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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일이겠지만, 라리루라는 야외에서 몸을 섞는 것에 거부감이 있다.
낯선 사람들에게 자신의 나신을 드러낸다니?
그녀에겐 조금도 원치 않고, 상상도 가지 않는 일이었다. 사랑하는 그의 부탁이라도 끝까지 거절했을 정도로는 하기 싫다는 게 본심이었다.
여기가 현실이었다면 말이다.
“흐읍…♡!”
시착실 커텐 틈새로 다른 손님과 눈이 마주쳤다.
숨이 멎는 줄로만 알았지만, 착각이었는지 눈이 마주친 손님은 막힘없이 옷을 구경했다. 정말로 두 눈이 맞았다면 들켰을 것이 분명하기에, 아마 착각이었을 것이다.
쯔걱, 찌극…♡
“읍♡ 크흐응…!”
그도 그럴 것이, 지금 라리루라는 거울에 밀쳐진 상태로 덮쳐지고 있었으니까.
“조용히 해. 옆에 들리겠다.”
노르드가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밀착한 허리를 조금씩 움직이면서 자지를 움직이자 찌릿한 쾌감이 하복부를 뚫고 꿈틀거렸다.
원만하다. 수십 cm씩 뱃속을 후비면서 머리를 하얗게 만드는 보통 때의 섹스와는 다르다. 아주 조금, 소리도 나지 않을 정도로 느린 피스톤.
“후읍, 흡, 흣♡”
그것이 오히려 지금까지 크게 의식하지 못했던 자지의 모양을 각인시켰다.
애태우는 것만 같았던 부족함은 시작하고 고작 몇 분 정도였다.
라리루라가 허망하게 분수를 뿜어버린 이후에도 얌전해질 생각을 않는 요분질. 쾌락의 패러미터가 피크 상태의 바로 아래에서 못에 고정된 듯한 느릿느릿한 섹스가 두개골을 두들긴다.
지금까지의 섹스가 거의 강간에 가깝게 그녀의 이성을 망치로 깨부수고 쾌감의 즙을 뿌려버리는 행위였다면, 이건 그 정반대다.
“……흐으으, 흐으으으으♡”
5초에 1번은 될까 하는 피스톤질이 가버리려는 허접한 보지를 괴롭혔다. 애액을 뿜어버리기 직전의 감각이 멈추지 않고 계속됐다.
머리가 절여지는 것만 같았다. 쾌감이 동그랗게 뭉쳐서 자궁 안을 굴러다녔다.
노르드는 몇 cm만을 두고서 자지로 질벽 끝을 꾹꾹 눌렀다. 잔망스럽고 건방진 소녀를 한낱 암컷으로 만드는 스위치가 지분지분 짓밟힌다.
“후엑♡”
아랫배가 노크하는 것처럼 꾹꾹 눌렸다.
“거, 거기♡ 거기가 보지 제일 안쪽이에요. 자꾸 눌러도 못 들어가아…♡”
라리루라는 거울에 지문을 남겨가며 허덕였지만 대답은 없었다.
뻔하다. 일부러다. 어차피 새삼스럽게 노크할 필요도 없으면서, 이미 자궁구 건너편의 아기방까지 다 자기 걸로 삼았으면서 굳이 괴롭히는 것이다.
“호으으으으…♡ 흐으…♡!”
입을 틀어막은 손가락 틈새에서 하울링 비슷한 교성이 흘러나왔다.
실수였다. 입을 여는 게 아니었다.
밖에 들렸을까? 들렸으면 어떻게 되지? 가게의 음악 소리에 묻히지 않았을까?
옆 시착실이 분주한 것 같다. 대화 소리가 근처에서 들린다. 노르드가 조심하려는 것처럼 허리를 느리게 하자 심장이 덜컥 가라앉았다.
어서 빨리 가고 싶다.
발끝이 저절로 섰다. 머리가 이상해질 것 같다.
예뻐 보일까 하는 마음에 차려입은 옷도 벗어던지고 발정난 짐승처럼 허리를 흔들고 싶다.
