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썩!
네페르티티는 자기가 이상한 소리를 냈다는 데 놀란 듯 입을 붙잡았다.
“우읍!”
그녀가 양팔을 움츠리자, 당연히 가슴에 얼굴을 묻은 나는 숨을 쉴 수가 없게 됐다. 하지만 나는 전혀 불평하지 않고 그녀의 겨드랑이 밑으로 손을 밀어넣었다.
─푹푹푹푹♡!
〔읏, 으, 흣♡ 생각보다, 제대로 느껴져……〕
유일하게 몸을 허락한 자지가 일반적인 규격과 상당히 달랐음에도, 네페르티티는 소년의 자지로 느껴버리는 자신이 당혹스러운 듯 했다.
짤랑, 짤랑…!
나르메르-나일의 장신구들이 부딪히면서 주인이 덮쳐지고 있다는 걸 알렸다.
나는 스스로의 무게로 벌어진 가슴 골을 얼굴로 파고들어서 명치를 핥았다. 네페르티티를 안으며 필사적으로 힘쓰는 것처럼 허리를 흔들었다.
도톰하고 예쁜 보지가 앙증맞은 삽입을 포근하게 받아주었다.
─쮸쥽, 쯉!
“읏, 흐앙…♡”
한참 작은 손으로 가슴을 받쳐안았다. 키스를 할 수 없는 키 차이였기에 유두를 깨물었다. 네페르티티는 자그만 쾌감 속의 낯선 감촉에 살짝 느꼈다.
크기가 평소와 다르다 보니 자꾸 빠질 듯 했다. 거리감을 잘 재면서 허리를 흔들었다. 박힐 때마다 흔들거리는 발가락이 어쩌다 얼굴 앞에 왔다.
검고 긴 양말을 신은 발가락들은 네페르티티가 느낄 때마다 움찔거렸다.
─낼름.
입에 머금고 빨자 네페르리티의 맛이 났다. 고급진 초콜렛 같은 색과는 안 어울리게 희미한 땀의 맛이었지만, 나쁜 느낌은 아니었다.
“앗, 더, 더러운데…♡”
네페르티티는 여전히 알몸보다도 발이 부끄러운 것처럼 굴었다. 나는 꼬물거리며 빠져나가는 발을 붙잡고 혀로 낼름거렸다.
“마망은 내 오줌 싸는 곳도 빨면서.”
“그건…… 더럽지 않은걸…….”
나라고 다르겠는가. 우리는 작은 자지로도 박을 수 있도록 체위를 몇 번이나 바꿨다. 사이즈가 꽤 작고, 나도 억지로 애무하지 않았기에 몸을 섞는 시간은 놀라우리만치 길었다.
“아♡ 읏, 흐으응…♡”
하지만 아무리 작은 물방울도 계속 쌓이면 컵에서 넘치기 마련이다.
입구 주변만 간지럽히는 애달픈 삽입도, 몇십 분 넘게 쉬지 않고 계속되자 네페르티티를 열락으로 끌어내렸다. 쾌감 속에서 허우적대는 것처럼 신음 소리가 커졌다.
방해되는 물건을 헤집는 것처럼 그녀의 옷들을 벗겼다.
한동안 즐겼으니 됐다. 작은 자지를 조금이라도 더 느끼려는 것처럼 파들거리는 보지가 조금씩 더 조여든다. 절정하려는 전조였다.
“읏…♡”
가버리려는 걸 참고 있다는 걸 들켰다는 사실을 그녀도 눈치챘다.
네페르티티는 성행위의 미열로 달아오른 얼굴을 가리며 하체의 힘을 풀었다. 쫄깃하던 질벽이 보드랍게 자지를 머금는가 했더니 애액을 튀겼다.
퓨웃─♡
물풍선이 터진 것처럼 찔끔 쏟아진 애액이 고환 주변을 따듯하게 덥혔다.
나는 그 온기를 느끼며 사정했다. 작은 자지에 맞지 않는 대량의 정액이 네페르티티의 뱃속을 꽉 채웠다. 다행히 역류할 정도는 아니었다.
“하아, 하아, 후으…♡”
네페르티티는 절정에 견디며 나를 꽉 끌어안고 다독였다.
