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9화 〉제68화 차원의 문[레이븐의 시작]-얼음마녀 시노다
아직도 거미숲 외곽.
이녀석들의 영역이 얼마나 큰지 가늠도 안된다.
지도로 봐서는 이 숲이 모두 거미숲의 영역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정도 크기라면 숲의 모든 생명체를 모두 먹어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다 이렇게 된거야. 거미 좆밥아니야?"
"그러게요. 저렇게 큰 거미는 첨 봐요."
"게임이라 가능한건가?"
[거미왕 아겔론 때문이야.]
파티 메세지?
마왕 타우르스가 보낸 것이였다.
"우리가 언제 파티 맺었어?"
"지도에 우리 셋이 파란색으로떠요!"
"위치도 확인 가능하네. 난 동의한적 없다고!"
시스템이 어떻게 되는지는 몰라도, 마왕과 파티가 맺어져 있었다.
마왕은 파티 메세지로 우리와 소통했다.
몬스터와 메세지를 주고 받다니.
신박한 시스템이다.
"아겔론은 엄청 강해?"
[강해.강한걸 떠나서 아겔론은 한번에 1만 마리의 새끼 거미들을 임신할 수 있어.]
"쪽수로 밀어붙히는 놈이구만."
[아겔론이 숲으로 들어온 걸 파악하지 못했어. 어느새 타우르스까지 잡아먹을 정도로 세력이 커졌어.]
"타우르스 한마리면 엄청난 영양분을 채울 수 있겠네."
[맞아. 영양분이 풍부하니깐 점점 대형 거미가 되버려서 손쓰기 어려워졌어.]
"으휴. 벌레 박멸 가즈아!"
우리는 어느새 외곽을 벗어났다.
지도는 거미숲 안으로 표시하고 있다.
지도를 보지 않아도 거미숲의 중심부쪽으로 들어오는 게 느껴졌다.
숲은 정상적인 나무들이 하나도 없었다.
온통 거미줄로 둘러싸여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었다.
거미줄 위에는 타우르스로 보이는 큰 거미줄덩어리들이 대롱대롱 매달려있었다.
"여기가 먹이 저장소아니야?"
"거미줄덩어리가 안 달린 곳이 없어요."
"것보다 마왕 타우르스가 몸집이 너무커. 움직이기 불편해."
마왕은 우리를 내려다보았다.
[불편한가?]
"응. 어쩔 수 없지. 몸일 줄일 수도 없고."
[수인화를 해볼게.]
"그런것도 가능해?"
[보스몬스터들은 가능하다.]
"오호..!"
마왕 타우르스는 번쩍거리더니, 몸이 작아졌다.
빨간 머리의 중요부위만 가린 옷들.
터질듯한 가슴.
반쯤 보이는 유두.
마왕은 인간의 모습으로 변했다.
뿔은 달렸지만.
"오우야. 존나 따먹고 싶게 생겼네."
[칭찬으로 들을게.]
"인간적으로 우리가 이렇게 도와주는데 아겔론을 죽이면 함만 대주라."
[좀 더 고급지게 말 못하겠어?]
"너랑 섹스해보고 싶어. 끌려서그래."
[안돼. 내겐 요시로 뿐이야.]
"요시로가 누군데"
[끌려간 타우르스.]
"원나잇 아니였어?"
[흠. 원나잇이지만, 사랑하게 됐어.]
"지랄. 걘 되고 왜 난 안돼?"
[그건 와꾸차이가..]
"시발. 안해."
"레이븐씨.속보이는 짓 그만하고 얼른 가요. 섹스도 못하면서 추잡하게 뭐하는 짓이에요."
"뭐야? 나 섹스잘해!"
"에휴. 저나 만족해줘요."
얘기가 길어질 수록 나만 불리하다.
2대 1의 싸움이라 애초에 이길 수 없는 싸움.
닥치고 거미나 사냥해야지.
