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성기는 사정할 때마다 크기가 줄어든다.
성교 시 삽입 외의 애무를 하는 건 그래서였다! 막 발기했을 때는 너무 커서 삽입하기 힘드니까! 이 얼마나 짧고 명쾌한 원리인가?
진리는 간결해야 한다는 선학들의 말에 틀린 게 하나 없었다.
물풍선에서 물을 빼는 것처럼 정액이 빵빵하게 찬 자지를 몇 발 뽑아내고, ‘흠. 이 정도면 제 보지에도 그럭저럭 들어가겠어요’하고 다리를 벌리는 게 교양 있는 교미의 서순일 것이었다.
이 경탄스러운 유사과학을 내놓은 네페르티티는 산타가 사실 미국 시민들의 가정집을 조사하려는 프리메이슨의 앞잡이라고 믿는 음모론자처럼 꼬추털 밀림에 세워진 모노리스를 주물럭거렸다.
그렇게 몇 초 만지다가 날 쳐다보는 그녀.
“……쌀 거 같아?”
“정액이란 게 대충 흔들면 10초만에 나오는 게 아니라서요.”
휘핑 크림이냐고.
절정 타임어택은 우리 아내님들의 전문분야지 내 전공이 아니다. 주인님이 대딸을 해주셨어요! 노르드는 자유로운 슬로우 푸드에요!
정수기처럼 꾹 누른다고 퓻퓨 싸버리면 탄창이 아무리 많아도 모자라요.
─끄덕. 납득하는 네페르티티.
“……어느 정도 만져줘야 돼?”
“개인차가 있죠. 아무래도.”
“알겠어.”
네페르티티는 다시 신중하게 자지를 주물렀다.
성직자가 신상을 닦는 것처럼 진지하다. 혹시 내 최면술의 재능이 티르시를 통해서 각성했나? 휴스로이트는 성직자가 매일 아침 자지님을 깨끗하게 만드는 게 상식인 평행세계였던 것인가?
─꾹, 꾹, 꾹. 대딸조차 아닌 움직임.
짜요짜요를 주무르거나 귤이 더 달아지도록 손바닥에서 굴리는 느낌.
이러다간 세게 쥘수록 기분이 좋을 거라면서 내 꼬추를 걸레 짜듯 비틀어버릴 것 같다. 나는 불안감의 해소와 사소하고 개인적인 즐거움을 위해서 조언을 시작했다.
“자지를 애무할 땐 어떻게 움직이냐면요……”
“시범으로 보여줘.”
“……………….”
─탁탁탁탁! 나는 셀프 대딸에 들어갔다.
다른 표현으로는 자위라고도 말한다. 얼싸 대기 자세로 정좌하곤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관찰하는 네페르티티 때문에 정신이 나갈 것 같다.
왜 나랑 섹스해 주려는 미녀를 두고 딸을 쳐야 하는 것이지.
“……잠깐만.”
쌀알에 적힌 글자도 보일 거리에서 딸딸이 쑈를 직관하던 네페르티티. 그녀는 서랍에서 따로 낡은 책을 꺼내더니 거기 끼워둔 종이에 필기를 해댔다.
그 뭐냐, 인도의 카마수트라? 그거처럼 다양한 체위 같은 게 그려진 그림이었다.
두려우리만치 노꼴갑이라서 이걸 보고 성을 깨우치는 인간은 없을 거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네페르티티가 교보재 삼아서 필기해댈 만할 정도로.
탁탁탁….
알몸으로 열심히 필기하는 그녀랑 그런 그녀의 5D 젖가슴을 보며 딸치는 나.
누가 보면 성도착증 정신병이나 이교도의 의식 같은 걸로 고발당하겠지.
우리 90년대생한텐 성교육 만화랑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라는 궁극의 딸감이 있었거늘. 이 이세계의 딸감 문화에도 혁신이 필요하지 않을까.
노예 탈출하고 잠깐 챙겨봤던 이세계 딸감들은 야설이 대부분이었다고.
아니면 박물관에 걸려 있을 법한 그림이던가.
“……응. 완벽하게 알았어.”
─탁. 네페르티티가 필기를 마쳤다.
“자세가 많아서 알기 어려웠지만, 이제 괜찮아.”
“전혀 믿음직스럽지 않은 대답 감사합니다. 해 보시렵니까?”
“응. 도전정신.”
네페르티티는 그렇게 말하곤 부끄럽지도 않은 듯 자지를 붙잡고 내 유두를 핥아댔다. 솔직히 우리 아내님들한테 유두절정을 가르치긴 했어도 스스로 개발한 적은 없었기에 기분 좋지는 않다.
“응…….”
츕…♡
그래도 열심히 혀를 낼름거리며 좆을 훑어주는 그녀를 상대로 어떻게 그런 불평을 하겠는가. 난 어색한 티를 내지 않게 자극을 즐겼다.
“쮸웁…♡ 내가 이샹한 거 하려구 하면, 말햬….”
불안한 듯 대딸하는 네페르티티였지만 솜씨는 꽤 빠르게 늘었다.
