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척척석사 노루-756화 (755/1,009)

퓻퓨─♡!

애액이 거칠게 튀었다. 티르시의 머릿속에서도 스파크가 튀며 몸이 움츠러들고, 폭발한 쾌감이 꽉 조인 다리 사이에서 꼴사납게 흘렀다.

일부러 차별을 둔 것도 아니었다. 거의 비슷한 수준의 애무였다. 널브러진 티르시는 그걸 알기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호흡만 쌕쌕댔다.

“네. 티르시 1패.”

“승리. ……으?”

…쮸브븝♡ 쯔걱!

잠시 승리의 쾌감을 누린 네페르티티는 멈추지 않는 손가락의 움직임에 몸을 떨었다. 방심한 순간 빈 깡통을 툭 차는 것처럼 임계점을 넘어갔다.

“훅, 후으♡ 흐읍…♡”

그래도 네페르티티는 배꼽에 힘을 주고 쾌감을 참았다. ─본인 딴에는─ 훈련을 위한 것이었는데 눈앞의 승리에 정신이 팔린 것을 반성하면서.

“으크…♡ 흐♡ 으우…♡”

─쮸보보봅♡ 쮸봅♡

버틴다고 더 강하게 하지 않고, 같은 페이스로 이어지는 애무.

“58~ 59~ 1분~. 기록 갱신이네요. 62~ 63~”

“후우, 후으우♡”

절벽 끝에 발끝으로 간당간당하게 버티는 느낌이었지만 노르드는 마무리를 짓지 않았다. 절정시킬 생각으로 하는 애무가 아니잖은가.

그걸 못 참고 가버린 티르시는, 뭐 별 수 없다. 참는 노력을 해 본 적이 있어야지.

“178~ 179~ 오. 3분?”

“하아우으으…♡!”

퓨웃─♡! 네페르티티가 몸을 젖히며 벌린 다리 사이로 애액을 쏟아낸 건, 그런 사정도 있어서 그 직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시간을 견딘 뒤였다.

한계까지 참다가 딱 3분에 맞춰서 억지로 참던 쾌감을 방류했다. 참은 만큼 쌓인 것처럼 기나긴 절정은 무표정한 그녀의 표정을 살살 녹여놨다.

“흐으, 흐우. 후으, 히으으…♡”

“잘 했어요, 네페르티티. 표정은 풀렸지만.”

넋이 나간 네페르티티를 쓰다듬어주던 노르드는 티르시의 안색을 살폈다.

“……3, 분?”

비교도 되지 않는 격차에 파랗게 질린 티르시는 손을 떨었다.

10초를 못 채운 그녀와는 비교할 것도 없었다. 압도적인 패배였다.

“……벌칙, 받을게요. 그, 그런데.”

“물론 단판으로 끝은 아닙니다. 1번으론 훈련이 안 되잖아요?”

“아, 네. 네! 역시 그렇죠?”

망연자실해 하던 티르시는 곧 기분을 추스르며 말했다. 아무튼 1번만에 승부 다 끝난 것도 아니잖은가. 그 벌칙이란 걸 잠깐 참으면 그만이었다.

“……내 상은?”

“음. 고민되네요. 첫판이니까 가볍게 가죠.”

노르드는 킥킥거리며 네페르티티를 끌어안았다. ─푸욱♡ 자지가 깊이 박혔다.

“아윽♡”

막 가버린 직후의 삽입에 네페르티티는 눈매를 잘게 떨었다.

“왜, 왜……?”

“삽입에 버티는 시간으로도 승부 해야죠. 사전 연습 어드밴티지인 겁니다.”

“……아. 그거라면 합리적.”

정말로 납득한 듯한 네페르티티는 욱씬거리는 아랫배를 매만지며 노르드의 가슴에 안겼다. 탄탄한 근육을 쓰다듬으며 웃는 그녀는 행복해 보였다.

