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화 〉제45화 성교회장 선거의 비밀
조사실에는 나와 금융감독원 단 둘뿐이였다.
감독원은 날 쳐다보지도 않고 서류만 끄적였다. 그러다 말없이 볼펜 비트박스를 선보였다.
"뚜두 팍 뚜뚜팍. 뚜뚜 팍. 이애널 학생?"
비트박스 연주가 끝났을 무렵, 감독원은 드디어 내게 말을 건넸다.
"네에켁..?"
극도의 긴장사태라 삑사리가 났다.
"긴장푸시고요. 사실대로만 말하면 돼요. 사실대로만."
감독원은 아무런 표정변화가 없었다.
"네에."
"음..최근에 인출한 금액이 370억. 부러워요 정말. 어떻게 배팅한거죠?"
"그게..그냥 꼴리는대로 했더니만 그렇게 됐어요."
"꼴리는대로. 남들은 감이다 뭐다 하는데 발기력 하나만으로 370억이라. 이정도면 신내림을 받아야해요. 아니지 섹내림이라고 해야하나?"
금융감독원은 실없는 농담을 했다.
"허허..그쵸? 섹내림이라도 받았나봐요."
"제가 무슨 말 하는 것 같애요? 아세요?"
갑자기 금융감독원은 목소리를 내리깔며 말했다.
"아니요. 잘 모르겠어요."
"370억을 벌었으면 저한테도 1억 정도는 보내줄 수 있는 거잖아요. 그쵸? 이런걸 요즘애들은 뽀찌라고 부른다죠?"
"네? 뽀찌요?"
"그래요. 당신이 선거조작을 해서 이득이 취했느냐는 내겐 중요하지 않아요. 내게 뽀지를 챙겨줄 것인지가 중요하지."
금융감독원은 한 치의 표정 변화도 없이 말했다. 나를 떠보는 말인가 긴가민가했다
"진심이신가요?"
내가 되물었다.
"네. 빨리 1억만 줘요오. 내가 좆빠지게 공부한 이유가 뭐겠어. 이런식으로 뒷돈챙겨먹을라고 공부한건데. 1억만 보내주면 혐의없음으로 내보내줄게. 얼릉으응!"
금융감독원은 아양을 떨면서 말했다. 난 얼떨결에 1억을 송금해주었다.
"오케이! 이제 가도 돼! 유후우! 이맛에 일한다니깐! 검은돈 개꿀울~!!"
금융감독원의 조사는 어이없게 끝이났다. 앞서 조사받은 사람들 모두 금융감독원에게 소정의 돈을 지급해주고나서야 풀려났다고 했다.
*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고, 바살살과 집으로 걸어오는 길이였다.
"뭐가 어떻게 된 일인거야?"
바살살에게 물었다.
"어떻게 되긴. 모두 사롱이 아버지가 설계한 일이지. 김일산네 집안과 정 말로 집안, 그리고 김 토토네 집안을 엮을려고 꾸민 일이였어. 내 뒷배가 바로 사롱이 아버지야."
바살살이 말했다.
"사롱이 아버지가? 대체 왜?"
"왜긴왜야. 정치적인 문제시겠지. 김 일산네 집안이 정치로 이름을 날리기까지 돈을 대줬던 게 누구라고 생각해?"
"이 맥락이라면 김 토토네 집안?"
"맞아. 토토사이트로 취한 돈들이 모두 김 일산네 집안과 정 말로의 집안에게 갔어. 일종의 유착관계였지."
"이해가 안돼."
"쉽게 얘기해서 토토가 합법화된지가 얼마 안되자나, 정식적인 투자라는 개념으로 자리잡기까지 얼마나 정치계에 돈을 들였겠어. 그리고 그 법안을 통과시키게끔 힘쓴 집안이 김 일산네 집안이야."
"그러니깐, 합법화가 되기까지 김 일산네에게 로비한 거구만!"
