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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의 섹스과목-85화 (85/92)

제84화 - 로미오와 줄리엣편-원수지간도 아닌 집안끼리 왜 결혼을 반대할까요? 뭔가 잘못된 것 같아요.. (1)

*

"맘이 편안해. 힐링되는 기분이야!"

숲속을 거느니 대낮인데도 반딧불이 보였다.

희한한 숲이다.

하얀 나비, 노랑나비. 초록나비, 온갖 색을 가진 나비들이 몰려와 내 주위를 맴돌았다.

그 와중에 작은 새 한마리가 어깨에 올라탔다.

녀석은 날 두려워하지 않았다.

"사람 손이 많이 탄 녀석이야."

그렇지 않고서 첨 보는 사람에게 다가올 리 없다.

방금 전까지 피튀기는 시나리오속에 있던 터라 마음이 진정되었다.

"휴우..이게 사람사는 거지."

조금 걷나 나무 밑에 매달린 그네가 있었다.

이건 여자들이 즐겨타는 놀이기구였다.

"우와. 그네가 다 있네..!"

난 뛰어가서 그네 위에 올라탔다.

그네는 끈이 길어서 그런지 금방 높이 올라갔다.

나무 끝까지 올가가자 저 멀리까지 훤히 보였는데 한참 밑에 마을이 있었다.

큰 마을까지는 아니였지만 몇십채는 되보이는 마을이였다.

"오..! 사람들이 사나봐."

그네를 멈춰세운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였다.

'마을로 가야겠어.'

몸을 돌린다.

곧장 숲 한 가운데를 가로지른다.

이 길이 맞는지 모르겠다.

'그네가 있는걸 봐선 사람들이 자주 오는 곳일꺼야.'

타다다다닥-

한참을 뛰어가고 있는데 사람들의 고성방가 소리가 들렸다.

"로미오~!!"

"줄리엣~!!"

"아가씨 얼른 가셔야해요! 가주께서 아시는날엔 큰일난다고요!"

"줄리에에에엣!!!"

"도련님! 어서요!"

소리난 방향에 도착해보니 남자와 여자를 떼어내려는 사람들이 보였다.

서로를 로미오와 줄리엣이라 부르고 있었다.

"찾았다!"

난 바로 나무 뒤의 숨어서 지켜봤다.

미행을 해서 두 가문이 어떤 상태인지 확인해봐야한다.

"이봐. 얼른 아가씨를 끌고 가라고!"

"퉤. 너네나 조심해. 어떻게 된게 도련님이란 자의 아랫도리를 못 다스려서 난리야?!"

"뭐? 말 다했어? 우리 도련님이 얼마나 자지가 단정하신데?!"

"허! 단정? 그럼 우리 아가씨는 허벌보지냐?!"

"모르는 일이지?! 너네한테 돌림빵 당했을지?!"

"말이면 단줄 아나!"

두 가문의 시종들이 말싸움을 벌이다 칼까지 꺼내들었다.

그 와중에 로미오와 줄리엣은 서로를 부둥켜 안았다.

"로미오!"

"줄리엣!"

"우리 거기서 만나!"

"알겠어. 못다한 사정은 그때 하기로 해."

"응. 그날이면 안싸해도 되는 날이야.."

"저,정말?!"

"응..! 나 너의 아이를 갖고 싶어. 임신공격이면 아버님도 아무말 못할거야..!"

"그치만..임신이 가능..할까?"

"되고말고. 우리 기도하자."

시종들은 칼부림이 났다.

격렬하게 싸우고 있던 차에 로미오와 줄리엣이 말렸다.

"그만! 마을로 돌아갈테니 서로 싸우지 마세요!"

"도련님..!"

"쳇. 도련님. 저희도 피곤하다고요. 줄리엣 아가씨랑 더는 만나지 마세요. 우리도 싸우고 싶지 않다고요."

"미,미안하네. 이거 얼마 안되는 돈이지만 가서 수육도 사먹고 막걸리도 사먹게."

