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척척석사 노루-759화 (758/1,009)

***

“……가만히 계세요, 언니. 전부 저한테 맡겨만 주세요♡”

어두운 방.

낡은 랜턴이 아슬아슬하게 오두막을 밝혀줬다. 무드가 있다면 있는 분위기였지만, 침대에 올라탄 2명의 여인들은 그다지 평화로워 보이지 않았다.

처음 보는 생김새의 여인들이 침대에서 엉키고 있었다.

“자, 잠깐만. 뭐하려고?! 너 미쳤어?!”

정정. 내가 보기에, 밑에 깔린 사람은 당황해선 호들갑을 떨고 있지만 위에 올라탄 쪽은 즐기는 듯 보였다. 소녀의 손이 여인의 가슴팍을 훑었다.

“왜요, 괜찮잖아요? 어차피 다른 사람이 올 것 같지도 않고.”

“그건 그렇지만! 흐악?! 야! 옷!! 옷 벗기지 마!!”

소녀는 듣는 둥 마는 둥 여인의 옷을 들췄다.

“……에헤. 진짜 신기하다. 그쵸?”

몸매를 철저하게 가리는 두꺼운 옷이었다. 거의 평지처럼 매끈한 가슴을 쓰다듬으며 소녀는 무척 색다른 감촉을 즐기며 싱글벙글 웃었다.

“왜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릴까요? 그냥 필요한 일일 뿐인데.”

“그만!! 네 심미안이 이상한 건 나도 잘 아니까 제발 진정 좀 해!!”

“실례거든요? 예쁜 거랑 귀여운 걸 좋아하는 건 모든 여자의 공통분모에요.”

“포유류보다 파충류를 귀여워하는 감수성으로 뭔 개소리야!”

“떽. 나쁜 말 금지. 입조심 하셔야죠?”

여인의 입에 손가락을 얹는 소녀.

말문이 막힌 여인이 방심한 틈에 소녀는 빠르게 여인의 옷을 벗겼다.

“아핫♡ 귀여우셔라.”

“야!! 하지 말랬다?! 벗기지 말라고!!”

여인은 바지춤을 붙잡는 거친 손길. 여인은 못 참고 찢어져라 비명을 질렀다.

“마음의 준비 좀 할게, 프리실라아아──!!!!”

***

“……라이라이 차차차!!!!”

─벌떡!

이불을 천장에 닿을 정도로 걷어차며 나는 꼴마초식 기상낙법을 펼쳤다.

덱데구르르─!! 침대에서 굴러떨어지며 히어로 랜딩. 치솟은 이불은 발퀴리에의 세탁 솜씨 덕에 먼지 한 톨 흩날리지 않고 침대로 떨어졌다.

“허억, 허억, 허억……!!”

식은땀이 턱에 송글송글 맺혔다. 나는 그 땀을 훔치며 오만상을 썼다.

“……또 이 꿈인가.”

“꼭두새벽부터 웬 염병이야? 잠 다 깼네……”

아침햇살에 요염한 나신의 곡선을 뽐내며, 어제 늦게까지 나랑 뒹굴던 다나가 눈을 비볐다. 졸린 듯 하품하던 그녀가 비척거리며 상체를 일으켰다.

“왜 그러는데? 또 무슨 예지몽이라도 꿨어?”

“……아니, 그냥 평범한 악몽이야.”

휴스로이트로 돌아와서 할 일을 처리해나가기를 며칠.

최근 들어서 꾸기 시작한 이상한 꿈에 나는 불안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

예지에서 보이는 광경은 대부분 이랬다.

좋은 광경은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 건 전부 불행과 불운 뿐인 미래. 어떤 의미로는 좋은 능력이지만 조절이 안 되서야 저주일 뿐이었다.

지금까지 본 예지는 몇 개 없었지만, 이것만큼 두려운 미래는 없었다.

프리실라가 다른 여자를 덮치는 꿈이라니?

‘진정해라, 강북호. 개꿈 따위에 휘둘리지 마.’

나는 오한이 드는 팔뚝을 대충 문질렀다.

‘애초에 그 프리실라가 우리 후배님이랑은 생긴 것부터가 다르잖아.’

목소리도 다르고, 생김새도 천지차이다.

말투는 조금 비슷하지만 전혀 공통점이 없었다.

게다가 싫어하는 여자를 억지로 덮치다니?

단언할 수 있었다. 우리 라리루라는 그럴 리가 없다고 말이다.

‘만 보 양보해서 내가 여자를 너무 늘린 나머지 미래의 아내들끼리 서로 달래주는 일이 생긴대도, 억지로 덮친다는 건 어불성설이지.’

라리루라는 친한 사람들에게 미움받는 걸 가장 무서워하니까 말이다.

