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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척척석사 노루-940화 (939/1,009)

***

작고 뽈뽈뽈 싸돌아다니는 녀석보단 넓은 건물 등이 찾기 편하다.

말해서 뭣하나 싶을 만큼 뻔한 이치지만, 찾을 건물이 흑마법사의 은신처쯤 되면 얘기가 다르다. 여기는 흑마법사 추격의 프로들이 즐비한 나라가 아닌가.

역설적으로 그런 나라에서 살아남으려면 흑마법사들도 은신의 달인이어야 했다. 적어도 눈에 확 띄는 곳에는 없을 거라는 뜻이었다.

단, 그건 어디까지나 보통 사람들이나 그렇다는 얘기다.

“벡안.”

키이잉─!

검고 하얀 까마귀들이 비상하며 시야를 넓힌다.

나는 지평선 건너편까지 장악하는 시야에 투시 능력을 더했다. 영화에서 볼 법한 잠수함 레이더 음파탐지기처럼 지면까지 감지가 됐다.

‘위치마저 안다면 일대를 전부 훑어보면 그만.’

보통 사람은 엄두도 못 낼 무식한 방법이었다.

아니, 따라하려고 해도 사람들의 기척을 감지한 흑마법사들이 먼저 빤쓰런을 치겠지. 하지만 여기 숨은 놈들이 내가 펼친 오딘의 눈을 간파할 만한 실력자일까?

‘있군.’

그만한 실력자는 없었다. 적어도 내가 발견했던 흑마법사들에게는.

“여럿 있는데. 셋이나 돼. 형제인가? 닮았네.”

흑마법사들치고 서로 진짜 친한 놈들이 없건만, 3명이나 오순도순 모여서 사는 놈들이었다. 등잔 밑이 어둡다지만 이런 곳에 숨어 살 정도면 나름대로 실력이 있을 텐데.

나처럼 마차 위에 있던 다나가 말했다.

“벌써 찾았어? 더럽게 편리한 눈깔일세.”

“기억해둬라. 휴우가는 졸렬잎 마을에서 가장 강하다.”

내가 호카게가 될게. 나는 낄낄댔고, 마차는 곧 멈췄다.

라리루라가 권능으로 넓혔던 마차를 보고 ‘시발 이게 머야!’ 하며 경악하던 만디사는 사뭇 당당히 내려왔고, 우리는 그대로 그놈들의 은신처 위에서 멈췄다.

《이제 어디로 갈 건가?》

《미리 쳐들어갈 수도 없으니 근처의 고지대를 선점하고 있을 겁니다.》

《은신처의 위치는 어디지?》

《저쪽, 절벽지대의 지하입니다.》

강 주변이라서 사막답지 않은 고지대가 있었고, 그 살짝 솟은 언덕의 중간에 동굴 같은 걸 파내서 안쪽에 숨어 있는 놈들이 있었다.

《시내에서는 멀군. 방해꾼이 들어올 걱정은 안 해도 되겠어.》

《어떻게 알았느냐고 묻지는 않습니까?》

《다른 방법을 찾으려고 해 봐도,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방법은 네가 방해할 거잖나. 이래서는 불평불만을 입에 담아도 하등 부질없다.》

쿨해서 다행이네. 하긴 미스릴 클래스 모험가쯤 되면 실패도 많이 겪었을 것이다. 이런 일들을 다 마음에 담아둘 치졸함은 깨달음을 얻으며 떨쳐낸 게 아닐까?

‘이제 문제는 나우넷이 언제 나타날지인데.’

미리 잡아뒀다가 안 나타나면 그것도 문제.

그렇다고 숨어 있자니 나 말고는 은신처를 감시 가능한 인력이 없다. 프랑이 작은 골렘을 만들어서 안에 들여보낼 수는 없을까?

“……음!”

다행인지 불행인지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내 시야에 흑마법사들에게 꼬여든 파랗고 빨갛고 초록색인 아이클레이 새끼가 나타났던 것이다.