채찍의 손잡이를 다룰 때처럼 정교하면서도 거침없는 대딸. 밀착하느라 닿은 가슴이나 체온도 있었기에 쾌감을 주기엔 충분하고도 남았다.
뷰루루룻─!
네페르티티의 긴장감도 풀어줄 겸 잠깐 대딸을 즐기던 나는 적당한 타이밍에 사정했다. 내가 이 타이밍에 참아봤자 그녀만 당황스러울 것이었다.
─후두둑.
양을 조절한 정액이 네페르티티의 손가락에 기운차게 튀었다.
“……됐다.”
살짝 달성감을 느끼는 미소. 그녀는 코를 손에 묻은 정액에 가져갔다가, 고민 끝에 혀끝으로 살짝 빨았다. ─츄츕. 백탁액이 그녀의 입에 빨려간다.
“……이상한 맛. 마나의 맛.”
굳이 먹을 필요는 없지만, 솔직히 남자로서 이 상황에 싫어할 요소는 거의 없지 않은가. 나는 쥐 죽은 듯 입을 다물고 피식거리기만 했다.
“마나에 맛도 있어요?”
“영감이 뛰어나면. 정액은…… 약초 같은 맛.”
아, 무슨 녹즙 중에는 밤꽃 냄새 같은 게 나는 것도 있댔지.
이세계도 비슷한 약재가 있는 모양.
“쯉, 쯉.”
네페르티티는 손에 튄 정액을 낼름낼름 핥았다. 왠지 좀 그루밍 같다.
그러고는 다시 아싸들 특유의 프레임 저하 문제─핑이 튀는 것처럼 ‘다음엔 뭘 하지?’하고 동작들 사이사이에 버벅거리는 딜레이가 생기는 그거─에 봉착했다.
그녀의 눈빛이 내 고간을 경계했다.
“……자지, 안 작아졌어.”
“하다 보면 작아질지도 모르죠. 느긋하게 해요.”
나는 픽 웃고 네페르티티를 눕혔다.
벌써 말라버린 고간을 애무했다. 초보의 가드를 내리게 만드는 것처럼 간단했다. …울컥! 빠르게 차오른 애액이 소음순의 균열에 투명하게 맺혔다.
“읏, 흐읏…♡? 흐극…?”
다리 한쪽을 끌어안은 네페르티티가 머리에 물음표를 띄워댔다.
아무리 복수에 미쳐 살던 그녀라도 자위를 해 본 경험 정도는 있는 것 같지만, 반응을 감안하자면 거의 안 한 거나 다름 없는 수준이었다.
‘만져는 봤다’ 쯤 될까. 느끼기도 어렵고 그다지 좋은 일이라곤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기에 상상해 본 적 없는 자극에 민감하게 집중할 수도 있겠지.
“읏♡? 읏♡? ……흡♡”
또 무슨 생각을 한 건지, 네페르티티는 신음을 눌러 참기 시작했다. 전투 훈련도 아니고 신음 좀 흘린다고 큰일나는 문제도 아닌데.
네페르티티는 아픔을 참을 때의 요령처럼 자기 다리를 끌어안았다.
덕분에 엉덩이가 높이 들리고 훤히 드러나서 말도 안 되기 야하게 보였다. 아랫배에 힘을 힘껏 준 걸까. 보지에 넣은 손가락이 꽉 조였다.
─쮸걱, 쮸걱♡
네페르티티한테도 여유가 없는지, 힘이 들어간 상태라 애무하기가 힘들다.
꼬옥…♡
나는 어떡해야 할지 생각하다가 코앞에서 나를 유혹하듯 꼬물거리는 발가락을 발견했다. 다리에 힘을 힘껏 주고 웅크린 귀여운 발이었다.
‘이건 못 참지.’
그녀의 발을 잡고 핥았다. 더럽단 생각은 전혀 없었다.
“──히앗?!”
용의 역린이 이러할까. 발가락을 핥자 온몸이 팍 펼쳐지는 네페르티티. 간지럼을 많이 타는 편인가. 아니면 그녀에겐 발이 성감대인가.
당황한 네페르티티는 보지를 쑤시는 손가락에도 아랑곳 않고 버둥거렸다.
“다리, 놔 줘…!”
“귀여워서 안 되겠는데요. 마사지해 드릴게요.”
─꾹꾹!
버둥대는 발을 붙잡고 눌렀다.
“힛?!”
놀랍게도 보지를 만져줄 때보다 반응이 격했다. 하긴, 그야 보지는 용도를 충분히 숙지하고 있고 애초부터가 기분이 좋아지기 위한 부위다.
반면에 발바닥은 느낌이 다르겠지. 남이 그녀의 발을 만진 적도 없었을 것 아닌가.
차라리 이 편이 효과적이겠다. 발목을 잡고 그 맨들맨들한 발바닥을 주물렀다. 질구 안쪽을 눌러주면서 만지기 딱 좋은 위치였다.
“후읏, 으♡ 으으흐으응…♡”
덜덜덜덜…♡! 네페르티티는 발버둥치다가 나를 찰까 걱정됐는지 다리를 끌어안고 버텼다. 바닥에 누워서 웅크린 암컷 표범 같은 자세였다.
