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직!
니플헤임에 텍스쳐를 씌우듯 만든 하늘의 왜곡이 소실했다.
나는 영감(靈感)으로 느꼈던 대로의 결과에 입꼬리를 비틀었다.
‘역시 피라미드의 파괴까지는 현실이었나.’
아니지. 저건 아마 세헤테피브라가 창세의 권능으로 만든 공간이다. 권능에 의한 환상을 환상으로 씻어냈을 뿐이겠지.
내가 몇 번이나 꾸었던 셰이드의 꿈이랑 오십보 백보다.
꿈에서 다나에게 건넨 반지가 실제의 물건은 아니잖은가? 실현할 능력이 없다면 아무리 실감이 넘치는 꿈이라도 백일몽으로 끝나는 한 순간의 꿈이다, 이 말씀.
〈세상을 창조하고, 생명을 빚어낸다. 신들이라면 분명 가능하겠지. 하지만 너는 신이 아니잖아? 하물며 진짜 신들도 이 세상을 완전히 자기 마음대로 주무르지는 못했을 텐데.〉
나는 몇 번인가 신이나 그에 준하는 존재의 발자취를 봤다.
그렇기에 알고 있다. 신들에게도 능력적인 한계는 있었다.
창세의 권능이 만능의 힘이라면 신들이 각자 특기 분야를 나눠서 관장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라그나로크로 좆망하지도 않았겠지.
적용범위는 굉장해도, 한계치는 낮다.
그게 창세의 권능의 단점이다.
그도 아니면 여타 도구들처럼 똑같은 재료로도 잘 다루는 신들이 있고, 잘 다루지 못하는 신들이 있었던 거겠지. 같은 팔다리가 있다고 내가 고블린이랑 동급은 아니자너?
‘그러니까 오딘은 룬이라는 마법 체계를 만들었겠지.’
나는 룬의 부적을 쥐면서 공중의 에퀴녹스를 노려보았다.
솔직히 자기가 갈고 닦은 힘이 창세의 권능보다 못했으면 그냥 가지고 태어난 권능을 쓰지, 뭣하러 신들이 능력을 키우거나 했겠는가. 존나 컨셉충도 아니고.
뇌신 토르의 번개가 창세의 권능으로 만든 환상의 번개를 웃돌았기에 그는 뇌신이었을 것이며, 오딘의 마법은 창세의 권능으로 일으킨 마법보다 더 강력했기에 그녀는 마법의 신이었을 것이다.
원래 지구에서도 어설프게 전과목을 60점씩 맞는 놈보단 국영수만 골라서 90점씩 맞는 놈들이 더 좋은 대학을 가고 그러는 거라고.
존나 선택과 집중이 이렇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시발, 이름부터가 창세의 권능이라매? 사람은 뭘 만드는 것보다 부수는 게 더 쉽다고. 니가 좆 빠지게 뭔가를 만들어도 우리야 그냥 때려부수면 그만이지.〉
법이라는 건 만드는 것보다 어기는 게 쉽다.
일장춘몽. 호접지몽. 그야말로 이 상황을 위한 말이군.
〈피라미드를 삭제해버리는 모습은 썩 인상 깊었다만, 심리전은 그쯤 하시지. 우리를 쫄게 만들어서 반항심을 꺾을 생각이었다면 이미 실패한 것 같은데.〉
감히 심리전의 달인 뻥카 강 선생에게 구라를 까다니. 존나 우습지도 않다.
에퀴녹스가 정말로 우리랑 급이 다른 힘을 손에 넣었다면, 왜 저딴 심리전을 걸었겠는가?
프로게이머가 잼민이랑 붙으면서 패드립을 날려대는 편이 그나마 이해가 가지 않을까. 이길 게 뻔한 싸움이면 귀찮게 입을 털 필요도 없으니까.
‘즉, 창세의 권능은 전투에 활용할 수 없는 거야.’
아니, 활용은 가능해도 존나게 비효율적인 거겠지.
찰흙으로 칼을 만들어서 휘두르는 수준으로 말이다.
효과가 없지는 않겠지만, 그럴 시간에 주먹으로 줘패는 게 더 아프고 빠르고 확실하지 않을까?
〈다들 쫄지 말고 일어나십쇼. 신의 권능을 손에 넣어봤자 싸움의 양상은 그대로입니다. 저 년이 권능으로 가능한 일은 늘었겠지만 힘 자체가 강해진 건 아닙니다.〉
나는 무표정한 반반 후라이드 리치년에게 창을 겨누며 파티원들을 독려했다.
승산이 아까 전보다 줄었을 수는 있어도, 0%나 다름없는 상황은 아니다.
평소와 같다. 달인의 싸움이란 마나의 효율적인 운용력의 싸움이 아니던가.
