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척척석사 노루-549화 (549/1,009)

“제 아내, 엘리자베트를 도와 주십시오.”

그는 사심 없이 청렴한 눈빛으로 말했다.

“일의 영문은 모르겠으나, 이 정체 모를 세계에는 아내의 신변에 위협이 될 문제가 너무나 많습니다. 저는 마지막 계층에서부터 올라왔습니다만, 아마 그녀는 위에서부터 내려오고 있을 겁니다.”

“……마지막 계층 말입니까?”

“예. 8계층이 마지막 시련이라 들었고, 저는 처음부터 그곳에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8계층의 어디에서도 아내의 정령의 기척은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공주님은 위층에 계셨으리란 거군요. 그리고 시간 상…… 이미 7계층에 오셨을 것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감히 부탁을 드릴 처지가 아님은 압니다. 또한 어떤 말씀을 드리건 이런 처지에서는 설득력도 없으리라는 것도 숙지하고 있습니다.”

나는 할 말이 없어서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이 자기가 궁색할 때 주워섬기는 간곡함은 그 얼마나 가벼운가! 우리들 좆간은 너 나 할 것 없이 화장실에 들어갈 때랑 나올 때가 다른 것이다.

그리고 그런 건 차기 여왕에게 부마로 간택받을 정도의 찐 귀족인 그가 더 잘 알 것이었다.

“받아주십시오. 보수라기엔 모자라지만, 이건 제 개인적인 패물을 모아둔 아공간의 열쇠입니다.”

길다트는 품에서 순금 열쇠를 꺼냈다. 매직 아이템이었다.

내가 열쇠를 받아들자 그는 안심한 듯 마저 말했다.

“정해진 위치에서 사용하시면 성 한 채를 거뜬히 세우고도 남을 재산입니다. 아내를 구해주신다면 그 아공간의 위치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내키지 않으시면 엘리자베트를 구하고서 제 소식을 전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전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

“엘리자베트를 찾아가서, 저는 데스 나이트에게 죽었다고 말씀하십시오. 그리고 제 말과 함께 열쇠를 전하시면 아내는 노르드 님을 믿고, 피라미드에서 나간 후에 아공간의 위치를 말해줄 겁니다.”

그 막힘없는 얘기에 나는 이 남자가 예전부터 아내 몰래 이 계획을 생각해 왔다는 것을 눈치깠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건 예전부터 공주마저 속이고서 암구어를 주고 받아야 가능한 계획이었으니까 말이다.

“원하시다면 저 시끄러운 검도 드리겠습니다. 물론 이곳을 나가면 엘리자베트로부터 또 감사와 그만한 대가를 받으실 수 있으실 테고 말입니다.”

“……말씀하시려는 내용은 이해했습니다.”

나는 선 보수로 받은 열쇠를 손바닥에서 굴리다가, 아내를 위해서 자기 목숨도 내놓겠다는 남자를 새삼 다시 보았다.

그의 상처는 깊다. 엘프들이 치료해 주지 않으면 죽을 가능성이 컸다.

엘프 기사를 대동하고 나타난 내가 말 몇 마디로 자신의 처우를 결정해버릴 수 있다는 것도 대충 눈치 챘겠지.

그는 가진 것을 모두 내놓고, 어떻게든 아내만이라도 델꼬 나가 주길 바라는 것이다.

저 순수한 눈! 나는 같은 유부남으로서 알 수 있었다.

길다트의 아내 사랑은 진짜라고 말이다.

‘아아── 그런가.’

그래서였을까. 나는 이 약간 아니꼬웠던 남자의 본질이랄 것을 이해하고, 공감했다.

‘너도 또, 한 사람의 꼴마초였나.’

그것도 나처럼 일부다처제 하렘남이 아니라, 일처다부제의 남편이라니! 그야말로 나보다 더 지고지순한 사랑 아닌가. 한 평생을 엘리자베트만 보고 살아가겠다는 것이니까.

그렇다면 그는 꼴마초의 경지마저 넘은 궁극의 마초.

말하자면 순정 마초인 것이었다.

“……보수는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솔직히, 무상으로 일하기에는 작금의 상황이 여간 여의치 않은 게 아니니까요.”

나는 공무원 화법을 전개하며 챙길 건 챙겼다. 준다는데 뭐 거절할 것 있나?

그러면서 손짓으로 엘프 기사를 불렀다. 그는 내가 간단히 몇 마디 하자 왠일로 조금 못 미더운 듯한 표정을 띄웠지만, 내 어깨에 앉은 나비를 보고 알겠다는 듯 수긍했다.

나는 철창 건너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말했다.

