
친근하게 물었지만 딱히 스트라우스의 팀원인 것은 아니다. 저 기사는 그와 선을 댄 단체에서 나온 인물로, 황금 늑대를 사냥해 가고자 잠시 협력한 사이에 불과했다.
스트라우스는 감탄 삼아 혀를 내둘렀다.
“마나의 흔적이란 게 그렇게 알아보기 쉽나?”
“힘드니까 매직 아이템이 존재하는 거겠지.”
─찰칵. 철로 만든 양초 같은 것을 만지던 기사는 허리를 세웠다.
그렇게 일어나자 보통 사람보다 머리 두 개는 컸다. 몸을 덮은 갑옷과 장비 때문에 남들의 2~3배는 되는 덩치였다.
“동일인물이다. 입구의 고블린을 재운 자도, 이 둥지 안을 번개와 충격파로 휩쓴 자도.”
“그럴 만 하겠지. 그 유명한 키타이 인의 동료니까.”
스트라우스가 한숨을 쉬었다.
그는 브리타니아 중부에서 활동하는 모험가였다. 서부의 사르가디스를 홈으로 삼은 모험가나, 그 지방의 아우둠라 길드 지부에 대해서는 거의 무지했다.
하지만 강자의 소식에 귀를 기울이는 건 고위 모험가들의 생존 철칙이었다. 스트라우스는 브리타니아-로마니아를 오가면서 흑마법사를 처치한다는 후배의 무용담을 잘 알았다.
물론 후배라고 해서 얕볼 상대는 아니다.
10년을 단련한 1년차 모험가라면 아무 것도 없이 시작한 3년차 모험가보다 뛰어난 건 자명지사였다.
이 바닥에서 후발주자라는 건 그 어떤 단점도 못 되니까.
‘아마 노르드란 놈도 그런 부류겠지.’
산골짜기에서 10년 넘게 수련만 하다가 내려온 전사래도 믿을 것이다.
피 튀기는 싸움 일변도의 야만인까지는 아니겠지만, 글 한 줄 못 읽는 전업 전사일 가능성은 무척 높았다. 중부에서 스트라우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험가 동료들도 거의 비슷한 의견이었다.
‘전사로 이름을 알린 녀석이다. 그 놈이 마법을 썼다는 건 말도 안 될 소리야.’
그는 브리타니아의 모험가들에게 얕고 넓게 이름과 인상착의가 알려진 달인이다.
상세한 소식까지는 못 들었어도, 그 이름이 유명해진 전투에서 강렬한 대마법을 사용한 전적은 없다고 들었다.
‘같이 목격된 미녀가 나랑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마법사라 이건가? 끼리끼리 어울린다는 거로군.’
활동 기록을 보면 흑마법사에게 원한이 있을지도 몰랐다.
그의 굵직한 행보는 대부분 〈임모르탈리스〉의 격파니까 말이다.
이것 역시 풍문을 좋아하는 스트라우스의 경쟁자들도 거의 생각을 같이 하는 의견이었다. 그는 생각을 멈추고 말했다.
“아무튼, 어때? 황금 늑대는 역시 낚아채 갔나?”
그만한 전사가 이유도 없이 고블린의 둥지로 향했을 리가 있겠는가. 누더기 갑옷의 기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기사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통일성 없는 장비로 빼곡하게 몸을 뒤덮은 인물이었다. 스트라우스에게는 저 수많은 매직 아이템이 마치 그의 실력을 암시하는 것만 같았다.
매직 아이템 1~2개라면 가문의 보물이나 우연히 주운 물건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저토록 갯수가 많다면 이야기가 달랐다. 구매했든, 유적에서 얻었든, 혹은 남에게서 빼앗고 훔쳤든 간에 기사는 범상치 않은 실력자라는 것이었다.
누더기 갑옷의 기사는 마나를 분석하는 매직 아이템을 허리춤의 가방에 넣으며 말했다.
“늑대의 털결은 안 보이는군. 설마 고블린의 허리에 감긴 털이 황금 늑대의 가죽일 것 같지는 않으니.”
“쳇.”
당연히 그럴 것이다. 그게 얼마짜리인데 고블린 좀 잡겠다고 태워버리겠는가.