"맞아. 그리고 토토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시키게 한 것도 연예계 거물 정 말로네 집안이고. 사람들이 연예인이 한다고하면 다 따라하거든."
"그럼 질문 그게 사롱이 아버지와는 무슨 상관이야?"
"그건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사롱이 아버지는 그들의 약점을 가지고, 자신의 세력으로 만들고 싶어하셨어."
"약점?"
"응. 토토는 합법화가 됐지만, 조작을 하는 건 다른 문제거든. 그만큼 처벌이 세지. 대신 증거 잡기가 힘들다는 게 문제지만."
"그래서 김 토토가 내 명의를 사용하려고 했었구만?!"
"그래. 너를 방어막으로 계속 쓰려고 한거야. 최종적으로는 교장을 앞세워서 성교회장선거를 토토종목으로 선정할려고까지 했어. 돈이 되거든."
"허허. 시불놈일세."
"시불놈까지야. 다들 이용해먹는 관계인거지. 비즈니스잖아."
"그럼 이제 어떻게되는거야? 김일산과 정말로, 김 토토까지 어떻게 되는거지?"
"뭘 어떻게 돼. 학교 잘다니겠지. 그 세명은 내가 성도부로 지명할 생각이거든."
"뭐어? 결말이 왜이래?"
"뭘기대한거야. 그럼 저들이 잡혀가기라도 할줄 알았어? 교장, 교감 다 사퇴하고 뭐 김일산 아버지도 시장자리를 내놓고? 에라이!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어. 다 짜고치는 고스톱일 뿐이야. 그들이 후보직에 사퇴한것도 내가 성도부로 지명해주기로 했기때문이야."
"시버얼..어마어마하구만. 그럼 내가 딴 돈은 가져도 되는거야?"
"그래. 가져도 돼. 정보값으로 나한테 50억만 준다면 말야."
"까짓거 50억쯤이야."
우리는 우정에 의미로 손을 맞잡으며 걸어갔다. 300억을 벌게해준 바살살의 손길은 따뜻했다.
"애널아. 너 뒷구멍에 고추 비벼도 돼?"
"응. 지랄하지말고 가던 길이나 가자."
*
반 대항전.
한바탕 소동이 지나고나서, 한동안 평화로운 나날을 보냈다.
"애들아. 다음주부터 반 대항전인건 알지?"
바살살이 말했다.
"다른 종목들은 누가 우승하건 중요하지 않아. 축구! 그것만큼은 절대 져서는 안돼 알지?"
바살살은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
반 대항전은 총9가지의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본적인 좆물멀리싸기대회, 이인삼각, 계주, 농구, 족구, 피구, 보짓물사정하기대회, 줄넘기, 선넘기 등이 있다.
그러나, 축구를 제외하고는 거의 관심밖이였다.
대한민국이 22세기를 걸쳐, 12명의 밥지성과, 24명의 코흥민, 48명의 메르시, 96명의 날강두같은 축구선수를 배출해냈다.
그로인해 브라질, 이탈리야, 프랑스 등 내노라하는 축구 강국의 뺨따구를 후려치면서 축구열풍이 불러일으켰다.
이제는 유로파가 아닌 K파로 불리며, 축구걸그룹, 축구BTS들을 키워 수출하는 시대가 됐다.
월드컵에서 12연속 우승을 거머쥐으며, 축구의 성지로 일컴음받았다. 그로인해 축구수입으로만 매년 2천조를 벌어들인다.
그야말로 축구는 남자성별의 자존심이였다. 어쩌면 불알 그 이상일수도.
축구를 잘하지 못한다는 건 고추없는 불알. 불알없는 고추일 뿐이다.
오후 3시.
15개의 반을 3조로 나눠 예선전을 치룬다.
본선으로 올라갈 팀은 한 조의 2팀씩. 총 6팀이 본선무대에 오른다.
우리 14반은 15반 조와 첫 예선전을 치른다.
나는 어릴때 리틀 메르시로 불릴정도로 발재간이 뛰어난 아이였다.