이름만 똑같은 다른 사람이거나, 하다못해 나랑 라리루라의 후손인 ‘프리실라 폰 울프헤딘 13세’ 정도는 되야 말이 될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5단계…… 아, 아니, 파멸의 예지를 받은 예언자의 정석 코스를 따르고 있었다. 오딘의 후계자란 게 그런 뜻이었나.

예언 때문에 도리어 파멸하는 미래라니. 북유럽 신화 그만 봐 씹덕아.

“후우……. 더 자고 있어, 눈나. 일 보고 올게.”

“진짜 괜찮은 거 맞지?”

나신을 쬔 채로 뒤에서 나를 안아주는 다나. 내 표정이 오죽했으면 이 눈나가 이렇게 달래주려고 하겠는가. 나는 픽 웃고 고개를 저었다.

“오버하긴. 별 일 아니야. 다녀올게.”

“새끼, 고집 하고는. 알았어. 믿어줄게.”

“흐흐. 우리 눈나도 참 내조의 달인이셔.”

“아무렴 그래야지. 목장에 풀어둔 남편이 맨날 이상한 걸 처먹고 남의 집 양을 물어오는데 이걸 봐주는 여자가 세상에 어딨냐?

“휴스로이트에 한 5명 더 있음.”

“개 같은 새끼.”

─짝! 등짝 스매싱이 따끔하다.

그래도 매운 걸 먹으면 몸이 따듯해지는 것처럼 기운이 복돋아진 느낌이다. 다나는 침대에 다시금 누우면서 바닥을 가리켰다.

“그때 그 지도는 창고에 뒀어. 잘 다녀오든가.”

“넹.”

다나에게 키스한 나는 옷을 챙겨입고 외출했다.

***

우신의 유적지에서 찾아낸 히타이트의 해도.

바로 어제 새벽, 암무나 호를 통해서 우리는 그 내용을 해석할 수 있었다.

복원에 난항을 겪기는 했지만, 아즈테카로부터 히타이트까지 가는 방법은 중요하지 않았다. 오직 하나, 이 해도에 기록된 출발지점만 알면 되니까.

‘옛 히타이트의 위치는 찾았다.’

누구보다 먼저 히타이트의 유적으로 향할 수가 있다.

얼마나 큰 메리트인지는 말해봤자 입만 아프다.

단지, 이 놀라운 결과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저희의 동향이 주목을 받고 있다는 거죠.”

아침으로 내놓은 스프를 뜨며 키아라가 말했다.

나는 드물게도 식욕이 없는 몸에 억지로 고기를 욱여넣었다.

“그렇죠. 저희가 평범하게 유적에 향할 기색을 보였다간, 귀신같이 알아차린 하이에나들이 저희들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해버릴 겁니다.”

“동방에서는 죽 쒀서 개 준다고 하던가요?”

“개라면 차라리 낫죠. 들개는 매질로 교육하고, 쫓아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호랑이라면 어떨까?

그것도 보통 호랑이가 아니라, 사람을 잡아먹는 초대형 식인 호랑이라면?

“가장 싫은 경우는, 저희와 뒤섞여서 히타이트 조사를 행하는 이들 사이에 로마니아 왕실로부터 나온 인간이나…… 그에 준하는 적이 있을 때죠.”

아셰라드는 혀를 차고 싶은 걸 참는 듯 말했다.

그녀의 말이 맞다. 저게 제일 좆 같은 경우다.

“로마니아는 히타이트가 공공연하게 밝혀지는 걸 기피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손을 쓸 것이며, 혹은 탐사단 전원의 몰살을 노릴지도 몰라요.”

“음…… ‘유적에서 흘러나온 저주와 역병, 몬스터들에게 몰살당했다!’, ‘히타이트는 건드려선 안 될 인류의 터부다!’하고 입을 털 수도 있겠죠.”

저들이 걱정하는 방향은 저거였지만, 내가 제일 피하고 싶은 건 다른 문제다.

‘〈편찬대대〉.’

놈들 또한 역사의 진실을 매장해온 자들.

‘편찬’이라는 이름부터가 그렇잖은가. 우리들의 앞에 〈인신〉이 튀어나오는 경우는 피하고 싶단 게 나의 솔직한 본심이었다.

준비하고 맞서도 승산이 희박한 강적이다.

‘그런데 기습까지 당한다? 끔찍하기 짝이 없지.’

레티티아처럼 탐사단에 〈인신〉이 숨어들 가능성은 무시할 게 못 됐다.

‘미연에 방지할 방법은 있다.’

정확하게는 위험을 분산할 방법이지만 말이다.

“인원을 분산합시다.”

우리가 정보전에서 유리한 건 팩트니까.