“티르시는 정좌하고 대기해 주세요.”

“……네? 보, 보고 있으란 건가요?”

“아뇨, 그런 건 아니고. 제 몸이 하나라서.”

“아. 네, 네에…….”

잠깐 기다리기만 하는 게 벌칙이라니? 티르시는 별 생각없이 무릎을 꿇고 정좌했다가, 곧 후회했다. 뒤돌아서 앉는 편이 나았을지도 몰랐다.

“아우, 하으…♡”

“네페르티티. 신음 소리 귀엽네요.”

“……놀리면 싫어.”

“진심인데요. 지금 그 대사, 진짜 두근거렸어요.”

“……바보.”

마주 보고 앉아서 허리를 달싹거리는 노르드와 네페르티티.

찌걱, 쭈걱…♡ 음란하게 물이 튀긴다. 숨이 턱 막히는 것만 같았다. 손과 발이 말단부터 촉감이 흐려지면서 눈앞이 핑 도는 것처럼 어지럽다.

“……………….”

입술을 달싹거리던 티르시는 침대에서 정좌한 채 등을 돌렸다.

애달픈 신음 소리가 귀를 파고든다. 티르시는 꾹 하고 눈을 감았다. 청각이 쓸데없이 예리해졌지만 과연 귀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그건 자존심 문제였다.

억겁만 같았던 벌칙의 순간이 지났다.

“하우으으…♡”

뷰루루룻─♡

네페르티티가 절정하고, 노르드도 그녀의 안에 진하게 정액을 사정한 모양이었다. 티르시는 눈을 뜨고 다시 돌아서서 앉았다.

어째선지 다리 사이가 매우 축축하다.

아니, 막 가버린 참이니까 당연하겠죠. 티르시는 스스로를 다독이는 것처럼 되뇌이고 다시 다리를 벌렸다. 자세에 대한 수치심은 최면 덕에 덜했다.

노르드는 젖은 손을 닦으며 조금 미안하다는 듯 웃었다.

“3분이었죠? 힘내세요, 티르시.”

“……어?”

나 혼자야? 다시 승부하는 게 아니고?

꽈악…! 깜짝 놀란 티르시는 다리를 안았다.

“노, 노르드? 이 승부, 최고 기록을 두고 싸우는 거였어요? 전 매번 겨루는 줄로만……”

“매판마다 하면 이긴 쪽이 불리하죠. 오래 참다 포상 섹스를 한 만큼 몸이 달아오를 텐데. 그러면 오래 버틴다는 취지가 무색해질 걸요?”

그건…… 그럴지도 모르지만.

‘……3분을 버텨? 내가?’

티르시는 순식간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3분. 180초. 최고 기록이 14초였는데, 그 10배 이상의 시간을 버티지 않으면 계속 벌칙행이라고? 아니다. 조금 전에 9초였으니까 딱 20배였다.

최고 기록을 20배 이상 갱신하지 않으면 연패.

승부가 끝날 때까지…… 방금 같은 벌칙을 계속 받는다.

퓨─♡

“하욱♡”

바짝 굳어버린 몸과 머리가 거짓말처럼 완전히 녹아내린 보지는 직전의 기록을 갱신했다. 부정적인 방향으로. 노르드는 쓴웃음을 지었다.

“……5초였네요. 그, 핸디캡을 좀 드릴까요?”

“후윽, 하아♡ 하…! 피, 필요 없거든요?”

티르시는 오기를 부리며 고개를 홱 돌렸다.

핸디캡이라고? 전혀 필요하지 않았다. 그런 걸 써서 이기면 무슨 의미인가.

‘……방금 전엔 괜히 머리에 열이 올랐던 거야.’

조금이다. 해 봤자 몇 초 차이 아닌가. 방심한 게 원인이었다.

뒤에서 네페르티티가 섹스를 하건 말건 호흡만 안정시키자. 거의 처음이라는 네페르티티가 180초 씩이나 버텼다. 요령만 알면 티르시라도 가능할 게 분명하다.