고블린의 더러운 양물에 닿던 가죽이라도 잘 챙겨서 입 싹 닫고 팔아버리면 아무도 모를 게 당연했다. 살아있는 늑대를 잡아갔든, 아니면 도축된 가죽만 챙겨갔든 이미 얘기는 전부 끝난 뒤일 것이었다.
경쟁에서 뒤쳐진 건 아니꼽지만 길목까지 통제해 놓고서 진 거라면 할 말도 없다. 스트라우스는 혀를 찼다.
“그럼…… 당신네들한테 받은 의뢰는 실패인가?”
─철컥.
누더기 갑옷의 기사가 등을 돌렸다. 그리고 굳이 대답까지 해야겠느냐는 듯 스트라우스를 바라보았다.
‘……씨발.’
스트라우스는 마법사답지 않게 속으로 욕을 중얼거렸다.
황금 늑대의 모피만 있다면 ‘그 단체’에서 더 높은 위치에 오를 수 있었을 것이었다.
브리타니아의 어둠에 암약하며, 스트라우스와 같은 유망한 모험가에게도 선을 대고 있다는 그곳에 말이다.
─툭툭. 누더기 갑옷의 기사는 그런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포기하지 말고 다음 기회를 노리도록 해라. 너라면 반드시 우리들 ‘마기마기’의 다이아몬드 회원이 될 수 있을 거다.”
마법결사 마기마기.
현재 평가가 급상승 중인 브리타니아의 신진 마도서 유통 상회였다.
“당연한 소리를 하는군. 나는 반드시 마기마기의 레귤러 멤버가 돼 보이고 말겠어!”
─불끈! 스트라우스는 주먹을 쥐며 다짐했다.
스트라우스처럼 모험가 길드 연합의 견제 없이 승진하고자 마법사 길드에 가입하지 않은 마법사는 적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암시장이나 위탁판매로 마도서를 구해왔지만, 골드 클래스까지 온 시점에서는 한계에 봉착했다. 그밖에도 스트라우스가 방금 쫓아냈던 삼인조처럼 적당한 마법에 목을 매는 하류 모험가도 많다.
마기마기가 포섭 대상으로 삼는 이들은, 그렇게 마법사 길드의 독과점과 횡포에 고통받는 동지들인 것이다!
“쓰라린 실패지만 문제는 없다. 우리 마기마기는 올해의 초순이 끝나기 전에 길드로 승격해 보일 것이다. 황금 늑대의 가죽도 그걸 위한 방편의 1개에 지나지 않아.”
─펄럭! 누더기 갑옷의 기사는 근사하게 망토를 넘기면서 말했다.
아직은 위태로운 마기마기지만, 제 아무리 마법사 길드라 할지라도 세계적인 법으로 보호받은 같은 길드를 건드리는 건 불가능할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만 되면 나머지는 누워서 떡 먹기였다.
마기마기 길드.
마법이 필요한 이들에게 때로는 저렴하게, 때로는 무료로 그 마도서를 판매해 줄 위대한 마법 결사의 이름이었다.
“가지, 동지여. 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북부. 얼스터 방계의 픽트 인들이 세운 군락이다.”
“오오!”
스트라우스는 팔을 들어올리며 그의 뒤들 쫓았다.
그리고 뭐 돈이 될만한 건 없나 뒤져보던 그의 팀원들은 먼 산을 보다가 속닥거렸다.
“얘들아. 우리 팀 좆망 각 보이는 거 나 뿐임?”
“우리 븅신 대장 어떡하냐……. 플래티넘 찍을 것 같지도 않은데 걍 마법사 길드에 가입을 하지…….”
“대장한테 사직서 낸다 그러면 화낼까?”
그들은 마치 음유시인이 파는 사탕을 사려고 엄마 지갑을 훔쳐오는 꼬맹이를 보는 듯한 기분이었지만, 별 수 있는가.
그들의 팀장은 저기서 수상쩍은 단체에 거품을 무는 33살 철부지인 것을.
스트라우스의 팀원들은 한숨을 쉬어가며 그들을 뒤쫓았다.
***
내가 카르미네 대학에서 석사 과정을 수료하며 가장 뼛속 깊이 배운 것은, 다름 아닌 겸손이었다.
모든 문자가 절로 번역이 돼서 외국의 레퍼런스나 고대의 기록도 개새끼 개껌 찢어발기듯 농락하던 나조차 그랬다. 이 세상에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많고, 석박사라고 해도 지 잘난 맛에 살기는 힘들었다.