─뭐, 뭐야 이놈은?! 슬라임인가?!

─물어볼 틈에 해치워! 귀족 놈들의 끄나풀일지 모른다!

흑마법사들은 하던 연구도 내팽개치고 어둠으로 만들어진 탄환 같은 걸 발사했다. 저주 덩어리가 요동치며 희미한 마나의 파동을 일으켰다.

“노르! 지금 이 마나는……!”

“그래. 나타났네.”

우리는 바로 절벽지대로 달려갔다. 마차를 작게 만들어서 주머니에 챙긴 라리루라가 손짓하자 촥 하는 상쾌한 효과음과 함께 공간이 열렸다.

절벽지대 안의 은신처까지의 공간이 뒤틀렸다.

“계단을 만들게!”

곧이어 프랑의 마법이 작렬했다. 지면의 모래를 끌어모아서 하얀 점토로 바꾸자 지상 30미터까지 연결되는 금속 계단이 완성됐다.

《Kurrrrru.》

저주를 퍼부어도 아랑곳 않고 흑마법사 하나를 통째로 삼키는 나우넷!

경악하던 원형탈모 흑마법사가 날 발견했다.

《이게 무슨……?! 아니, 울프헤딘?!》

《탈-모! 이름 모를 흑마법사=씨! 교수 슬레이어입니다!》

어차피 인사에 대답해주지 않을 걸 알기에 냅다 투창.

《엑스트라에게 죽음을!》

《이놈!! 우리 삼형제를 얕보지 마라!!》

쐐액─! 흑마법사는 놀랍게도 한 번은 피해냈다. 과연. 나름대로 육체파인가. 신체강화를 주로 삼는 흑마법사들도 있기는 할 것이었다.

《울프헤딘! 네놈이 어째서 여기에!》

《밀렵이다…… 밀렵만이 있을 뿐! 다만 네놈은 죽어줘야겠다!》

계단을 한달음에 주파한 나는 브류나크 팔찌에 손가락을 걸었다.

《비천삼검류.》

석사탈주의 보법으로 적을 스쳐 지나가며, 발도.

《자지섬(自至閃).》

─싹둑! 여의봉처럼 늘어난 브류나크가 턱수염 흑마법사의 목을 베었다. 이어서 원형탈모 새끼의 다리도 베어넘겼다.

《크악!》

《넌 가자미다. 진흙투성이가 돼라.》

죽일 수는 없었다. 먹잇감이 없어지면 나우넷이 탈주할 테니.

《크으윽! 형님을── 어억?!》

나한테 정신이 팔렸던 다른 한놈도 나우넷에게 잡아먹혔다.

우리도 놀랄 만큼 빠르던 아이클레이 새끼잖나. 마법사 따위가, 하물며 등까지 돌리고 방심했는데 피해낼 방법이 있을 리가 없다.

─퉤! 꾸물거리던 나우넷이 뭔가를 토해냈다.

정신을 잃은 흑마법사 2명이 버려졌다. 기억을 쪽 빨아먹은 모양이다.

《무슨 3초 컷이냐. 뇌 용량이 얼마나 딸리면.》

《이 때려죽일 놈!!》

원형탈모가 뒤에서 마법을 발사했다.

피하려던 나는 눈을 찌푸리면서 창을 휘둘렀다. 무슨 마법인지는 몰라도 저기에 처맞은 나우넷이 갑자기 팽창하며 이 공간을 전부 감싸버리려는 걸 예지로 봤기 때문이었다.

촤악─! 흑마법이 브류나크에 산산조각 났다.

‘……이 시발!’

착각이었다. 마법에 맞은 것과 나우넷의 팽창은 전혀 무관했다. 타이밍이 맞아 떨어졌기에 그렇게 보였던 것뿐. 나는 혀를 차며 몸을 날렸다.

