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불꽃이 폭풍처럼 회전하며 발퀴리에를 집어삼켰다.
혈수마공의 기술 중 하나였지만, 꼴랑 이것 갖고 치명상을 입힐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나는 견제타를 갈기며 대쉬했다. 내 최고속도의 보법인 석사탈주였다.
─푸확!
아니나 다를까 발퀴리에는 불꽃을 가볍게 썰고 정면에서 날 꿰뚫으려는 것처럼 급습했다. 그 새끼의 뒤에서 후광처럼 룬 마법의 만다라가 회전했다.
감히 게르만 신화의 야매 천사 주제에 만다라를 사용해?
난 형언할 수 없는 분노를 불태우며 뭉게뭉게 총을 갈겼다. 발퀴리에는 우아하기까지 한 움직임으로 내 코앞에 창을 내밀었다. 리치 차이를 살린 견제기이자 공격기였다.
발을 멈추지 않으면 스스로 창에 눈깔을 꼴아박고, 멈추면 그 틈에 【게르튀르】의 절기가 날아오는 죽음의 이지선다!
그렇기에 나는 멈추지 않았다.
“──지하상가 뒤편은 덴마크 여성우대석!!”
─쿠쾅!!
눈을 찌르려던 빛의 창이 오러에 갈려나갔다. 나는 몸을 사리지 않고 지른 주먹으로 발퀴리에의 명치를 강타했다. 좆도 무표정인 발퀴리에였지만 타격이 컸던 것처럼 몸이 붕 떴다.
수 싸움? 좆까. 남자라면 마초답게 한 대 맞고 한 대 치면 그만이다.
정확한 공격을 성공시킨 나는 입꼬리를 비틀며 웃었다.
몇 번 말한 적 있듯, 오러는 신체능력을 올려주지 않는다.
그러니까 오러권의 정수는 공격력의 상승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것 뿐이라면 몸 전체에 감는 건 낭비다. 내 물리계 최강 기술인 오러권이 정말로 무서운 것은 방어가 곧 공격이 된다는 점이다.
오러권을 발동한 나는 인간보다는 Z-용사답게 한 마리의 불곰이라고 하는 게 옳다.
곰을 상대로 관절기나 패링 같은 게 의미가 없듯, 오러권 상태에서의 우랴 공격은 상대에게 억지로 무식한 접전을 강요한다!
그리고 그 성능은 호르샤를 상대로도 이미 확인했다!
흡성대법(吸星大法)
스킬 캡쳐(Skill Capture)
코뤤투스한테서 훔쳐온 스킬로 불꽃의 밧줄을 발퀴리에의 발에 걸었다. 상대를 계속 인파이트의 거리에 넣으면서, 발퀴리에의 창술을 카피하려는 시도다.
기술의 이해도가 늘면 오딘의 눈에 의한 예측까지 가능한 내가 꿀릴 이유는 없다!
“찌요오오오오오오옥!!!”
─쿠과과과과과!! 내 주먹은 거침없이 몰아쳤다. 폭풍처럼 두들기는 권격에 발퀴리에는 밧줄을 끊는 것보다 방어를 선택했다. 놈은 무기를 창에서 방패로 바꾸고 방어에 몰두했다.
이 새끼, 무기 종류도 가리지 않는단 말인가?
순간 판단을 그르쳤나 해서 섬칫했지만 그저 착각이었다. 방패술은 창술에 비할 게 못 된다. 동체시력으로 막고 있을 뿐에 지나지 않았다!
─쩌억!
나에게만 집중하고 있던 발퀴리에의 허벅지에 채찍이 폭발하듯 꽂혔다. 마법의 날개에서 양력을 발생시킨 것일까. 그런 데미지를 입고도 자세가 무너지는 일도 없다.
그래도 움직임은 내가 봉쇄했다. 데스 나이트가 이 새끼를 상처입혔다는 얘긴, 반대로 말하면 언데드처럼 몸을 사리지 않고 무술에 집착하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뜻!
