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아프지 않도록,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그렇게 명심하며 삽입한 끝에 내 자지는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할 부분까지 관통했다. 좆기둥을 타고 흐르는 처녀혈이 희미한 혈향을 풍겼다.
“배, 뱃속까지 꽉 찼어요…….”
믿겨지지 않는다는 듯 눈을 굴리려는 티르시를 가벼운 키스로 멈췄다. 자신의 첫 삽입에 관심이 솟구치는 건 당연하지만, 보고 나서 또 긴장한다면 의미가 없다.
“후우, 후우……! 이, 이상해…….”
티르시는 삽입의 감각이 낯선 듯, 몸을 비틀며 숨이 가빠졌다.
나는 움직이지 않고 그녀에게 올라탄 채로 가만히 있었다. 티르시는 조금씩 익숙해진 듯 감았던 눈을 떴다. 속눈썹이 길어서 눈꺼풀이 잘게 떨리는 게 눈에 훤했다.
“으읏… 미안해요….”
아픔을 가라앉힌 그녀는 더듬거리며 내 등짝을 쓰다듬었다.
누가 누굴 걱정하는 건지. 나를 걱정할 상황도 아니면서, 자기도 모르게 힘껏 긁어버린 게 미안한 듯 했다. 그게 웃겨서 이마끼리 가볍게 부딪혔다.
“아윽.”
─콩. 티르시는 나한테 안긴 상태에서 눈을 반개했다.
“지금은 자기 생각만 해요.”
“……움직이셔도 돼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프긴 하겠지만 언제까지고 이렇게 있을 수만도 없는 노릇이었다. 기분 좋게 만들려는 과한 움직임보다는 그녀의 부담을 줄이는 데 몰두했다.
질꺽, 질꺽….
뺨을 쓰다듬으면서 천천히 자지를 문질렀다.
또 감기려던 눈을 억지로 뜬 티르시가 보였다. 그녀는 아픈 사람이 옷자락을 움켜쥐듯 나를 힘껏 안으면서 조심스럽게 혀를 내밀었다.
─쪽.
“츄웁…♡ 후읏…….”
지금까지보다 몇 배는 정열적인 키스였다. 아니, 아픔에서 눈을 돌리려는 것처럼 필사적인 자세로 입술과 혀를 탐하는 것이었다.
사람의 통각은 동시에 여러 종류의 아픔을 느끼지는 못한다던가.
마나로 강화된 오감에도 적용되는 말인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나는 티르시의 허리며 엉덩이를 주물렀다.
“읏, 으으읏…!”
티르시는 매달리듯 팔다리를 내 몸에 홀드했다. 움직이기 어려워졌지만 허리로 방아를 찧을 것도 아니니만큼 큰 문제는 아니었다.
그리고 그런 반응을 통해서 어느 정도 알았다.
인터넷으로만 성지식을 마스터했던 아다 강북호 선생의 SF 섹스 테크닉에 따르면, 같은 처녀라도 파과의 아픔에는 차이가 있다던가.
아마 티르시는 특히 아픔이 큰 타입인 듯 했다. 애액의 분비량도 그렇고, 첫 삽입으로 기분 좋게 느끼지는 못 하는 것이었다.
‘자위도 거의 안 하나 보군.’
보지가 쾌락을 낳는 기관이라는 최소한의 예비 지식조차 티르시의 몸에는 새겨져 있지 않았다. 이 순진한 몸뚱이가 키스만으로 가버렸다는 게 놀라울 지경이다.
“아윽, 앗! 하윽! 으큭…!!”
짧고 빠르게, 처녀막을 뚫고 깊은 곳까지 닿은 자지를 움직였다.
좁은 구역을 문지르듯 비벼대도 좆기둥의 중간 부분이 문지르는 상처가 아픈 듯 티르시의 신음은 쾌감이 느껴질 기미가 없었다.
이제 와서 쾌감을 가르치는 건 통증 속에서는 어렵다. 통증을 줄여주는 뭔가를 해 주자니 본인의 요망에 모순된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
나는 그녀가 불안해 하지 않을 정도로만 허리를 놀렸다.
동시에 달인의 오감을 한계까지 일깨웠다.
내 애무에 맞춰 발생하는 경련을 탐색했다. 좀 전에 보았던, 절정할 때의 경련과 향기, 헐떡임에 가장 가까운 부위를 탐색했다.
“……읏킁♡”
찾아냈다.
허리 뒤, 곤반과 척추 근처의 부드러운 부분들. 그리고 그걸 타고 올라가는 등골. 따로 개발하지 않아도 타고 난 티르시의 성감대였다.
여체에 익숙한 내 오감은 티르시의 약점을 훤히 꿰뚫어 보았다. 한 손으로 허리를 받치며 발견한 성감대를 공략했다.
“읏, 앗? 아아아아?!”
신음 소리에 본인도 이해 못할 허덕임이 섞이기 시작했다. 나는 온몸의 쾌감을 억지로 동기화 시키듯 티르시의 목덜미를 조금 강하게 깨물었다.
