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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궁금증을 품으면서 그날 묵을 여관으로 돌아갔다.
“……우연한 동명이인?”
“그럴 가능성은 너무 낮네요.”
이름, 가족 구성원만이 아니라 인상착의도 대충 비슷하다. 우연일 가능성은 말이 안 될 것이었다.
그렇다고 사칭이라고 보자니 또 석연치가 않다.
마침 아낙수나문이라는 신분을 아는 멤버들 뿐. 로키? 사탕으로 매수했으니 문제 없다. 잠깐 얘기해 보자 의문은 가지되, 직접 가 보는 게 나을 듯 하다는 결론으로 귀결됐다.
“아비주-소하그. 때마침 가려던 길목.”
“도적단인지 뭔지 모를 새끼들을 찾는 김에 그 도시에도 가 보면 되겠군요. 마차를 타고 며칠 쯤 걸리겠지만 말입니다.”
〈공간이동〉으로 날아가기엔 눈치가 보이는 게 아쉽다.
‘자유롭게 〈공간이동〉이 가능하단 걸 들켜도 예전이랑 달리 위험해지진 않겠지. 권력 면에서나 실력 면에서나 우리한테 시비 털 만한 놈은 적다.’
하지만 제발 우리한테도 알려달라는 파리 떼가 위잉대며 꼬일 것이다.
하물며 다른 아내님들한테도 ‘니들이 놀이동산 만드는 걸 뒤에서 후원하는 거짓 신분이 진짜 나타났으니 가 보자’고 말할 수도 없는 판국!
“하지만 사업 방해꾼을 해치우고 잠깐 들려가는 중간 경유지인 셈 치면 거쳐가기 좋은 곳이긴 해.”
사티스 교단까지 가려면 U자로 유턴하게 될 듯 한데, 별 수 없는 부분이다.
그야 시발 신경 쓰이잖아. 미래예지가 잠잠하니 큰 문제는 아닐 듯 싶긴 한데.
그렇게 우리는 미리 잡아둔 여관으로 돌아왔다.
“다녀왔습니다. ……없네? 어디 나갔나?”
“외출.”
네페르티티가 현관의 쪽지를 가리켰다. 시내를 돌다 오겠다는 글이다.
“훌륭하구만. 마누라들 자주성이 강해져서 남편놈은 기쁜 거에요.”
남편 없이도 놀러 나갈 수 있게 되다니. 기쁜 듯 아쉬운 듯 애매한 심정이지만, 역시 기쁜 마음이 더 앞섰다. 그러자 로키도 귀를 쫑긋 세웠다.
“나! 나! 그럼 나도 휴스로이트에 돌려보내줘!”
“뭐?”
“이 모래 투성이 땅은 예나 지금이나 심심하고 볼 것도 없단 말야!! 집에 보내줘!! 바이콘들도 날 보고 싶어할 거라고!!”
“할매요. 너 치료하려고 온 거거든요?”
“바로 사티스한테 갈 것도 아니잖아!! 보내 줘, 보내 줘어─!!”
─벌러덩! 떼를 쓰며 드러눕는 로키.
나잇값 좀 해 태초신 년아.
“어차피 입국심사는 끝났다며! 발퀴리에를 나로 변신시켜 놔도 알리바이 문제는 없잖아! 며칠 내내 마차에서 갇혀 지내는 건 싫단 말야!!”
“쓰읍…….”
그렇게 말하니까 또 이해가 가서 뭐라고 하기도 힘드네.
어차피 날백수년 주제에 뭐가 그리 아쉽나 싶다가도, 다시 생각해보면 이 할매는 수술에 들어가기 전의 휴일 하루하루가 아까운 처지 아닌가.
그런데 1초 만에 집에 보내주는 포탈이 있다?
군바리가 외박 때 집에서 잘 수 있다는데 그걸 안 쓸 도리는 또 없기 마련.
우리야 가는 길에 경유지에서 노닥거리거나 할 수 있겠지만, 로키는 그런 것보다는 친정에서 지 자손들에게 보살펴지는 유아퇴행 라이프가 끌리는 듯 했다.
베로니카는 곤혹스러워하며 내 눈치를 봤다.
“그, 주인님……?”
