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척척석사 노루-642화 (641/1,009)

〈희귀한 식물의 종자나 식물 연구서.〉

오랫 동안 고민하던 모니카가 말했다.

〈그런 게 필요해~. 나는 인간 세상의 돈 같은 건 받아봤자 쓸 방법도 없고~.〉

〈알겠습니다. 준비해 드릴 테니 작업에 들어가 주실 수 있으십니까?〉

나는 바로 대답했는데, 모니카의 그 작은 눈망울에는 못 알아채기도 힘든 불만이 서려 있었다. 의심이 아닌 게 어디냐. 픽 웃음이 새어나왔다.

〈추운 북방의 벌판에 놓인 요정왕국이니까요. 나라에 종자를 들여오기 힘들긴 하겠죠. 초대객이 아니면 부탁할 사람도 없는데, 주변 북방민족들의 식물은 이미 충분히 만져보셨을 거고.〉

〈위나 오른쪽으로 가면 바다. 왼쪽은 황야. 저 밑의 인간들 나라에서도 충분히 얻었어. 나는 더 멀리에서부터 가져올 식물을 원하는 거다?〉

〈그러니까 그걸 가져다 드리겠다는 뜻입니다. 며칠 안에 실물을 가져오죠.〉

물론 브리타니아의 아내님들과 그녀들이 가진 〈아공간〉 메달을 모르는 모니카한테는 ‘아 암튼 줄 테니까 만들라고~’ 하는 땡깡으로 보이겠지?

날 믿어줄 만한 보증금이 필요할 때다.

〈문제 해결에 걸릴 시간이 불분명한 만큼, 시간 낭비는 피하고 싶습니다.〉

엘리트 대갈통을 굴린 나는 장로들한테서 받은 완드를 꺼냈다.

〈이걸 담보로 맡겨두죠.〉

〈뭔데~? 말해두겠지만~ 인간 사회의 귀중품이 실리 코트에서 값어치를 인정받긴 힘──〉

다시 느릿한 말투를 되찾는가 하던 그녀는 내가 준 완드를 보고 눈을 부릅떴다.

〈요, 요정왕님의 완드잖아! 이걸 어떻게…… 아, 아니지. 그보다 이걸 담보로 맡기겠다고?!〉

〈안 됩니까?〉

〈당연히 안 되지! 꿈도 꾸지 마! 알겠어?! 그건 저 요정왕님의 권능을 담은 물건이라구!〉

권능?

의외로 그녀가 완드의 가치를 알아보자 갑자기 기대가 됐다. 내가 이세계에서 권능 어쩌고 하는 힘 치고 별로다 싶은 게 없었는데?

내가 기대하며 쳐다보자 그녀는 서둘러 말했다.

〈이런 눈밭에 어떻게 꽃이 저렇게 만개했다고 생각해?! 전부 꿀벌과 나비의 왕이신 요정왕께서 이 토지를 권능의 영지로 삼으신 덕이란 말야!〉

〈꿀벌과…… 뭐시기요?〉

〈녹음을 조성하는 꿀벌과 나비의 왕! 그 힘을 베푼 식물들을 토양과 재배환경에 무관하게 모두 열매를 맺게 만드는 게 요정왕님의 권능이야! 니가 가진 완드는 그 수분(受粉)의 기적이 깃든 귀물 중의 귀물이란 말이야!〉

모니카는 눈이 돌아간 것처럼 우다다다 설명을 쏟아냈다.

너무 빠른 말투라서 단박에 이해가 안 갔는데, 주판을 두들겨보자 이해가 가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뭐야? 이게 어떤 환경에서든 식물을 기를 수 있게 만들어주는 물건이라고?’

나는 새삼스럽게 나무 토막을 쳐다보았다.

내가 이걸 휘두르면서 익스펙토 게르마늄 하고 외치면 거기에 온갖 식물이 기후도 무시하고 자라난다는 말 아닌가?