“아, 파…… 아파요, 노르드…♡!”
“그런 것 치고는 항의하는 소리가 달콤한데요?”
“힛…! 아으으으…♡”
목덜미도 성감대인가. 약점 투성이다.
보지가 조금 협조적이지 않을 뿐, 그밖의 전신 곳곳은 어딜 만져도 간지럼이며 쾌감 따위의 즉각적인 피드백을 손끝에 돌려줬다.
이빨을 떼고 하얀 피부에 남은 자국을 핥았다. 간지럼을 많이 타는 티르시의 보지가 꽉 조였다. 처녀의 좁은 질벽이 조여들자 뻑뻑했다.
여기가 약하지? 하고 묻듯이 그녀의 척추 좌우 부분의 연약한 살을 문질렀다.
“아으으읏…♡!”
허그하던 손도 풀고 티르시가 꼼지락댔다.
나는 몸을 웅크리며 티르시의 가슴을 깨물었다. 그녀의 몸 곳곳에서 솟아나는 쾌락에 힘 입어 그 난공불략과 같던 균열을 공략해 나갔다.
티르시의 처녀혈은 귀두가 긁어낸 애액에 젖어 뿌얘졌다.
…꾸붑♡
“……히얏?!”
조금씩 파고들며 자기 영역을 주장하던 자지가 드디어 한 번 등을 돌렸던 질벽 끝자락까지 파고 들었다. 티르시가 눈을 부릅떴다. 느낀 것이다.
“과연. 여기도 약하군요.”
─꾸욱, 꾸욱. 나는 내 귀두가 찔러대는 질내의 마지막 공간을 배 위로 눌렸다. 티르시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상기된 얼굴에는 물음표 투성이다.
“그, 그거 하지 마세요♡ 이상해…! 기분이 좀, 으흣♡”
둥글게 문질러주자 티르시는 고개를 젖혔다가 내 손을 붙잡았다.
“아윽…! 이, 이상해요♡! 이거 이상해…!”
“하나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티르시가 잘 느끼는 부분인 겁니다.”
“제, 제가 모르는 걸 어떻게 노르드가 알아요!”
“알 수밖에요. 여길 누르니까 조임이 풀렸는데.”
문질문질문질문질…♡!
“후으으으윽♡♡”
외강내유라고 해야 할까. 굳건한 성채를 넘어서, 그녀 말마따나 자기도 모르는 성감대를 눌러주자 티르시는 머릿속을 만져진 듯한 신음을 흘렸다.
꼬오오옥…♡
그저 꽈악 조이기만 하던 보지가 탈력감에 힘을 빼면서 기분 좋은 쾌감을 낳았다. 난공불략의 성도 주인이 백기를 걸고 적장에게 굴복했으니 저항할 의미가 없었다.
“흐악♡ 뭐, 뭔가 했죠…! 제 몸에 뭔가 했죠…♡!”
“명령했냐고요? 안 했는데. 티르시가 타고 난 거에요, 이건.”
“거짓말♡ 아흑, 거짓마알…♡!”
티르시가 다리를 바동거렸다. 고관절이 움직일 때마다 질벽이 크게 요동치자 내심 아쉬워 하던 자지에 흐뭇한 애무가 발생했다. 허리가 짜릿했다.
이제 아프지도 않은 듯 했다. 나는 픽 웃었다.
“변명 말고, ‘솔직히’ 말해 보세요.”
“으오옥, 앗윽♡ 조금만 더어…♡ 조금 더 문질문질 해 주세여♡”
명령을 하자 티르시는 솔직담백한 본심을 입에 담았다. 화들짝 놀라는 그녀의 손을 잡고 귀두가 쿡쿡 찔러대는 약점 위에 갖다 댔다.
“정 못 미더우시면 직접 만져 보세요. 자위하는 것처럼.”
나는 티르시의 다리를 잡고 살짝 벌렸다. 그녀는 자기 손으로 살짝 누르기만 해도 느껴지는 쾌락의 스위치에 벼랑 끝에 스스로 올라선 듯 떨었다.
“……♡! 후우…♡! 후읏…♡!!”
덜덜 떠는 그녀를 골려주듯 귀두를 쓱 뺐다. 그 간단한 동작에 쾌감이 가라앉자 티르시는 무심코 그러는 것처럼 귀두가 물러난 곳을 손으로 쫓았다.
“흐음.”
“……읏.”
그 쾌감을 다시 느끼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는 게 뻔히 보이는 동작이었다.
들킨 이상 숨길 것도 없다. 만지면 큰일이라도 난다는 듯 조심스럽던 동작이 과감해졌다. 그녀는 나한테 보여주듯 자기 손으로 쾌감을 쥐어짰다.
꾸욱, 꾸욱…♡!!
“……오으으윽♡! 흐엑, 욱…♡”
귀족 작위를 잃고도 늘 품위 있던 티르시에게서 나올 거라곤 상상도 못한 신음이었다. 그게 너무 꼴려서 다리를 잡아 벌리는 손에 힘이 들어갔다.
꾸붑, 꾸붑, 꾸봅…♡!