로미오는 챙겨왔던 돈주머니를 시종에게 건네주었다.

시종은 헛기침을 몇번 하면서 주머니에 돈을 호다닥 집어넣었다.

"쳇. 도련님. 돈은 감사하지만 제발 조심 좀 해주세요. 아니면 걸리지라도 마시던가요."

"미안하네..저번보다 두배로 넣었다네. 혹시라도 줄리엣이 걸리게 되면 조금 편 좀 되어주게. 편이 못 되면 좋은 말이라도 한번만 더 해주면 좋고."

"에효오. 알겠어요. 어쨌든 고기 잘 사먹을게요. 이봐 김씨. 칼 꺼낸건 미안하네."

줄리엣의 시종들이 로미오 시종들에게 사과를 했다.

로미오 시종도 사과를 받아들이며 말했다.

"됐네. 안 다쳤으면 된거지. 다음엔 칼 좀 두고 오게. 그러다 서로를 베면 어떡하나. 우리도 다 먹고살자고 하는 짓이야."

"미안하게 됐네. 아무튼 담에 뵙세."

"그래. 조심히 들가게."

"우리도 가자. 너희한테도 미안해. 이걸로 너희도 고기라도 사먹어."

"아,아닙니다. 도련님."

"아니야. 받아. 내가 미안해서 그래."

"아이참..뭘 이런걸.."

로미오는 자신의 시종에게도 똑같히 돈뭉치를 건넸다.

잠깐 봤지만, 로미오의 인품이 훌륭하다고 느꼈다.

"짜식..남자네."

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줄리엣에 뒤를 밟았다.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끌렸다.

줄리엣의 뒤를 밟아보니 아까 보았던 마을과는 정 반대편에 위치한 마을이였다.

산을 가운데 끼고서 양쪽 마을에 가문이였던 것이다.

줄리엣의 집만 대저택인 걸 보아 마을에서 제일 유명한 집인 것 같다.

현대로 따지면 재벌?정도였다.

그렇다는 건 로미오네도 마찬가지일 터.

"아..무슨 원수였더라?"

원수지간인 것 까지는 알겠으나, 어떤 원인으로 싸우게 된 건지까지는 기억하지 못했다.

워낙 옛날 동화이기도 했다.

"그나저나 이 시니라오 클리어 보상이랑 클리어 조건이 어떻게 되는거지? 아무것도 안나와."

원래는 시나리오 메인창에 조건이랑 클리어보상이 뜨게 되 있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는 그런게 없었다.

"시나리오 클리어 조건!"

아무것도 안 뜬다.

대화창에 입력하면 떴었는데 왜이러지?

"시나리오 클리어 보상!"

[시나리오 클리어 보상은 줄리엣 귀걸이 입니다.]

"귀걸이? 장식구는 큰 효과 없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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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 귀걸이.

힘 + 50

민첩 + 50

여성 호르몬 + 50

여성 호르몬이 증가하여 감수성과 민첩함이 1분동안 30% 증가합니다.

효과는 30분마다 한번 씩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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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호르몬은 뭐야 개 좆같은 효과가 다 있어?!"

그래도 1분동안 민첩함이 30프로 증가는 꽤나 매력적인 효과다.

더군다나 귀걸이에 힘 50이 붙는다는 건 사기템이나 다름없다.

"시나리오 템들은 왜 다 보상이 좋아서 쉽게 포기하기가 싫게 하냐..!"

분명 시나리오 포기 버튼도 있다.

아직 눌러보진 않았지만,

포기하는 순간 패널티는 적용되는 것 같다.

위에 조그만 글씨로 패널티라는 글씨가 빨갛게 써져있는 걸 봤다.

포기할 생각은 없으니 쳐다보지도 않고, 줄리엣에게 어떻게 접근할까 고민중이였다.

"갑자기 찾아가면 이상하게 볼텐데.."

줄리엣 집까지 확인했으나 경비가 삼엄하다.

저들과 다 싸우고 들어갈 순 없다.

무고한 시민까지 죽일 필요가 있을까?