“후으, 으… 벌써 내 차례?”

네페르티티가 비몽사몽하게 말했다. 절정의 여운에서 가시기도 전에 차례가 돌아왔으니 당연하긴 했지만, ‘벌써’라는 말이 가슴을 푹 찔렀다.

아마도 네페르티티는 자기가 잠깐 기절이라도 한 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5초만에 진 티르시는 패배감에 점철되며 돌아서서 앉았다.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있을까. 눕는 시간보다 애무 받은 시간이 짧았는데.

입술을 깨물지는 않았지만, 분한 나머지 주먹이 쥐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팡♡ 팡팡팡♡ 팡팡팡♡!

“흐우으으으으으…♡”

노곤하게 녹아버린 암컷의 신음이 귀를 후볐다.

함락당한 암컷의 신음은 익숙한 것이다. 티르시 본인의 입에서 줄줄 흘러나올 때가 있는가 하면, 다른 아내들과 함께 섹스할 때 같이 듣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는, 그냥 차례만 기다리면 됐는데.’

네거티브 방향으로 굴러가는 생각을 깨달은 티르시는 황급하게 고개를 저었다. 집중하자. 흥분하면 안 된다. 다음은 그녀의 차례였다.

들었다간 흥분한다. 흥분하면 또 필패다. 3분은 너무나 긴 시간이었다.

“하으, 아♡ 아랫배 쿡쿡, 찌르면, 시러어♡”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참으세요. 호흡이 흐트러지니까 못 버티는 거에요.”

하지만 종종 들려오는 노르드의 조언이 절정을 버틸 방법도 모르는 그녀에겐 금과옥조였다. 다시 귀를 기울인 티르시는 눈만이라도 꾹 닫았다.

─팡팡팡팡♡!

들려오는 소리는 익숙하다. 개가 간식의 냄새에 침을 흘리는 것처럼 공감각으로 링크된 쾌감이 하복부를 즈려밟는다. 짜인 물티슈처럼 젖어간다.

“……………….”

티르시는 주저하며 비키니 속옷의 팬티를 슬쩍 들췄다.

그녀의 보지는 흠뻑 젖어 있었다. 꼴사납게 패배한 주제에.

패배한 클리토리스를 한껏 충혈시키면서 자지에 쑤셔질 순간을 고대하고 있었다.

다음에 또 지더라도, 노르드라면 이렇게 괴롭히기만 하고 보내진 않겠지.

연패를 반복하다 보면 마지막에는 티르시한테도 자지를 넣어줄 것이다. 평범하게 미안했어요, 힘들었죠. 그렇게 말하면서 부드러운 섹스를 해 줄 것이었다.

그랬다. 티르시의 보지는 벌써 그런 미래를 생각하며, 꼴에 지혜로운 양 승부를 포기하고 수컷이 자비와 동정을 베풀어주길 기다리고 있었다.

벌써 배를 까뒤집고, 네페르티티에게 싸다 남은 정액을 나눠줬으면 하고 있었다.

“으, 으우우읏….”

절대 입에 담지 못할 패배감에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눈물이 날 것 같다. 치욕스러웠지만 어떻게 이 사태를 해소할 방법도 떠오르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좋아하는 남자의 배 아래에 깔려서 박힐 줄이나 알았지, 그를 즐겁게 할 방법이라곤 펠라 정도밖에 궁리해 본 적이 없는 그녀였다.

패배감이 영문을 모를 열기가 되어서 고간으로 흘러들어가기 시작할 무렵, 티르시는 다시 한 번 입술을 깨물고 그의 손길에 하복부를 내밀었고.

“……아♡”

─퓨우.

도착적인 쾌감이 3초만에 패배를 각인시켰다.

