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척척석사 노루-431화 (431/1,009)

윙글링 마을로 가고자 정한 우리였지만, 일단 하루 정도는 유예를 두기로 했다.

다나랑 장인어른도 20년 사이의 이야기를 나누긴 해야 할 것이며, 우리가 대표로 그 베르세르크들과 담판을 지어도 되는지 사람들의 의견을 물어봐야 했기 때문이다.

“대표로 나서는 건 자유롭게 하셔도 됩니다. 백 번의 말도 한 번의 승리로 뒤집히는 게 윙글링 인들의 생리니까요.”

사제 계급의 여성─결국 끝까지 이름은 몰랐다─의 말로는 설득이 어렵진 않을 것 같다니까, 그 점은 다행이었다.

픽트 인의 마을과 윙글링 인의 마을은 가깝다. 내일 아침 출발하면 점심 쯤에는 도착할 거랜다.

그래서 나는 다나를 친가에 두고, 프랑과 둘이서 이 주변의 동물들에게 숲의 소식을 들으러 나가고자 했다.

그렇게 내가 잠깐 나갔다 오겠다는 취지의 언질을 전하자, 장인어른께서는 우리 배려를 눈치챈 듯 고맙게 말했다.

“식량을 좀 나눠주지. 먹을 만 할 거야.”

“아,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그래. 그리고…… 숲으로 간다면 조심하게.”

“넹?”

내가 꺼벙하게 되묻자 장인어른은 눈을 빛내며 말씀하셨다.

“정령은 호기심이 많거든. 그리고 이방인은 언제나 신기한 법이야.”

“어…… 알겠습니다.”

옛날 잔혹동화처럼 애들이 숲에 가지 않도록 하는 말일까?

아니, 이세계라면 진짜 뭔가 요정 같은 게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저번에 바이콘의 성지 Mk.2에서도 내 창에 관심을 보이던 요정이랑 만났었으니까.

“뭐라셔?”

“숲에 갈 거면 조심하라시네. 가자.”

뭐, 오우거나 트롤이 수십 마리씩 나오는 게 아니면 문제 없겠지.

나는 대충 머릿속에 박아두고서 프랑과 숲으로 향했다.

‘트롤도 오우거도 대굴빡 좀 굴릴 줄 아는 놈들이야. 뭔가 이유가 있어서 사람만 골라서 피한다는 것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

하지만 숲에 사는 이상, 야생동물의 눈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던가.

역시 선조님들의 지혜로운 격언은 버릴 데가 없다. 나는 내 몸에 흐르는 DNA를 자화자찬하며 몇 시간을 피크닉 온 기분으로 산책하며 보냈다.

북부의 초봄은 조금 추웠지만, 그 꽃샘추위 덕에 벌레는 없었다. 오붓한 삼림 데이트다.

“노르. 나 조금 추운데, 좀 더 달라붙어두 돼?”

“당연하지. 여름이어도 괜찮아.”

“헤헤. 여름에는 좀 그렇다. 덥잖아.”

“흐흐. 우리 프랑, 내가 자체 냉난방이 가능한 인간 에어컨이란 걸 잊었나 보구나. 여름에도 더울 수록 달라붙어야지.”

“앗, 그렇네. 그치만 나중 일은 나중 일이구, 지금은 우리 둘이서만 있는 게 기쁘니까 열심히 부비부비 할래.”

이게 시간에 쫓길 일은 아니었기에 우리는 느긋하게 숲을 돌아다녔다.

사실 우리가 서둘러봤자 발이 빨라지면 동물들은 달려오는 소리를 듣고 도망치고 말 것이다. 쭉 발소리를 죽이고 걷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니 말이다.

그렇게 몇 시간 더 지나자, 나는 어느 청설모에게 유력한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청설모는 겨울잠을 모르는 생물이다. 추위 좆 까는 혹한기 스웩 충만한 놈이었지만, 호두 3개로 매수했다.

신념도 접게 만드는 자본주의의 참맛이다. 그야말로 영장류 천재론.

“……트롤이나 오우거가 몰려다닌다구?”

내가 긴꼬리 쥐새끼의 말을 통역해 주자 프랑이 걱정스레 얼굴을 찌푸렸다.

나는 호두를 받자마자 토낀 청설모를 노려보다가 말했다.

“지금 튄 놈 말로는 그렇다네. 역시 줄어들었던 게 아니야. 단지 눈에 띄지 않게 된 거지.”

“응. 오우거는 영역 의식이 강하댔잖아. 트롤이 쳐들어간 게 아니라면 숫자가 줄어들 리가 없으니까.”

프랑의 말이 맞았다.

그리고 그게 사실이라면, 이건 꽤 심대한 문제였다

‘생태계에 어떤 변혁이 일어났다면, 거기에는 반드시 어떤 인과관계가 있다.’

나는 프랑의 앞에서 조바심이나 혀를 차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자, 침착하게 숨을 내쉬었다.