“후퇴! 다들 후퇴해!”

뭔지 모를 때는 피하는 게 제일이다. 저래봬도 신대의 존재니까.

놓쳤다간 귀찮아지지만 귀찮음과 가족의 안전은 저울질할 대상이 아니다. 아내들을 물리면서 나는 창을 내려쳤다. 폭풍이 진흙을 밀쳐냈다.

퍼엉─! 진흙을 두들긴 폭풍은 유체역학에 따라 우리에게 되돌아왔다.

공간이 협소하니 당연했다. 하지만 애초에 노린 바이기도 했다.

“이얍-!”

역풍을 타고 월보(Moonwalk)!

바람을 뿜어냈던 건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느아아아악!!》

흑마법사도 초속 수십 미터의 강풍을 얻어맞고 은신처 바깥으로 밀려났다. 나랑 아내들은 우아한 동작으로 공중제비를 돌며 바깥에 착지했다.

《이, 이놈들! 감히 우리의 연구실을…… 껙!!》

“범죄자 주제에 말도 많네. 좀 닥쳐봐.”

다나가 뒤통수를 걷어차서 기절시켰다. 앉은 채 셀프-펠라의 자세로 땅에 고개를 처박는 원형탈모. 모근을 잃어가면서까지 계속한 연구라는 게 대체 무엇일까. 조금 궁금했다.

빛의 검을 수십 개 형성한 다나가 말했다.

“도망치는 거 아냐?”

“아니, 여기에 먹잇감이 있으니 도망은 안 쳐.”

로키가 기절한 흑마법사를 질질 끌며 단언했다.

─우지끈, 콰광!!

과연 그녀의 말은 틀림이 없었다. 로키는 딱히 선학이라고 불릴 만한 지혜는 없었지만, 에이션트 삼신할매의 짬바는 장식이 아니었던 것이다.

《Shurururururururrrrrrr!》

팽창하는 진흙은 오색찬란했다. 마치 잼민이의 두뇌개발을 위해서 희생된 고무찰흙처럼 이상하기 짝이 없는 색 배합……!

그것은 현대 한국인들이 적잖이 품고 있던 어린 시절의 죄악, 그 잊혀진 참회의 시간과도 같았다!

유년기의 비틀린 순수함으로 찢어발긴 잠자리나 벌레들, 혹은 곰인형들이 무덤에서 되살아나 이제 동심을 잃은 우리를 찾아온 듯한 비전(Vision)!

성장의 대가로 촉법의 권능을 잃은 어른들에게 내려지는 동심의 천벌!

기억을 조종하는 신수(神獸)와 적대시한다는 건, 마음속에 남겨진 가장 두려운 기억과의 사투── 그 트라우마의 재림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누우구우?》

강처럼 파도치는 육신에서 인간의 얼굴이 불쑥 튀어나왔다!

“자아는 없다면서요!”

“흡수한 기억이 표면에 부상한 거야! 무시해!”

티르시는 시키는대로 했다. 무시하고 대마법을 냅다 발사한 것이다.

《ShUrararararArarARRrA──!!!!》

타격은 들어갔는지 비명을 지르며 지면에 머릴 파묻는 인면수(人面獸)!

“라리루라!”

“격리 끝났어요!”

시키지 않아도 라리루라는 주변 일대에 차원벽 결계를 세웠다.

이제 도주는 못 한다. 나는 지면에 창을 꽂았다.

【게르튀르】의 반격기 제 8품새. 지면을 통한 공격, 이동 등을 파훼하는 기술이 발현하자 땅을 파고드는 나우넷이 죽빵을 맞은 듯 발버둥쳤다.

촤촤촤촤촥─!

빠져나온 나우넷이 물기를 터는 개처럼 진흙을 털어냈다.

마치 소이탄 세례처럼 떨어지는 진흙들!