이젠 뿜어지는 애액도 한 줌에 불과했다. 이미 만지기만 해도 가 버릴 정도였던 보지는 노르드의 손에 퓻 하고 애액을 쏟고 파르르 떨렸다.

“……이거, 슬슬 그만할까요?”

“아직…! 아직 할 수 있어요…!”

그렇게 말하는 티르시는 거의 울 것만 같았고, 노르드는 대체 어떻게 말하면 이 고집스러운 전직 귀족 아가씨가 상처받지 않을까 고민하다 말했다.

“3번째부터는 벌칙을 바꿉시다.”

“……벌칙을?”

핸디캡이라면 절대로 사양할 생각이었지만, 그 말에는 심장이 덜컥했다.

지금보다 더 심해지는 걸까? 아니, 심하고 뭐고 그냥 가만히 있으라고 했을 뿐인데 내가 혼자 패배감에 젖어서 바보 같이 굴고 있을 뿐이긴 한데.

“다음부터는 티르시가 직접 기록을 재 주세요.”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며 자괴감에 빠져든 걸 눈치챈 노르드가 얼른 말했다.

끼리끼리 어울린다고, 티르시도 말로 설득해서 들을 고집쟁이가 아니었다.

“제가…… 직접요?”

훌쩍거리던 티르시는 멍하니 대답했다.

“네. 아무튼 목적은 인내심을 기르는 거잖아요? 벌칙 겸 실전 연습이죠. 대신 자위로 3분을 넘게 버티시면 그것도 인정해 드릴게요.”

“……연습해서 재도전해도 되고요?”

“물론이죠.”

섹스 3번으로 거의 혼절해서 몽롱한 네페르티티에겐 더 이상 재승부를 받을 여유가 없었다. 티르시는 이 제안의 뒤에 담긴 뜻을 이해했다.

티르시가 직접. 다시 말해서 자위다.

혼자 한다면 페이스 조절도 자유다. 오기를 부려대며 진짜 연습을 하건, 정 힘들면 3분을 대충 때우고 이겼다는 명목으로 포기할 수도 있었다.

사실 자위를 하라는 소리도 아니다. 대충 이런 핑계로 끝내는 게 어때요, 하고 넌지시 권한 거다. 그걸 못 알아들을 만큼 바보는 아니었다.

노르드는 그녀에게 도망칠 구석을 준 것이었다.

“……네. 그렇게… 할게요.”

하지만 그 배려심은 더한 자괴감으로 바뀌어서 티르시를 두들겨댔다.

기록을 앞서는 건 꿈 속의 꿈. 오히려 10초에서 3초까지 떨어질 정도다. 평생 기다려도 네페르티티에게 절대 못 이길 거라는 이해가 깔려 있는 배려.

……그렇게 받아들이면 안 된다. 혼자 패배감에 상처받는 꼴 아닌가.

하지만 패배는 엄연한 사실이었다.

노르드라고 해서 어떻게 하겠는가. 티르시가 봐 주는 걸 못 받아들인 건데.

그러니까 이건 억지를 부린 티르시가 감당해야 하는 문제였다.

뒤돌아서 무릎 꿇은 그녀는 조용히 사타구니에 손을 가져갔다.

“……………….”

─쮸걱, 찌봅♡

굵기도 테크닉도 비교도 되지 않는 손가락으로 벌이는 초라한 자기위로.

뒤에서 들리는 섹스음이 끊기자 티르시는 울먹거리면서 말했다.

“……노르드. 마저 계속하세요.”

“어, 아니. 그래도.”

“계속 해 주세요. 부탁이니까.”

“앗, 옙.”

최면이나 걸어달라고 할 걸. 티르시는 눈을 질끈 감고 자위를 시작했다.

어색하다. 해 본 적이 있기나 했던가. 자꾸 그의 손길과 비교하게 된다.

─쯔부붑! 꾹, 꾹♡!

티르시는 손가락을 깊이 밀어넣었다. 과격하게, 그의 애무를 흉내내는 것처럼.

