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척척석사 노루-720화 (719/1,009)

“후우, 후우…♡”

라리루라는 가슴을 격하게 오르내렸다. 과호흡 증세처럼 쿵쿵 거리면서 어지러워진 머리로 시야 전체가 뿌옇게 흐려진다.

─시큰♡

그런데도 아랫배는 배덕감과 공포에 버무려져서 뜨겁다.

“아욱♡”

─쯔걱!

애액이 식어서 차가워진 보지 끝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 손가락에 라리루라는 신음했다. 입을 막아보려고 해도 뒤로 묶인 팔은 만천하에 드러난 몸의 어디도 가리게 해주지 않았다.

“뭐해? 전단지 정도는 받아줘.”

받고 버려도 돼. 노르드가 속삭이는 말에 라리루라는 얼굴을 붉혔다.

“……저기, 제가 나쁜 사람한테 손을 묶여서요. 선배가 대신 받아주실래요?”

“나도 손이 바쁜데. 아, 이 각도에선 안 보이나?”

─쯔붑, 쯔붑!

그런 대답을 바랐던 게 아니라는 것처럼 보지를 희롱하는 손가락이 거칠어졌다. 좋지 않다. 생각을 훤히 꿰뚫렸다는 실감이 확 들었다.

“자, 잠깐만요! 아직 마음의 준비가…… 흐끅!”

─덜컥! 오금을 오므린 라리루라는 몸을 숙였다. 거리 한복판에서 씹질에 허리가 빠지려는 걸 막아보려는 필사적인 저항이었다.

방금 전에도 꼴사납게 가버린 참이다. 절정의 여운에 잠긴 보지는 곧 있으면 또 가버릴 거라면서 그이의 손가락을 쭙쭙 빨았다.

하지만 서로가 합의했을 때, 그는 생각보다 짖궂어진다.

아니, 평소의 장난을 좋아하는 성격이 드러나는 것이었다.

‘……프랑 언니, 원망할 거에요…!’

눈물이 고인 라리루라는 노르드의 취미를 키운 언니에게 말없이 항의했다.

“읍♡”

입술을 벌리고, 전단지를 노려서 허리를 숙였다.

일단 받고 나면 노르드도 뭐라고 하진 않을 것이었다. 달콤한 자극이 배꼽을 툭툭 치고 있다. 서두르지 않으면 언제 또 허리를 쑥 내밀며 방뇨하듯 가버릴지 모른다.

손을 못 쓴다면 입으로라도 받을 수밖에──

“엄마야!! 뭐하는겨?!”

하지만 자존심도 버린 선택은 실패로 끝났다.

─하움! 작은 입술은 허무하게도 허공을 갈랐다. 전단지를 뿌리던 중년 여성이 놀라면서 내밀었던 종이를 거둬버린 것이다. 그녀는 놀라며 물러섰다.

“그걸 왜 입으로 받어? 아가씨 미쳤어? 멀쩡하게 생겨서는…….”

“……흐끅.”

머리가 이상한 사람을 보는 시선이 푹 꽂힌다. 라리루라는 눈물을 글썽였다.

전단지를 입으로 받는다니, 분명 상식의 범주로 봐도 이상한 짓거리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 훨씬 미친 짓을 하고 있는 상황 아닌가? 번듯하게 차려입은 상대방에게 알몸으로 힐난받는 상황에 그녀는 머리가 아찔해졌다.

경멸과 당황이 섞인 눈. 그 눈빛은 밝은 하늘에 알몸으로 돌아다니는 꼴이 된 라리루라의 정신을 정통으로 두들겼다.

─확! 울먹이던 라리루라는 노르드를 노려보았다.

“아, 아까는 꿈에서 이상한 짓을 해도 반응없을 거랬잖아요!”

“입으로 전단지를 받는 건 상식적인 범주에서도 이상한 발상이잖아?”

어깨를 으쓱거린 그는 바닥을 향해서 흥건하게 젖은 손을 털었다.

─파다닥! 라리루라가 빚은 꿀물이 여봐란 듯이 쏟아졌다.