《닿으면 기억을 잃는다. 피해.》

만디사가 경고하며 보법을 밟았고, 우리는 굳이 조언받지 않아도 알아서 몸을 피했다. 원형탈모에 걸린 흑마법사는 라리루라가 꼭두각시로 챙겼다.

─꾸득! 떨어진 진흙들이 꿈틀거리며 일어났다.

《바람이나 피우는 년은 전부 죽어야 해……! 내 좀비로 삼아주마!》

《히-햐! 물이다! 약탈이다! 가자, 짜식들아!》

《오물은 소독이고 소독은 샌님들이나 하는 것! 즉, 오물이야말로 정의!》

몸에서 떨어진 진흙들은 뉘신지 모르는 새끼의 실루엣으로 변했다. 본 적이 있는 것 같긴 했지만 그냥 잊기로 했다. 알 게 뭐람.

“이 얼룩덜룩 가오나시 새끼……!! 클론은 아일랜드 법 위반이야!!”

《죽어라!! 좆 간수도 못하는 발정난 놈!!》

“씨팔럼이 나한테 이니시를 걸어?!”

나한테 한 말은 아니겠지만 아무튼 나는 도발로 받았다. 범죄자에게 도발당한 이 굴욕…… 싸움을 건 놈은 절대로 용서하지 않아요!

푸다다다다다다닷─!!

흑마법사들의 기억이 수백 마리로 불어나며 내 쪽에 마법을 싸질렀다.

이 시발, 갑자기 광역 폭격이라니? 아무리 좆밥 새끼의 마법이라도 이만한 밀도는 위험했다! 수만 방울의 물방울은 바위도 뚫는다 하였다!

“이건 시발 제다이도 뒤진다!”

하지만 나는 제다이가 아니지.

맨몸으로 맞아도 딱히 안 죽겠지만, 그래도 걍 방어하려던 나는 5초 뒤의 예지를 읽고서 돌진하기로 전략을 바꿨다. 내 다리가 좆같은 모래사장을 박찼다.

디즈니는 말했다. 포위망을 돌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워프 돌격이라고!

“ᚱ(Raidō)!”

“ᚴ(Kaunan).”

내가 질주하고 베로니카가 영창했다.

뿔과 눈을 형광색으로 빛내는 베로니카의 마법!

사막의 태양 바로 옆에 내 마나를 닮은 형광색 태양이 떠오른다!

《데아아아아아악!!!! 마망!!!!》

《나는 어디? 여긴 누구? 형아, 어디 있어?!》

《난 너를 믿었던 만큼 난 내 친구도 믿었기에! 난 아무런 부담 없이 널 내 친구에게 소개시켜 줬고! 그런 만남이 있은 후부터 우리는 자주 함께 만나며──》

마치 먹으면 안 되는 약을 먹은 것처럼, 아니면 안 먹으면 안 되는 약을 거른 것처럼 날뛰어대는 범죄자의 클론들!!

“죄인의 기억에서 태어난 망령들이여, 들으라!! 그리고 깨우치라! 너희의 기억은 호행이며 소혜! 울프헤딘의 무녀가 진실을 밝히노라!”

한창 신난 중2병 여신님이었지만, 아무튼 대활약이긴 했다.

‘깨달음과 자각의 룬으로 기억을 되살렸구나.’

이건 말하자면 신나서 놀고 있는 아싸에게 ‘와 찐붕쿤 신났네! 다음에 교수님이 지목해도 이렇게 대답하면 되겠다!’ 라며 기억폭행을 시전하는 것과 같았다!

기만과 망각으로 점철된 의식을 밝게 하는, 이 클론들에게 유효한 마법!

꼭 저 강력무비한 신수를 해치우고자 오랫동안 준비한 듯한 미래 지식 치트의 권능의 진면목이다. 빨간약을 먹고 매트릭스를 잃어버린 클론들이 빽 비명을 질렀다.