“보내줘. 굳이 로키가 옆에 있을 필요도 없고.”
“야호! 말은 해 보는 법이구나! ……근데 은근 말에 뼈가 있다?”
“아하. 그건 뼈가 아니라 니 닳아 없어진 양심이에요.”
오다 주웠다 틀딱아. 얼른 가서 후계자 돈으로 처놀다 오렴.
절대 로키가 없으면 프리 난교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파앗!
그렇게 로키를 떠나보내고, 나는 잠시 내 방에 들어가서 생각에 잠겼다.
“이모텝. 이모텝. 이모텝……”
주문처럼 중얼거리며 생각을 정리했지만, 역시 별로 의미가 없는 추리였다.
정체를 숨기고 접근해 보면 알 수 있겠지.
마침 남부 지방이니까 아스트레완 연맹원들한테 물을까? 소문이 이렇게 퍼져버렸으니 아마도 ‘이 새끼는 또 뉘시길래 우리 연맹을 사칭함?’ 거리고 있을 텐데.
‘쓰벌. 좆도 의미없는 고민에 30분이나 썼네.’
시계를 본 나는 혀를 차고 샤워하러 들어갔다.
“남자 샤워 특) 병신처럼 서서 뜨신 물만 맞음.”
킹치만 샤워할 때 뜨거운 물에 으어어 시원하다 하는 거 넘모 좋은걸?
씻고 있자 아내님들이 돌아온 듯 기척이 났다. 거품을 낸 쥬지를 덜렁대며 나갈 수도 없으니 다 씻고 나갈까 했는데, 불쑥 내 방문이 열렸다.
누굴까. 나는 물을 끄고 기감을 살려봤다.
이 사뿐사뿐한 걸음걸이와, 출렁거리는 가슴의 기척. 짧은 보폭. 프랑이다.
“왜? 같이 씻으려고?”
“으, 응.”
하필 눈에 거품이 들어간 상태여서 나가보지도 못하고 물었는데, 프랑은 어색하게 대답하며 샤워실의 문을 열었다.
지구와는 좀 다르고, 가끔 부족할 때도 있지만 마법 기술로 만들어진 고급 여관의 샤워실은 꽤나 편리하다. 세상이 바뀌어도 똑똑한 사람은 있으니 그렇겠지.
“잠깐만. 거품만 닦고──”
샤워기의 물로 머리를 헹궈내고 눈을 뜬 순간, 나는 화들짝 놀랐다.
“……모, 목욕하시는데 실례합니다.”
프랑은 무릎 위 30cm는 될 듯한 짧은 기장의, 넝마 같은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심지어 목에는 대놓고 쇠사슬이 달린 노예 목줄까지 찼다.
속옷은 입지도 않았다. 건강한 허벅지를 스치며 걸을 때마다 치마가 살짝 말려 올라가는 것만으로 도톰한 빽보지가 수줍게 구멍을 비췄다.
“주, 주인님의 비천한 육노예 프란체스카입니다.”
벌거벗은 쥬지가 반월을 그리며 발기하는 것을 본 프랑이 무릎을 꿇었다.
“제, 제가 감히 목욕 시중을 들어두 될까요?”
“……뭐야 이거? 무슨 컨셉?”
멍하니 질문하고 나서 눈치챘다.
그랬다. 전에 프랑이 먼저 노예 컨셉 플레이로 대쉬해 볼까 고민하고 있었지?
“그, 그래. 크흠. 그렇게 해라.”
쓰벌. 놀라서 컨셉 잡기가 힘드네.
그치만 우리 프랑이 저렇게 애쓰고 있는데, 내 쪽에서 어영부영댈 수는 없다. 그랬다가는 쪽팔린 기억으로 남아서 다시는 안 해줄지도 모른다고.
“네, 네! 감사합니다, 주인님!”
주인님이라니. 프랑한테 들을 거라는 생각은 못 해본 호칭이다.
─쪽♡
프랑은 기어와서는 내 발에 정중하게 키스했다. 그러자 있으나 마나한 치마가 굽은 등에 휘말려서 야릇한 엉덩이와 귀여운 구멍이 빤히 보였다.
베로니카 너 이 새끼……!! 잘 했어!! 끝내주는 걸 가르쳤구나!!
