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늦장 부려도 벌은 안 받을 거야. 그치?”
“그럼.”
나는 프랑의 허리를 잡아서 들어올렸다. 체중이 깃털처럼 가벼운 프랑은 자기 손으로 창문을 짚고, 뒷치기 자세로 내 자지를 받아들였다.
─푸욱. 프랑의 허리가 등에 촛농을 떨어트린 듯 휘었다.
“으크으응…♡”
보짓살을 가르고 당연한 듯이 프랑의 질내에 안착하는 내 자지는 이젠 팬티 속보다 프랑의 보지 안이 더 익숙하다는 듯 스무스하게 움직였다.
나는 허리를 꽉 잡고 프랑의 자궁구를 때리듯 깊숙하게 좆질을 해댔다. 우람한 자지가 거칠게 꿰뚫으며
“앗♡ 앗응, 앗…!! 노르, 평소보다 과격해…!!”
허덕이는 프랑의 신음을 듣고서 나도 내가 흥분했다는 걸 눈치챘다. 야외라서 흥분한 걸지도 모른다.
창밖으로 훤히 보이는 자연의 풍경과, 보지에서 빠져나올 때마다 자지에 닿는 찬 공기가 배덕감을 자극했다.
러브젤의 영향인지 평소보다 번들거리는 애액이 프랑의 내리다 만 바지로 흘러들어가서 검정색 팬티를 적셨다.
“프랑. 너도 흥분했지? 오늘따라 한층 더 조여.”
“읏, 크응…♡ 아, 알면서 묻지 마아…♡!”
프랑은 부끄럽다는 듯 삐진 티를 냈다. 게슴츠레한 눈빛과 암캐처럼 헥헥대는 옆얼굴이 선정적이었다.
“쌀게. 좀 젖겠지만 봐 주라.”
“응♡ 크흥, 응♡! 싸 줘…!!”
나는 마지막으로 뒤로 당겼던 좆을 깊숙하게 밀어넣으면서 자지에서 힘을 뺐다.
내 자지는 자궁구에 귀두로 키스를 했고, 백탁액이 프랑의 보지를 가득 적시면서 좆 마개의 틈새로 뿌끔 거리며 뿌옇게 새어나왔다. 흰 애액 거품이 프랑의 빽보지에서 빠져나오는 좆기둥에 딸려나왔다.
“햐으으읏…♡”
프랑은 내가 좆을 빼자 마치 혼이라도 빠져나가는 듯 몸을 떨었다. 강직도가 돌 같은 귀두가 좆기둥을 꽉 문 질벽을 긁으면서 빠져나오기 때문일 것이다.
─쮸부붑!
나는 문득 장난기가 치미는 마음에 빠져나오던 좆을 다시 밀어넣었다.
“호으으윽…♡ 후윽, 아후우우우…♡”
프랑은 질내를 천천히 긁어주는 것만으로 절정한지 얼마 안 된 보지에서 쾌락이 몰려오는 듯 표정이 무너졌다. 헤프게 헤 벌린 입에서 좆맛에 뜨거워진 숨이 흰 입김을 만들었다.
그때였다.
“──여기서 뭐해?”
귀두로 프랑의 자궁에 굿바이 키스를 날리고 자지를 빼던 나는 갑자기 들려온 물음에 바짝 굳었다.
“힛?!”
그건 프랑도 마찬가지였다. 섹스에 몰두하던 프랑은 유적 창문의 바로 밑에서 우리를 올려다보는 소녀를 발견하고 소스라칠 듯이 놀랐다.
10살도 안 돼 보이는 소녀였다.
평범한 얼굴이다. 머리카락 색도 눈의 색도 갈색이어서, 이 소녀를 길에서 지나치면서 만났다면 소녀를 찾는 사람을 만나더라도 본 기억이 없다고 대답했을지도 몰랐다.
“누, 누구니?”
프랑은 허겁지겁 셔츠를 끌어내리면서 물었다. 자지에 헐떡이는 모습을 어린 아이에게 보여졌다는 사실에 제정신이 아닌 듯 했다.
하지만 나는 프랑이랑은 다르게 경계심이 앞섰다.
‘……나랑 프랑의 감지를 뚫고 다가왔다고? 이렇게 가까운 거리까지?’
나는 바지를 끌어올렸다. 좆을 닦지도 않았지만 그거야 또 마법으로 해결하면 청결해질 일이고, 문제는 이 여자애에게서 느껴지는 정체 모를 위화감이었다.
몬스터가 아예 안 나오는 것도 아닌 숲에 이런 어린 애가 있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소녀는 나랑 프랑의 모습을 올려다보다가 손뼉을 쳤다.
“아. 교미 중이었구나. 미안해, 방해해서.”
“교, 교미?!”
“괜찮아. 짐승들도 하는걸.”
소녀가 의뭉스럽게 말했다. 나는 그때 또 하나의 위화감을 눈치챘다.
이 녀석, 표정 변화는 고사하고 눈도 깜빡이질 않는다.
꼭 사람의 모습을 어설프게 흉내내는 것처럼 말이다.
“그치만 여긴 위험해. 나쁜 트롤이 한가득한걸. 약한 생물, 있으면 안 돼.”
“약한…… 생물?”
“응. 에린의 아이들이라면 몰라도, 반쪽짜리 드베르그과…… 으응?”
프랑도 그때가 되서 뭔가 이상함을 느낀 듯 말했는데, 그 순간 소녀의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
“으으으응……? 크바지르? 너 크바지르야? 아니, 그 애는 죽었는데?”
“크바지르는 또 뉘겨.”