무예의 무 자도 모르는 무지렁이 흑마법사 새끼들이 스타크래프트 뉴비처럼 어택땅을 찍고 방치했기에, 발퀴리에는 저 날개에 큰 부상을 입었다!
‘그러니까 나도 똑같이 하면 문제 해결이다, 씹새야!’
네페르티티의 채찍이 발퀴리에의 다리를 부러트리고, 바로 치솟아서 팔을 휘감았다. 한쪽 팔이 묶여서 상체가 고정되자 진심 펀치를 갈길 각이 나왔다. 나는 머뭇하지 않았다.
─콰앙!!!!
오러가 폭발하는 강타! 내 주먹이 빛의 방패를 부쉈다.
고인물 업계 미스릴 클래스의 뉴비로서 감히 말하건대, 내 레벨대의 전투에서 어지간한 방어는 자충수일 뿐이다. 공격을 막는 건 상대에게 데미지를 못 준 채로 자기 마나만 깎아먹는 우행이니까.
방어의 효율이 공세에 나서는 것보다 우월하려면 방어력만 갈고 닦은 무술이 필요한데, 이 발퀴리에한텐 그게 없다!
【적성 개체의 위험도를 정정합니다.】
발퀴리에는 룬 어를 지껄이며 자기를 당기는 채찍에 되려 자기 몸을 맡겼다. 마치 실에 감기는 요요처럼 회전해, 자기 날개짓과 네페르티티의 힘으로 나한테서 벗어난 것이다.
‘비행 자체는 곤란해도 잠깐의 부스트 대쉬는 가능한가!’
─피잉!! 회피와 동시에 흡성대법의 밧줄을 자르려고 창을 휘두르는 발퀴리에.
넋을 놓고 봐 버릴 만큼 정확한 창술! 예측은 했는데, 미처 리치가 딸려서 막을 수는 없었다.
“흡!”
그때 길다트가 오러를 대검처럼 두른 칼을 내려쳤다. 존나 보이지 않는 바위가 내려찍히는 듯한 환시가 오딘의 눈알에 비췄다. 발퀴리에는 파리채에 쳐맞은 것처럼 추락했다.
혈수마공(血手魔功)
디아블 잠브(Diable Jambe)
그리고 그 틈에 접근한 나는 안면에 오러 파이어를 부여한 니킥을 꽂아넣었다.
─와그작!
무릎으로 플라스틱을 부수는 것만 같은 감촉!
인간이었으면 최소 두개골 함몰. 즉사를 거론할 만한 치명상이었겠지만 마법 생물이자 정령의 일종인 발퀴리에한테는 급소의 개념이 거의 없었다.
─홱!
대굴빡을 인형처럼 홱 쳐드는 발퀴리에! 유리 세공처럼 쩍 하고 금이 간 안면에서 조각난 눈깔이 희번뜩 빛났다.
발퀴리에는 창으로 순식간에 내 눈깔을 찌르러 들었다.
나는 이번에도 좆까라는 마음으로 반격하려다가, 갑작스레 등골이 오싹해져 의수를 끼워넣었다. 엄청난 불똥이 튀면서 의수에 길쭉하게 흠집이 났다.
악! 의수 씹창났다! 얼굴로 받았으면 와꾸 빻을 뻔 했네!!
‘──이 새끼!’
신체구조가 다르니까 오러는 못 쓰는 모양인데, 그 잠깐의 전투에서 내 오러권의 특징을 파악하다니?
마나 창의 출력을 높혀서 급소를 노린다는 결론이 이렇게 빨리 나온다고? 니미럴 새끼, 진짜 뭔 살인 머신이냐?
‘존나 무슨 터미네이터랑 싸우는 것 같애!’
생긴 건 천사면서 하는 짓은 진짜 저승사자 그 자체였다. 씨발 이세계 천사 존나 무섭다.
