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척척석사 노루-760화 (759/1,009)

─띠링!

[스킬 ‘야수회귀’의 LV이 7로 상승합니다.]

[당신의 힘이 더욱 강해집니다.]

그런 환청이 들려올 정도의 분노로 날뛰던 나는 이윽고 난장판이 된 비밀 응접실에 착석했다. 내 엉덩이를 존나 비싼 소파가 포근하게 안아주었다.

“서, 선배. 이것 봐요! 자! 엄청 감쪽같죠?”

라리루라는 자기 몫의 인피면구로 분장하고서는 그렇게 말했다.

‘애미 쓰벌.’

그 인피면구는 예지에서 본 소녀, ‘프리실라’와 소름 돋게 닮은 얼굴이었다.

텐트 안에서 뒹굴던 여인과 소녀.

그녀들의 얼굴은 딱 이 인피면구 그대로였다.

경천동지하게도, 예지 속의 등장인물들은 나와 라리루라였던 것이다!

“……어. 감쪽 같기는 하네.”

감쪽 같냐고? 그래, 당연히 그래야지.

오딘의 눈으로 봐도 가짜인 걸 구분 못 할 완성도였다. 내가 직접 검수/설계했으니 당연하다. 난 분노로 뜨거워진 목에 냉수를 들이부었다.

“오드리. 변명해 봐.”

“네, 넵!!”

동생이 엎지른 양동이 탓에 흠뻑 젖은 오드리는 자기변호를 주절거리기 시작했다.

이 빌어먹을 착오는 언어의 장벽에서 비롯됐다.

최대한 비밀스럽게 벌인 작업이다. 편지를 주고 받는 방식부터 그 내용의 암호화에, 왕가를 거친 대대적인 밀수까지.

마약상이 보면 한 수 가르쳐 달라고 애걸할 만큼이나 치밀한 밀수였다.

그 탓에 정신이 없었던 나는 한 가지 사소하되 치명적인 미스를 저질렀다.

“편지가 브릐타늬아 어로 돼 이써서……”

“너 일부러 발음 어색하게 하는 거지. 뒤질래?”

“죄송함미다! 죄송함미다!”

맞다. 나는 지시를 내릴 때 브리타니아 어를 써 버렸다.

똑같이 생긴 캐서린의 브리타니아 어가 너무나 완벽해서, 언니 년이 이제 막 이쪽 말을 배워가기 시작하던 중이라는 걸 깜빡하고 만 것이었다.

밀수와 그밖의 일들로 바빴던 나는 그 점을 간과했으며, 복잡한 암호화까지 거친 편지는 제작자인 오드리에게 오해의 씨앗을 심고 말았다.

괴도 자매의 실력을 운운하며 재료를 2개 분량 내줬다.

그래서 그녀는 ‘아, 우리 자매한테 일을 시키려는 건가?’하고 생각했댄다.

첫 단추부터 잘못 뀄기에 그녀는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고 작업을 진행했다.

좆 같게도 인피면구의 자체가 대외비라서 나랑 캐서린은 작업물을 자주 검수해주지 못했으며, 그녀의 착각을 정정해줄 사람도 없었다.

그 결과가 이 양귀비 마스크다.

옘병. 어쩐지 마약을 밀반입하는 기분이더니만.

“중, 중간에 검사는 제대로 받아써요……”

“씨발! 당연히 내 게 아닌 줄 알았지! 누가 저 설계도를 보고 ‘엄맛! 내가 여자로 분장할 때 쓸 물건이군용 오홍홍!’하고 생각해!”

내가 검수한 건 질감이나 위화감이 전부였다.

아내들이나 자기들 거라고 생각했기에 오드리는 최대한 공을 들였으며, 나는 기대 이상의 물건에 감탄하며 합격 도장을 땅땅 찍어줬던 것이다.

“하…… 완성도는 까리해서 괜히 더 꼴받네.”

나는 2개의 인피면구를 늘어놓고 탄식했다.

“또, 또 만들까요…? 시간과 예산만 주시면…”

“니가 쓴 재료, 2개 합쳐서 금화 20닢이다.”