그런데 한 가지. 그런 나조차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는 게 있다.
그건 바로, 고고학자는 존나 역마살이 낀 직업이라는 거다.
“고고학자는 쓰레기야. 히히, 집세 발싸!”
“엣흠.”
눈을 털고 집에 들어온 내가 투덜대자 다나가 헛기침을 해 댔다. 무안하긴 한 모양이다.
당연하지만 내가 우리 눈나네 친가에 뭔가 일이 생겼는데 진짜 좆 같아서 이러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런 상황에서 누나한테 선물할 애널 비즈 같은 걸 한가득 사 왔기에, 괜히 욕이라도 안 쳐먹게 먼저 가스라이팅 선빵을 갈겼을 따름이다. 연애란 듀얼만큼이나 심리전이 중요한 게임이 아니던가.
“으흠, 흠. 아니 뭐, 급한 건 아니다? 그냥 좀 신경이 쓰이는데 나 혼자 가면 니가 뭐라고 할 것 같아서…….”
아니나가 다를까였다. 우리 순진무구한 박사 눈나는 연하 남친의 가스라이팅에 홀라당 넘어가버리고 말았다.
하이고, 이 물렁한 누나를 어쩐담.
“아, 아무튼! 이렇게 쏘다니는 게 지랄 맞으니까 학계에서도 지들한테 유물 좀 갖다 달라고 찡찡대는 거 아냐!”
피장파장의 오류로 말을 마무리 짓는 다나였다.
나도 무슨 말인지는 안다. 수수료와 중개로 먹고 사는 집단이란 어느 곳에나 있지 않던가.
‘겉치장을 다 떼고 알맹이만 보면, 고고학계도 결국 배달의 민족이나 알바천국 같은 거 아님?’
중개료나 뭐 그런 걸로 장사하는 곳 말이다.
물론 선만 지키면 그런 것도 사업 메타의 하나다. 부정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남의 노동력을 일방적으로 착취하려고 하다니? 네 이년, 그렇다는 건 교수로군?”
“연구소장-교수 테크가 일반적인 출셋길이긴 하지.”
“과연. 나한테는 울 누나 캐리어를 곱창낼 의무가 있었군. 약력에 3년 이상의 공백을 넣어서 교수 승급심사 면접 때 ‘님 연구소에서 쳐 놀다 옴?’ 소리를 듣게 만들어 드리겠사와요.”
“시발련아.”
하지만 누가 그랬던가. 둘리에게 고통받는 고길동이 불쌍해 보인다면, 그건 어른이 되었다는 증거라고.
출장에서 돌아온지 얼마나 됐다고 또 여기저기를 쏘다녀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나도 존나 교수 짓이 마려워진다. 누워서 성과만 받아쳐먹는 중개업의 화신이라니? 그 얼마나 편안한 인생이란 말인가.
나 역시 세태와 야합하고 흔해빠진 어른이 되어가는 걸지도 모른다.
물론 내가 진짜 교수 같은 짓을 할 생각은 없다.
저러한 욕구에 저항해야 하기 때문에, 선함과 도덕이란 더 가치를 발하는 것! 교수인 교수 슬레이어라니 너무나도 모순된 존재 아닌가. 나는 그런 극한의 자가당착과 같은 생물이 될 생각이 없었다.
“이게 뭐가 문제야? 솔직히 나는 봐도 잘 모르겠어.”
프랑은 다나 앞으로 온 편지를 보다가 말했다.
위화감을 찾지 못한 건 다른 아내들도 그랬다. 사전 지식이 없다면 그럴 만 했다. 나도 며칠 전이었다면 아마 알아보지 못 했을 것이었다.
다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첫째 줄에 보여? ‘편지 한 통 없던 딸에게 먼저 붓을 든다’는 말.”
“응. 이게 왜? 보통 아니야?”
“내가 우리 엄…… 으흠. 어머니한테 쓴 편지만 50통은 더 될 걸?”
아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라리루라는 눈알을 굴리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건 그러니까…… 언니가 보낸 편지가 단 한 통도 언니 어머니 앞으로 가지 않았다는 뜻이에요?”
바로 맞췄다.
이세계는 토지 곳곳이 옥천 버뮤다 삼각지대에 필적하는 몬스터와 도적 소굴이지만, 50통이나 되는 편지 배달이 전부 ‘배송 중에 상품이 폭발했습니다’ 엔딩일 가능성은 0%였다.