“적어도 알몸으로 묶여서 바깥을 돌아다니거나, 옷가게에서 신음을 마구 질러가며 따먹히는 거에 비하면 평범하지. 당연히 저렇게 반응할 만 하지 않겠어?”

도망치는 아줌마를 가리킨 노르드의 손가락이 빙 돌았다.

제 갈 길을 가던 낯선 인파가 소란을 듣고 라리루라를 힐끔대고 있었다.

“……흐읏!”

라리루라는 반사적으로 다리를 오므렸다.

사람들의 이목이 모여든다. 경멸이나 혐오까진 가지 않아도 길에서 소란을 피우는 사람을 목격한 정도의 리액션이었다.

일상적인 무관심. 시끄럽다는 듯 찌푸린 눈.

라리루라의 미모에 대한 호기심. 희미한 비웃음.

각양각색의 리액션이 뜨거워진 아랫배와 가슴을 큥큥 울린다.

“쿡쿡. 뭐야, 자세 왜 저래?”

“야, 들리겠다. 오줌 쌌나 보지. 푸흐흐.”

그녀 또래의 여학생들이 지나가며 흘린 웃음에 라리루라는 귀까지 새빨개졌다.

─시큰♡

또 다시금, 다리 사이에서 올라오는 미지의 감각.

“후우, 후우, 하…!”

자기가 수치심에서 쾌감을 찾아내고 있다는 걸 눈치챈 라리루라는 입술을 깨물고서 가슴을 폈다.

그녀에게도 자존심은 있다.

솔직히, 아주 솔직히 말하면 부끄러운 만큼이나 몸에 손을 대지 않고도 가버릴 것만 같을 정도로 배덕적인 쾌감을 느끼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더 이상 꼴사납게 보이기는 싫다.

저 환상들한테가 아니라, 즐거워하며 구경하는 그에게 말이다.

“……뻔뻔하게 굴면 되잖아요, 뻔뻔하게 굴면!”

하얀 가슴을 당당하게 내민 라리루라는 입꼬리를 덜덜 떨며 외쳤다. 노출증 환자 같은 꼴에 비해서 꽤나 당당한 자세였다. 노르드가 큭큭거렸다.

“그래. 너만 아무렇지 않은 척 굴면 아무 반응 없을걸?”

“대, 대단한 것도 아니네요. 저는 연기도 관객의 시선도 익숙하거든요!”

그녀 자신만 수치심을 참으면 시선은 힐끔대는 정도다. 라리루라도 서커스단 활동으로 나름 널리 알려진 유명인이다.

이 정도의 시선은 아무렇지 않다……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럼 가자. 길 막고 서 있으면 민폐야.”

“아, 알겠으니까 손 좀 풀어주, 흐크으응…♡”

평범하게 굴려고 애쓰고 있자니 발정한 입술이 멋대로 아양을 부려댔다.

“……흐크으응?”

그러자 핸드폰에 정신이 팔린 채로 걷던 소녀가 자기가 대체 무슨 소리를 들었나 싶은 듯 고개를 쳐들었다. 라리루라는 당황하며 앞장섰다.

“가, 가요! 얼른 어디든 실내로 가자구요!”

─쪼옵! 보지에서 손가락이 빠지는 소리가 이상하게 컸다.

라리루라는 그 소리에 당황해서 허겁지겁 아무 가게에나 들어갔다가 후회했다.

그녀가 들어간 가게는 사람이 상당히 많은 카페였던 것이다.

“오. 코로나 이전의 세상.”

노르드가 뒤따라 들어오며 말했다. 그는 새로운 손님을 쳐다보는 선객들의 시선에 창백해진 라리루라에게 웃으며 물었다.

“어때? 다른 데 갈래?”

“……네?”

“사람이 적는 곳이나, 뭐 그런 데.”

사람이 적은 곳?

라리루라는 질문을 들은 순간 스스로가 그다지 내키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생각을 멈췄다. 그리고 그 이유에 생각이 미치기 전에 얼른 칭얼거렸다.

“……여기나 다른 곳이나 얼마나 다르다고 그러세요.”