“동생이 평생을 들여서 몸으로 갚을게요!!”

“언니가 영혼을 갈아서 모조리 갚을게요!!”

“닥쳐. 그리고 새로 만들고 싶어도 시장에 남은 재료가 없어.”

위법물품은 아니지만 백화점에 가서 사 올만한 물건도 아니잖은가.

“애초에 재료를 더 구할 수 있었으면 그만큼 더 많이 주문했을 거라고.”

그리고 암컷 인피면구가 그만큼 늘었겠지, 시발.

10억 원 어치의 돈이 아깝지는 않다.

암무나 호의 수선비도 그 2배는 훌쩍 넘었으며 거신 골렘에 든 예산이랑은 비교하는 게 실례다. 애초에 내가 벌어들이는 돈이 얼만데.

재벌들이 생일마다 열대의 섬을 하나씩 사대고 딸의 결혼식에 수백 억을 불태우는 데 비하면 이 정도야 검소하지. 10억이면 할리우드 특수분장만 못하네 뭐.

‘하지만 더 만드는 건 불가능해.’

이미 정보 유출 단계에 착수하고 있다.

구멍 뚫린 물풍선을 손으로 막아도 물은 샌다. 유출된 소문이란 통제할 수 없는 것이며, 추가로 만들려고 해도 문제가 너무 많다.

인피면구의 존재가 유출되고, 하이에나들이 내 소중한 유적을 헤집어 놓을 것이다. 꼴마초용 인피면구는 못 만들 거라고 생각해두는 게 옳았다.

“……후우, 됐다. 성과비나 받아서 돌아가. 밖에 있는 바이콘한테 한테 부탁하면 보내줄 거야. 캐서린도 나가 보고.”

“넵! 감사합니다! 울프헤딘 백작님 천세! 천세! 천천세!”

그딴 건 또 어디서 배웠어 씹년아.

그 노력으로 브리타니어 어나 제대로 배워와라. 나는 ‘올해 안으로 브리타니아 어를 마스터하지 못하면 월급을 삭감한다’고 경고하고 그들을 밖으로 쫓아냈다.

“잠시 주무시지요. 일어나면 자택이실 겁니다.”

“녜? 끄옊!!”

─퍽!

뒷목을 얻어맞은 오드리가 기절해서 자기 집에 텔레포트 배송되는 걸 보고 돌아오자, 날 따라온 라리루라가 소파 뒤를 기웃거렸다.

“……저기요. 선배, 선배.”

얘는 왜 이렇게 기대감에 찬 눈으로 쳐다 보냐.

‘진짜 귀엽지만 않았어도 꿀밤 한 대 때렸다.’

혀를 차며 양귀비 가면을 줍고 먼지를 털었다.

─여장은 남자들만이 할 수 있는 가장 남자다운 행위다.

어디 인방에서 그런 말을 들었던 것도 같은데, 설마하니 내가 그딴 궤변으로 멘탈케어 딸딸이를 해야 하는 처지가 되다니. 자위도 이쯤 되면 위헌이야 씨발.

“그 인피면구 언니들 주실 거에요? 저희, 선배 없이 따로 움직이게 되나요?”

“……아니. 나도 같이 갈 거야.”

“변신 마법으로요? 들킬지도 모른다고 하신 건 선배면서.”

“알아. 안다고……”

나 없이 변장 팀을 꾸리는 건 너무 불안하다.

그녀들이 얼마나 강한지가 문제인가? 사랑하는 아내들을 위험에 몰아넣고 나만 안전하게 뒤에서 뺑끼를 친다는 건 꼴마초가 할 짓이 아니었다.

우리 아내님들과, 그녀들이 사랑하는 내 안전을 위해서라면.

나는 필시 이 끔찍한 수모를 견딜 수 있으리라.

“꼴마초 특) 가족을 위해서라면 치욕도 견딤.”

그렇기에 이는 여장이 아니다. 무장(武裝)이다.

심두멸각하면 불조차 뜨겁지 아니하다 하였다.