“씻겨드릴게요. 주인님은 앉아 계셔요.”
프랑은 샤워용품에 거품을 묻혀서 내 등과 팔을 섬세하게 닦아줬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노예라기보단 엄마인데. 기쁜 어프로치였지만 2%, 아니. 20% 모자랐다.
─푸욱♡
“아읏.”
열심히 목욕 시중을 돕는 프랑의 엉덩이 계곡에 슬쩍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보지 균열을 어루만져대자 프랑의 생각이 애매한 감각으로 전해졌다.
‘뎦쳐져도 좋은가 보네.’
오히려 원하고 있을 정도였다. 그럼 내가 신경 쓸 것도 없지.
나는 그녀의 빡빡한 보지를 문질대며 말했다.
“옷은 마음에 드는데, 샤워실에서 입을 만한 건 아니군. 벗어.”
“아,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헐레벌떡 벗은 프랑의 유두는 빳빳했다. 가슴골 사이로 축 늘어진 얇은 쇠사슬을 잡아당겼다.
“앉아.”
─넙죽. 얼른 무릎 꿇는 프랑.
그녀가 원하는 게 맞닿은 피부로 전해졌다. 이 마조히스트 하프 드워프를 어떻게 해야 할련는지. 나는 쓴웃음을 숨기며 그녀의 얼굴을 발로 밟았다.
“햐으♡”
“목욕 시중이 처음인 것도 아니잖냐. 빨아.”
─문질문질. 말랑한 뺨을 꾹꾹 밟으며 목줄까지 당겨주자 프랑은 바로 흥분 상태에 들어갔다. 내 발을 소중하게 잡고 혀를 내미는 그녀.
“혀로 청소해라. 발가락 사이사이까지 꼼꼼히.”
“헤룹…♡ 후읍, 휴으….”
발을 씻어두길 잘 했다. 깨끗한 상태라면 나도 프랑 발 정도는 빨아줄 수 있으니, 프랑도 마찬가지일 것이었다.
“하웁, 흡….”
프랑은 명령받은 대로 발가락을 입에 물고 빨 듯이 핥고, 발가락 사이사이에 혀를 넣어서 핥았다. 작은 혀가 열심히 발을 간지럽혔다.
〔읏…♡ 어, 얼굴 밟히는 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기분 좋을지도…. 노르한테 목줄을 당겨지면 왜 이렇게 심장이 뛰는 걸까…♡?〕
좋다면 해 줘야지. 나는 의자에 앉아서 그녀의 얼굴을 밟아줬다.
“하, 하아, 하…♡”
프랑은 얼굴을 밟히면서도 혀로 계속 청소했다.
내가 기분 좋느냐고 물으면 딱히 그렇지는 않은 플레이였는데, 그렇게 쓰이는 게 프랑의 취향이면 좀 더 맞춰줄 생각이었다. 평소에는 그녀가 내게 맞춰주니까.
〔좀 더, 좀 더…. 노르 마음대로 나를 사용해 줘…♡〕
풀린 얼굴로 흥분한 프랑이 공손하게 바닥에다 손을 짚었다.
덕분에 나는 고민해야만 했다. 이거 나도 우리 시종님을 본받아서 야설이라도 읽어야 하나. 바로 떠오르는 컨셉이 없는 걸 보면 공부 부족이다.
꽈악…! 프랑의 가슴골에 발을 올려둔 나는 욕실 의자에 앉아서 턱을 괬다.
“그 남자를 유혹하는 데밖에 쓸모가 없는 젖은 장식이냐? 이런 때에 쓰지 않을 거면 뭐하러 달고 다니지?”
거품을 내는 액체를 통째로 들어서 프랑 가슴에 끼얹었다.
“가슴으로 내 몸을 닦아. 섹스하고 싶어도 그건 밖에 나간 뒤다.”
“네, 네!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슴보다 한참 작은 손으로 젖을 받친 프랑은 그 거유를 문질러서 거품을 내고는 내 몸에 비볐다. 아무래도 제대로 닦이는 것 같지 않았는지 곤란한 눈치였다.
사실 젖으로 몸을 비빈다고 그게 닦아지겠냐만.