‘환경을 무시하고 기를 수 있다면…… 열대식물 같은 것도?’

그야말로 시베리아 벌판에 바나나 농장을 지을 수도 있을 것이었다.

거기까지 생각한 나는 저도 모르게 환하게 웃고 말았다.

나 강북호는 농업의 중요성을 실감하기 어려운 현대 지구인!

하지만 그런 나라도 이 완드의 값어치를 가늠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커피콩, 카카오 열매, 사탕수수, 고무…… etc.

그런 식물들 없이 현대인들이 평소와 같은 삶을 누릴 수 있는가?

아니, 절대 그렇지 못할 것이었다.

그래서 내 고향 지구에서는 그 작물들이 자라는 나라의 노동력을 ‘현대의 식민지’로까지 불릴 만큼 착취하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었고.

‘그런데 그런 식물이 씨앗과 마나만 있으면 뿅 하고 튀어나온다고?’

내가 감자도 못 기를 밭에다가 씨를 뿌려대고 ‘아아, 이건 「커피」라는 것이다.’ 같은 짓을 할 수가 있다는 말인가?

너무 끝내주는 나머지 반대로 믿겨지질 않네.

물론 품종개량 문제에 이 완드 자체의 성능에도 한계가 있겠지만, 이건 그런 한계가 눈에 띄지도 않을 만큼 개쩌는 매직 아이템이었다!

‘……장로들은 왜 이런 걸 나한테?’

잠깐 의문을 품었다가 생각을 바꾸는 나.

뭔가 다른 농작법이 있던가, 아니면 대외적으로 ‘세계수’라고 부르는 짭 세계수에도 비슷한 버프가 있든가 하겠지. 설마 지들이 손해볼 일을 했을까.

‘돌려달라고 해도 절대 주지 말아야지.’

쓰벌, 쌀밥이랑 커피가 복사가 된다고!

이런 걸 놓치면 뒷산에서 캐낸 잡철로 통조림을 만들어 팔던 00년대 양판소 선배님들을 뵐 낯이 없잖은가! 밭에서 금화를 캐는 거랑 다를 게 없는 수준인데!

‘존나 귀한 물건이었네. 간수 잘 해야지.’

조심하며 완드를 석판에 넣었다.

이게 씹 OP급 매직 아이템인 건 알았으니 감히 담보로 쓸 수는 없었다.

〈흐흐. 그러면 이걸 드릴 필요는 없죠?〉

〈……다, 당연하지! 내가 왜 식물을 연구하고 있따고 생각해? 전부 요정왕님의 부탁 때문이라구! 그런 거 없어도 나는 왕의 권능을 빌릴 수 있어!〉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계속 내 완드를 힐끔대는 게 갖고 싶기는 한 모양.

하긴, 왕이 돕는다고는 해도 까마득한 윗사람의 힘을 빌리는 게 어디 말처럼 쉽겠는가. 손가락을 쪽쪽 빨던 그녀는 알겠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알겠어. 엘프들이 믿는 너를 믿어볼게.〉

〈넹?〉

〈바로 일에 착수하겠다는 거야. 며칠 안에 다 끝내놓을 테니까, 그때까지는 너도 선금을 준비해 두렴. 창은 두고 가고.〉

그러기로 했다.

양말 뒤집듯 하는 태세전환에 의심이 가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의심암귀는 해결법도 없는데 다짜고짜 내밀 게 못 된다. 그러다간 있는 인맥도 잃는 거야.

‘밑장 빼다 걸리면 그때 가서 생각할 일이지.’

옛말에 인심은 곳간에서 나온다 하였다.

선학의 지혜는 옳았다. 충분한 힘을 가진 나는 이제 예전처럼 고슴도치 가시 세우듯 신경질적인 의심을 할 필요가 없다.