“……하, 젠장. 체면 다 구겼네.”
엘리자베트는 길다트의 품에서 떨던 게 쪽팔렸는지, 손을 털며 중얼거렸다. 길다트도 얼굴을 비벼대며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다.
“겁 먹을 만 했다. 나도 유언장을 남기고 올 걸 그랬다는 생각을 했거든.”
“……동감.”
네페르티티는 현실감을 되찾으려고 하는 건지 자기 상처를 누르며 말했다. 티르시는 괜히 나를 뚱하게 쳐다보다가 자기 완드를 들었다.
그새 10년 정도 나이를 먹은 듯한 오프툼도 고개를 저었다.
〈하하……. 아내의 원수를 상대로 겁을 먹고서 아무 것도 못 하다니, 이거 혀를 깨물고 뒤져버리고 싶군 그래.〉
〈자살은 다 끝나고 가서 하십쇼. 장례식은 참가해 드리겠습니다. 친구 분이 없으셔도 뒤에서 정신 나간 탐험가 분들만 불러도 시끌벅적 하겠네요.〉
〈예끼. 뒤져도 저 망할 년은 죽이고 죽어야지. 거기 세상 다 산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는 탐험가들! 죽기 싫으면 일어나서 뭐라도 해!〉
〈히익!〉
오프툼이 고함을 치자, 내가 아는 얼굴도 섞여 있는 피라미드의 탐험가들은 뭐가 뭔지도 몰라 하며 일어났다. 나는 그 사람들에게 세헤테피브라를 던져줬다.
〈이 잼민이나 지켜주십쇼. 걔가 죽으면 저희도 살아서 못 돌아가는 거 알죠?〉
〈아, 알겠슴다!〉
창세의 권능을 빼앗겼어도 우릴 되살려줄 능력까지 잃어버리진 않았겠지. 세헤테피브라는 어느샌가 기절한 듯 탐험가들에게 업혀 후방까지 물러났다.
그렇게 우리 임시 파티는 투지를 불태우며 플라잉 샌즈 년을 노려보았다.
〈정말…… 이제야 긴 기다림이 끝나려는 차인데. 귀찮게 할 일만 늘려주시는군요.〉
에퀴녹스가 짜증을 내듯 중얼거렸다. 새끼가 잡몹이랑 싸우다가 귀찮아져서 대충 아무 키나 눌러대는 게이머 같은 표정이나 하고 앉았네. 존나 사골국 마렵다.
─화아악!!
니플헤임에 어둠이 피어났다. 피라미드 째로 없어진 줄로 알았던 언데드의 군세가 공간을 넘어서 되돌아온 것이다.
그 좆 같은 좀비 드래곤년도 있네. 게임 밸런스 좆창났다 진짜.
에퀴녹스가 지팡이를 하늘에 가리키며 말했다.
〈좋습니다. 여러분을 죽이고, 그 시체를 언데드로 만들어 현세로 진격하죠.〉
─쩌억!
내가 부쉈던 하늘의 왜곡이 다시 일어나며 그 소용돌이의 중심에 현실세계가 나타났다. 마치 망원경으로 보는 광경과 같은 모습이었다. 나는 이죽거리며 말했다.
〈세계 정복엔 관심 없다매? 그것도 구라였냐?〉
〈그 말에 거짓은 없습니다만, 아직도 권능이 부족합니다. 이승에 남아 있는 신들에게서도 보다 많은 권능을 빼앗으러 갈 뿐이죠. 당신이 그 선봉장이 되어 준다면 기쁘겠군요.〉
〈프로포즈 멘트 존나 구리네. 80살 먹은 아다도 안 넘어가겠다.〉
중지를 세워주면서 하늘의 왜곡을 보았다.
그 모습은 이번엔 현실에서도 보이는 듯, 독수리보다 예리한 달인의 시력에는 하늘의 왜곡을 보며 당황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나는 상황도 잊고 조금 안심했다.
현실쪽 피라미드는 멀쩡하지만, 니플헤임 쪽이 박살나버린 이상 우리 아내들이 여기까지 올 수는 없겠지. 그런 이동이 가능하려면 에퀴녹스처럼 창세의 권능을 써야 할 것이다.
내가 내뱉은 욕에 에퀴녹스는 농담하듯 답했다.
〈첫 프로포즈였는데, 매정하시군요. 처녀 시절에 죽어서 절 사랑해준 사람은 아버지밖에 없었거든요.〉
〈누가 물어봄? 빡대가리 년이 혼자 떠드네.〉
〈첫사랑이니만큼 부족한 점은 눈 감아 주시길. 아아…… 그렇지만……〉
자신의 우위를 알고 있는 것처럼 웃는 에퀴녹스는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내 몸을 훑었다.