계속 이렇게 바동거리기만 할 거라면 머리가 좀 나빠지더라도, 꿈에 나올 만큼 부끄러운 경험을 하게 되더라도 그냥 속 편하게 보여지고 싶다.
사실, 그랬다.
‘야외 섹스에 정말 조금도 관심이 동하지 않나’ 하는 질문을 받으면, 진짜로 관심없다고 단언하기까지 아주 조금 망설임이 생긴다.
나중에 문제시될 게 없고, 진짜로 보여지는 게 아니라면.
정말 침대에서 하는 상황극을 조금 더 리얼하게 만든 일흥(一興)이라면?
그렇다면 한 번 쯤은 괜찮을지도 모른다. 다른 누군가의 앞에서 자지에 괴롭혀지면서 절정해봐도 나쁘지 않을지도 모른다.
“너무 느끼는데. 몰입하고 있는 거 아냐?”
“햐으으, 흐으우웅…♡”
라리루라는 변태 같은 생각을 멈추고서 고개를 저었다.
쾌락에 패배한 암컷이 보이는 최대한의 부정이었지만, 그녀 자신도 앙탈로 보이리란 걸 알아차렸을 정도로 교태를 부리는 목소리였다.
“흐욱♡ 으으으웃♡”
라리루라는 혀를 빼물었다. 머리 한켠으로 계속 이 쾌감에 잠겨 있고 싶은 마음이 배어나왔다. 두 손은 깨닫고 보니 붙잡힌 상태였다.
…찌붑!! 단단하게 붙잡힌 보지를 쾌감이 찔렀다.
“후엑♡♡”
몸과 마음을 사로잡힌 듯한 굴복감에 라리루라는 눈을 까뒤집으며 경련했다.
이거다.
이게, 이 섹스가 가장 기분 좋다.
자기보다 훨씬 센 팔에 깔려서, 꼼짝도 못하고 따먹히는 쾌감.
옴짝달싹도 못하도록 묶인 채로, 강압적이면서 어딘지 그녀를 배려해주는 허리놀림에 유린당하는 감각. 그게 가부간에 라리루라를 발정나게 만든다.
여자가 꿈꿀 수 있는 정신적인 만족.
암컷의 본능이 갈망하는 쾌감.
그것들이 전부 채워진다.
더 이상 맛이 갈 곳도 없다고 생각했던 머리가 지금보다 더 멍청해진다. 발정 스위치는 쉴새없이 켜지다 못해 고장난 것처럼 전류를 파직거렸다.
“흐으으응…♡!! 하아아아앙!!”
고장난 머리와 연동된 입술은 자신을 덮쳐주는 수컷에게 찬사를 바치고자 신음을 흘렸다.
“푸윽, 푸엑♡”
감사하는 마음으로 쏟아낸 암컷의 굴종심은 두꺼운 손가락으로 틀어막혔다. 지나친 자극에 전원이 꺼리는 것처럼 머리가 생각하길 멈췄다.
공포에 몸이 굳는 것처럼 두뇌는 자신을 지키려 척수반응처럼 쾌락물질을 마구잡이로 분비한다.
뇌가 생각을 자아내는 기관이 아니게 된다.
요령 좋던 두뇌가 쾌락물질의 창고로 전락한다.
고장난 창고지기는 자궁을 두들기는 약탈자에게 앞다퉈 애액의 홍수를 퍼붓었다.
“흑, 푸윽, 흐윽…… 후아아아아♡?!”
그렇게 라리루라의 보지가 긁어모은 애액을 또 한 번 무자비한 약탈자에게 세례하듯 뿌려주고자 준비한, 바로 그때였다.
─촤악!!
시착실의 커텐이 열리면서 낯선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헤?”
남들은 고사하고 가족에게도 못 보여줄 표정을 하고 신음을 내지르던 라리루라는, 그 순간 잠시 심장이 멎은 것처럼 굳어졌다.
너무나도 큰 충격에 보지가 이상하리만치 수축하면서 자지를 조였다.
“~♬”
낯선 손님은 마치 그런 그녀와 노르드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처럼 시착실로 들어왔다. 그러고서는 가지고 온 자켓을 걸치며 음악에 맞춰서 고개마저 까딱걸린다.
