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4화 〉제53화 치료사님 제 쥬지가 이상해욧!
다음날 물리치료를 받으러 갔지만, 혜지누나에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몸이 안 좋은가?'
단지 술을 많이 마셔서 나오지 않는거라 생각했다. 물리치료 마지막날에도 혜지누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뭐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직원분게 혜지누나의 행방에 대해 물었다.
"혹시 혜지누나 왜 안 보여요?"
직원분께 여쭤보니, 아침에 퇴사서를 제출하고 나갔다고 했다. 난 의아했다. 카톡을 해봤지만, 아직도 읽지를 않고 있다. 저녁에 마사지방에도 찾아가봤지만, 그곳도 관두고 없었다.
'대체 뭐야? 왜 관둔거지?'
누나는 돈이 필요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돈이 필요한 사람이 갑자기 관둘 이유가 있을까. 무슨 일이라도 생긴건 아닌지 싶어 집으로 찾아가봤다. 벨을 눌러봐도 아무대답도 없었다.
"아..진짜 아직 보지에 넣어보지도 못했는데 토끼면 어떡하자는거야."
난 고등학교입시시험을 포기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롱이 어머니와의 섹스를 계기로 혜지누나와의 섹스도 꿈꾸고 있었다.
"에이 시빨. 이래서 걸레년들은 잘해주면 안돼."
*
드디어 물리치료를 받고 학교로 복귀하는 날이다. 오전에 물리치료를 받고, 점심시간 이후에 학교로 들어갈 예정이다. 학교는 일찍 들어가면 손해다. 마지막 남은 자유를 만끽하려고 동네 돈까스집에 들렀다.
"아줌마 여기 안심까스 8개랑, 치즈까스 3개요."
동네 돈까스집에는 항상 TV가 틀어져있었다. 돈까스가 나올동안 TV를 보고 있었다.
"속보입니다. 어제 이강한인 선수가 깜짝 소식을 발표했는데요. 팬들에게는 아주 충격적인 소식일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어제 새벽 이강한인 선수의 인별그램에 장문의 글이 올라옵니다. 장문의 글 내용에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큰 결심을 하게 됐다. 어제 이미 혼인신고를 맞췄고, 새출발을 하려 한다. 신부는 일반인이기때문에 밝히기 어려우면, 우리의 새출발을 응원해달라는 글이였습니다.
한편, 이강한인의 에이전트는 "확인된 사실은 없다"라고 인터뷰했습니다. 강한인의 에이전트도 적잖이 놀란 반응을 보인만큼 이강한인 선수의 독단적인 행동이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강한인 선수는 웨딩에 대해서는 어떠한 말을 하고 있지는 않으면 훈련은 예정대로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누리꾼들은 이강한인의 신부가 누군인지 궁금해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누구인지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그의 행보에 실망하는 팬들은 그의 인별그램을 테러하는 일까지 발생했습니다. 그를 응원하는 팬들은 결혼을 한 사람에게 축하해주지 못할 망정 비난은 너무하지 않느냐면 악플러들을 비난했습니다.
유두튜브에서는 수많은 렉카들이 이 소식을 듣고 여러 동영상들을 올리며, 악플러들을 비난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이강한인의 행보에 대해 칭찬하며 남자답다는 의견을 보였습니다.
충격적인 행보를 보여준 이강한인은 그의 축구 플레이만큼 고집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앞으로 행복하시길 빌며, 그는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궁금합니다."
인터넷에서는 이미 이강한인의 기사로 도배가 되었다. 그제서야 혜지누나가 연락이 안되는 이유를 알게됐다. 결혼이라니. 생각지도 못했다. 그날 혜지누나의 방을 나가고 나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이강한인형이 어떻게 설득했었을지는 머릿속에 그려진다. 굉장히 멋있는 사람이라고 생각들었다. 마음속으로 부디 행복하게 지내게 해달라고 빌었다. 짧은 순간였지만, 두 사람 모두 내겐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
학교에 도착했다. 오늘은 반대항전 결승전. 이미 축구는 전반전이 종료되었다. 상황은 0대 0 상황이였다. 좀처럼 골문이 열리지 않아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였다.