나도 허리를 짧게 놀렸다. 우리 자신의 쾌감을 탐하듯 움직였고, 밀려오던 한계는 티르시가 먼저 맞이했다. 그녀의 보지가 움찔 멈췄다.
“오윽♡”
내 손에 잡혀서 덜컥거리던 다리가 V자로 힘껏 뻗었다.
퓨우우우웃…♡!!
티르시는 몸에 힘을 빳빳이 주고 절정했다.
자신의 배에 쏟아진 애액이 그녀가 손가락으로 누르고 있는 부분에 고였다. 그 치태에 흥분한 나 역시 힘으로 조이고 있던 사정감을 풀어헤쳤다.
뷰루루루루룻─!!
내 자지를 뛰쳐나가며 질내와 자궁을 휩쓸고 돌아온 정액이 티르시의 보지를 뛰쳐나오며 처녀혈에 젖은 침대를 덮어씌웠다.
뷰루루룻! 뷰룻!!
몇십 초고 오줌보처럼 쌀 수도 있었지만, 나는 일부러라도 한 텀을 두고 사정량을 조절했다.
첫 삽입 절정의 여운에 젖어있을 티르시를 두고 나만 좋을대로 쭉 싸질러대는 것도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주륵. 자지를 잡아 뽑았다.
처음에는 그렇게나 내쫓지 못해서 안달이던 티르시의 보지도 이제는 가지 말라며 좆기둥을 물고 늘어졌지만, 정액으로 젖은 자지는 정복의 증거만을 남기고 뽑혀나왔다.
처녀막을 빼앗아놓고, 대신 던져준 게 정액 한 사발이 고작인가. 그렇게 생각하니까 섹스라는 게 남자 입장에서는 참 짐승 같은 행위라는 생각이 다 들었다.
“후.”
현자 타임을 느낄 만한 정력도 아니었기에 그딴 생각은 금방 사라졌다.
티르시에게 충분히 쾌감을 가르쳤고, 나 역시도 한 번 사정했기에 나는 이쯤에서 만족하기로 하고 티르시의 옆에 베개를 가져와서 누웠다.
미지의 행복에 숨을 몰아쉬던 티르시는 멍하니 나를 쳐다봤다.
“수고 많으셨어요. 힘들었죠?”
그런 그녀의 머리카락을 정돈하고 최대한 훈남 스마일을 날렸는데, 자신의 감각을 정돈하던 티르시는 살짝 당혹스러운 듯이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니에요. 하나도 안 힘들었어요. 마지막엔 그…… 기분 좋았고.”
“그렇다니 다행입니다. 저도 만족했어요.”
티르시의 어깨를 안으며 말했다. 물론 그 매끈매끈하며 부드러운 감촉과 가녀린 골격에 흥분한 내 자지는 항의하듯 껄떡댔지만 가볍게 무시했다.
“……읏.”
그런데 내게 안긴 티르시는 어딘지 모르게 불안해 보이는 눈치였다.
“조금 더 하셔도 돼요. 저 완전 멀쩡한걸요.”
그녀는 내 자지를 힐끔 보고 몸을 돌려서 나를 끌어안았다. 푹 젖은 보지가 허벅지에 비벼졌다. 내 정액과 그녀의 애액이니 딱히 불쾌하진 않았다.
나는 티르시를 끌어안고 뺨을 비볐다.
“그러실 것 없어요. 첫날부터 무리하면 다칠지 모르잖아요?”
마나가 스며든 육체가 이 정도로 다치지는 않겠지만, 티르시는 특히 통증이 큰 타입이잖은가. 또 굳이 오늘만 날도 아니니 상관 없었다.
나도 100% 만족하지는 않았지만, 사정을 하는 걸로 만족한 경험은 최근 몇달 동안에 저번 5P 때 외에는 한 번도 없었다. 1대 1로 나를 만족시켜줄 사람은 아내들 중에도 없다.
티르시에게 내 성욕을 전부 부딪히는 건 너무한 일이었다.
그러자 티르시는 초조한 듯 눈을 굴렸다.
“그,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러면 입! 입으로 해 드리는 건 어때요? 저, 방금 막 처녀 딱지를 뗀 참이지만 입으로 기분 좋게 해 드리는 거라면 잘 할 자신 있어요!”
“……왜 그렇게까지?”
첫날밤이고, 본인도 충분히 만족해서 입을 헤─ 벌리고 있었지 않은가. 뭔가 불만스럽거나 하지는 않았을 텐데 왜 저렇게 더 하려는 걸까.
내가 의문 반 당황스러움 반으로 묻자, 그녀는 무서운 꿈을 꾸다가 깬 사람처럼 나를 굳세게 안으면서 중얼거렸다.
“노르드가 저랑 섹스하는 게 별로라고 생각하면 큰일이잖아요…….”
그렇게 대답하고 나서, 혼이 빠진 듯 멍해지는 티르시.
아, 무의식적인 대답이었구나. 그러게 정신 단디 차리라니까.
내 1%짜리 명령권에 연전연패를 기록하는 우리 마법사님이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