재벌 회장에게 사기 치는 딜러가 있겠는가? 또 있다고 쳐도 그때 가서 앙갚음을 하면 될 일이다. 손해를 두려워하기엔 내가 좀 잘나지기도 했고.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일 끝나면 사람 보낼게~.〉

나는 창을 모니카에게 맡기고 숙소로 돌아갔다.

베로니카는 아다 요정들의 데미지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컸던 모양으로, 아직도 기절 상태였다. 저 많은 요정들에게 동시에 덮쳐져서 그런가.

가끔 같은 독을 여러 번 주입당하면 면역체계가 과민 반응을 일으키곤 하지 않는가.

“말하자면 아다필락시스 쇼크.”

“개소리 말고 씻기나 해. 며칠 제대로 목욕도 못 했잖아.”

다나는 책을 팔랑거리며 말했다. 우리 여신님을 간병하면서 시간을 때우는 듯 했다.

여신을 간병하는 수녀라. 좀 웃기는 조합이기는 하군.

“눈나는?”

“이 녀석 일어나면 그때 하지 뭐.”

“흠.”

“……푸흐흐. 음흉한 새끼. 뭐가 그렇게 아쉽대?”

“추임새 한 번을 너무 과대해석하시네.”

농담을 하면서 챙길 걸 챙겨서 욕탕으로 갔다.

온천 물을 퍼서 대충 씻고, 탕에 들어가기 전에 석판에서 물건을 꺼내서 세팅.

사람에게는 제각각 로망이라는 게 있다.

예를 들면 파리지앵이나 뉴요커 같은 말이 주는 매력에 반한 사람들은 거기에 로망을 가진 거다. 그리고 이 로망을 실천하려는 걸 버킷 리스트라고 부른다나 뭐라나.

버킷 리스트.

자기가 죽기 전에 이뤄보고 싶은 것들을 모아둔 리스트를 말한다.

한때 TV나 매체에서 잔뜩 떠들던 단어라서 들어본 사람도 있을 것이었다.

이 버킷 리스트란 ‘아다 떼고 싶다’와 같은 막연한 꿈보다는 ‘킹 사이즈 침대에 존나 예쁜 아내들을 마주 보게 포개놓고 위아래로 번갈아가며 박고 싶다’ 같은 디테일이 중요하다는 모양이다.

나는 따로 구상해 본 버킷 리스트가 없었다. 이 기회가 오기 전까지.

하지만 명계에서 살아돌아온 이후, 나는 소소한 버킷 리스트를 하나 갖게 되었다.

그리고 이 꿈과 낭만에 가득한 요정의 나라에서── 나는 드디어 그 꿈을 실현할 절호의 찬스를 얻었던 것이다.

지금, 때는 무르익었다…!!

─꼴꼴꼴.

영롱한 모유빛깔의 술이 잔에 따라졌다.

진주라고 할 지언정 이만큼 아름다우랴. 소주잔 크기의 잔에 찰랑거리는 술은 그 작은 병의 크기 탓인지 더 안타깝고 아까웠다.

‘하지만 술은 마셔지기 위해 존재하는 거지.’

그건 모유주라고 해도 다르지 않다.

나는 한 방울이라도 흐를까 노심초사하며 병을 두고 잔을 들었다.

입에 가져간 모유주는 달큰한 맛이 났다.

십중팔구 내 혀의 착각이겠지만 적어도 나한테는 그렇게 느껴졌다. 부드러운 목넘김 이후에 새콤한 맛이 톡 쏘는 알코올이 느껴졌다.

“맛은 안정적이야.”

─부르르. 나는 몸을 떨며 막걸리 빛 알코올을 북한군 꿀물 마시듯 아껴 마셨다.

이 날, 나는 버킷 리스트를 1줄 성사시켰다.

그리고 또 1줄의 버킷 리스트를 만들게 되었다.

‘다른 아내들 모유로도 만들어보고 싶다…….’

정 힘들면 다나한테 어떻게 3병만 짜 달라고 할 수 없을까? 1.5리터 델몬트 유리병으로다가.