붓다의 가르침으로 말미암아 내 정신은 해탈의 경지에 도달하였으니.

“……그래. 무슨 가명을 쓸지 고민이었는데, 딱 좋군.”

나는 주저를 떨치고 인피면구를 뒤집어 썼다.

***

로마니아 령 켈노니아.

고르갈리아-로마니아의 접경선의 시가지이면서 아름다운 호숫가의 정경으로도 유명한 이곳에서는, 최근 자연 경관에 어울리지 않는 고성방가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제길! 여기가 아니면 갈 데가 없을 줄 아나!〉

─쾅! 면접을 보던 모험가는 문을 때려부술 듯 열고 뛰쳐나갔다.

그를 탈락시킨 심사관 윈스턴은 그런 모험가를 경멸스럽게 쳐다보았다.

‘쯧쯔. 저런 꼴로 무슨 의뢰를 받겠다고……’

그는 쉰 살 먹은 나이가 거짓말처럼 근골이 우락부락한 주먹을 쥐었다가 폈다. 그의 성질 같아선 저 무례한 작자의 골통을 깨부숴놓고도 남았을 것이었다.

그러지 않은 건 오직 윈스턴의 가주가 내린 명령 때문이었다.

─시중에 유출된 정보에 인위성이 엿보여.

얼마 전에 불려나간 응접실에서, 그의 고용주이면서 로마니아의 원로이기도 한 후작은 히타이트 탐사단의 족적을 정리한 파일을 흩뿌렸다.

─노골적인 미끼야. 거짓 사이에 진실을 섞었어. 탐사단은 로마니아에 입국한 뒤에 곧바로 행동을 개시하겠지만, 정보전에서 밀려놓고 도착까지 늦을 순 없지.

─그래서 나더러 어쩌란 말이오?

─돈을 풀어. 먼저 가서 사람을 고용해. 시류에 뒤쳐지지 않도록.

─허어…. 모든 미끼를 전부 물어버릴 셈이오?

─못 할 것도 없지. 내가 코르넬리우스처럼 짠돌이로 보여?

하긴, 초대 원로원 가문은 아니어도 저 가주를 상대로 자산의 많고 적음을 묻는 건 어리석기 그지없는 짓이었다. 윈스턴이 고용된 것도 그것 때문 아니던가.

─대놓고 지원을 해 주지는 못하겠지만, 당신이라면 가능하겠지?

─그야 내가 가주한테 고용됐다는 걸 아는 놈은 없으니 문제는 없을 거요.

─나쁘지 않은 대답이네. 이 일이 성공하면 네 청탁을 고려해 주겠어.

취직할 곳, 필요하지?

그 말에 자기 사람만 수백 명인 윈스턴이 어떻게 고개를 저으리오.

황제의 권력을 견제하는 원로는 사람을 꾀어낼 줄 아는 인간이었다.

평생 주먹에 피 묻히며 살던 그로서는 홀린 듯 따를 수밖에 없는 제안이었고, 그렇기에 윈스턴은 평생 만져본 적도 없는 돈을 바리바리 들고 성을 나왔다.

역사에서 잊혀진 고대문명의 유물을 찾는 일을 도맡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정작 윈스턴은 사회적 명망이 전무했다.

‘……가주. 아무리 그래도 너무했소. 다른 곳에 파견하기도 정신이 없으리란 건 알지만, 하다못해 적당한 상회라도 붙여줬으면 오죽 좋았나.’

그 결과, 그를 찾아오는 건 실력은 부족하면서 돈 욕심은 많은 멍청이들이 태반이었다. 지금 막 쫓아낸 건방진 실버 클래스 모험가처럼 말이다.

‘이러다간 홧병으로 죽겠군.’

그는 잘 익은 견과류 껍질을 손가락으로 으깨고 내용물을 주워먹었다. 철보다 단단하다는 껍질이 모래처럼 부숴졌다.

유적 탐사에 도전하는 인종은 2종류로 나뉜다.

고향도 목적도 다른 인간군상도 던전 앞에서는 한 데 뭉치기 마련이었다. 혼자서 다 먹으려다가 던전에서 죽으면 본전도 못 찾잖은가?