“흐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에서 뭔가를 느끼기라도 한 것일까.

턱을 쓰다듬던 노르드는 픽 웃고서 라리루라의 머리를 토닥거렸다. 젖지 않은 쪽 손인 게 묘하게 배려받은 기분이라, 살짝 기분이 좋아진 게 라리루라로서는 몹시 분했다.

“주문부터 할까.”

노르드는 라리루라의 허리를 잡아끌고 카운터에 세웠다. 알바는 활짝 웃으면서 그들을 반겼다.

“네. 주문하시겠어요?”

“잠시만요. 음, 우리 후배님 옷차림이 가벼우니 찬 건 좀 그렇지?”

─주물주물.

노르드는 질문하며 보란듯이 가슴을 주물러댔다.

어깨에 손을 걸어서 도망치지 못하게 막고 손을 가슴을 짜듯 당겼다.

“아, 아무거나, 상관…♡ 읏. 사, 상관 없어요.”

훌륭한 힘조절에 목소리가 들뜬다. 라리루라는 등 뒤로 묶은 손을 꼼지락대며 허리를 펴려고 애를 썼다. 이러다가 느낄 때마다 배를 내미는 이상한 버릇이 생길 것만 같았다.

“아무 거나? 제일 어려운 메뉴인데.”

노르드는 고개를 젓고서는 라리루라의 등 뒤로 돌아갔다.

꽈악…♡!

알바생이 주문을 기다리는 중에 보란 듯이 라리루라의 가슴을 두 손으로 움켜쥐고 주물렀다.

“후후.”

알바생은 노르드의 불평이 우스운 것처럼 작게 키득거렸다. 그 친절한 미소 앞에서 가슴을 주물러지는 라리루라는 버티지 못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

“웃♡ 크읏…… 힉♡!”

유두를 꼬집어진 라리루라는 최대한 작게 흠칫거렸다. 알바생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노르드는 메뉴판을 훑어보다가 라리루라의 가슴을 톡톡 쳤다.

“우리 케이크 하나 먹을래? 단 게 좀 땡기는데.”

“헤엑, 헥♡ 피, 필요 없서혀…♡”

케이크라니, 이런 상황에선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구분도 안 갈 텐데. 라리루라는 입술을 오므리며 주먹을 꼭 쥐었다.

─주물주물, 주물주물. 꽈악♡

“그래? 그럼 저는…… 녹차 푸라푸치노 벤티에 에스프레소 휘핑 얹고, 그린티 파우더 추가요.”

노르드가 뭔가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지만 라리루라는 신경 쓸 겨를도 없이 헥헥거렸다. 딱딱하게 선 유두를 꼬집던 그는 핑크빛 유륜을 보고 떠올린 듯 말했다.

“그리고, 크크. 얘 건 그냥 딸기 라떼로 주세요.”

“네. 주문 확인하겠습니다~.”

직원과 대화하던 노르드는 계산을 마치고 라리루라를 또 잡아끌었다.

‘어, 어떻게든 참았다…!’

얼굴을 밝힌 라리루라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가 직원과 대화하는 중에 바보 같은 소리를 내며 가버리지 않도록 노력한 보람이 있었다.

“얼른 와. 앉아서 기다리자.”

하지만 그런 안심감도 노르드가 자리로 데려간 순간 사라졌다.

“……여기, 앉자구요?”

팔이 뒤로 묶인 라리루라는 창가석에 앉는 그를 보며 말을 잃었다.

커다란 전면 유리가 거리를 보여주는 자리였다. 테이블 밑도 뻥 뚫려 있어서 그녀가 거리를 볼 수 있는 만큼 행인들도 그녀를 볼 수 있었다.

─탁탁. 2개 있는 의자를 두드리는 노르드.

“다른 자리가 없어. 2층 가긴 귀찮고.”

“……제가 기절하면 선배가 책임지시기에요.”

라리루라는 말라붙은 목을 침으로 죽이고 거기 앉았다.

팔을 묶인 알몸의 여자가 카페에 앉아서 거리를 구경하는 모습은, 보통 사람들에겐 어떻게 보일까.