〈당신의 몸에 깃든 그 강렬한 어둠과 음의 마나…… 정말 근사해 보여요.〉
여자가 남자를 본다기보단, 과학자가 플라스크 안의 곰팡이라도 보며 희열을 느끼는 듯한 눈빛! 역겹다 못해서 오한이 들 정도의 눈깔에 나는 그만 온갖 욕을 쏟아내려고 했다.
하지만 목까지 차오른 욕은 도로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날 쳐다보던 에퀴녹스가 안색을 바꿔서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던 탓이었다.
〈이 마나…… 설마!〉
지상에 있는 우리에겐 전혀 보이지 않았던, 긴장과 경계의 기색이었다.
나는 훼이크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면서도 그 뼈다구의 시선을 쫓았다.
〈──찾았어요, 용아병단.〉
그리고 발견했다.
이승과 명계를 연결한 왜곡의 중심에서부터 걸어 내려오는 어느 금발의 여인을 말이다.
〈시골 촌년 출신의 흑마법사가 쥐새끼처럼 숨어다니다가 저를 이런 더러운 나라에 오게까지 만들어놓고서…… 이번엔 제가 눈독을 들인 남자에게 추파까지 던지는 꼴이란.〉
그녀는 긴 금발에 푸른 눈을 한 신관이었다.
풍만한 가슴을 우아하게 흔들며 공중을 걷는 그녀는 눈을 굽히며 우리를 내려다보았다. 나를 보자마자 달뜬 웃음을 지어보이던 여신관은 네페르티티와 눈이 마주치자 작게 한숨을 쉬었다.
〈하아…… 하필 돌고 돌아서 온 게 여기인가요? 조금 더 인내심을 가졌으면 원수를 갚고 삶의 목표를 이룰 수 있었을 텐데요, 네페르티티.〉
〈……시다나브.〉
〈아, 그 가명으론 부르지 말아주실래요? 척살대상도 찾아냈으니 나르메르-나일에서 보낸 시간은 이만 잊고 싶어서.〉
어딘지 모르게 프랑을 닮은 여신관은 그렇게 말하며 몸에 걸쳤던 장신구를 휙휙 벗어던졌다.
걸을 때마다 짤랑거리며 눈에 띄었던 황금 팔찌, 반지들이 쓰레기처럼 땅에 떨어졌다. 그렇게 해서 남은 것은 오직 그 목에 걸린 순금 목걸이 뿐.
시다나브는 오직 그 목걸이만은 신줏단지 모시듯이 소중히 어루만졌다.
그 순간, 그녀의 모습이 뒤바뀌었다.
키가 작고 순박해 보이던 원래 얼굴은 온데간데 없다.
신장은 길고 팔이나 다리도 늘씬한, 고귀한 생김새였다.
이전과 변함없는 것은 그 미모와 금발, 풍만한 가슴 뿐이다. 단지, 그렇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웠던 얼굴은 이제는 눈을 뗄 수조차 없을 정도로 고혹적이었다.
기다란 금발은 치렁거리며 그녀의 발끝에까지 내려왔으며, 니플헤임의 태양조차 무색하게 반짝거렸다.
나는 그 돌아버릴 듯한 일변에 혀를 찼다.
〈……배신자일지도 모른다곤 생각했지만, 등장 타이밍 한 번 끝내주는군.〉
내가 알리씨크에서 벌인 흑마법사 소탕작전의 개요를 알린 상대는 몇 명 없다.
그것도 완전히 작전의 전반적인 사항이 되면 네페르티티랑 오프툼 뿐.
저 2명은 100% 아니라는 확신을 가진 나였기에, 이야기를엿들어서라도 그 내용을 알아낼 수 있는 후보는 더 줄어든다.
시다나브는 용의자 중 하나였고 말이다.
그렇기에 아내들에게는 되도록 거리를 두고서 경계하다가, 위험할 듯 싶으면 〈공간 이동〉으로 도망치라고 전해놨다. 처음부터 도망치면 오히려 쫓아올 가능성이 컸으니까.
‘티르시가 말하기로는 이야기를 나눌 때도 일부러 저 년을 피해서 나눴다고는 들었는데……’
설마 단순한 배신자가 아니었다니.
거기까지는 아무리 그래도 내가 예측할 수 없는 점이었다.
내가 오딘의 눈으로 살폈을 때도, 나랑 대화할 때도, 시다나브는 마법으로 정체를 감추고 있기는 커녕 적의를 드러낸 적조차 없었으니까.