“인원을 나눠서 ‘미끼 팀’과 ‘변장 팀’으로 분리합니다.”

“미끼 팀?”

“예. 저희를 주목하는 다른 탐사자들은 경쟁할 상대일 수는 있어도 저희가 가정하는 적만큼 위험천만한 적은 아니잖아요? 그러니 이용해 줍시다.”

나무를 숨기려면 숲에 숨기라고 했던가.

근데 숨어서 각을 노리는 건 로마니아 왕가나 〈편찬대대〉만의 특권은 아니잖아?

“저희 아내의 소환수는 변신 마법으로 저를 흉내낼 수 있습니다.”

발퀴리에는 룬 마법으로 변신시킬 수 있다.

명계에서 레티티아로 변신시켜서 에퀴녹스의 방심을 유도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걸로 히타이트와 거의 비슷하되, ‘헛다리’인 지역에 저희의 탐사대를 파견합시다. 되도록 은밀하게 진행하면서 유출된 것처럼 정보를 풀죠.”

“하이에나들을 속여서 움직이게 하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레이스에서 선두가 길을 잘못 들면, 그 선두만 쫓아가고 있던 사람은 무심코 그걸 따라가게 되지 않던가. 히타이트 코인을 노리는 놈들은 많다.

“일단 정보를 혼선시켜서 유출합니다. 마치 저희들이 블러프를 친 것처럼.”

“그리고 ‘거짓 정보가 섞여 있으니 정보에 눈을 뺏기지 말고 울프헤딘의 동향에 주의하자’고 생각하던 하이에나들을 잘못된 포인트로 유도한다.”

머리가 잘 돌아가는 학회장님은 바로 이해했다. 그녀가 포크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저희는 그 틈에 ‘가짜 정보’에 섞어놓은 진짜 유적지를 탐사하는 거죠?”

“예. 정보를 푸는 타이밍을 조절하면 찾아오는 하이에나의 수를 조절하긴 쉽습니다. 또한 저희의 적들이 이미 히타이트의 진짜 위치마저 파악하고 있다 한들──”

“가짜 정보에 속아서 히타이트 주변을 알짱대는 하이에나들보다는 울프헤딘 경의 대역과 저희 탐사단의 본대에 집중할 테죠.”

키아라는 킥킥거리며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면 저와 아셰라드 경도 미끼 팀에 끼는 걸로 합시다. 하지만 문제가 있군요. 진짜 유적을 탐사하다가 적에게 들키면 어떡하실 겁니까?”

“들키지 않아야죠. 그걸 위한 ‘변장 팀’입니다.”

“흐음……? 어떤 방법을 생각 중이십니까?”

뻔한 계책이다. 돈에 눈이 먼 귀족들도 이 판에 꼽사리 끼려 할 것 아닌가.

“가짜 정보에 낚인 이들 중에서 만만한 놈들을 올라서, 그들이 고용한 탐사대에 섞여들어가려고 합니다. 몰래 저희 끄나풀인 탐사대도 풀 거고요.”

다시 말하자면 이번은 노르드 울프헤딘 백작의 차례가 아니다.

‘간만에 벡터맨이나 예수게이가 등장할 때로군.’

단지, 내 재력과 무력이 상승했던 만큼 조금 더 업그레이드된 Mk.2가 되겠지.

“적을 속이고, 아군도 속이며 목표를 찾아보죠. 동의하십니까?”

“물론이죠. 많은 인원이 움직이면 들킬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런데 그렇게 될 경우, 변장 팀은 소수정예로 운용해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만.”

“그 정도는 감수해야죠.”

변장에 철저하면서, 다른 이들보다 먼저 적들의 존재를 감지하는 것!

그게 이 탐사작전의 중대 목표가 될 것이었다.

‘로마니아도 생각이 있으면 무조건적인 학살은 안 할 테니까.’

그리고 ‘전부 죽여버리면 문제 해결’이라는 방식으로 나오는 놈이 있다면.

그 놈들이야말로 〈편찬대대〉일 것이었다.

‘변장에 쓸 물건은 곧 도착한다.’

이 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캐서린을 포함해서 여러 사람들 거쳐서 주문을 넣었다. 발주부터 운송까지 철저히 기밀로 하느라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른다.

얼굴을 바꾸는 매직 아이템.

아, 당연히 변신 마법은 아니다. 내 아이디어에 기반한 물건이다.

‘소위 말하는 인피면구지.’

슬라임을 비롯한 비싼 재료를 아낌없이 써대며 만든 가짜 피부다.

이걸로 얼굴을 만들고, 옷과 변신 마법을 섞어 체격도 숨길 생각이다.