파동열참!
어느새 레벨이 8이 되었다.
아직까지 새로운 스킬은 열리지 않는다.
레벨 10은 되야지 뭔가를 얻을 분위기다.
아리나는 레벨9.
아리나도 더 이상의 스킬은 얻을 수 없었다.
[전체 스킬의 쿨타임이 감소되었습니다.]
레벨이 높아질 수록 쿨타임 시간의 감소 폭도 작아졌다.
"끝도 없구만. 이제 중심부지?"
"네. 중심부라 그런지 몬스터들이 너무 많아요."
"힐스킬이 아니였으면, 여긱까지 못 왔을거야."
"저한테 잘해요. 힐 아니였으면 죽은 모습이였을거에요."
"으휴. 생색은.."
그때였다.
커다란 거미 한마리가 튀어나왔다.
"조심해 아리나."
마왕보다도 더 커다란 거미였다.
[잠시만 공격하지 마]
"왜."
마왕은 우리를 가로막고 나섰다.
커다란 거미는 어딘가 부상 당한 것 같았다.
자세히 보니 양 옆으로 다리가 하나씩 없었다.
"뭐지?"
마왕과 거미는 서로 대화를 하고 있다.
심각해보이는 표정이였다.
"뭐라하는거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기다려봐요."
***
마왕과 대거미는 한참 동안 말을 주고받았다.
우리들은 몬스터들이 하는 얘기를 해석할 수없다.
마왕이 배신을 때리진 않겠지?
그럴리는 없겠지만 이를 갈고 있던 마왕의 모습과는 달랐다.
마왕은 말을 끝마쳤는지, 우리에게 다가왔다.
[아겔론이 지금 위험하대.]
"뭔소리야?"
[아겔론의 자식들이 반란을 일으켰나봐.]
"반란?"
"그러면 어떻게되는거죠?"
"어떻게 돌아가고있는거야?"
[저놈은 아겔론의 첫째아들인데 아겔론을 도와주면 우리가 원하는데로 하겠대.]
어지럽다.
어차피 우리가 다 처치해야할 몬스터들인데 도리어 우리에게 흥정을 하고 있다.
몬스터들이 돌았나.
우리가 왜 이놈들을 도와서 구출을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해서 우리가 얻는게 도대체 뭔데."
마왕에게 되물었다.
[네게 마왕의 투구를 주겠다.]
"마왕의 투구?!"
[그래. 어차피 날 사냥한다해도 낮은 확률로 드랍하는 아이템.]
"이름은 씹간지이긴해."
[성능도 무시못해. 마왕의 투구보다 더 좋은투구는 몇 없을거야.]
"오. 그것도 주고 또 없어?"
[다른건 아리나에게 주도록 할게.]
"아 왜에!"
[어차피 남자가 찰 수 있는게 아니야.]
남자가 차지 못하는거라.
무엇인지 예상할 수 없었다.
"그게 뭔데?!"
[마왕의 가터벨트 속옷세트야.]
"오우야.."
"좋아요! 다른 효과가 있는 아이템인가요?"
[마력이 100이나 올라가는 아이템이야. 대신에 이 아이템을 착용시 수많은 수컷들이 들러붙는게 단점이지만.]
"최고의 아이템인데요! 레이븐 우리 목표가 생겼어요."
"어휴. 지금 뭐하는건지 모르겠지만 해보자. 아겔론인지 뭐시기 구해보자고!"
우리는 대왕거미가 안내하는 곳으로 따라갔다.
대왕거미는 자기들만의 길로 이동했는데 그곳에는 거미줄이 없었다.
거미줄도 아군과 적군을 가린다고 말했다.
지금은 아겔론의 자식들이 반란을 일으켰기 때문에 아겔론이 뿌려놓은 거미줄로만 이동할 수 있다는 얘기다.
'거미세계도 꽤나 복잡하구만.'