“길다트 님. 그토록 사랑하는 아내 분이라면 자기 손으로 구해 주십시오.”

─덜컹! 엘프 기사가 감옥 열쇠와 해제 마법으로 길다트가 갇힌 감옥을 열었다.

길다트는 깜짝 놀란 얼굴이었다. 거 새끼가 온갖 후까시는 다 잡더니, 이제 좀 봐줄 만 하네.

21세기 출신으로서 말하는데, 유부남들끼리는 가오 잡는 거 아냐. 알간?

“당신께서 직접 구하러 가 드리는 편이, 공주님도 훨씬 더 기뻐하실 것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내가 철창 너머로 내민 손에는 아내들이 아공간에 채워준 상처 회복 포션이 있었다.

그야 솔직히 말하면, 귀족인 걸 감안해도 이 쉐끼가 약간 말투가 행동거지가 띠꺼웠다는 것이 내 솔직한 감상이다.

하지만 나라고 띠껍다는 이유로 사람을 죽이거나 죽게 둘 수는 없잖은가.

그래서야 나는 미래 영겁 교수들에게 떳떳하게 내 분노를 터트리지 못하게 될 것이며, 지구에 돌아간 뒤에서 어깨빵을 맞았다고 사람을 죽여버리는 인성파탄자가 돼 버릴 것이다.

‘만약 이 새끼가 태세전환을 하거나 해서 영 좆 같아지면, 걍 안 만나면 되는 일이고.’

그리고, 이건 존나 이 마초다운 대협심에 초를 치는 것만 같아서 따로 말은 않겠는데……

‘……에르제한테 열쇠를 갖고 가서 암구어를 말하는 과정 자체가 일종의 테스트일 가능성도 있잖아?’

매직 아이템은 틀림없이 진품이지만, 혹시 아는가?

길다트랑 에르제가 우릴 배신할 것 같은 새끼한테는 이런 암구어를, 그리고 피치 못하게 유언을 남길 때는 이런 암구어를 쓰자~ 하고 합의를 했을지도 있지.

내가 차기 여왕님한테 가갖고 ‘사슴! 자랑!’ 하고 암구어를 댔는데, 그게 ‘이걸 말하는 놈은 배신자다’라는 암호였다면?

엘리자베트가 그 순간 내가 자기 남편을 죽게 두고 자기를 속여서 금품을 갈취하려는 씹새끼란 걸 깨닫게 되는 구조일 가능성도 무시 못 한다. 일단 나였으면 그렇게 했을 듯.

그러면 엘리자베트는 속으로 흐르는 피눈물을 참고, 여길 나간 순간부터 나를 죽일 계획을 짜올릴 것이었다.

실리적으로나 꼴마초적으로나, 여기서 통수 각을 재는 건 미친 짓이었다.

‘그냥 열쇠만 받고 친절하게 굴다가 사이 좋게 나가는 게 제일 나을 듯.’

거기서 역으로 통수를 당하면?

흐으음……. 로마니아에서 명예 귀족 하지 뭐. 어르신한테 조르면 한 자리 받을 수 있을 각이자너?

끼이익…….

내가 그렇게 주판을 두들기는 사이에 문이 열렸다.

길다트는 겸손하게 내 포션을 두 손으로 받고서 결연하게 끄덕였다.

“……감사드립니다, 노르드 님. 이 은혜는 제 가문과 검에 걸고 잊지 않겠노라고 맹세 드리겠습니다.”

“존댓말도 하지 마십셔. 저 피라미드 밖에 나가서 괘씸죄 콤보로 감옥 갇힐 일 있습니까?”

“노르드 님께서도 말씀하실 때 겸양을 줄여 주십시오. 그러시면 저도 편하게 말하겠습니다.”

“넹? 아 뭐, 그러죠 머.”

그냥 적당히 맞선임 대하듯 대하면 되겠지. 기분 나빠하면 그때 가서 바꾸면 되고.

“크흠. 그러면…… 잘 부탁한다, 노르드.”

“넹. 저두용.”

그렇게 우리는 조금 어색하게나마 악수를 나눴다.

차기 여왕의 남편이랑 친구를 먹다니, 이거 업적으로 쳐 주냐?

***

그렇게 외교특사 특권(책임 없음)으로 길다트를 해방한 뒤, 나는 엘프 여왕을 만나러 갔다.

그 예르나 닮은 년 맞다. 갑자기 기운 빠지네.

아, 아니지 시발. 자꾸 사람을 얼굴로 판단하면 안 되는데.

‘그래도 귀 길이로는 판단해도 되지 않을까?’

오딘도 ‘아 그건 인정이지’ 하고 이해해주지 않을까?