그 뭐냐, 내이버쇼핑이던가. 거기서는 식품을 팔 때 만든 사람이나 파는 사람이 상품을 들고 환한 얼굴로 웃는 이미지를 붙여놓던 것 같은데.

그러니까 이 모유주에도 다나가 술병을 들고서 환하게 웃으며 ‘제가 만들었어용’ 하고 붙여놓으면 분명 날개 돋힌 듯 팔리겠지?

그러니까 절대 남에게 알려지면 안 된다. 우리 아내님의 농후한 찌찌액기스 발효 쥬수를 탐하는 씝새끼들은 능지처참형을 내려도 모자라고 말고.

‘나만 마셔야지, 히히.’

2잔째 모유주를 만끽하며 단숨을 토해냈다.

“이게 섹스지.”

출처불명, 신뢰도 바닥인 강북호식 야매 인체의 신비에 의하면, 사람의 교감신경은 상상력과 면밀한 관계가 있다던가 없다던가.

나이 쉰 이상의 노인 분들에게만 효과적인 일부 TV 프로그램에서는 산책이나 목욕 같은 일이 교감신경을 어쩌고 저쩌고 해서 명상에도 영향을 준다고 했던 것 같다.

때마침 시간은 사람이 가장 감상적이 되는 새벽 3시.

잔을 기울이며 나는 느긋하게 생각을 정리했다.

고민은 많고 문제도 산적이다. 대부분의 문제랄 것들은 어제나 엊그제와 똑같은 것들이라서 새삼 입에 담으면 불평불만이나 잔소리가 될 것들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사람은 망각의 동물 아니던가.

도박하다가 좆 되도 제 버릇 남 못 준다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게 우리 좆간의 종특이다. 그래서 가끔 이렇게 깨달음을 정리하고 과거를 회상하는 절차가 필요했다. 안 그러면 까먹거든.

사람의 신진대사가 몸의 세포를 모조리 새 걸로 교체하는 간격이, 대략 1년 반이라고 하던가.

그러니까 1년 반의 나는 지금의 나랑은 완전히 다른 새끼일 것이다.

어쩌면 사람이 망각의 동물이자 적응의 생물인 것은 그래서일지도 몰랐다.

1년 반 주기로 전신의 세포가 바뀐다면 이세계 라이프를 막 시작한 노르드는 Mk.1이고, 나는 Mk.3쯤 되겠지.

아이언맨으로 치면 동굴에서 만든 깡통 로봇과 냉각 대책까지 완비한 빨갛고 삐까뻔쩍한 파워드 슈트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아니, 그것보다 더 차이가 크겠지?’

아이언맨 Mk.1은 무기랑 발전기만 좀 달아주면 MK.3를 동그랑땡 만들 능력이라도 됐지, 노르드 MK.1랑 2는 척척석사 어셈블을 해도 나한테 못 이길 것 같은데.

‘그보다 1년 반이면 시발 도대체 언제야?’

내가 아직 다나랑 아다아다한 느낌으로다가 서로 썸만 타면서 그게 썸인지도 모르던, 너드 남녀의 비애를 보이던 무렵 아닌가?

존나 씨발, 흑마법사의 악몽이자 Z-용사이신 이 노르드 님께서 연병장 20바퀴도 못 뛰던 시절이 있었다니. 믿겨지질 않는군.

만약에 내가 도라에몽을 삥 뜯어서 타임머신을 타고 1년 반의 강북호에게 가서 ‘난 미래의 너다’라며 지껄이면 어떨까.

아마 과거의 나는 자신의 성장세에 감격하면서 레벨업이 편한 사냥터를 알려달라고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지지 않을까. 그야말로 워그레이몬을 본 아구몬처럼 말이다.

잡념을 정리하고, 그걸 마무리하듯 한 잔.

애초에 많이 빚지 않았던 탓에─실패하면 귀한 모유만 없어지니까─, 술병은 금방 바닥났다.