일단 라리루라가 반대 입장이었다면 경악하면서 넋이 나간 듯 쳐다보다가, 황급히 도망쳐서 집에 있을 가족들에게도 이야기할 것이다.

오는 길에 중증의 변태를 보았노라고.

“……흐으, 죽고 싶어….”

“어허. 그런 말 하면 못 써.”

노르드는 낄낄대며 라리루라의 밑가슴을 주물거렸다.

“언제까지 하실 건데요…….”

입을 내민 라리루라가 불평했다. 완전히 장난감 취급이다.

그 취급에 울화통이 터지면서도 솔직하게 느껴버리는 게 정말 싫다. 행인들이 지나가다가 눈이 못 박힌 듯 쳐다볼 때마다 긴장감에 미칠 것 같았다.

“서, 선배. 사람들이 자꾸 쳐다보는데…… 읏♡”

“네가 예뻐서 그렇겠지. 머리색도 눈에 띄고.”

“그, 그런 건 빨리 말해주세요!”

“으흠.”

라리루라가 소리치자 옆자리의 손님이 헛기침을 했다. 심장이 철렁한 라리루라는 눈도 못 맞추고 등을 돌려버리고 말았다.

“어허. 목소리가 크다. 사람들 다 쳐다볼라.”

농담하듯 웃은 노르드는 한가롭게 카페 노래를 듣는 것처럼 눈을 감았다. 라리루라는 혼자만 맘 편하게 즐기는 그를 보고 속으로 씩씩거렸다.

“……그러는 선배도 발기했으면서.”

날 괴롭히면서 꼴려하고 있으면서.

들릴까 무서워서 라리루라는 작게만 속삭였다. 그때 알바생이 소리쳤다.

“B-25번 손님!”

“……아, 우리네.”

영수증을 본 노르드는 라리루라의 팔을 묶었던 끈을 잘라냈다. 갑작스럽게 주어진 자유에 어안이 벙벙해진 라리루라는 입을 벌렸다.

“다녀와. 가서 이거 주고 받아오면 돼.”

“……진짜 못 됐어.”

당연히 그렇겠지. 라리루라는 히잉 거리면서 그 영수증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히터 바람이 솔솔 불어서 그녀가 알몸이란 걸 계속 자각시켰다.

터벅, 터벅….

라리루라는 목각인형처럼 카페를 걸었다. 몸을 다루는 솜씨엔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신체조율에 힘을 써도 손발이 동시에 나갔다.

그래도 꾹 참고 계속 걸었다.

알몸으로…… 사람이 가득한 공간을 걸었따.

그것을 자각하고 나면 차라리 빨리 끝내버리고 싶다는 마음이 앞선다. 저려오는 고간이 찌릿하다. 심각하게 천박하다는 걸 알면서도 어깨에 떨림이 멎질 않는다.

‘……아아, 정말…!’

음료를 받는 곳에 도착한 라리루라는 눈물이 핑 돌았다. 오늘만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별 수 없었다. 주문을 기라디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카운터에 도착한 라리루라는 평소의 활달함과 사근사근함이 거짓말인 것처럼 개미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 저기…… 음료 주문했는데요……”

“네?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실래요?”

“그. 으, 음료…… 주문… 했는데…”

“저…… 실례지만 잘 안들려서요. 제품 받으러 오신 건가요? 영수증 주문번호를 보여주시겠어요?”

알바생은 바쁜데 귀찮게 굴지 말아달라는 듯이 말했다.

“……네에. 여기요….”

라리루라는 고개를 푹 숙이고 구깃구깃하게 구겨진 영수증을 내밀었다.

알바생은 한숨을 참으며 영수증을 받고선 나온 음료를 확인했다. 몇 개 있던 음료수들을 확인한 그녀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죄송하지만 손님 건 아직 안 되서요. 저쪽에서 조금 기다려 주세요.”

“………………네?”

황망해진 라리루라의 질문에 알바생은 직접 봐 보라는 듯 영수증을 건넸다.