그 모험가 길드 연합총장의 전성기 시절 일화도 아니고, 던전은 팀 공략이 기본.

그러니까 중요한 건 어디에 뭉치느냐였다.

첫 번째는 유적 등의 던전 공략을 ‘사업’으로서 취급하는 돈 많은 상회나 길드.

로마니아의 〈암회〉나 모험가 길드, 상인 길드 등은 주로 이쪽이다.

그리고 둘째는 일확천금을 꿈꾸며 올라온 시골 촌놈이나 무능한 몽상가들과, 실제로 그럴 능력이 되는 극소수의 일류 팀이다.

〈가능하면 그 극소수의 일류 팀이 우리한테 와 주면 고맙겠는데……〉

〈말이 되는 소릴 하십쇼, 영감님. 티베리우스랑 셀루스티아를 두고 왜 우리처럼 근본도 없는 집단에 꼽사리를 끼겠습니까? 얻는 게 뭐 있다고.〉

그와 비슷한 처지─원로에게 코가 꿰인 유능한 호구─인 플라부스가 말했다.

윈스턴이 면접 테이블을 더럽히는 꼴을 보면서 질색하는 청년의 핀잔에 그는 끌끌 거리면서 혀를 찼다. 하여간 이러니까 요즘 것들은.

〈예끼, 인석아. 사람은 몽상을 잊으면 현실에만 안주하게 되는 게야.〉

〈그럼 아까 그 멍청한 실버 자식도 고용하시지 그랬습니까?〉

〈다음 사람! 들어오시오!〉

〈이걸 무시하네. 노친네 양심 어디?〉

〈늙으면 귓구멍을 자유자재로 닫으며 개소리를 흘려넘길 수 있게 되는 게야.〉

〈웃기시네. 영감님 귀에다 보청기나 하나 사서 꽂아드려야겠──〉

말을 주고받던 플라부스가 멍청하게 입을 열고 망연자실해졌다. 윈스턴더러 위엄 있게 좀 굴라며 핀잔을 주던 놈은 어디 갔는지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그럴 만도 했다.

마누라가 씻고 침대에서 아양을 부리면 소름이 돋는 반백살 노인, 윈스턴조차 면접실에 들어오는 여인을 보고서는 놀랄 수밖에 없었으니까.

펑퍼짐한 옷에, 목도리를 칭칭 감아서 얼굴을 반 이상 가렸지만 미모를 숨기진 못했다. 자그마하다 못해서 아담한 가슴도 옥에 티가 아닐 정도였다.

키가 작은 미녀는 의자에 앉지 않고 멈췄다.

〈크흠, 큼. 잘 오셨소. 이름이?〉

〈……니르바나.〉

방울이 굴러가는 듯한 목소리였다.

〈미인이시군. 뒤의 바이킹은 일행이오? 그쪽은 이름이?〉

〈프리실라.〉

〈프리실라? 여자 같은 이름이외다?〉

니르바나를 따라들어온 거구의 갑옷 전사는 꼭 게르마니아의 야만족인 바이킹 같은 투구를 쓰고 등에는 양날도끼까지 맸다.

원로의 명령도 있기에 윈스턴으로서는 아름다운 미녀보다는 그가 더 만족스러웠는데, 한창 풋풋한 플라부스는 그렇지 못했던 모양이다.

〈이봐요, 영감님. 실례잖습니까.〉

이것 봐라. 미녀의 일행이라고 바로 두둔하는 것 아닌가. 윈스턴은 뒤통수를 후려갈겨서 풋내나는 청년을 닥치게 했다.

〈아, 괜찮아요. 저 여자 맞거든요.〉

그렇지만 뒤이어서 바이킹이 한 말에는 당혹을 금치 못했다. 여성의 목소리였다.

─덜컥. 풀 페이스 헬름 갑옷의 목이 열리면서 아직 2차 성징도 안 온 듯한 엘프가 튀어나왔다. 어린 엘프는 손을 흔들며 실실 웃었다.