─힐끔. 불안한 듯한 시선. 나는 가슴에 얼굴을 비볐다. 내가 즐겼는지 걱정하는 듯 했으니 안심하도록 대답해 줄 때였다.
“좋았어요. 그치만 네페르티티는 만족 못 했죠?”
“……나도 좋았어. 노르드가 멈추질 않아서, 못 참고 가버렸는걸.”
한 번 가버린 정도로는 오르가즘이라기에도 좀 민망할 텐데.
하지만 이렇게 응석부리는 감각도 또 색달라서 즐길 만은 했다. 네페르티티는 허리를 꾸물거리며 자지를 뽑더니 조심스럽게 만졌다.
소중한 물건처럼 자지를 훑으며 네페르티티는 날 쳐다봤다.
“어떻게 하면 되는지, 가르쳐 줄래?”
“……가슴으로도 한 번 감싸 주실래요?”
“응.”
바로 가슴으로 자지를 감싸는 네페르티티. 봉긋하게 올라온 유두를 중심으로 탐스럽게 맺힌 갈색 가슴은 손으로 만져보지 않아도 탄력이 상상이 갈 정도였다.
─문질문질. 젖치기로 자지에 봉사하던 네페르티티는 눈을 깜빡였다.
〔가슴골 밑이 자지로 간지러워. ……알겠다. 내 가슴을 보지로 쓰는 거구나.〕
젖을 쓰는 법을 깨달은 네페르티티는 팔꿈치로 가슴을 꽉 조였다.
유압이 올라가자 민둥민둥한 가슴골에서도 적지 않은 쾌감이 올라왔다. 연신 내 반응을 점검하며 치켜뜬 눈을 움직이는 네페르티티도 더 야릇함을 증가시켰다.
“……더 세게 조여?”
“지금이 딱 좋아요.”
“……그래?”
칭찬받은 것처럼 무심결에 들뜬 목소리였다. 그 사실에 내가 웃자 네페르티티는 평소보다 더 무표정하게 얼굴을 바꾸면서 가슴을 세게 눌렀다.
젖 모양이 망가질 만큼 강하게 조인 것이었다. 사정을 기다리고 있던 자지는 버틸 재간이 없고, 나는 뒤를 짚은 팔에 힘을 줬다.
─뷰루룩!
정액이 가슴골을 타고 올라와서 맺혔다. 그녀가 가슴을 벌렸다. 점성이 끈적인 젤리 같은 정액이 실타래처럼 늘어졌다.
네페르티티는 그 가슴을 만지작대며 물었다.
“……정액, 먹어도 돼?”
아니 뭐 그런 것까지 나한테 허락을 구하신대.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네페르티티는 정액의 맛에 익숙해지려는 것처럼 퍼올려서 맛을 봤다.
나한테 검사를 맡는 것처럼 꼼꼼하게 씹어먹은 그녀가 고개를 모로 꼬았다.
“다음은?”
“네페르티티가 하고 싶은대로 해도 돼요.”
“네가 하고 싶은 게, 내가 하고 싶은 거야.”
무심결에 발가락에 시선이 갔다. 시선에 민감한 네페르티티는 잠시 생각하다가 침대에 앉아서 내 자지에 발가락을 얹었다.
“이렇게, 맞아?”
“넵.”
하나를 가르치면 둘은 아시네. 내가 멋쩍어지자 네페르티티는 미소지었다.
“뭐든지 가르쳐 줘. 네가 좋아하는 거라면.”
다정하게 발로 자지를 문지르며 그녀는 말했다.
“내가 좀 더, 네 취향의 내가 될 수 있도록.”
그날, 우리는 여독을 명목으로 밤 늦게까지 이 방에서 나가지 않았다.
깨어난 베로니카까지 섞어서 한참을 노닥대다, 다른 아내들이 간당간당하게 의심하지 않을 시간대에나 옷을 고쳐입고 귀가했다.
데이트라기엔 애매했지만, 잊지 못할 추억이 된 건 틀림없는 날이었다.
***
라벤나폴리스로 돌아온 네페르티티는 새벽녘의 바람에 눈을 깜빡였다.
모래가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습관이지만, 생각해 보면 이 로마니아의 바람은 모래라고는 한 톨도 없지 않았던가.
긴장하듯 좁힌 눈을 크게 뜨자, 상쾌한 바람이 머리카락에 맺혔다.