물론 생겨나는 건 쾌감보다는 자괴감이다.

“……훌쩍. 킁.”

딱히 마음의 상처를 받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 패배감은 뼈에 사무쳤다.

독점욕에 불타서 호기롭게 덤볐다가 역대 최속 패배 기록이나 세우고. 진짜 한심한 꼴이 아닌가. 앞으로 몰래 그녀의 개인 발퀴리에에게 부탁해서 연습이라도 해야 할까.

그래도 이거라면 3분은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아우으…♡?”

뒤에서 그런 신음소리가 들려올 때까지는 그리 생각했다.

“……노르드…? 마법사는?”

“암 것도 아닙니다. 잠깐 눈 좀 가릴게요?”

“눈을? 왜?”

배려해 준 걸까? 정신을 차리는 네페르티티에게 눈가리개를 씌워준 노르드가 다시 티르시가 시킨 그대로 섹스를 시작했다.

“……으.”

머리가 다시 어지러워졌다.

등을 돌려서 보이지는 않았다.

사정을 모르는 네페르티티는 갸우뚱 거리는 듯 하다가 다시 자지에 허덕였다. 부럽다. 마치 뱃속 내장이 까맣게 타오르는 것 같았다.

“흐으으으…♡!!”

꽈악…! 자업자득이다. 내가 자존심을 세워서다.

그걸 부정하는 것처럼 티르시는 울먹거리며 과격하게 자위했다. 쾌감이 모자라다. 3초만에 눈앞이 훅 가라앉는 그의 손길과는 천지차이였다.

전직 귀족 아가씨, 눈물의 자업자득 패배 자위.

딱 어울리는 비아냥이 머리를 스치고, 참으려고 하지도 않은 쾌감이 푸슛 하고 튀었다. 무릎 꿇은 다리를 어느샌가 열며 티르시는 자위로 절정했다.

퓨우─. 새어나온 애액은 3초 짜리 패배 때보다 못했다.

“하으윽, 흐윽, 흑…♡! 이익…♡!!”

─쮸읍, 꼬옥♡ 푸욱…!!

꼴사납게 헤집고, 이 정도냐며 어이 없어 하는 건방진 보지를 혼쭐낼 기세로 손가락을 놀려댔다. 못난 것. 그 잠깐을 참을 인내심도 없으면서 혼자 자위할 때만 잘난 척이나 하고.

─퓨웃! 기가 차다는 것처럼 또 애액이 몇 방울 튀었다.

“이익…!! 흐윽, 흐으으, 흑…!! 이게, 이게…!!”

“그렇게 하는 게 아니죠.”

울면서 손가락을 놀리던 차에, 뒤에서 불쑥 끌어안은 노르드가 티르시를 포근하게 안았다. 다리는 그의 발이 꽉 잡히고 손이 어? 하는 사이에 뒤에 묶였다.

그의 체취에 묵은 감정이 싹 날아간다.

“어? 에?”

“자. 여길 이렇게에요.”

올려다보자 노르드는 명치에서부터 손가락을 쭉 훑고 내려갔다.

그의 손가락은 빨갛게 충혈된 소음순을 젖혔다.

─휘릭. 쿡쿡.

퓨우우웃─♡!

“아윽♡”

붙잡힌 몸이 경련한다. 짜릿하게 쾌감이 튀었다. 헤 벌어진 입에서 혀가 삐쭉 나왔다.

꾸붑, 꾸붑…♡!

그런데 멈추지 않았다. 티르시는 화들짝 놀라서 몸을 비틀었다. 쾌감이 올라온다. 막힌 관을 부술 기세로 차고 올라오며 뇌를 망가트리려 한다.

“노, 노르드. 갔어요! 저 지금 갔으니까! 지금 거 패배로 치셔도 되요!”

“가기는요. 2초도 안 지났는데. 안 가셨어요.”

“……에? 흐아에?”