작전회의중인 바살살에게 뛰어갔다.
"바살살! 나왔어. 내가 이제부터 전장을 지휘할게."
"어? 지휘안해도 돼! 허리아프자나 쉬고 있어."
바살살은 나를 쳐다도 안봤다.
"우리반이 지고 있자나. 날 믿어봐. 그동안 특훈을 하고 왔다니깐. 이번에는 달라."
"응~ 딸이나 치고 왔겠지~! 결승전이니깐 부디 가만히 있어줘."
바살살은 날 믿지 못했다.
"진짜야. 바살살. 불알 두쪽 모두 걸 수 있어. 필요하다면 우리 아버지의 고환도 걸게."
나는 절실하게 말했다.
"고환으로 국 끓여먹냐? 됐고. 저팀은 강팀이야. 우리가 밀리고 있다고. 헛발질을 할거라면 저기 구석에서 가서 해."
바살살은 나를 무시했다. 띠껍게 손가락만 까딱까딱거렸다.
"너 후회한다. 그동안 누구한테 특훈받았는지 알면, 똥을 지릴지도 몰라."
바살살에게 큰소리치며 말했다.
"누구한테 특훈받았는데?"
바살살이 물었다.
"이강한인."
"푸하하. 거짓말하지마. 이강한인은 속보로 지금 떠들썩한데 너를 특훈해줬다고? 거짓말도 적당히 해야지."
"진짜야. 자세한 건 말 못하지만, 한번만 믿어줘."
나는 불쌍하다싶을 정도로 애절하게 굴었다. 바살살은 조금 짠한 표정을 날 보았다.
"크흠, 일단은 기다려봐. 후반전 보다 여유되면 투입시켜줄게."
바살살이 말했다.
"안돼에 쟤 공격도 안되는데 어떡하라고. 지금 경기 포기하자는거야?"
노 피임이 강하게 말했다.
"넌 짜져인마. 바살살이 허락했는데 왜 너가 끼어들고 지랄이야. 똥꼬에다가 박아버린다?!"
나는 노피임이에게 격하게 어필했다.
"너 심하다. 툭하면 똥꼬 애기 꺼내고. 사과하면 뭐라안할게."
노 피임이 말했다.
"미안해. 믿어주면 열심히 해볼게. 나 이날만을 기다려왔어."
노 피임은 내 진심을 알아보았는지, 내게 악수를 청했다.
나는 악수를 받아주곤 경기를 지켜봤다.
후반전이 시작된 지 10분이 지나도록 우리 팀은 제대로된 공격을 나가지 못했다. 이강한인 형의 말을 떠올려보기로 했다. '눈치'말이다.
우리팀이 왜 전방공격만 가면 볼을 뺏기는지 말이다. 우리는 오바살살과 노피임 투톱체재로 가고 있다. 그렇지만 바살살은 전담마크를 당해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노피임이 혼자서 해결주느냐 그렇지도 못하다.
노피임은 빠르지만, 체구가 작아 몸싸움이 되질 않는다. 왼쪽 윙에는 몸집이 좋은 놈이 마크를 하고 있다. 그래서 왼쪽으로만 파고들면 체력저하로 백패스만 하게 된다.
이미 우리의 전력은 적들에게 노출되어 있었다. 다행인 점은 상대팀 또한 뚜렷한 공격력을 가진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점수가 나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가고 있는 것이였다.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작정을 세워야한다. 내가 들어갔을 때 골을 넣을 수 있는 방법. 우리는 지금 동네 축구룰을 사용하고 있으니, 그 점을 이용해야한다. 옵사따위는 없으니 강한인형 말대로 받아먹기를 하기에 최적이였다.
"바살살!"
나는 바살살에게 소리쳤다.
"왜?"
멀리서 바살살이 대답했다.
"잠깐만 작전타임 좀!"
바살살의 작전타임으로 인해 5분동안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각 반은 2번의 작전타임을 사용할 수 있다.