PTSD에 깨달음마저 약간 흔들리는 듯 하면서도, 일단은 그 엘프 여왕 델피니아와 알현실에서 만났다. 존나 요즘 논문을 안 써서 논문 탈취에 대한 저항력이 올랐나 보다.

그래도 제 새로운 짱친 길다트가 공주님의 로-열 생체 딜도인데, 그냥 걔랑 얘기 나누시지. 시발.

《숲을 둘러싼 안개에 대해, 새롭게 밝혀진 사실이 있다면 들어두고 싶습니다.》

풀떼기밖에 없는 비건식 서양 식사를 쳐먹다가 묻는 나.

사실 새롭게 밝혀진 사실이고 뭐고, 안개에 대해서 아는 게 좆도 없어서 뭐라도 들어보려는 속셈이었다.

그리고 원래는 이것만 물어보고 바로 행동에 들어가려고 한 참이었는데, 델피니아가 나를 불러버려서 이렇게 끌려왔다.

아무리 【리오스알프】가 인간족의 왕족이랑 다른 개념이라지지만, 종족의 대표랑 알현하기까지 꼴랑 10분 걸리는 거 실화냐? 좆프의 시간 감각은 정말 병신이다…….

《안개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는 그대로랍니다. 알프헤임의 숲을 지켜주시는 구신의 결계에 기묘한 안개가 발생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4개월 전이었죠.》

델피니아는 입가를 냅킨으로 닦고 말했다. 나는 그 옆에서 미니 예르나가 튀어나오진 않을까 노심초사했는데, 다행히 그 교수의 씨앗은 아직 발아하지조차 않았던 모양이다.

《편지에도 적었듯, 저희는 이것을 숲의 마나가 발생시킨 이상 기후라고 보고 있답니다.》

《자연적인 현상이라는 뜻이십니까?》

《네. 그렇지만 이유가 어찌되었든, 외적을 쫓아내야 하는 공간 마법진이 동족에게마저 효과를 발휘하고 있으니, 한시 바쁜 해결이 필요해요. 그렇지 않으면 모든 엘프들이 알프헤임에서 나가지 못하게 될 테니까요.》

《……걱정이 여만 깊으신 게 아니시겠습니다.》

《말씀만이라도 고마워요. 사신님은 친절하시군요.》

풀떼기만 쳐먹으면서 예르나 보이스를 들으려니까 죽을 것 같군.

하지만 이런 극기훈련이 나의 정신을 강고하게 해 주겠지. 장차 내가 마스터 클래스에 오를 밑거름으로 삼자. 결코 정신승리가 아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고행 같은 것이다.

《그렇지만, 이 안개 자체가 누군가의 악의는 아닐까요?》

나는 어차피 NPC가 상대겠다 하는 생각으로 그냥 대놓고 질문했다.

엘프들이 알프헤임에서 나가지 못하게 된다? 그야말로 이 찬란한 왕국을 멸망시키고 싶어하는 어떤 씹새끼들이 원하는 바가 아닌가.

지금 굳이 알아야 할 만큼 중요한 정보는 아니지만, 일이 이렇게 된 거 과거의 장본인에게 들을 수 있다면 손해볼 건 없을 거라는 속내도 있었다.

그러자 델피니아는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오. 아무리 세월에 맞서 싸운 끝에 낡아버리고 말았다지만, 신의 결계입니다. 누군가의 손에 의한 거라면, 정말 신의 분노라도 되어야 할 거에요.》

《……그, 그럭군요.》

신의 분노라니, 괜스레 더 불길해지네. 제가 아는 씹새끼들 중에 신의 힘을 약탈해서 악용하는 놈들이 있는데요.

‘아 시발, 몰라.’

이게 몇백 년인지, 몇천 년 전인지도 모를 옛날 시대인데 이게 〈인신〉의 짓이어도 당사자가 살아 있겠어?

세헤테피브라도 밸런스 패치 정도는 했을 테고, 경계해야 할 건 데스 나이트와 그 하얀 갑옷의 기사라는 놈 뿐이다.

《……그러면, 저는 감옥에서 해방한 친구와 함께 조사에 나서겠습니다.》

《벌써 그래 주시겠어요? 며칠 정도는 쉬셔도 되는데……》

아니 시발 아까는 급하다매요.

존나 여왕님 한가해요? 다른 엘프들도 한가롭게 띵가띵가 배짱이처럼 사는 것 같긴 하더만.

‘여생이 많이 남아서 유독 더 그런 건가.’

하긴 방학을 30일 남기고 숙제부터 하는 잼민이는 없지.