─챠륵! 나는 사인을 주듯 목줄을 당겼다.
“제대로 못 닦으면 끝나고 벌이다. 알겠지?”
어차피 안 되는 거니까, 이걸 구실로 몰입되는 섹스 해 줄게. OK?
“읏…♡ 며, 명심하겠습니다.”
암컷타락 수신기에 찌릿하고 고간에서부터 등을 찌르고 올라가는 쾌감이 감지됐다. 제대로 이해한 듯 프랑은 거의 건성건성으로 몸을 닦았다.
하지만 자지는 어떨까. 가슴 거품을 낸 프랑은 내 다리 사이에서 우뚝 선 자지를 가슴으로 감싸 덮었다. 그녀의 거유보다 더 큰 무식한 좆기둥이 계곡을 빠져나왔다.
…꿀꺽♡
발정기의 암컷처럼 침을 삼키는 프랑.
〔내, 내 바보같이 큰 가슴도 노르의 자지랑 비교하면 초라해져버려…♡〕
체격이 비슷한 사람 중에서 그녀보다 풍만했던 사람이 없다. 나랑 만나기 전까지는 비교 대상도 없었을 거유도 정작 남편 자지에는 못 미친다.
승부를 치르기도 전에 압도당한 패배견처럼 두 손을 멈춘 프랑은 얼굴 앞에 드리운 거근에 거친 호흡을 헐떡였다.
〔…읏! 이, 이러면 안 돼. 홀려버리면 어떡해! 정신 똑바로 차려, 프랑!〕
자신을 질타한 프랑은 가슴을 비비며 거품이 안 묻은 귀두를 물었다.
“응츕…♡ 휴으읍…!”
자기 가슴을 뭉개는 듯한 헌신적인 젖치기였다. 프랑의 턱이 뻐근해질 순간까지 파이즈리 펠라를 만끽하다가 입 안에 사정했다.
─뷰루루루룻!
“쿠흡…♡! 케흑, 콜록…!”
목에 꽂고 정액을 주유받은 프랑은 기침하면서 어떻게든 정액을 전부 마셨다.
“낙제점이다. 벌 받을 준비는 했겠지?”
“네, 네. 어떤 벌이든 달게 받겠습니다…!”
그녀의 보지가 삽입을 오매불망 기다린다는 걸 알았기에 그렇게 말했다.
프랑은 가슴에 정액을 잔뜩 묻히고서 사죄했다. 그런 그녀에게 물을 끼얹고, 마법으로 말린 다음 노예 옷을 도로 입히고 끌고 나왔다.
쫄래쫄래 따라오는 프랑.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침묵했다.
“……어? 나, 나 뭐 잘못했어?”
말투까지 되돌리며 묻는 프랑. 하지만 나는 그냥 턱짓했다.
“보지 노예가 허락도 없이 두 발로 걸어? 아직 한참 멀었군.”
“……아읏♡”
적어도 플레이 중에는 마음에 드는 대접이었던 듯, 프랑은 신음하며 개처럼 기었다. 나는 그렇게 기어다니는 프랑을 잡아끌며 산책하듯 나왔다.
걸을 때마다 보지를 노출하고, 일어선 유두가 툭 튀어나온 음란한 복장의 프랑은 엉덩이를 훤하게 드러내며 엉금엉금 기어왔다.
하지만 아쉽게도 나는 그런 볼 맛 나는 치태를 구경하지 못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노르드 님.”
우리 아내님들이 천 면적이 프랑보다 살갗 하나 안 가린 메이드 의상을 입고, 내 방에 일렬로 도열하고 있어서였다.
미리 사 뒀던 옷일까? 그녀들은 내게 과시하듯 일제히 긴 치마를 들쳤다.
─팔락♡
정숙하고 펑퍼짐한 정통 메이드복 의상 안쪽은 어딜 어떻게 봐도 섹스용의 메이드 컨셉 의상이다. 소음순도 다 못 가리는 미니 끈팬티가 야릇했다.
“부디 마음에 드는 시종을 골라주세요♡”
라리루라는 정해둔 대사를 읊는 것처럼 새빨간 얼굴로 아핫 거리며 웃었다.
“귀국하시기 전까지, 저희 여섯 명이 주인님의 정액받이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