어머니가 여자 아이로 태어났었으면, 발로 딸딸이를 쳐줄 수 있을 정도로 풋잡계의 절대고수라고 했었다.
"이런건 엄마닮나봐. 네 아빠가 얼마나 엄마 발을 좋아하는데!"
섬세한 발 재간으로 그라운드안에서 싸버리게 만든 친구가 한트럭이 넘는다.
나에게 단점이 있다면, 아쉬운 골 결정력뿐. 지금까지 단 두골밖에 넣지 못했다. 골을 잘 넣지 못하는건, 아다라는 큰 압박감 때문일지 모른다.
이번에는 나 자신과 싸워 이길생각이다. 삽입중에서는 나의 실력을 발휘해보리라.
"바살살. 왜 내가 후보선수야?"
내가 물었다.
15반과의 축구 예선전에서는 주전선수로 뽑히지 않았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같은 선수를 기용하지 않고선, 어떻게 15반을 이길 생각인지 의아했다.
"왜긴. 15반을 이겨야되니깐 그러지."
바살살은 기분나쁜 표정을 지었다.
"그니깐. 이겨야되는데 왜 날 주전으로 안 넣냐고?"
내가 따져묻듯이 말했다.
"아 좆밥새끼야. 너 또 별 그지같은 개인기한다고 헛다리 짚을거잖아. 좀 짜져있어. 3:0 정도로 이기고 있을 때 뛰게 해줄게."
"뭐 좆밥이라니. 아아 하게해줘어. 이날만 기다렸단 말이야. 몰래 딸칠때마다 자지로 드리블 연습했어. 이번 한번만 믿어줘. 만약 여기서 활약하지 못한다면, 모든 경기에 불참시켜도 좋아."
나는 애원하다시피 말했다. 바살살도 끈질기게 따라붙는 게 귀찮았는지 전반경기만 지켜본다고 했다.
경기가 시작되고, 나름 선방하고 있었다. 15반은 내 현란한 드리블에 아무것도 못했다.
"아무고토 못하쥬? 바살살 보이냐. 내 드리블이?"
드리블을 하며 바살살에게 소리쳤다.
"병신아. 니가 고추까고 드리블하는데 안피하는게 이상하지. 됐고 크로스나 올려."
자신감이 붙은 나는 수비수 2명을 제치고, 왼쪽라인에서 치고 올라가고 있었다.
"챱챱챱! 현란한 드리블때문에 아무고토 못하겠.."
쿠웅-
"으으윽.."
"야아 애널이 지 혼자 드리블하다가 자빠졌다. 애널아 괜찮아?"
"병신. 크로스올리라니깐 쌩쇼하다가 자빠지냐 으구.."
분명 현란한 드리블을 보여준 것 까지는 기억이 난다. 아마 발에 걸려 넘어진 것 같다. 나는 허리를 부여잡고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야. 애널아 일어나봐. 얘 많이 다친거 아니야?"
경기는 잠시 중단됐다.허리를 삐긋했는지 일어서는 게 힘들었다.
나는 아이들의 부축을 받고, 보건실로 향했다. 그래도 허리에 통증은 가시질 않았다. 허리를 펴기가 힘들었다.
"이거 안되겠는데? 병원가봐야겠어."
보건실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안애사 선생님의 배려로, 안애사 선생님과 함께 가까운 물리치료실로 가고 있다.
병원에 도착해 우선 기본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일주일정도 요양이 필요하다는 답변이였다.
"애널이 어떡해..남자는 허리가 생명인데. 그러니깐 적당히 나대지 그랬어. 좌지 반만 닮아봐. 좌지는 매일 밤 선생님을 홍콩으로 보내준단 말이야."
안애사 선생님은 아픈 사람 앞에서 좌지 밤기술을 자랑했다.
의사의 처분대로 난 일주일동안 학교를 가지않고, 병원을 다니는 신세가 되었다.
"아..적당히 나댈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