“♪~ ♬”
희희낙락 콧노래를 부르며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는 여성. 쿨하게 생긴 여인은 그렇게 앞머리를 정돈하며 자신이 한층 아름답게 보이도록 치장했다.
헝클어진 옷차림으로 따먹히고 있는 라리루라의 코앞에서.
“……훗, 흐으, 힉.”
보이지 않는다. 들키지도 않았다.
라리루라는 그걸 알아차렸지만── 아니. 어쩌면 알고 있기에, 차갑게 식은 것처럼 가라앉았던 무언가가 아랫배에서 올라오는 것을 막지 못했다.
…움찔, 움찔♡!
인내심으로 참아내지 못한 쾌감이 삽입된 부분에서부터 툭, 툭 치고 올라온다.
“흣, 흐윽, 흐? 후윽, 흐. 힉? 힉?! 히잇……?!”
바리케이드를 발로 차서 부숴버리는 것만 같은 느낌. 라리루라는 그 감촉에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이상한 소리를 딸국질처럼 히끅거리다가……
“……아흐으으으윽♡♡”
…퓨우우우우우♡♡
소변을 지리는 것처럼 입을 오므리며 절정했다.
뷰르르르르릇─!!!
같은 타이밍에 질내에 정액이 뿜어졌다. 복부가 팽창하는 감각에 위가 짓눌리고 ‘끅♡’하며 자궁을 맞은 듯한 신음이 새어나왔다.
“아우, 흐으, 하우으으으으으으─♡”
쪼르르르르…♡ 쪼로로로로록─.
치마를 적시며 퍼진 애액이 라리루라의 다리를 타고 발치에 웅덩이를 만들어냈다.
“……음. 역시 맘에 드네.”
옷을 갈아입은 여성은 암컷 냄새가 충만한 공간에서 기분 좋게 미소를 짓고서 떠나갔다. 사람이 없다는 걸 알려주려는 듯 커텐을 활짝 열어두고서.
─철퍽!
힘이 빠진 라리루라는 자기가 만든 애액의 웅덩이에 무릎을 꿇었다.
“후윽, 후윽. 흑, 흐으윽…! 뭐, 뭐에요 대체……!!”
핑 도는 눈물과 힘이 들어가지 않는 다리를 꾹 참고, 라리루라는 항의하는 것처럼 노르드를 째려보았다. 당장에라도 울음을 터트릴 듯한 눈이었다.
“……하는 도중에 누가 들어오는 건 나도 예상 못 했어.”
노르드는 머쓱하게 대답하며 커텐을 쳤다.
타이밍 나쁘게 꿈속의 주민이 들어와버렸지만, 노르드가 의도해서 만든 상황은 아니었다. 라리루라와 섹스하느라 정신이 없었던 그에게 그럴 틈은 없었다.
“아마 내가 하는 도중에 누구한테 들켜본 적이 없어서 저 NPC도 자연스런 반응이 안 나왔던 것 같은데…… 괜찮아? 갑자기 꽉 조이길래 못 참고 그만.”
“괘, 괜찮을 리가, 어, 없잖아요…!! 기절하는 줄 알았단 말이에요…!!”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듯이 뛰었다.라리루라는 웅크리고 앉아서 찌릿하도록 울리는 하복부를 무심코 쓰다듬었다.
치마 밑으로 찬 공기가 파고들었다.
“……힉!”
이상하도록 달궈진 고간에 한기가 스치자 라리루라는 몸을 깜짝 떨었다.
…질척♡
정액과 애액이 흘러넘치며 주저앉은 그녀의 두 다리를 적셨다. 노르드는 그녀 옆에 무릎을 꿇고 등을 두드려주었다.
“자, 심호흡 해. 히히후. 히히후.”
“후, 후우…… 후우…… 딸꾹! 후우, 딸꾹!”
라리루라는 힉힉 거리며 딸국질을 해댔다.
태어나고 나서 가장 크게 놀랐다. 현실이었다면 그대로 심장 마비에 걸려서 죽었어도 아무 불평을 못 했을 것이었다.