“응, 역시 아니구나. 크바지르는 더 잘생겼었어. 그나저나 참 신기하다. 너 얼굴이 어떻게 하면 그렇게 생길 수 있니?”
아니 이 씨발년이?
요 잼민이 새끼가 뭐라는 것이지? 나는 개 뜬금없는 얼굴 평가에 내 짜장면에 짬뽕 국물을 부어진 듯한 스턴에 걸려버리고 말았는데, 잼민이 년은 계속 입을 나불댔다.
“생긴 것도 그렇고, 얼굴도 그렇고, 진짜 신기하다. 처음엔 냄새만 맡고 늑대나 곰 같은 들짐승이라고 생각했어. 그러면 네가 예언의 짐승일까?”
“야, 너 임마 이리 좀 와 봐. 내가 니 구몬 선생님 노릇 좀 해 줘야겠다.”
나는 이 망할 잼민이가 뭐하는 놈이든, 처음 보는 사람을 액면가로 평가하는 인성을 교육해 주고자 으르렁거렸다.
저 지랄을 해댔다가는 요 잼민이의 엄마 아빠까지 성품을 의심받고 말 것 아닌가!
하지만 소녀는 내 말이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 말했다.
“이만 갈게. 교미를 방해해서 미안했어.”
소녀는 사과하려는 것처럼 허리를 숙였다. 하지만 그것도 90도를 넘어서 150도 정도로 홱 숙이는 수준이어서, 여전히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마치 사람이 개나 고양이의 몸짓을 열심히 흉내내 보려는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소녀는 고개를 들고 멍한 눈빛으로 물었다.
“만나서 기뻤어, 성해(星海)의 짐승아. 넌 이름이 뭐니?”
“……나는 노르드다. 너는?”
모르긴 몰라도 나한테 묻는 듯 해서 간단히 대답해 주자, 소녀는 이상한 질문을 물었다는 것처럼 꺄르륵거렸다.
“내 이름? 떠오르면 좋겠다. 이름을 잊은 삶은 초라한걸.”
─홱! 소녀는 두 손으로 입을 가리며 키득거리다가, 갑자기 돌아서서는 숲으로 달려갔다.
【사람들은 날 괴물이라고 부르네(Troll kalla mik)~♪♬】
“……자, 잠깐만?!”
프랑은 소녀가 게르마니아의 말을 사용했다는 것에 놀란 듯 했는데, 곧 그런 것보다는 소녀가 숲으로 달려갔다는 사실에 얼굴이 헬쓱해져서 소리쳤다.
어딜 어떻게 봐도 보통 소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철부지 소녀처럼 숲으로 달려가는 모습에 당황한 듯 했다.
【나는 누굴까? 대지의 달 흐룽니르(trungl sjǫtrungnis)? 거인의 부(富)를 뺏는 자(auðsug jǫtuns)?】
프랑은 옷을 입는 둥 마는 둥 하며 달려갔다. 나는 그녀를 말리기보단 따라서 유적 밖으로 빠져나왔다.
하지만 그때 이미 소녀는 어디로 갔는지 눈에 띄지 않았다.
【아니면 폭풍의 태양을 부수는 사람(élsólar bǫl)? 어쩌면 선지자의 사랑하는 추종자(vilsinn vǫlu)?】
그저 어디서 들려오는지 모를 노랫소리가 숲에 울려퍼질 뿐! 나는 공연장의 앰프에 둘러싸인 기분에 빽 소리쳤다.
“머여 씨팔!”
마치 숲 자체가 노래하는 듯한 멜로디!
나는 혹시 주문의 일종일까 해서 창까지 뽑았는데, 마나는 느껴지지 않았다.
【혹시나 나피오르드의 수호자려나(vǫrð nafjarðar)? 아니면 하늘의 바퀴를 삼키는 자였을까(hvélsveg himin)?】
사라져버린 소녀는 그러든 말든 즐겁게, 이상한 수수께끼를 노래했다.
【있지~ 그 괴물은 이름이 뭐였을까(troll nema þat)?】
─키득키득.
웃음기 어린 질문을 끝으로 우리가 서 있는 곳은 다시 평범한 숲으로 돌아왔다.
쏴아아아아…….
멜로디가 그치자 산들바람이 숲의 나무를 흔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소름이 내 등골을 타고 올라갔다.
“……허미 씹?”
지금 숲에 불어친 바람이, 자연스런 난기류처럼 이리저리 휘몰아치며 분 게 아니라── 무언가가 움직이듯이 일거에 슥 하고 불었기 때문이다.
꼭,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던 거대한 존재가 한 달음에 이 숲에서 떠난 것처럼 말이다.
‘쓰벌…… 싸웠으면 이길 수 있었을까?’
장인어른 말을 들을 걸 그랬나. 나는 조용히 주변을 살폈다.
워낙 순식간이었기에 강함을 측정하긴 어려웠지만, 클래스 제도 같은 인간의 기준으로 평가하기도 어색한 느낌이었다.
꿈에서 본 오딘이나 슬레이프니르처럼 초월적인 존재로서 숭배받는 게 더 어울릴 듯한 존재였다.
하지만 이상한 건── 실제로 피부에 전해지던 위압감은 〈인신〉만 못 했다는 점이다.
우리를 적대하지 않아서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조금 전의 소녀는 적대적이라기보단 오히려 뭔가 충고를 해 주러 찾아온 듯한 느낌마저 들었으니까. 그래도 이 우연한 만남은 내 엘리트 대갈통에 뭔지 모를 위화감을 남겼다.
“……나쁜 트롤이라.”
나는 소녀가 떠난 방향의 반대편을 쳐다봤다.
이번 일도 좋게좋게 풀리진 않을 듯한 예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