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화 〉제41화 성교회장과 성도부 선거
3일차.
우리는 기호 2번 정 말로에게 5천만원이라는 거금을 배팅했다. 이번에 적중하게 된다면 2.3배의 배당이기 때문에 1억 1천 5백이라는 돈을 거머쥐게 된다.
점심시간이 되었다.
어제부터 점심시간쯤이 되면 이상한 유언비어가 퍼졌다.
오늘의 유언비어는 정 말로의 사촌형인 정 액제 배우가, 삽입중으로 팬사까시회를 연다는 사실이였다.
"소문이 들었어? 정 액제 배우가 사까시회를 연대"
여자 성별 아이들이 수근대고 있었다.
"어제처럼 거짓말일 확률이 커. 말도 안되자나."
"맞아. 정 액제 배우는 영화 촬영 하느라 바쁘다고 그랬어. 김 무비 배우랑 비 지엠 배우와 함께 액션 영화 촬영중이래."
다들 긴가민가한 모양이였다. 난 토토사이트에 들어가 배당을 확인해보았다.
김 일산 2.7배, 정 말로 2.0배 오 바살살 1.25배, 비니 17배, 등등 소문의 효과가 그리 크지 않았다. 2.3배에서 0.3배가 내려간 2.0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일산의 거짓 루머때문에 소문만 믿고 배팅하기를 꺼려했다.
'정 액제 배우의 사까시회라.. 확실하기만 한다면 이보다 좋은 카드는 없겠어. 김 토토 머리 좀 썼는데?'
이 소문도 김 토토가 냈을 확률이 높다. 김 토토는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걸까? 대체 숨겨진 그림이 뭘까. 난 뭐가 자꾸 찝찝한 걸까? 마음에 걸린다 무언가가.
오후 2시가 되어 배팅이 마감되었다.
많은 아이들은 눈치를 보느라 이번 배팅에 참여하지 않았다. 소수의 학생들만 밑져봐야 본전식으로 '정 말로'에게 배팅했다. 그래봐야 소액의 돈이였다.
선거공약은 김 토토의 그림대로 흘러갔다. 정 말로는 인터뷰에서 정 액제 배우의 사까시회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네. 안녕하세요 삽입중 여러분. 기호 2번 정 말로입니다. 오전부터 누군가의 유출로 인해, 삽입중학교에 대한 정 액제 배우의 팬 사까시회 일정이 유출되었습니다. 소문대로 팬 사까시회를 진행할 예정이며, 추후 일정은 학교게시판을 통해 공지할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가 공개되자 아이들은 탄식했다. 모든게 김 토토의 예상대로 '정 말로'가 1등 후보로 결정났다.
"아..아까 소문 돌았을 때 '정 말로'로 배팅할걸.."
"내가 말했었잖아. 진짜라고. 난 백만원 배팅해서 이백만원 됐지롱~!"
"나도 어제 잃은 거 다 복구함!"
"내일도 정 말로가 1등하겠지?"
"무조건이지. 정말로 1등 각임!"
"아..그냥 배팅할걸..그걸 못믿었네."
아이들은 배팅을 하지 못한 걸 아쉬워하고 있었다. 그리고는 다음날의 1등 후보를 정 말로로 점치고 있었다. 강력한 1등 후보였다.
오늘은 선거공약이 끝난 후에도 김 토토가 오지 않았다. 매번 공약시간이 끝난 뒤면 우리반으로 왔었었다. 리번에는 내가 김 토토의 반으로 찾아갔다.
"뭐? 토토가 조퇴를 해?"
내가 말했다.
"응. 방금 전에 급하게 조퇴하던데? 배탈이 났다나뭐라나.."
4반 아이는 김 토토가 부랴부랴 조퇴를 했다고 말했다. 이상한 일이였다. 하필 선거공약시간이 끝난 다음에?
반으로 돌아왔을 때는 오 바살살도 조퇴하고 없었다.
"바살살 어디갔어?"
조 루에게 물었다.
"바살살이 배가 살살 아프다고 조퇴했어. 얼굴이 창백해가지고 꼴이 말이 아니더라."
조 루는 바살살을 걱정하며 말했다.
'두 사람이 한꺼번에 조퇴라. 이것도 우연이야? 어떠한 연결고리가 있는 건 아닐까?'
나는 바살살도 수상한 인물에 추가하기로 했다.
*
4일차.
"오늘 '정 말로' 배팅안한 흑우있누?"
교실에 들어서자, 들렸던 소리다.
현재 토토사이트의 기호 2번 '정 말로'의 배당은 1.3배, 다른 후보들은 모두 2배당이 훌쩍 넘었다.
"오늘 정말로 '정 말로' 찍어도 됨?"
"'정 말로'는 믿고 찍는겨. 정 액제 사까시 빨려고 지금 여자애들 줄지어 선거 안보이냐?"
"너 말 믿고 100만원 배팅한다."
"정 말로 1등 안하면 내가 니 꼬추 빤다진짜."
"진짜다 너 약속해라."
아이들은 2일차때의 분위기와 똑같았다. 거의 종교라고 믿을정도로 정 말로의 1등을 맹신했다.
"애널아 왔어? 배팅했지?"
좌지가 물었다.
"어어.지금 할건데. 해도 되겠지? 다들 맹신하는 분위기니깐 배팅하기가 좀 그렇다..?"
나는 반신반의했다. 저렇게 많은 아이들이 배팅을 한다면, 당첨금액을 어떻게 지급할 지 걱정되었다.
마침 김 토토가 왔다.
"여어~!"
"토토. 어제 왜 조퇴했었어?"
내가 토토에게 물었다.
"미친 어제 급식 잘못먹어가지고 배탈났잖아. 죽다 살아났어."