그녀는 냉방이 너무 완벽한 고급 여관보다 이런 자연풍이 더 좋았다. 그의 곁에 있는 게 싫다는 건 아니지만, 홀연한 가벼움은 안락한 실내에서는 못 느낄 감각이니까.
─뚜벅.
다가오는 인기척을 느낀 네페르티티는 돌아보지 않았다.
그녀 입장에서는 그것도 굉장한 변화였다. 뒤로 접근하는 기척이 있다면, 그 사람이 설령 그녀와 이용하고 이용당하던 하토르 교단의 교주더라도 반드시 돌아보곤 했으니까.
하지만 이번에는 그 사람이 바로 옆까지 다가올 때까지 조금의 긴장도 없이 기다릴 수 있었다.
오히려 조금 더 빨리 와 주지 않을까, 와 주지 않으면 어쩌지 하며 기대감과 우려에 가슴이 꼬옥 조여들었을 정도였다.
다행히 그는 네페르티티의 옆으로 와서 말없이 물컵을 내밀었다.
네페르티티는 땀이 난 그녀를 배려한 얼음컵에 내심 기뻐하며 물었다.
“나 때문에 깼어?”
“그럴 리가요. 원래 저희는 필요해서가 아니라 원해서 잘 때가 더 많잖아요?”
노르드는 그녀 옆에서 하루의 시작으로 분주한 거리를 구경했다.
그와 그녀만큼 뛰어난 전사에게 수면은 필수가 아니다.
정확하게는, 피로하지 않은 날에는 그렇다.
몸과 정신을 혹사하는 격렬한 싸움도 며칠 간은 없었다.
3일 밤을 새도 멀쩡할 만큼 상태가 좋은 날에도 잠을 자는 건, 오직 그들 스스로의 의사 때문이다. 이유도 없이 밤에 깨어있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여름이 가까워지는 계절에 차가운 물을 홀짝인 네페르티티는 입을 열었다가, 한숨을 참으며 다시 닫았다. 그다지 조리 있게 말할 자신이 없었다.
──말하고 싶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밤에 잠을 자지 않는 날이 더 많았노라고.
어둠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유물과 고강한 체력, 쓰러트려야 할 적을 갖춘 네페르티티에게 ‘밤’이란 다음 싸움터로 이동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었다.
모든 이가 잠드는 밤중이야말로, 몬스터와 악귀나찰 같은 적들이 일어나는 시간이었다고. 그래서 예전의 그녀는 사람이 없는 거리가 더 익숙했다고.
그렇지 않게 된 건, 밤이 ‘편하게 쉬는 시간’이 된 건 네 덕분이라고── 꼭 말해주고 싶었다.
너와 가족들이 잠드는 걸 당연하다고 여겨줘서, 더는 맹목적으로 어둠 속을 달리며 누군지도 모를 적을 찾아헤매느라 불안하지 않아도 잠들 수 있게 됐다고.
그래서 고맙다고, 꼭 말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후우.’
그래도 전할 자신이 없다.
말할 용기도 없다. 승산 없는 적을 향해 덤벼들 투쟁심은 있어도, 솔직한 감사를 전해도 그가 웃어버리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는 발목을 붙잡힌다.
‘어쩌면 나, 하나도 용감하지 않았던 걸까.’
두려움을 극복하는 게 용기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 속에 두려움이 있었는가?
없었다. 네페르티티는 자신을 돌아보고 적잖이 당황했다.
공포라는 감정이 있었던 적이라곤 고향에서 약초를 달이며 오빠를 기다리던 무렵의 몇 년 정도밖에 없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녀는 죽음을 앞뒀을 때 역시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러니 공포를 극복하는 용기도 태어날 여지가 없는 게 당연했다.
‘……겁쟁이.’
유상무상의 사람들이 전부 갖춘 감정들. 기쁨과 같은 긍정적인 기분도 낯설어 하는 그녀다. 용기 같은 고결한 감정이 우러나오길 바라는 건 사치가 아니겠는가.
프랑은 대단하다. 소원과 희망을 가졌으니까.
다나는 대단하다. 꿈과 뿌리가 확고하니까.
라리루라는 대단하다. 자신의 사랑에 솔직하니까.