나는 죽음이 목덜미를 스쳐지나갔다는 사실에 생물의 본능으로 멈춰섰다. 아마 1초도 안 되는 찰나였을 텐데, 그 찰나 동안 발퀴리에는 날개를 사용한 3차원 살법으로 후퇴했다.
다리와 날개가 부러져서였을까. 삐걱거리며 착지하는 발퀴리에.
【──────.】
그리고 그때 투구를 쓴 대가리가 돌아갔다. 내가 불꽃을 막 흩뿌려대며 주위의 온도를 상쇄하고 있었기에 눈치를 채지 못 하고 있던, 티르시의 얼음 마법을 깨달은 것이었다.
“──냉혹함은 결핍의 잔흔. 태초의 불이 스스로를 태우며 빛의 열매를 맺은 날, 공허는 하늘의 공터에 잿가루와 함께 회몰아쳤음이라.”
주문을 외우는 그녀의 완드에 아주 작은, 눈꽃 한 송이가 피어 있다.
하지만 거기에 깃든 마나는 크기에 반비례했다. 내 눈에는 발퀴리에의 술식이 달칵 하고 변속하는 것이 보였다. 공격의 우선 순위 설정에서 티르시를 최고 랭크로 올린 것이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마나가 창에 모였다. 그 속도는 인간인 우리와는 비교도 안 됐다. 존재 자체가 곧 마법인 생물답게 소름 돋는 마나 운용속도였다.
혈수마공(血手魔功)
카이저 피닉스(Kaiser Phoenix)
공격을 저지하고자 달려들며 불사조를 발사했다. 발퀴리에 년은 기다렸다는 듯 대처했다. 【게르튀르】의 풍차 돌리기 초식으로 내 오러 파이어를 청소기처럼 흡수한 것이다!
─화르르르륵!!
에너지형 공격인 카이저 피닉스는 창에 빨려들어가, 그냥 적의 공격을 강화하는 양분으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 심장이 철렁할 정도의 고등 응용기였다.
【──배제합니다.】
날개까지 사용한 투척! 투포환처럼 티르시를 노리는 창이 질서정연하게 【게르튀르】의 운용을 따르려는 순간, 네페르티티가 채찍 끝을 손가락으로 잡으며 휘둘렀다.
─파칭!
채찍에서부터 목표물까지 낭비 없는 직선거리.
바람마저도 자기가 찢겨나간 걸 눈치 못 챈 듯 공기 빠진 소리를 냈다. 투척 직전에 손목이 꺾인 발퀴리에의 창은 엉뚱하게 날아갔다. 네페르티티의 대활약이었다.
‘……아니 씹?!’
그런데 발퀴리에는 승부수가 실패했는데도 알 게 뭐냐는 듯 냅다 자기 발을 뒤로 물렸다. 거기에 묶인 밧줄 때문에 나는 상체가 그년한테로 끌려갔다.
─콰아아아!!
하얀 손에서 빛의 마나답지 않은 파괴력의 창술이 광선과 같이 뻗어나왔다.
나를 해치우고 방패로 써먹으려는 건가? 난 경악을 가슴에 밀어넣고 눈을 반개했다.
불꽃으로 창을 만들어냈다. 티르시의 마법이 완성되기까지 꼴랑 몇 초.
【게르튀르】의 마나를 전신의 마나-카테터에 흘려보내며, 나는 레이저 창술에 대고 초식을 사용했다.
─콰가가가가가각!!!
풍차처럼 회전하는 창이 발퀴리에의 창을 믹서기처럼 갈아버리고, 그 에너지를 흡수했다. 흡성대법으로 계속 빨아들인 기술을 내 몸으로 체득하고 역이용한 것이었다.
그 순간, 발퀴리에의 유리알 같은 눈깔에 처음으로 모색이 다른 광채가 떠오른 것 같았다.
【──에인헤리의 기술을 감지. 적성존재 ᚠ(Fehu)는 소속을 증명 바랍니─】
“등본 안 떼 왔어, 박살천사 년아!!!!”