“주문번호로 불러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조금 전에 부른 번호 B-25.

라리루라의 주문번호…… B-29.

‘……선배애애애애!!’

당했다.

두 눈 훤히 뜨고 또, 또 당한 것이다. 소리없는 비명을 지른 라리루라가 돌아보자 노르드는 손을 저으면서 카운터 옆을 가리켰다.

─미안, 잘못 들었네. 기다리다가 받아 와.

그가 입 모양으로 그렇게 말하는 걸 듣고 라리루라는 등을 떨었다.

‘……기다리라니, 여기서?’

주변을 힐끔댄다. 모르긴 몰라도 제법 고급지게 차려입은 부인이나 손목시계를 힐끔거리는 지적인 남성. 자기들끼리 꽁냥내는 연인들. 하품하는 노인.

여기서 그녀만이 옷 한 벌 걸치지 않고 있었다.

─시큰♡

또다. 또 이 감각이다.

가랑이가 찌릿하게 울리자 라리루라는 흠칫했다.

위험하다. 정말 그녀의 머릿속 어딘가가 적잖이 삐뚤어지고 있는 느낌이었다. 당장 노르드에게 이 도착적인 놀이를 관두자고 해야 할지도 몰랐다.

‘……차, 착각이겠지.’

하지만 라리루라는 애써 자신을 위로했다.

그래. 오늘만, 오늘만이다.

인생을 망친 변태도 아니고, 이런 짓을 현실에서 할 만큼 멍청하진 않다. 라리루라는 순간의 쾌락과 인생을 저울질하는 타입이 아니었다.

이런 쾌감보단 언니들과의, 노르드와의 일상이 훨씬 더 소중하니까.

‘……그래도.’

그래도, 여기서라면 또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도착적인 변태짓만을 위해서 마련된 무대에서라면── 괜찮지 않을까?

아니, 분명 괜찮다. 일이 잘못되도 상관없다.

들켜버려도…… 상관없다.

─시큰시큰♡!!

“후으…♡!”

오싹한 감촉이 선명한 쾌감이 되서 질구를 두들겼다. 번듯한 손님들 사이에서 혼자 나신을 쬐며 기다린다는 광기의 현장에 몸이 쪼그라드는 것만 같다.

조여든다. 걸레를 짜는 것처럼.

남에게 보여선 안 되는 부분이 전부 조여든다. 아랫배가, 자궁이, 가슴이, 불에 덴 것처럼 수축하면서 즙을 짜듯 아드레날린을 쥐어짠다.

…울컥♡

아랫배에서 올라오는 감각.

익숙하고, 행복하고, 또 오늘 전까지는 늘 환영할 만 하던 감촉. 그녀 자신의 손이나 정말 좋아하는 사람으로만 얻었던 쾌락.

라리루라는 새파랗게 질리며 숨이 멎었다.

‘……거짓말.’

안 돼.

이건 정말, 정말로 안 돼. 말도 안 되고 이렇게 되서도 안 돼.

그야, 그치만, 누가 만진 것도 아닌걸. 아까까지 잘 참다가 갑자기 왜.

정리되지 못한 생각이 쏟아졌지만, 라리루라는 처음으로 남자를 안 날로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 감각을 참아본 적이 없었다.

참는 노력을 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단지, 그 노력이 더 큰 쾌감을 위한 ‘기다려’가 되도록 평생 조교당했을 뿐.

“……호으♡”

그렇기에, 라리루라는 사람들 사이에서 똑바로 선 채로 절정했다.

쪼르르…♡

성감대에 손도 대지 않고, 차렷 자세에서 살짝 내민 보지가 끈적하고 투명한 애액을 싸댔다. 손님들은 미증유의 사태에 전혀 반응하지 않고 자기 할 일에만 집중했다.

퓻─ 퓨우─.

장애물이 없다는 걸 알고서 브레이크가 고장난 것일까. 라리루라의 보지는 아랫배에 채워둔 애액을 영역표시하는 암캐처럼 흩뿌렸다.

자지에 박힐 때만큼 강렬하진 않지만, 틀림없이 선명한 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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