‘……그, 그래.’
기절하려는 머리를 원래 상태로 돌려놓고자 하는 마음으로 라리루라는 몸을 웅크렸다. 어차피 이건 현실이 아니다. 조금 야한 꿈일 뿐.
사람들에게 섹스하다가 꼴사납게 가버리는 꼴을 보인다?
그게 뭐 어쨌단 말인가. 백 번을 들켜봤자 전부 꿈속의 해프닝에 지나지 않았다. 현실에서의 평판을 좌우하는 일도 없을 것이고.
“……벼, 별 것 없네요, 뭐.”
그렇게 자신을 타이른 라리루라는 바로 허세를 부렸다.
트라우마에 걸린 군인들이 전쟁터를 일상적인 공간으로 인식하고자 천박한 농담을 하듯, 아무렇지 않은 양 가슴을 편 것이었다.
“잠깐 놀, 놀라긴 했지만, 들켜도 별 거 있, 없, 없단 건 알았잖아요? 보여줘봤자 반응도 안 하고, 꿈이고, 환상이고, 가짜고! 그쵸? 네? 그쵸?”
“……뭐, 그렇지?”
척 봐도 혼란한 상태였다. 노르드는 그냥 말을 아꼈다.
“더 이상은 몰래 섹스해 봤자 긴장감도 없을, 없을 거 같네요♡! 몰입도 깨져버렸으니 전부 보여진다고 해서 부끄러울 것도 없을 거고!”
남편의 어색한 헛웃음을 눈치 못 챈 라리루라는 기세를 타서 외쳤다.
“결국 선배의 꿈속이니까, 여기 있는 사람들도 다 선배의 일부잖아요? 알몸을 보여져도 하나도 부끄럽지 않다구요! 그러니까 이제 끝! 끝!”
“……흠.”
노르드는 턱을 괴며 고개를 모로 꼬았다.
지금까지의 경험칙이 경종을 울리는 기분에 라리루라는 간신히 주워섬긴 심장이 도로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반쯤 착란한 상태로 물었다.
“왜, 왜요? 뭔가 문제 있나요?”
“아니? 확실히 이제는 숨어서 섹스해도 네가 별 감흥이 없겠다 싶어서.”
“다, 당연하죠! 들켜봤자 반응도 없는데!”
“그렇지? 그럼 이제부터는 대놓고 하자.”
“……네?”
뭘 어떻게 하자구요?
라리루라에게 그렇게 질문할 틈은 없었다.
─딱!
손가락을 튕긴 노르드가 그녀의 손을 붙잡고서, 시착실 밖으로 끌어당겼으니까.
그리고 시착실 밖으로 당겨졌을 때, 라리루라는 어느샌가 손이 등 뒤로 묶인 채로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거리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
“…………헤☆?”
“내가 일부러 세팅하지 않으면, 사람들한테 보여져도 반응이 없잖아?”
혼자만 알몸으로 거리에 서 있다는 현실에 라리루라가 뇌가 패닉을 일으켰을 때, 노르드는 그런 라리루라의 엉덩이 골을 찔걱거리며 웃었다.
“그럼 이제 당당하게 노출할 수 있겠다. 그치?”
“……노출, 이요?”
뺨에 닿는 공기가 시원하다.
적당히 찬 공기에 젖꼭지가 딱딱하게 일어섰다.
──이 상태로.
알몸에 옷 한 벌 못 걸치고, 팔이 뒤로 묶여서,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가랑이 사이에서 정액을 질질 흘리며, 목에 목줄까지 찬, 바로 이 상태로.
라리루라는 자기가 제안한 ‘데이트’를 계속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안녕하세요!! 신장개업했습니다─!!”
호객 알바를 하던 아줌마가 그런 라리루라에게 전단지를 내밀었다.
당장 체포당해도 별 수 없을 차림을 한 그녀가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아핫♡ 아, 아하하핫♡”
라리루라는 낯빛이 창백해지면서── 그렇지만 왠지 모르게 강하게 조여드는 하복부를 자각하며, 저도 모르게 마른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