─콰직!!
적의 공격을 흡수한 불꽃 창을 아까 부쉈던 눈깔에 제대로 꽂아줬다.
대화의 여지? 지랄 났네. 그딴 거 좆도 없다.
미친년이 박 터지게 싸우다가 갑자기 지 좆대로 얘기하자 그러면 뭐 어쩌자는 말인가? 그러면 우리가 넹 하고 따라야 하는가? 존나 저지능 A.I.임을 암시?
증명인가 뭔가를 제대로 해낼 방법도 없다. 빈틈을 넘어가 줄 이유는 없는 것이다.
【치명적인 오류 발생. 치, 치명적, 인, 오류 발, 생……】
눈알 구멍에 꼬치가 깊숙하게 박힌 발퀴리에는 드디어 비틀거렸다.
지금이다! 나는 박제용 바늘처럼 창을 잔뜩 뽑아냈다.
“철괴 64장!!!”
푹푹푹푹푹──!!! 창을 마구잡이로 던져서 발퀴리에 년의 다리와 날개에 꽂았다. 자비심을 발휘하여 적이 철괴에 걸린 듯 몸이 굳게 만들어준 나는 냅다 5연속 백 덤블링을 했다.
“으하하하! 봐라! 천사가 마치 박제된 나비 같구나!”
“흐아아압──!!!”
내가 피하자 길다트는 아까 했던 투명 메테오를 한 방 더 갈겼다. 손오공을 봉인한 바위처럼 발퀴리에는 무릎을 꿇고 네 발로 바닥을 웅크렸다.
나는 주먹을 움켜쥐며 룬 어로 외쳤다.
【내가 인마!! 느그 대빵이랑 인마! 같이 밥 묵고! 면담도 같이 하고! 마! 개이 새꺄 마 다했어!! 알간!!】
“노르드!! 방해되니까 빨리 비켜요!!”
─메다닥!! 나는 아가리를 쌉치면서 얼른 비켰다. 손목이랑 연결된 밧줄을 끊자 티르시가 땀방울을 흘리면서 완드를 가리켰다.
“〈한빙극점(Extreme point of Freezing)〉.”
눈꽃 송이는 무척 나긋나긋한 모션으로 날아들어가, 발퀴리에의 투구에 닿았다.
그리고 0.1초 뒤.
─쩌억.
카메라에 사진을 담은 것처럼, 발퀴리에의 주위가 완전한 흰 색으로 얼어붙었다. 공중을 날던 먼지부터, 길다트가 내려찍은 땅의 마나까지 실루엣이 보이도록 얼어붙은 것이었다.
마법을 막던 룬의 만다라까지 마치 CG처럼 얼어 있다.
“……허미 씹.”
마치 시간과 공간이 멈춘 듯한 모습에 나는 허겁지겁 튀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치에 뻗은 냉기에 발가락이 쫙 오므라드는 게, 안에 있었으면 냉동 드루이드 1인분 뚝딱이었겠다.
티르시는 완드를 내리며 한숨을 쉬고, 손가락을 튕겼다.
─딱!
발퀴리에는 바닥에 던진 살얼음처럼 파-킨 하고 박살났다. 마법생물이고 지랄이고, 저렇게 뒤져버렸으니 이미 살아나는 건 꿈도 못 꿀 것이었다.
─휘릭! 채찍이 뻗어서 공중에 떠 있던 태양의 십자를 낚아챘다.
네페르티티는 퀘스트 아이템을 회수하고서, 그게 맨손으로 만져도 된다는 걸 알자 나에게 건넸다.
“여기.”
“아, 감사합니다.”
오러권과 기타 일체의 마법을 해제하고 아이템을 받았다.
‘태양의 십자’는 붉은 기를 띈 황금의 앙크였다. 존나 카리스마 있게 생긴 걸 보니까 왕이 이런 걸 들고 있으면 분명히 깐지가 날 것 같기는 했다. 이모텝- 이모텝- 인 것이다.