─쮸걱, 쮸걱!
네페르티티가 자기 손으로 들춘 보지를 피아노 건반 두드리는 것처럼 손가락으로 푹푹 쑤셔주며, 한편으로는 앙증맞은 발가락을 간지럽혔다.
아마 순수한 그녀에게는 너무 큰 자극이었겠지.
퓨우우우웃─♡!
네페르티니는 애액을 팍 튀기면서 절정했다. 꽤 거창한 절정이었다.
“후욱♡ 훅♡ 후우우♡”
그녀가 거칠어진 숨을 조절했다. 가진 능력을 다 동원해서 빠르게 냉정을 되찾으려는 노력을 가련해 보였다. 가슴이 오르락내리락 거리며 흔들거렸다.
“후우, 후…♡ 으, 흐으…♡?”
계속 들숨날숨을 쉬던 네페르티티는 당황한 듯 명치에 손을 가져갔다.
“……어째서?”
“호흡이 잘 진정되질 않죠?”
그 희미한 표정 변화에서 나는 많은 걸 읽어낼 수 있었다. 애정의 발로이거나, 달인의 안목, 알고 지낸 시간이 길어서…… 이유는 사실 상관없다.
“숨이 헐떡거리는 건 방금 막 엄청 가버린 직후라서 그래요.”
“……가, 버려서?”
얼굴이 멍해지는 네페르티티. 나는 큭큭거렸다.
“기분 좋은 걸 참는 거랑 아픔이나 흥분을 참는 건 다르니까요.”
욕구를 절제하는 건 수도자의 의무라고 했던가. 하지만 네페르티티가 어디 쾌락 같은 것에 몰두해 보기를 했었어야지.
오늘 처음 겪는 첫 진심 절정이 심호흡 정도로 가라앉을 리가 없다.
네페르티티는 애액에 흥건하게 젖은 자기 배와 보지를 발견하곤 조용해졌다.
“……해 줘.”
그녀는 직전의 그 낯선 느낌을 갈구하는 것처럼 허벅지를 비볐다. 질뻑…♡ 애액 투성이의 살결이 맞붙으며 음란한 소리를 냈다.
아랫배를 쓰다듬던 네페르티티는 스위치가 켜져버린 눈빛으로 중얼거렸다.
“노르드, 나…… 방금 그거, 다시 해 줘.”
“방금 그거? 손가락으로만?”
나도 모르게 웃음과 함께 반말이 나왔다.
발기가 가라앉질 않은 자지는 튄 애액이며 땀, 향유로 젖어서 번들거렸다. 흥분한 심장에 충동질당한 것처럼 굵은 귀두를 그녀의 보지에 댔다.
손으로 살짝 눌러서 분홍색 균열을 파고들고, 또 놓아서 빼낸다. 애를 태우는 것처럼 그녀가 타고 난 쾌락기관의 용도를 행위로 암시한다.
“어느 쪽이 좋아? 골라 봐.”
“……하아, 하아, 하… 읏♡”
말이 서투른 그녀는, 그렇기에 몸을 쓰는 일이 더 특기였다.
이해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공부에 쓴 책에 그렇게나 많은 체위가 그려져 있었어도 대부분은 삽입 자세였지 않은가.
어느 쪽이 더 기분이 좋을지는 불 보듯이 뻔한 일이었다.
“……손가락으론 싫어.”
자지의 크기에 겁을 집어먹었던 처녀는 어디로 갔는지, 그녀는 완전히 풀린 눈으로 부탁했다. 두 눈의 무채색이 불안에서 기대로 완전히 뒤바뀐다.
“자지로 쮸걱쮸걱, 해 줄 거야?”
좋다마다. 나는 뻑뻑한 균열을 찢으며 삽입했다.
찌직…!
생살을 찢는 고통. 남자는 상상할 수밖에 없는 것.
하지만 네페르티티는 사랑하는 사람이나 쾌락에 약할지언정, 통증에는 강하다. 역전의 전사로서의 그녀는 파과의 통증엔 눈도 까딱하지 않았다.
“앗, 으…?!”
그렇지만 침대 위에 전사로서의 그녀가 나설 곳은 없었다.
네페르티티는 내 등에 힘겹게 손톱을 세웠다.
“노르드, 노르드…….”
“그래, 여기 있어.”
긴 복수의 나날에서 쌓은 경험을 다 빼 버리면 그 자리에 남는 건 사람을 대하는 게 어수룩하고 감정표현이 서투른, 어딘가 살짝 얼빠진 소녀 뿐.
그리고 소녀는 지금 어른이 되었다.
사랑하는 남자를 품에 품고 열락에 허덕여서가 아니다. 제 아픔보다 먼저 남의 뺨을 쓰다듬어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그러했다.
“……피가 흐르는데도, 어쩐지 기뻐.”
내 뺨을 애지중지 쓰다듬던 네페르티티. 그녀는 코맹맹이 소리로 생긋 웃었다.
“신기한 일이네.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