마지막 잎새를 보는 불치병 환자의 마음으로 병 안쪽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 입에 탈탈 털어넣자, 무한한 허무감과 내일에 대한 의지가 차올랐다.

‘괜찮아. 아직 1병 남았다.’

다나의 생 모유는 남아 있다.

그 모유는 술로 빚지 않고 본연의 맛으로 즐길 생각이다. 유명한 미식 프로께서도 요리는 본연의 맛과 국물이 가장 중요하다고 그랬다고.

갑자기 삶에 대한 의욕이 불타오른다. 이게 의지의 힘이구나. 굉장하잖아?

“슬슬 일어날까.”

아내들 모르게 병을 정리하고 일어나자, 때마침 그때 베로니카도 병상을 털고 일어났다.

“미, 미안하다. 꼴사나운 모습을 보였구나…….”

“뭐가 문제야? 이제 씻으러 가자.”

수건을 챙기던 다나는 날 발견하고 말했다.

“뭐야? 벌써 다 씻었냐?”

“남자는 ‘씻기’랑 ‘병신처럼 뜨신물에 몸 지지며 서 있기’ 코스를 마쳐도 20분 이상 안 걸리는 법. 그런 의미에서 나는 1시간은 들어가 있었으니까 충분하지 않을까?”

나는 식은땀을 숨기며 웃었다.

천만다행이었다. 모유주가 1병만 더 있었어도 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술을 마시다가 곧이어 들어온 다나에게 들키고 존나게 깨졌겠지.

모유주가 1병이었던 게 차라리 다행이었다.

과연 우리 눈나야. 젖에서 짜낸 모유조차 자기 남편에게 행운을 가져다 준다니까. 이런 헌신적인 아내가 또 어디 있겠어.

“그럼 우리랑 같이 안 씻게?”

“됐어. 며칠 묵을 건데 또 기회가 있겠지.”

내가 손을 젓자, 다나는 ‘이 새끼가 절대 그럴 리 없는데’ 같은 눈으로 반신반의하며 쳐다보았는데, 자리에 앉은 내가 간식을 뜯자 곧 정신을 차렸다.

“다녀오마. 언제든 와도 좋으니라~.”

관광 매니아인 베로니카는 내가 오는 길에 사 온 요정의 먹을거리를 들고 온천으로 향했다. 다나도 미덥지 못한 눈을 하면서 일단은 떠났다.

그렇게 그녀들이 떠나고 10분 쯤 지났을까.

“크헤헤헤. 예리한 눈나 같으니라고.”

나는 알몸뚱이 캐스트 오프 상태로 가면만 냉큼 뒤집어 썼다.

─스르륵.

룬의 힘이 내게 은신의 능력을 깃들게 했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투명화 마법까지 걸었다. 몸에다 거는 건 어렵고 효율도 좆구렸지만, 싸울 것도 아니니까 아무 문제 없을 것이었다.

‘인간적으로 남자라면 한 번쯤은 이런 걸 꿈꾸는 법이잖아?’

투명인간이 됐는데 그걸 싸움에만 쓴다? 그런 게 말이나 되나.

‘합법 여탕이죠? 씨발 절대 못 참죠?’

내가 외간 여자들을 엿보는 것도 아니니까 따로 범죄인 것도 아니다.

물론 내가 벗으라면 언제든 수줍게 알몸이 돼 줄 아내들이지만, 그거랑 이건 얘기가 다르단 말이지. 암, 레즈비언 성애자한테 여장 게이물을 보여주는 정도로 다르고 말고.

자연스러운 시츄에이션은 천연의 비아그라다.

티르시한테 걸 최면 플레이만 하루에 스무 개씩 상상하는 나다. 이런 기회를 놓칠 쏘냐.

‘게다가 온천 섹스는 야동의 국룰인걸?’

말했잖아, 버킷 리스트는 좋은 동기가 된다고.

나는 모유주의 취기를 빌어, 한 마리 구렁이가 된 듯 담을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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