“후우…… 어쨌든 끝났군.”
“잘 했어.”
“아니, 너야말로 수고 많았──”
길다트는 네페르티티가 혼잣말에 대답해준 줄 알고 뭐라고 말하다가, 그녀가 티르시를 보고 있다는 걸 알고 뻘쭘한 듯 눈을 피했다. 아이고 길붕아…….
“아조씨 포션 머글래요?”
“……으, 음. 고맙다. 그런데 몇 번 흘러들었다만, 날 아저씨라 부를 거면 일단 서로 나이부터 까는 게 예의 아닌가?”
“어휴. 제가 어떡게 공듀님 남편 분께 그런.”
나는 손사레를 치며 똥 씹은 길다트를 외면했다. 뭐 색갸. 솔직히 나이까지 까면 재능 차이에 자괴감을 느낄 것 같아서 배려해 준 거라고. 이 배려심에 담긴 철학을 아시겠어요?
‘그나저나 생각했던 것보다 존나 빡셌네.’
몸의 긴장이 풀리자 뒤늦게 땀방울이 턱에 고였다.
피하라고 만든 몹을 때려잡았으니 빡센 것도 당연한가.
“티르시, 잘 하셨어요.”
길다트한테서 닷지한 나는 티르시에게 손수건을 건넸다.
이 아이템은 마초에게는 자존심에 데미지를 주지만, 아내가 넷인 나한테는 필요악인 아이템이었다. 석판에 넣고 댕기면 아무도 눈치 못 채기도 하고.
티르시는 쓴웃음을 지으며 손수건으로 땀을 닦았다.
“아, 고마워요……. 소문으로만 들었던 고위 마법을 가지고 있는 마법으로 흉내내 봤는데, 정말 장난 아니네요.”
“흐흐. 이젠 누가 우리 마법사님 논문을 훔쳐가도 안 도와드려도 되겠슴다?”
티르시는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픽 웃었다.
“싫~ 어요. 다음에도 도와주세요.”
뎃? 내가 눈을 동그랗게 뜨자 티르시는 손수건의 마른 부분으로 내 땀을 닦아줬다.
“우후후. 농담이에요. 손수건은 선물로 받아갈게요?”
“흐으으음. 우리 마법사님, 좀 뻔뻔해지셨습니다?”
“감정적인 여자가 귀여우시다길래, 솔직해져 본 거죠.”
할 말이 없군 그래. 픽 웃는 내 손에 에메랄드 비석이 떠올랐다.
비석의 문자열이 새겨지며 빨간 액체가 담긴 병이 떨어져 내려왔다.
《◆ 여신 세크메트의 신혈.》
《학살의 여신이 세상을 피로 적시던 무렵, 야트라우 강을 물들였던 피의 한 방울.
태양신은 창세의 권능으로 사막의 인간을 빚었다. 따라서 그들의 피에는 태양의 신력이 깃들었으매, 세크메트는 죄를 범한 피조물을 벌하다 그 마력에 취해버리고 말았다.
이 혈액은 가장 고매했던 혈통의 인간의 존엄이자 먼 훗날 죄를 뉘우친 여신의 눈물이 섞인 신대의 흔적이니, 성물이라 불려 마땅하리라.》
《감당할 수 있는 자가 복용 시, 그만한 효력을 기대할 수 있다.》
존나 설명부터가 웅장한 아이템이군. 나는 고고학 지식을 굴려서 문구를 해석했다.
‘저주받은 원시 고대 공청석유 같은 거군.’
보고만 있어도 섬뜩해지는 게, 어딜 어떻게 생각해도 애물단지일 듯 하다.
하지만 남 주기는 또 아까우니 대충 피닉스의 계륵 정도는 되겠군. 나는 일단 조심스럽게 감싸서 석판에 넣었다.
이제 돌아가자.
예르나 와꾸의 여왕이 사는 세상과 작별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