《이런 건 현실이 아니야!!!!》

《……가엾은 흑역사의 클론들이여. 동정하마.》

공간 도약을 마친 나는 드물게도 동정심을 갖고 말했다.

하지만 그럴 만도 했다. 살아있는 흑역사 덩어리라니,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이런 짓을 할 수가 있단 말인가!

‘과학과 기술에 선악은 없다.’

그래서 그걸 활용하는 사용자들은 옳고 그름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런 농담이 있었다. 뇌에 USB 포트가 생겨서 필요한 공부 지식은 인풋하고, 잊고 싶은 기억은 뽑아서 폐기하고 싶다는 농담이.

다만 그런 일이 가능해진 디스토피아 22세기는 언젠가 찾아온다.

이윽고 농담이 농담으로 끝나지 않는 시대가 올 것이었다.

싫은 기억만 몰아넣은 USB가 만들어진다면, 그 USB는 누가 관리하는가?

환자에게 이식할 장기를 기르기 위해 만들어진 클론들.

잊고 싶은 기억을 옮겨넣고 폐기하기만을 위해 태어난 클론들.

그들의 인권이란 정녕 없단 말인가?

언젠가 올 미래에서 우리는 자기 자신마저도 더 편한 삶을 구가하기 위해 도축하는 가축으로 전락시키고 마는 것인가?

나는 그 미래상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나로서는 이해하려는 마음조차 이해할 수 없단 걸 깨달았다.

‘이게……’

그렇기에 나는 눈치챘다.

“이게…… 탑골공원 할배들의 마음?”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미래상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감정!

그 디스토피아적 소돔&고모라를 막을 수 없는 자신에 대한 무력감!

한심하고 초라해진 자신이 온 세상으로부터 버려진다고 느끼는 순간, 그 귀에 속삭여진 음모론은 얼마나 달콤할 것인가!

잘못된 건 내가 아닌 세상이다. 그렇게 외치면 얼마나 안심될 것인가!

무력함은 무저갱을 방불케 하는 분노와 공포로 변질되어서 저들을 한사코 배척하고 싶은 충동이 된다. 절대 충족되는 날이 없는 갈증이!

‘아아…… 그랬던 건가.’

자신도 간수하지 못할 무차별적인 증오심은 곧 나약함의 상징이었다.

누구보다 원망하고, 바뀌어야 하는 건 자신이다.

우리 모두는 그걸 알지만, 그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도 안다. 그래서 책임을 전가하고 자신에게 남들이 맞춰주도록 강압하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7~80년의 인생을 바꾸는 건.

앞으로 살아갈 십수 년을 바꾸는 것보다 어렵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다. 아이클레이 새끼여.”

나는 지척에 육박한 동심의 화신에게 속삭였다.

“남이 시키는 대로만 해서는 자기 자신을 바꿀 수 없으니까.”

나우넷에게 명령을 내린 흑마법사 스스로도 그 명령을 잊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나우넷은 말로 설득되지 않는다.

잼민 손주가 쪼물딱대며 만든 아이클레이 가족 모형과, 그런 손주에게 껄껄 웃어주고 시위에 쓸 판자를 쪼물딱대러 가는 할아버지의 본질은 하등 다르지 않잖은가.

차이점은 올바른 가르침을 줄 보호자의 여부다.

이들은 주인을 잃은 폭주기관차.

그러니까, 지금 필요한 건 오직 올바른 정의의 집행이었다.

허리까지 낮췄던 두 손을 전방으로 쭉 뻗었다. 계측하기도 힘든 에너지를 품은 손들이 나우넷의 몸에 종이 한 장 만큼의 거리를 두고 접촉했다.

“절대천공영역.”

나는 차원의 틈새를 달리는 동안 회전시켜뒀던 마나를 해방했다.

빨갛고 파란 태극의 무늬가 건곤감리의 율법에 응하여 풀려났다.

“백단심계.”

투확─!!

나우넷의 육신이 다섯 갈래로 갈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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