내 변신에는 엘리자베트가 모험가 놀이를 할 때 쓰던 왕가의 변신 마도구를 빌리자. 키를 줄이고 몸을 작게 만든 다음, 얼굴까지 대충 감춰버리면 완벽하다.

‘어설픈 변신 마법보단 이게 훨씬 효과적이지.’

이 정도면 완벽하다.

적들도 변장은 할 테지만, 오딘의 눈의 투시와 마법 분석력을 가진 나다.

레티티아처럼 신의 권능을 사용한 변장이면 또 몰라, 내가 더 유리하단 말씀.

꾸역꾸역 고기를 해치운 나는 말했다.

“위치는 저희들만이 알지만, 언제 어떤 계기로 유출될지 모릅니다.”

“예. 이번주 안으로 전부 끝내겠습니다.”

“학회장님만 믿겠습니다.”

나는 그렇게 자신의 철저함에 기뻐하며 은밀히 저택에 찾아온 캐서린에게 주문 발주를 넣어뒀던 물건을 받아들었고.

“…………야.”

“…………네. 노르드 님.”

오랜만에 만난 괴도 자매 듀오를 내 앞에 무릎 꿇려 놓아야만 했다.

“있지. 내가 주문하면서 뭐라고 말했더라?”

“……다른 인물로 변장이 가능한, 사람 피부와 똑같은 질감의 가면을 만들어 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래. 내가 그 유명한 헤스왈드 괴도 자매님을 믿고, 그런 게 제작 가능한 장인 중에 짐작 가는 사람이 있냐고 묻지 않았나? 그랬더니 니들이 뭐랬지?”

“……언니라면 만들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제가 만들어드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래. 나는 너희라면 이 매직 아이템을 발주한 사실이 유출돼도, ‘그 유명한 괴도들이 다시 활동하려나 보군’하고 내 존재까지 발각되지 않으리라고 보고 그렇게 부탁한 거야.”

머리끝까지 스팀이 오른 나는 삐걱거리며 제작 완료된 인피면구를 만졌다.

“좋아. 완벽해. 아주 훌륭해. 내 달인의 감각을 총 동원해도 사람 피부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데다, 얼굴에도 딱 들어맞아. 컬러렌즈도 끝내주네. 그새 솜씨가 늘었구나? 오드리.”

“헤, 헤헤. 가, 감사합……”

괴도 자매의 언니, 오드리는 어색하게 웃다 내 표정을 보고 얼른 고개를 숙였다.

“그래. 아주 좋아. 중간 보고를 받았을 땐 나도 표본을 보고 완성도를 확인했고, 오드리 솜씨가 제법이네? 싶어서 허가했어. 그래. 거기까지는 아주 좋았는데……”

─빠직. 핏줄이 터지는 듯한 느낌.

거울 없이도 알겠다. 이마에 혈관이 돋았단 걸.

양손을 들고 양동이를 짊어진 헤스왈드 자매가 움찔했다. 치밀어오르는 빡침을 끝까지 인내하지 못한 나는 인피면구를 바닥에 내려쳤다.

“왜 완성본이 여자 얼굴이 되냐고!!! 발주 미스 났잖아, 외주비 도동년들아아악──!!!!”

“졔송해여! 졔송해여! 졔송해여! 졔송해여!!!!!”

“선배, 선배!! 일단 진정하세요!! 선배의 꿀밤에 맞으면 이 사람들 죽어버려요!!”

라리루라에게 붙잡힌 나는 구강에서 오러를 뿜어내며 구슬프게 포효했다.

예산 총합, 대금화 1닢.

노르드 환율로 1천 실버. 즉 10만 쿠퍼.

제작비만 약 10억원 가량 들인 최고급 변장도구.

앞으로 내가 쓰고 다녀야 할 인피면구.

그 얼굴은── 세상 가녀린 암컷이었다.

“개씨발 절세미인이네!!! 누가 니들이 성형하고 싶은 얼굴을 만들랬냐!!!”

“졔송해여! 졔송해여! 졔송해여! 졔송해여!!!!!”

“언니는 어떻게 되도 상관없어요!! 저만이라도 살려주세요!!”

“동생이라면 얼마든지 갖고 놀다 버려버리셔도 되니까, 제발 제 안전만은!!”

두 괴도 자매는 양동이를 엎지르면서 마루에다 이마를 비볐다.

재단사를 믿은 게 잘못이야? 이게 그 벌거벗은 임금님인가 뭔가 하는 그거야?

“니미 씨발 좆 같은 예지몽!!!!!!”

나는 한탄하며 가슴을 두드리고 빤스를 찢으며 울부짖었다.

양귀비 뺨치는 절세미인의 면상은 흐물흐물해진 미소를 띄운 채로, 절규하는 나를 다정한 눈깔로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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