베로니카는 대단하다. 있을 곳을 지켜냈으니까.
그리고 티르시는.
그녀는 정말로 정말로 대단하다. 비극에 잡아먹히지 않고, 복수심에 마음을 잃지 않았으니까. 네페르티티가 하지 못한 걸 네페르티티가 꿈도 못 꾼 방법으로 이뤄냈으니까.
삶을 좌우한 문제들이 모두 끝났을 때를 생각해 보면, 네페르티티는 자신이 티르시처럼 건실하고 행복해질 거라고는 확신하지 못했다.
“고민이 있나요?”
“응.”
불쑥 들어온 대답에 생각없이 대답하고 나서야 네페르티티는 멈칫했다.
바보. 멍청이. 솔직해도 정도가 있지. 당황하는 그녀였지만 표정에는 티가 나지 않았는지, 물컵을 내려놓은 노르드는 눈짓으로 대답을 기다렸다.
그녀는 입술을 우물거리다가 말했다.
“……조금만 더, 혼자 생각해 볼게.”
“말해줄 때를 기다릴게요. 하지만 네페르티티가 걱정해도 되는 건 자기 자신 뿐이에요. 다른 사람 때문에 혼자 해결하려고 끙끙 앓지는 말깁니다?”
“응…… 응.”
이 입은 좀 더 붙임성 있는 대답은 하지 못하는 걸까.
네페르티티는 뺨에 키스하고 자리를 비워준 노르드에게 고마워하면서도, 자신의 못난 회화술에 또 혼자서 한숨을 짓는 것이었다.
이번에 티르시를 보고 깨달았다.
‘하고 싶은 것과, 하고 싫은 것. 그게 모든 감정들의 원천.’
하고 싶은 걸 할 때는 즐겁다. 성공하면 기쁘고 잘못되면 슬프다.
좋아하는 일이라도 계속하다 보면 분노할 때도 있고 짜증도 나겠지만, 자신이 몰입한다면 그렇게 되는 게 당연하다.
하기 싫은 걸 할 때는 불쾌하다. 묵묵하게 소화하면서 한숨 짓고, 빨리 끝났으면 하면서 짜증도 느껴질 것이다.
그래도 의외로 잘 풀리면 즐거워지기도 하고, 그 지루함의 틈바구니에서 어떤 즐거움을 찾아내는 것도 삶의 낙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다들 꿈과 목표가 있는걸.’
이 가족은 서로서로 다른 방향을 보면서도 같은 공간에 있다.
그게 그들이── 아니, 우리가 이렇게 왁자지껄하면서도 행복한 비결이 아닐까.
그러니까 네페르티티는 그들을 돕는다.
보수는 언제나 받고 있었다. 가족의 일희일비가 마음에 스며들면 언젠가 그녀만의 씨앗을 움트게 할 양분이 될 것이니까.
이 고민은 끝이다. 앞으론 노력할 따름.
“……으.”
하지만, 역시 물어보지 않은 고민 거리가 계속 마음에 엉켜붙는다.
네페르티티가 놀이동산 계획에 진력한 건 다른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노르드가 즐거워 할 만한 일들이 이 세상에도 많았으면 해서였다.
그도 그럴 수밖에. 그녀는 노르드가 남기고 간 물컵을 바라보았다.
지구 귀환.
이 가족의 장기적인 목표 중 하나이자, 노르드의 꿈.
하지만 노르드가 사티스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정말로 사실이라면──
“노르드는…… 고향에 돌아갈 수 없어.”
그렇기에 네페르티티는 걱정되고, 또 걱정되는 것이었다.
노르드가 꿈을 포기해도, 언제까지고 그녀들의 곁에 있어주길 바라니까.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건, 당연한 거니까.’
네페르티티는 새 가족을 위해서 원래의 가족과 영영 헤어지게 될지도 모르는 그가, 오빠를 잃은 그녀처럼 슬퍼하지 않기를 바랬다.
그녀들의 곁에 남고자 하는 그의 결심이, 부디 의무감이나 자포자기가 아닌 행복한 선택이 될 수 있길.
그의 가족인 우리가 그를 기쁘게 해줄 수 있길.
네페르티티는 쥐고 있는 컵 속 얼음의 차가움에 손을 시리게 하면서도, 그렇게 바라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