〈변신 마법 기능이 딸린 목걸이였나. 어쩐지 소탈한 성격에 안 맞게 장신구가 요란하다 싶더라니.〉
〈네. 【브리싱가멘Brísingamen】이라고 해요. 하지만 제 얼굴보다 목걸이에 더 관심을 보이시다니, 너무하셔라.〉
〈그게 꼬우면 이름부터 밝히시지.〉
〈레티티아(lætítĭa)에요. 보다시피 로마니아 인이랍니다~.〉
시다나브── 아니, 그런 가명을 쓰던 여자는 샐쭉 웃었다.
그 목소리는 시골에서 신성력을 인정받아 징집된 여신관과 조금도 닮지 않았다.
라리루라도 가지고 있는 변신 마법이 걸린 매직 아이템이었지만, 그건 바이콘 신족이자 베로니카의 스승인 아델라이데가 만들어준 물건이다.
이세계에서 변신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매직 아이템이란 존나 만들기 어렵다.
실제로 길다트와 엘리자베트도 피라미드에 와서 마법이 풀리고 나서는 새로 걸지 못하고 있다. 저들이 변신 마법을 건 아이템은 휴대할 수 있는 크기는 아닌 거겠지.
게다가 내가 오딘의 눈으로 아무리 살펴도 알아차릴 수가 없을 만큼 보통의 유물 따위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물건.
의심할 나위 없이, 신물(神物)이다.
그때 에퀴녹스가 나지막하게 물었다.
〈……나를 감시하고 있었나요? 사신(死神)의 여왕.〉
〈감시? 오만한 것도 그쯤 되면 슬슬 불쾌하네.〉
공중을 내려오며 내게 친근하게 말을 걸던 레티티아는 불쾌한 듯 오만상을 썼다.
〈제 1급 척살대상 《용아병단》. 바퀴벌레처럼 숨어있는 너 하나 때문에 내가 저딴 텁텁한 바람을 맞으며 몇 년이나 성직자 노릇을 했는데, 뭐? 감시? 농담은 관둬 줄래?〉
〈그래서 굳이 임모르탈리스의 정보를 최우선으로 획득할 수 있는 성직자로 위장하셨다는 겁니까? 썩 성실하시군요.〉
〈네 위치만 알았다면 감시할 것도 없이 즉시 척살했겠지. 하여튼 지금에라도 알아냈으니 됐어. 사막의 수컷들은 건방진 주제에 밤일은 별로더라고. 모래처럼 빨리 식던걸.〉
레티티아는 말라붙은 오물이라도 보듯이 언데드의 여왕인 리치를 보다가, 내 쪽에 얼굴을 돌리며 환하게 웃었다. 저럴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밝은 미소였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저 여자를 죽이고, 그 다음엔 노르드 당신도……〉
레티티아는 썩어문드러진 꿀처럼 달콤하게 속삭였다.
〈──지체없이 죽여서, 제 병사로 삼아 드릴게요♡〉
구신의 마나가 하늘을 뒤덮었다.
창세의 권능. 나는 본능적으로 오딘의 눈을 켰다.
무언가를 만드는 건 아니었다. 그저, 저 미친 여자는 자기 영혼 속 내면세계과 현실을 연결하고 있는 것이었다.
〈유사신화형: 프레이야(Eptirleiða: ᚠᚱᛖᛃᚨ)──〉
언젠가 토르의 〈인신〉이 보였던, 신좌의 힘을 끌어내는 마법.
그때의 엔리르보다 아득히 빠르고, 주문조차 없는 격변이 세상에 쏟아졌다.
〈──【발퀴리아의 들판(ᚠᚩᛚᚳᚹᚨᛝᚱ)】.〉
명계의 하늘에 천상의 궁전이 솟아났다.
그건 그야말로 신이 거주할 듯한 궁전이었다. 구름에 감긴 하얀 성은 지상의 어떤 나라의 양식과도 달랐다.
신성한 위엄마저 뿜어지는 궁전의 구름 들판에서, 날개가 달린 기사들이 레티티아를 호위하듯 감쌌다. 그런 기사들을 따라서 진군하는 영혼의 병사들도 수백은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니플헤임에 떨어졌던 직후, 지옥 같은 기후를 겪으며 떠올렸던 시답잖은 생각을 반추(反芻)했다.
천사란 죽은 자의 혼을 저세상으로 데려가는 존재.
그러니 결국, 저승사자의 변주(變奏)는 아닌가 하고 말이다.
만약 그 폭론을 맞다고 친다면── 전사의 혼을 거둬가는 발퀴리에란, 분명 천사이며 사신(死神)일 것이었다.
〈에헤. 이만한 군세를 꺼내는 건 알프헤임을 멸망시킨 날 이래네요.〉
갑옷과 매의 날개옷을 입고 랜스를 든, 발퀴리에의 수장.
프레이야의 신좌를 차지한 〈인신〉.
사신(死神)의 여왕은 투구를 내려쓰며 속삭였다.
〈유상무상의 비천한 영혼들── 전원 척살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