“마저 셀게요. 3~ 4~.”

─푸슈우웃♡!!

숫자가 카운트된다. 하지만 어디까지 셌는지는 들리지 않았다. 그저 혼자 경련하는 몸을 느끼면서 남자다운 팔에 안겨서 신음을 뱉을 수밖에 없었다.

“갔, 는데에…♡ 10번 넘게, 갔는데에…♡”

“아뇨, 한 번도 안 갔어요. 보시다시피 티르시 보지는 제가 더 잘 알죠?”

“아우윽♡ 흐악♡”

퓻…! 푸슈우우웃─!

간다. 패배감과 굴욕감을 씻어내리면서 쉼없이 간다. 참는 방법을 모르는 채로 시냇물처럼 졸졸 흐른다. 그의 손과 자신의 허벅지를 흠뻑 적셔갔다.

기다리는 시간이 억겁 같다고?

어설펐다. 이쪽이 훨씬 더 영원 같았다. 이러니 네페르티티가 그녀에게 신경 쓸 여유가 없었을 수밖에. 오히려 그녀가 혼자 자위나 할 때 이런 걸 버텼으니 경외스러울 정도다.

뚝, 뚝…. 노르드는 암컷즙이 흐르는 손을 대충 닦으며 말했다.

“이걸로 딱 3분 1초. 다 버티셨네요.”

“으옥… 흐오으…♡”

정신을 차렸을 때는 침대에 엎어져서 엉덩이를 흠칫거리고 있었다.

티르시는 온몸에 힘이라고는 다 빠져서 뒤척거리다가, 비슷한 모습이 되서 잠든 네페르티티를 발견하고 말을 잃고 말았다.

멍하니 앉은 그녀에게 노르드가 컵을 건넸다.

“물 마시세요. 한숨 쉬었다가 하죠.”

“아, 아아. 네…… 네?”

쉬었다가 한다니? 컵을 놓칠 뻔한 티르시는 노르드의 다음 말에 절구했다.

“아, 네페르티티의 삽입 절정 최장 기록은 1분 15초에요.”

“……1분 15초?”

“넵. 티르시가 얼마나 버틸진 해 봐야 알겠죠.”

“……후, 후후. 우후후후. 우후후후후후….”

티르시는 어깨를 떨며 웃다가 말했다.

“……노르드.”

“넹.”

“초콜릿 시럽 남은 거 있죠?”

“넹? 아, 네. 남긴 했죠. 원체 많이 만들어서.”

“모유랑 섞어서 밀크 초콜릿 만들어 드릴게요. 아니다. 가슴에 끼얹고 직접 블랜딩해서 드세요. 좀 전에 네페르티티한테도 비슷한 거 하셨었죠?”

초콜릿은 어쨌든 모유는 그가 좋아하는 디저트 아니던가. 모유로 술도 담궈마셨다던데, 모유 초콜릿이라면 관심이 동하겠지. 우유도 귀한 대륙이고.

‘……절정 참기 승부? 후후….’

컵을 기울이면서 혼절한 네페르티티를 보았다.

왜 잊고 있었을까. 다른 4명이 서로 그를 두고 다툰 적이 없었다는걸.

왜 눈치 못 챘을까. 판을 깔아줘도 별로 리드를 하지 못하던 다른 아내들이, 왜 5P 6P를 할 때만 호흡이 그리도 척척 맞았는지.

티르시는 제안에 혹하는 남편을 보면서 힘없이 웃었다.

“그 대신, 패배 선언 좀 하게 해 주세요…….”

경쟁은 무슨. 공동전선을 펴도 가망이 없겠는데.

재능도 없는 방중술에 투자할 바에야 노르드를 흥분시키는 플레이를 찾는 게 현명할 것 같았다. 방어력이 부족하면 공격력을 올리는 게 현명하지 않겠는가.

역시, 그냥 최면에 걸려 있을 때가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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