21세기의 뉴스를 보다 보면, 야생의 생태는 마치 우리 좆간들이 1~2년만에 완전 개좆창을 내버릴 수 있을 만큼 허술한 것처럼도 보인다.

사바나조차 온실을 관리하듯 심혈을 기울여서 유지해 줘야 하는 공간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결코 그렇지 않았다. 환경 오염이 지구를 플라스틱 찌개로 만들어버리던 건 사실인데, 생물의 생명력이라는 것도 무시할 게 못 됐다.

포식자가 늘면 피식자가 줄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

마나가 그렇듯, 대자연은 언제나 균형을 사랑한다. 트롤과 오우거의 행방불명은 유바바 할매의 사악한 계획이 아니고선 불가능한 일이란 뜻이다.

‘몬스터란 본디 하나같이 지 좆대로만 사는 생물들이지.’

말 그대로 사악한 산타 할배가 악질 그린캠프 병사들에게 힘과 야만성을 선물한 듯한 놈들!

그런데 그런 씹새들이 1년이 넘도록 야들야들한 인육도 꾹 참고 은인자중을 하고 있다니?

여기에 아무런 음모가 없다는 건, 1달에 1번 씻을까 말까 한 놈들이 좆털만 제모 한다는 것만큼이나 설득력이 없다!

“……일단 돌아가자. 소식은 마을에 전하면 되겠지.”

나는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갈 생각으로 말했다.

이쯤 되면 다나도 회포를 적당히 풀었을 것이고, 돌아가서 밥을 먹고 푹 자면 되지 않겠는가.

“아.”

그리고 나는 그때가 되서야 잊고 있던 게 생각났다.

‘베로니카한테 좌표를 전해줘야 하는데.’

꿈에서의 만남은 서로의 거리가 무의미했다. 룬이든 뭐든 심념이 연결돼 있기만 하다면 사르가디스에 있는 그녀에게 내 위치를 전해주는 건 누워서 떡 먹기였다.

하지만 그러려면 일단 셰이드의 의식을 벌여야 했다.

셰이드의 의식.

다시 말해서 섹스다.

정확하게는 이성과 몸을 섞고 내 암컷함락봉으로 상대의 몸에다가 정액 영역표시를 뷰루루루룻 해야 하는 것이었다.

“……으흠. 저기, 프랑?”

“응?”

프랑은 왜 그러냔 듯이 고개를 모로 꼬았다가, 내 어색한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 다 알아챘다는 듯 웃었다.

“아하, 그렇지 참? 집에서는 다나네 아버지가 계셔서 하기 힘들겠다.”

“어, 응. 그렇지.”

“알았어. 하고 들어가자.”

쉽게 승낙한 프랑은 고개를 요리조리 돌리다가 말했다.

“여기 오던 길에 먼 발치에서 무슨 유적 터 같은 걸 봤던 것 같아. 우리 거기로 갈래?”

“숲에서 하는 것보단 낫겠지.”

명색이 고고학자인데 유적에서 야외 섹스라니, 라는 생각이 안 들었다면 거짓말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숲에 대충 방치된 유적이면 진짜 별 것 없을 가능성이 컸다.

말이 유적이지 걍 원시 고대 공중화장실 같은 거였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할 섹스는 야외 변소 노출 섹스가 돼 버리는 셈인가? 어썸하군.

─파사삭.

초 하이테크놀로지 네비게이션인 프랑과 몇 분 걷자 바로 유적 터가 나왔다.

무너진 돌 건물이 유적이라기보단 그냥 바닥에 벽돌 몇 개 있는 숲으로 보일 정도다.

이거면 아내랑 좀 꽁냥댄다고 천벌 받을 일은 없겠다.

반대로 섹스 중에 유레카!! 하고 유물을 줍는 일도 없겠고.

“으음. 노르, 옷까지 다 벗는 건 쪼금 그러려나?”

“비상사태도 있을 수 있고 하니까. 일단 여기도 사람들이 사는 영역권일 거고.”

오우거나 트롤 같은 놈들이랑 인카운트 할 일은 없겠지만 사람이 나타날 확률은 무시하기 힘들다.

몬스터야 죽이면 그만이지, 지나가던 남자가 섹스 중인 걸 보고 계 탔다며 그날밤에 프랑의 알몸으로 딸이라도 치면?

씨발.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좆 같음의 극한이었다.

─저벅저벅.

그래서 우리는 뻥 뚫린 석조 건물로 들어가서 옷을 입은 채 짧고 빠른 업무용 섹스를 하기로 결정했다.

“여기 러브젤 있어.”

나는 가방의 석판에서 러브젤을 꺼냈다. 그러자 프랑이 픽 웃으며 못 말린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건 어떻게 그렇게 잘 챙겨왔어?”

“혹시 모르니까 챙겨왔지. 준비성이 철저한 남편한테 새삼 반해도 돼.”