하지만 그런 느긋한 인생관의 끝이, 1초도 아까운 듯 사는 인간들에게 멸망해 버리는 결말이라. 아이러니하군.

저 아메리카의 인디언들도 미국이 너무나 풍족했던 나머지 개척이나 기술 발전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던가.

풍족함과 여유로움이 죄는 아니겠지만, 침략자들한테는 딱 좋은 먹잇감으로 보이는 거겠지.

세계가 다를지언정 인류의 역사는 되풀이되는 것이었다.

“얘기는 다 끝났나?”

성문 쪽으로 나가자 장비를 갖춘 길다트가 말했다.

아직 상처는 완쾌되지 않았지만 짐덩이는 안 되겠지. 변신 마법은 자기가 걸 수 있는 게 아니라길래, 그냥 내가 가면을 하나 던져줬다.

심심해 하던 라리루라가 프랑의 조각을 흉내내다가 망친, 존나 못생긴 가면이다.

“넹. 가죠. 말했다시피 흑마법사를 찾아내서 죽이면서 엘리자베트 님을 찾겠습니다. 아, 태양의 십자의 단서도요.”

“이해했다. 주먹구구식이지만 별 수 없군.”

“더 좋은 작전 있으면 말하시든가요. 꼬우면…… 아시죠?”

“아니, 별 생각 없이 한 말이다. 나는 머리가 나빠서 몸이 고생한 끝에 경지에 오른 타입이거든. 이런 쪽이 편해.”

“그건 쵸큼 자랑이 아닌 듯.”

내가 꼽사리를 주자 길다트는 픽 웃고서 종이를 주었다.

“그래도 아는 것도 있지. 챙겨둬. 태양의 십자를 그린 그림이다.”

“엥? 뭐요? 이런 건 어디서 나셨대?”

이 양반은 위층에서 나비를 파밍 안 해 와서 시련 내용도 못 들었댔는데?

내가 눈을 끔뻑이자 길다트는 어깨를 으쓱했다.

“내가 그린 거다. 태양의 십자는 파라오의 왕홀 같은 물건이거든. 본 적이 있어.”

“아, 그럭군요. 그러면 그걸 알프헤임에 보내줬다는 세헤테피브라는 상당히 무리를 한 셈이네.”

생각보다 그럴싸한 그림 솜씨에 감탄하는 나. 프랑보다는 못하지만, 이 정도라면 딱 보고 구분하기는 충분했다. 생김새 정도만 알아도 훨씬 편하겠지.

그런데 길다트는 어쩐지 안타깝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건 아니다. 태양의 십자는 나르메르-나일의 역사 상, 파라오의 손을 벗어난 적이 없어. 왕권을 상징하는 신의 유물을 유출한다니 궤변밖에 안 되지.”

“뭐요?”

“신뢰할 수 있는 인물에게 맡겨서 엘프 왕국까지 보낸다? 그 전제 자체가 꿈 같은 소리라는 뜻이야. 네 말마따나.”

길다트는 검을 찬 허리띠를 졸라매고는 고개를 저었다.

“이 피라미드의 주인은 생전에 엘프 왕국에 태양의 십자를 보내지 않았다. 혹은 보내지 못했거나. 당연히 안개가 걷히는 일도 없었을 테지.”

나는 그의 말에 새삼스럽게 왕국의 정경을 눈에 담았다.

만약 그렇다면, 이 계층은 세헤테피브라의 후회를 토대로 만들어진 거였을까?

아름답다고 칭찬하던 알프헤임과 그곳에 사는 친구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다면, 그야 사후에도 후회하며 줄곧 앙금이 남을 만도 했다.

나는 방금 전에 다나가 보내준 답장을 다시 읽었다.

전문분야가 한정적이고 치트 빨로 학위를 딴 나랑 다르게, 암기력과 세계사에 빠삭한 다나 박사님은 내 질문에도 척척 대답해 주었던 것이다.

─세헤테피브라? 그건 황금시대 말기, 고대문명의 마지막 파라오일 걸?

─신빙성 있는 사료가 적어서 가설이긴 하지만, 거의 틀림없어. 최근 10년 간 카르미네 대학 랩실까지 가져올 만한 유물이 없었으니 너는 모를 만 하네.

─통치기간은 황금력 663년부터 665년. 딱 2년 반이야.

나는 조용히 노트를 닫았다.

7계층의 시련…… 아니, 꿈이 만들어진 이유를 대충 알 것도 같았다.

‘……세헤테피브라가 아직 파라오였을 무렵에, 엘프 왕국은 멸망했다.’

어쩌면, 생전의 그녀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지 못했던 탓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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