"근데 반란 일으킨 이유가 뭐야? 자기 엄마잖아."
[왕위 싸움이지. 아게론은 수많은 임신으로 몸이 쇠약해졌어. 다른 누군가가 왕위를 이어받아 거미의 왕이 되어야하지.]
"존나 복잡하네. 아무나하면 되는거지 그거."
[간단한 문제가 아니야. 왕위를 계승한자가 다른 형제들을 가만히 내버려둘 것 같애?]
"그럼 저놈도 나쁜놈이라는 거잖아."
[착한놈, 나쁜놈이 존재해야한다생각해? 어차피 승자의 세계야. 이긴자가 착한놈이고, 진 놈이 나쁜놈이지.]
"심오하네."
[저들은 왕위계승의 문제를 품고 자기 어머니를 죽이려하잖아. 차라리 잘됐어.]
"왜지?"
[혈기많은 이가 왕위를 계승하면 영토를 확장하려 하겠지. 힘든 싸움이 될거야.]
"그러니깐 차라리 아겔론을 도와주고 서로 영역을 지키면서 지내겠다?"
[그래. 수가 틀려지더라도 아겔론과 첫째만 상대하는 편이 낫겠지.]
"그래. 우린 아이템만 받으면 되니깐. 상관없어."
마왕은 머리가 잘 굴러가는 타우르스였다.
괜히 타우르스의 왕이 된 여자가 아니다.
마왕은 어차피 선택권이 없다.
세명이서 거미영토를 모두 정리하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근데 괜찮을까? 이미 아겔론이 당했을 수도 있자나."
"이미 당했으면 함정에 빠지는 꼴일수도 있어요."
아리나도 걱정스러운 듯 보였다.
거미들의 심장부로 들어가는 일이라 오히려 당할 수도 있다.
너무 마왕만 믿고 섣불리 선택한 것은 아닐까 후회가 밀려왔다.
중심부에 들어왔다.
대왕거미는 멈춰서서는 땅에 냄새를 맡았다.
땅에는 진득거리는 액체들이 바닥에 고여있었다.
'뭐하는거지?'
대왕거미는 냄새를 맡더니, 정신없이 요리조리 움직였다.
"왜그래? 큰일난거야?"
[잠깐 얘기해볼게.]
마왕은 거미를 진정시키러 갔다.
대왕거미는 흥분을 좀처러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거 대화를 못하니깐 답답해."
"기다려보죠."
마왕은 거미를 가라앉히고 우리에게 왔다.
[큰일났어. 아겔론의 피야. 어딘가로 이동하나봐.]
"아겔론이 이미 당했다는거야?"
[모르겠어. 그럴 확률이 높아. 지체할 시간이 없어. 아겔론이 당하면 끝이야.]
우리들은 아겔론의 떨어진 피를 따라갔다.
제발. 아겔론이 죽으면 안된다.
그럼 지금까지 헛짓거리한거나 마찬가지.
"아씨발. 쉽게 풀리는 일이 없냐. 좆같게."
"일이 복잡해졌어요."
"아진짜. 아리나 보지 따먹는것만큼이나 어려워."
"제 보지는 쉽죠. 비교대상이 아니에요."
언덕끝.
절벽이 보였다.
"뭐야. 길이 끊겼는데?"
우리들은 절벽에 서서 주위를 살펴보았다.
"어?! 저기 거미떼들이 이동하고 있어요!"
아리나가 가리킨 길에는 수천마리의 거미떼가 있었다.
그리곤 맨 앞줄에는 누군가 줄에 묶여 끌려가고 있었다.
[아겔론이 저기 있대. 아직 살아있어.]
"그건 둘째치고, 저길 어떻게 뚫어. 한계가 있자나. 스킬도 쿨타임이 있다고."
우리들은 고심에 빠졌다.
저기에 문턱대고 들어댔다간 저승길이였다.
[아?! 그런 방법이?]
마왕은 우릴 보고 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