“트롤의 피를 담을 만한 물통은 안 가져왔으면서?”

“결과적으로 물통은 없어도 됐었고, 러브젤은 필요했잖아? 이게 다 선견지명이란 말씀.”

“누가 말려.”

프랑은 웃으면서 외투를 풀어서 가방에 올려두고는, 가죽 갑옷의 여기저기를 건드렸다.

─툭, 툭!

그러자 마치 코르셋이 풀리는 것처럼 타이트하던 갑옷이 벗겨졌다. 가죽 갑옷 안은 받쳐 입는 셔츠 한 장이었다.

“노르. 그거 줘 볼래?”

“여기.”

프랑은 조금 더 옷을 쪼물거리다가 나한테서 러브젤을 받아가더니, 가슴골의 공간에 쭉 짰다.

─찔뻑♡

프랑의 손이 가슴을 비비자 러브젤이 가슴골에 한가득 도포됐다.

그녀는 다음으로 내 벨트를 풀고 아직 발기하지 않은 좆기둥에서 섬세하게 젤을 발랐다. 당연히 내 좆은 딱히 노출된 살갗이 없었음에도 넘쳐나는 정력으로 발기했다.

“네 옷도 젖을 텐데, 거침이 없네.”

“헤헤. 노르가 마법으로 닦아주면 되는 걸 뭐.”

─쭈욱! 괜히 내 좆기둥을 쫙 훑으며 손을 떼는 프랑.

우리 아내님이 남편 정자주유기를 기분 좋게 하는 방법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있군.

“실례합니다~.”

장난스럽게 말한 프랑이 셔츠를 걷은 가슴으로 내 자지를 덮었다. 브래지어 위에 걷어올린 흰색 셔츠가 눈부셨다. 하얀 거유에 감싸이고 남은 자지가 프랑의 얼굴 앞에 우뚝 솟았다.

─쮸붑, 쮸붑!

러브젤이 적당히 발린 가슴으로 프랑이 자지를 애무했다.

원래 젖치기라는 건 그렇게 기분 좋은 플레이는 아니다. 좀 로망이 없는 발언이지만 그건 팩트다.

사랑하는 여자의 살갗에 좆이 닿는데 나쁘기야 하겠냐만, 삽입은 물론 엉덩이나 허벅지처럼 근육이 있고 딱 고정된 부위랑 비교해도 말랑한 만큼 조임은 많이 떨어진다.

하지만 옷을 여러 겹 입고 있어서일까? 꽉 조이는 가슴은 요철이 없을 뿐이지 삽입에 지지 않는 쾌감이 있었다.

“노르, 기분 괜찮아? 조금 더 세게 누를까?”

프랑은 자지에 뺨을 비벼대며 물었다. 묻은 게 정액이라면 빨아줬겠지만, 러브젤이어서인지 딱히 펠라까지 해주지는 않았다. 조금 아쉬운 기분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기분 좋은 마찰이 이어졌고, 나는 얼마 가지 않아 프랑의 가슴에 정액을 토해냈다.

─뷰루루룻! 뷰루룻!

“꺄아♡”

나는 프랑의 가슴을 꽉 쥐고 풍만한 거유에 질내사정하듯 정액을 싸댔고, 프랑은 그게 뭔가 만족스럽기라도 한 듯 즐거워하는 소리를 냈다.

─주르륵.

밑가슴에서 자지를 뽑아내자, 프랑은 셔츠를 걷은 상태로 브래지어의 앞 후크를 풀었다.

그러자 가슴이 훤히 열리면서, 끈덕진 백탁액이 프랑의 가슴골에 찐득하게 붙어 있는 모습이 드러났다.

“흐에, 질척질척해….”

프랑은 내 정액으로 마킹된 가슴을 보려주려는 듯 가슴을 벌리면서 혀를 빼물었다. 나는 프랑의 가슴에 눈을 고정한 상태로도 젤과 정액 범벅이 된 쥬지드라가 껄떡대는 걸 알 수가 있었다.

“저기 있잖아, 프랑.”

“……아직 부족하지?”

“이걸 들키네. 어케 알았대.”

“헤헤. 그냥 그럴 것 같았어.”

부부는 이심전심이었다. 프랑도 꽤 흥분했는지 바지를 쭉 끌어내리고는 나에게 엉덩이를 내밀었다.

손으로는 유적 벽의 창문을 붙잡고, 프랑은 어깨 너머로 날 돌아보며 멋쩍게 말했다.

“……조금 더 늦장 부려도 벌은 안 받을 거야. 그치?”

“그럼.”

나는 프랑의 허리를 잡아서 들어올렸다. 체중이 깃털처럼 가벼운 프랑은 자기 손으로 창문을 짚고, 뒷치기 자세로 내 자지를 받아들였다.

─푸욱. 프랑의 허리가 등에 촛농을 떨어트린 듯 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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