〈재밌는 구조죠?〉

〈그, 그렇군. 뭐 매직 아이템이오?〉

〈동방의 갑옷이에요. 저쪽도 지금은 내전으로 하도 시끄러워서.〉

〈그랬구려. 둘 다 무슨 일로 고용되는 건지는 잘 알겠지?〉

고개를 끄덕이는 두 사람.

윈스턴은 더 말하지 않았다. 원래라면 그녀들의 실력을 보고, 모험가 플레이트를 비롯해서 업적을 증명할 방법을 물어봐야겠지만──

〈얼굴을 좀 보여주겠소? 아무리 그래도 고용주한테까지 숨기면 곤란하지.〉

윈스턴은 절차를 전부 생략하기로 각오했다.

‘이건 못 먹어도 고다!’

늙은 얼스터 너구리의 직감이 고하고 있었다.

‘저토록 아름다운 아가씨다! 입소문이 돌지 않을 리 없어! 홍보로는 최적이다!’

파리가 날리다 못해서 사람까지 파리 같은 자식들만 꼬이는 지금, 이 풍향을 바꿔줄 위인이라면 강하고 말고가 중요하겠는가?

〈키야! 천 번 만 번 맞는 말씀이십니다! 범죄자일 수도 있으니까요! 아! 따, 딱히 니르바나 양이 그렇다는 건 아니고요!〉

〈……알았어.〉

니르바나는 탐탁찮은 얼굴로 목도리를 내렸다.

고작 몇 초였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이제 됐지? 슬슬 면접을 시작했으면──〉

〈채용!!!!!〉

─쾅!! 플라부스는 서류에 인장을 찍었다.

〈저희 윈스턴 탐사단에 와주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니르바나 양!!!!!〉

광희하면서 반색하는 금발의 청년을 니르바나는 오물 보듯이 바라보았다.

본인이 그 시선을 눈치채지 못한 게 구제일까. 사실 청년을 말려야 할 윈스턴도 딱히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했다.

‘이거 절대로 홍보해야겠는데?’

이 1주일 동안 건진 인재들 중 최고의 월척.

아니, 봉(鳳)이었다.

***

“갸아아아악─!! 소름 돋아아아아악─!!”

그리고 팀마다 배분되는 텐트에 들어가자마자, 니르바나── 아니, 노르드는 결계를 펼치곤 몸을 긁으며 바닥을 뒹굴었다.

링링이 7호에서 내린 라리루라는 엘프 귀를 만지작거리며 한숨을 쉬었다.

“선배. 슬슬 포기하세요.”

“포기했어!! 내 안의 마초이즘을 잠시 내려놓고 왔다고!! 근데 씨발, 부랄 달린 놈들이 힐끔힐끔 쳐다보는 건 소름 돋아서 도저히 못 참을 것 같애!!”

“아핫♡ 밤에 누가 이 텐트에 숨어들지 않도록 기도나 해요. 주목 엄청 끌리던데.”

“그딴 씹새가 나왔다간 봐. 절대로 죽인다. 감히 우리 라리루라를 건드리려고 든다? 변장이고 지랄염병이고 다 때려치우고 손수 찢어죽일 거야.”

살의로 요염한 눈을 번뜩이는 절세미녀(♂).

본인의 발악으로 고간 사이의 물건은 최후까지 지켜냈지만, 인피면구로 목울대를 감추고 허리와 골반까지 변화시킨 모습은 여실한 여성이었다.

어린애로 변장하고, 꼭두각시에 숨은 저보다는 선배가 더 노려질 것 같은데요.

라리루라는 그 말을 꿀꺽 삼키고 싱긋 웃었다.

“지금은 프리실라라고 부르셔야죠, ‘언니’♡”

“좆 같네.”

“떽. 말투.”

“좆 같사와요.”

“이그젝틀리☆”

당분간은 이 생지옥이 계속되는 걸까.

바닥에 대자로 엎어진 노르드는 얼굴을 가리며 오열했다.

‘차라리 〈인신〉이고 뭐고 빨리 나와줬으면.’

인피면구를 쓰고 흘리는 눈물은 2배로 축축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