"흠.."

뾰족한 수가 없다.

클리어 조건도 모르는 마당에 섣불리 움직일 수도 없고..

일단 주변 마을을 둘러보기로 한다.

마을사람들은 뭔가 알고 있을 수도 있다.

*

마을로 가자 조그만 시장이 있었다.

그리 크진 않았지만, 있을건 있었다.

난 시장통에 국수 하나를 시키고 앉았다.

아주머니는 날 신기하게 보고 있었다.

"아저씨요. 행색이 이곳 사람은 아닌듯 싶은데 어디서 오신거요?!"

"아..저 멀리서 왔습니다."

"혹시 향신료의 나라에서 오셨습니까?"

"향신료의 나라..? 음...네 맞아요!"

"이야! 그곳 후추가 그리 비싸다던데 후추도 드셔보셨어여?!"

"후추요? 그건 매일 먹죠."

"이야..메고 계신 대검이 엄청 비싸보이더만..역시 있는 집 분이시군요.!!"

아주머니는 신기하듯 나에게 눈을 떼지 못했다.

충분히 관심끌만한 비주얼이였다.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다.

"하하. 근데 오다가 신기한 걸 봤는데 물어봐도 될까요?"

"뭐든요!"

"로미오? 줄리엣? 이란 분들을 봤거든요. 두 가문끼리 싸우는 것 같던데 왜 그런지 알 수 있을까요?"

로미오와 줄리엣에 대해 묻자 아주머니의 표정이 굳었다.

그리곤 국수를 탁 놓고는 싸늘한 눈빛을 보내며 입을 닫았다.

"국수 드시고 가시라요. 돈은 안 받을게요."

"예..?"

"여기서 줄리엣 얘기 꺼내시는거 아임니다."

"어..저기요..!"

아주머니를 불러 보지만 대꾸하지 않았다.

내 쪽으로는 몸도 돌리지 않았다.

반응이 단호했다.

금기시 여기는 분위기다.

이러면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겠다 싶다.

할 수 없이 돈뭉치를 꺼낸다.

일이 풀리지 않을 땐 뇌물이 최고다.

난 아주머니에게 다가갔다.

"아주메요..!"

"저리 가시라니깐요."

"이거 받으세요."

"뭡니까?"

"돈이지요..받으세요. 제 성의입니다."

"아이참. 이러면 안되는데 안되는데.."

"안되는게 어딨어요."

"잠시만요. 씻고 올게요."

"예? 왜 씻어요?"

"하시려는 거 아닙니까?!"

"아,아뇨. 그냥 로미오와 줄리엣에 관계만 알려주세요."

이 시장 아주머니는 부업으로 동네 어르신들과 매춘을 하시는 모양이다.

오해한 나머지 머쓱해한다.

아주머니가 머리를 살짝 넘기시고는 자리에 앉으라고 말했다.

"미안하오. 어린 분께 추한 모습을 보였네요."

"아녜요. 전 매춘에 대해서 긍정적인 시선입니다."

"열린 분이시네요. 다른게 아니고..여기선 함부로 줄리엣에 대해 말했다간 참변을 당할 수도 있어요."

"참변까지요? 그만큼 사이가 안 좋나요?!"

"아뇨..그런게 아니라. 줄리엣에겐 말 못할 비밀이 있어요."

"무슨 비밀? 병이라도 걸린 건가요? 죽을병?!"

"병은 아니긴 한데..수술은 하긴 했죠."

"수술이요..?"

아주머니는 입술을 계속 매만졌다.

주위를 계속해서 살핀다.

누가 보면 안되는 모양이다.

주위 사람들이 한산해지자 속삭이듯이 말했다.

"줄리엣이..원래 남자에요!"

"예? 남자요? 여자잖아요."

"그렇긴한데..남자에서 여자로 변한거에요!"

"예?! 거짓말..!"

"진짜라니깐요..! 그니깐 로미오 가문이 난리가 났죠!"

"그건 또 로미오 가문이 어떻게 알았죠?"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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