"그래? 근데 '정 말로'가 오늘도 1등을 한다면 당첨금액은 어떻게 할 생각이야?"
나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어떻게하긴? 지급해줘야지?"
토토는 쿨하게 말했다.
"진짜로? 감당가능하겠어?"
내가 물었다.
"뭐 이정도로가지고. 그래야 더 많은 호구들이 유입되지. 이제 월, 화,수밖에 안남았어 바보야. 그럴려면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어줘야지! 어차피 성교회장은 정해져 있거든."
"뭐?"
"일단은 여기까지. 너네도 배당은 약하지만 정말로를 찍으라고! 아 참! 오늘은 한가지 더 옵션이 붙을거야. 무조건 300 이하로 찍어."
"300?"
"어~ 간다~!"
토토는 어떤걸 300이하로 찍으라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어리둥절한 채로 토토사이트를 켰다.
"크로스배팅?"
내가 말했다. 좌지와 사롱이도 사이트에 접속했더니 300 오바, 300 다운이라는 종목이 하나가 더 생긴걸 발견했다.
아이들도 한 두명씩 발견했는지, 각자 토론을 펼치고 있었다.
"무조건 정 말로랑 300이상 투표수를 같이 찍어. 그러면 배당이 2.5정도 되거든? 이건 무조건 먹는 픽이야."
"정말? 300투표수가 가능할까?"
"당연한소리? 어제 투표수 못 봤어? 분위기를 봐. 모두 다 '정 말로'를 찍을거라고 500명중에서 300명만 넘으면 면 돼. 김 일산이 어제 120표였지? 바살살은 50표도 안나왔어. 거기다가 빠순이들까지 합세하면 300투표수가 안 나올까? 제일 멍청이는 정 말로만 찍는 애야. 2.5배를 먹을 수 있는데, 1.3배를 택한다고? 난 그런 멈청이가 되지 않을거야."
모두들 기호 2번 정 말로의 1등을 점쳤다. 그러나 300이라는 크로스배팅의 옵션을 보자 갈팡질팡했다. '정 말로'후보 한명만 배팅하기에는 배당금이 낮다 생각했다.
난 과감하게 김 토토를 믿고 '정 말로' 1등과 투표수 300명 이하로 크로스배팅했다. 적중금액은 1억2500만원이였다. 지금까지의 수익금은 총 2억 5천만원. 이번 것까지 적중한다면 총 3억원의 수익이였다.
"김 토토야 이번 한번만 더 믿는다!"
왠지 모르게 심장이 빨리 뛰었다. 수업을 들어도, 온통 선거공약시간생각 뿐이였다.
'시발 왜이렇게 시간이 빨리 안가..'
초조했다. 수업을 듣는데, 누군가 날 빤히 쳐다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바살살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괜히 승질을 부렸다.
"뭘 봐 인마."
수업중이라 입모양으로 말했다. 바살살은 별거 아니라며 고개를 돌렸다.
'허허..바살살이 나를 의심한다?'
조금 억울한 기분까지 들었다. 누군가 나를 감시하는 듯한 느낌이 들자, 불안했다.
'내가 죄를 지은건 아니자나? 김 토토는 수십억이나 해쳐먹었다고! 더 이상 날 의심하지마.'
어느새 선거공약시간이 되었다.
후보들은 특별한 공약을 내세우지 않았다. 오 바살살이 나름 새로운 공약을 내걸었지만, 전혀 와닿지 않는 공약들이였다.
투표결과는 당연하게도 '정 말로'가 1등을 차지했다. 한 가지 이변이라면 총 투표수는 299표. 김 일산이 180표, 나머지 후보들의 표를 합쳐봐야 21표 밖에 되지않았다.
"299표가 말이 되냐? 이건 조작이야."
한 녀석이 책상을 뒤집어 엎었다.
"하아..1표 차이로 못 먹었어. 몰래카메라지?"
"누가 감시카메라 달아났냐?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거야?"
"싀벌얼..그냥 정말로 하나만 배팅할걸. 괜히 욕심부려가지고.."
반 아이들 중 절반 가까이는, 크로스 배팅으로 인해 미적중 처리가 되었다. 그나마 '정 말로' 하나만 배팅했던 친구들은 적중처리가 돼 쾌재를 불렀다.
"벼어어어어신인! 그니깐 하나만 배팅하라니깐. 욕심이 지나쳐!"
"푸하하. 흑우새끼. 언더오바는 신의 영역인거 모르누."
"배팅은 무조건 하나만 해야돼."
배팅의 성공한 아이들은 자기들이 투자의 신이라도 된 마냥 으쓱됐다. 그리고 배팅의 성공하지 못한 아이들을 비웃거나 비난했다. 바살살은 이 모든 상황들을 지켜보기만 했다.
오늘의 배팅으로 인해 내 수익금은 3억원이 넘었다. 하지만, 막상 배팅의 성공하고나니 수익금이 불만족스러워졌다.
아마 김 토토는 크로스배팅이라는 변수를 통해, 많은 수익금을 올렸을 거라 예상했다. 김 토토는 '정 말로'가 1등 후보로 몰릴 것을 예측해, 돌파구를 찾아낸 것이다.
"김 토토는 오늘 수십억을 벌었을 텐데 나는 꼴랑 3억원. 이 돈으로 집도 못사자나."
처음 마음가짐과는 다르게 욕심이 생겼다.
'더 큰 수익을 만들 방법이 없을까?'
앞으로 남은 배팅은 총 두번. 정확히 말하자면 투표일까지 세 번이 남았다. 그 안에 10억이 넘는 돈을 불리고 싶어졌다.
난 김 토토의 앞으로 계획을 듣고 싶어 4반으로 찾아갔다.
"토토야! 잠깐만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