"후반전 15분밖에 남지 않았어. 이제는 날 투입시켜줘. 그리고 내 지시에만 따라줘. 그러면 우린 우승할 수 있어."
나는 아이들을 설득시켰다.
"너네들은 공을 잡으면 무조건 상대편 골대를 향해 차. 이게 내 작전이야."
"뭐..?"
반 아이들은 아리송해 했다.
"지금은 어이없는 작전이겠지만, 알게 될거야. 내가 왜 그러는지."
내가 자신있게 말했다. 아이들은 긴가민가하면서도 수긍하는 태도를 보였다. 어차피 이렇게 게임해봤자, 승부가 나지 않을거라는 걸 아는 듯 했다.
삐!
재경기가 시작됐다. 나는 무작정 상대편 골대로 뛰어갔다. 처음에는 상대편 아이들이 날 견제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어슬렁거리기만 하니, 아무도 날 신경쓰지 않았다.
아이들은 작전지시했던 것과는 달리 골대쪽으로 공을 차지 않았다.
"아이 열로 밑도끝도없이 차라니깐 하여튼 말을 안들어."
내가 투덜투덜 거렸다. 할게 없어서 상대편 골키퍼와 노닥거렸다.
"야. 너네 왜케 잘해?"
내가 말했다. 골키퍼도 공이 하도 안와서 그런지 나의 대한 경계심을 풀었다.
"너네도 만만찮은데 뭐. 근데 왜 여기서 있어. 경기포기했어?"
상대편 골키퍼가 물었다.
"몰라. 답답해 죽것어. 지금 몇십분동안 한 골도 못넣고 너무하지 않아?"
내가 상대편 골키퍼에게 말했다.
"모르지나야. 우리팀에 종수라고 걔가 원래 기가막히게 하는데 오늘은 조금 부진하네. 너네도 수비가 만만찮아."
"그래? 하 더워진짜. 이거 결승끝나면 담에 뭐한대?"
"담에? 폐회식하고 끝날걸?"
우리는 축구하는 걸 까맣게 잊어먹고, 5분이 넘도록 노닥거렸다.
"어어어어!! 애널아!"
어디서 날 불렀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퍼억-
고개를 돌리자, 공이 날아와 내 머리를 강타했다.
"으억..!"
공은 내 머리를 맞고 그대로 골대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상대편 골키퍼도 나와 얘기하느라 막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어어? 어? 우와와와오와!!! 골!! 꼴골골오오올! 애널이가 해냈어! 우와아아!!"
나는 모래를 털며 일어났다.
"훗..봤냐? 내 전략이?"
나는 상대편 골키퍼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뭐야.. 어떻게 된거지?"
"어떻게 되긴. 작전대로 됐을 뿐이다."
"날 속인거냐?"
"적을 속이려면 나를 먼저속여라. 난 전혀 골을 넣으려고 온 사람처럼 굴지 않았지. 팀원과 작전시간때 계획했던 일이다."
"제길..어쩐지 병신처럼 서있더라니. 널 너무 과소평가했어."
삐익-
"경기 종료입니다. 선수들은 중앙으로 모여주세요!"
심판은 호루라기를 불었다.
경기는 철저한 판짜기로 인해 14반이 우승을 거머쥐었다. 오바살살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내게 다가왔다.
"애널아 미안. 널 너무 무시했어. 솔직히 골대로 달려갈때까지도 이 병신새끼는 뭐지란 생각했거든. 다 철저한 계획인지 꿈에도 몰랐어."
"아냐 됐어. 이겼으면 된거야. 너한테 인정받고 싶었어. 날 이제부터 축신이라 불러죠."
우리반은 폐회식에서 반대항전 우승 트로피를 받았다. 아무도 우리 반이 우승팀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는 해냈다. 이 모지리들과 하나되어 말이다. 사진을 찍으며 떠올렸다.
'이강한인형. 다 형 덕분이에요. 형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뤄내지 못했을거에요. 제 몫까지 혜지누나와 떡쳐주세요. 전 그거면 돼요.'
마음속으로나마 이강한인형과 혜지누나에게 감사의 표시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