그렇기에, 쉽게 생각해 보면 이런 해석이 가능하다.
“……다나가 쓴 편지를 누가 빼돌렸구나.”
프랑이 중얼거렸다.
나랑 다나도 같은 생각이었다.
“뭐…… 아마도 그런 셈이겠지. 그래서 한 번 가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거야.”
“응. 분명 이건 어떤 일인지 알아보긴 해야겠다.”
진지한 얼굴로 프랑이 말했다.
“다나. 방금 너희 고향은 다른 도시랑 교류가 거의 없댔지? 그럼 네 편지는 고향 근처의 도시에 보냈어?”
“그랬지. 거기서 운송 길드의 사람이 가끔 고향에 갈 때에 가져가도록 했어.”
─꾹꾹. 다나가 대답하자 라리루라는 지쳐 보이는 우리 눈나의 어깨를 주물러주며 말했다.
“그건 딱히 드문 경우는 아니네요~. 시골 마을이나 농촌에 보내는 흔한 방식이에요~.”
“후보도 좁힐 수 있겠군. 운송 길드나 운반책이 가장 수상하지 않겠느냐?”
“그래, 그래. 다 맞는 말 뿐이긴 한데…… 문제는 왜 그런 짓을 했느냐야. 편지 도둑이라니, 존나 이상하잖아?”
그렇게 말하는 다나는 골치가 아픈 듯 했다.
“내 편지가 어머니한테 안 닿는다고 뭔가 큰 일이 나는 건 아닌데, 무슨 목적인지가 좀 신경이 쓰이더라고. 원한 같은 걸 쌓을 만큼 고향에 오래 살았던 것도 아니고…….”
다나가 막막하다는 듯이 중얼거렸기 때문일까. 다른 아내들끼리도 눈빛을 나누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같이 가자.”
나는 아내들의 기분을 캐치하고 대표로 말했다.
“나랑 너랑, 그리고 프랑. 이렇게 셋이서 가서 해치우고 와 버리자고.”
이런 건 소인원으로 움직이는 게 편할 것이었다.
절대 다나네 아버님 어머님한테 4등분의 아내를 보여주기가 무서워서 그런 건 아니다.
“며칠 더 기다렸다가. 하이로메인 교수님이 보내준다는 그 논문도 연구소에서 받고 결재해야 하거든.”
“아, 그때 그거?”
교수가 제공하는 공짜 논문이라는 광기의 산물. 내 신념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었기에 무심코 잊고 있었다.
그러면 바로 출발은 아니겠군. 며칠 정도는 유예가 있다.
‘감히 우리 다나가 쓴 편지를 빼앗아?’
타지에서 사는 자식이 부모님께 보내는 편지라는 것은, 곧 마음이 담긴 글이다.
즉, 편지≒논문이라는 공식이 성립된다.
오랜만의 교수 슬레이어 안건이다.
‘근데 존나 생각할 수록 빡치네?’
다나가 부모님한테 쓴 편지를 훔쳐보고, 어쩌면 비웃거나 하며 태우고 찢어버렸을 씨팔럼이 있다고?
그건 못 참지. 한국인의 정서가 내 눈을 훼까닥하게 만드는 듯 했다. 안 그래도 나랑 아내들은 부모님한테 편지를 보내고 싶어도 못 하는 입장인데.
은근히 마음이 여린 다나다.
어머니한테 편지를 쓰면서 답장 1통 못 받는다는 사실에 얼마나 가슴 쓰리고 슬퍼했겠는가. 의식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조금만 상상해도 배알이 쓰리고 교수 슬레이어가 분노를 토해냈다.
굳이 내 안의 언데드 유교 드래곤이 효심 브레스를 뿜지 않더라도, 이건 절대 쉬이 넘어갈 수 없는 만행인 것이다.
“사실, 별로 큰 일은 아닐 거라고 생각하긴 하는데……”
다나는 말하기 어렵다는 듯 나랑 프랑을 쳐다봤다.
“……같이 가 줄래?”
“당근빠따죠.”
“부모님한테 보내는 편지를 빼돌린다니, 장난으로 넘기기 힘든 일인걸.”
나랑 프랑은 0.1초의 망설임도 없이 수락했다.
우리의 다음 목적지가 정해진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